|
살다보면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난 요즘 현실에서 벗어나려 해외로 떠난 사람들의 여행기로 간접 경험을 한다.
가볍고 화려한 도쿄 여행기, 해외에서 장기 체류하는 사람들의 여행기, 파리 뒷골목 여행기, 그리고 어느 아나운서의 스페인 체류기까지... 여행서 마니아가 되어 버렸다고 해야 하나?
그러다가 읽은 고비 사막 횡단기는 내 마음에 또 다른 울림을 주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적막한 모래 속을 걷고 또 걷는 메스너의 모습이, 늘 도전하고 넘어지면서도 그 길을 계속 가야 하는 현실 속 나의 모습으로 오버랩되는 거였다. 그리고 꼭 한번 사막을 횡단하면서 내 속으로 침잠해보고 싶은 열망이 절실해지는 거였다. [인상깊은구절] 사막에서라면 우리는 존재하는 동시에 완전히 여분으로 남는다. 그곳에서는 우리의 삶에 짐이 되었던 수많은 일들이 아주 멀리 떨어져 있고, 우리로부터 벗어나 있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날 찾거나 필요로 하거나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내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울도 없는 곳이라면, 결국 내 자신마저 없어도 더 이상 아쉬울 게 없기 때문이다. |
|
가끔 삶을 살아가다보면 너무 지치고 힘들 때가 있다. 조금만 쉬어갔으면 하는 때가 있는가 하면, 지금의 나를 좀 돌아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당장 그만두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 이런 생각 아마 한 두 번 쯤은 우리 모두가 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여기, 젊은 시절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을 완등하고, 5년이나 유럽의회 의원 지냈던 세계적인 등반가이자 모험가인 라인홀트 메스너의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된다. 예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고, 어쩌면 죽을지도 모르는 여행. 바로 고비 사막으로의 여행에 도전 한 것이다. 일상에 지치고 힘들었던 그를 이끈 것은 에베레스트 산을 등반 후 25년 전부터 꿈꿔왔던 사막이었다. 사막은 그에게 無로의 여행이었고, 마음으로의 여행 그 자체였다. 언젠가부터 사막은 그에게 이상적인 경험의 공간이었고 또 현재의 자신을 멀리서 둘러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그가 여행을 시작하면서 문명세계에서 가지고 간 것이라고는 배낭, 특수 제작된 물통, 그리고 GPS가 장착된 시계뿐이었다. 매일 매일 사막을 걸으면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리고 가족에게 안전히 돌아가야한다는 확신 속에서 그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적막만이 존재하는 사막 속에서 자신을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순박한 몽골의 유목민들의 환대를 받고, 폐허가 된 도시들을 바라보고, 사막에서 죽어간 낙타들의 뼈. 그 속에서 라인홀트 메스너는 바르게 늙어감이 어떤 것인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의무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평온함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갔다.
모래알 사이로 바람소리가 들리고, 시간 조차 잃어버린 텅빈 공간, 그 사막에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고, 아무것도 그에게 요구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의 이러한 고비사막에서의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생의 마지막을 미리 경험해보고, 자신 스스로를 마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적막한 공간 속에서 스스로를 마주하는 경험. 그 경험은 과연 어떨까? 우리는 그를 통해 인간이 극한의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 남는지, 자기 스스로를 대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삶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딱히 결과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원한다고 해서 전부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이 있고, 그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힘이 있다. 라인홀트 메스너는 사막 한 가운데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텅 빈 공간 속에서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음으로써,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볼 수 있었고, 자신에게 중요한 것들이 무엇이 었는지, 앞으로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비록 사막 한가운데 서 있지는 못하지만 그의 횡단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와 대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무한한 정적이 감도는 곳 사막. 그곳에서 얻어지는 마음의 평안. 그것은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라인홀트 메스너의 마지막 여행기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삶의 오아시스를 찾아 가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며, 그의 도전은 오늘 하루도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오아시스를 찾아 나선. 라인홀트 메스너. 그의 용기에 격려를 보낸다. |
|
참 오래도 읽었나 보다. 좀처럼 책장 넘기기 싫은 책, 진도보다는 내 마음이 머물러 있는 그 자체가 좋아서 계속 들고 다녔던 책이다. 어떤 날은 하루에 한 쪽만 읽어도 좋았고, 어떤 날은 50쪽 이상을 읽어서 좋았던 책.
책을 읽는 동안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이 못내 부러웠다. 원문으로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괴롭다고, 힘들다고 계속 하소연하면서도 끝없이 나아가는 작가의 의지, 무한에 대한 도전 의식, 그 사이사이 자신의 능력과 존재에 대한 탐구. 작가가 써 놓은 그대로의 글을 내가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으랴. 그럴 수 없어서 더 안타깝다.
책은 좋았지만 작가처럼 사막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에게는 그만한 용기도 도전의식도 없다. 차라리 이 작가가 쓴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의 독일어 읽기 실력을 기르는 게 사막을 횡단하는 것보다는 쉬울 것 같다. 내가 그러겠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다. 내 인생에 있어서 '사막'이 무엇일지 그것을 생각해 보아야겠다. |
|
나 스스로 결정하는 삶을 영위하는 것 외롭지 않은 삶을 사는 것, 방치되고 버려진 삶을 택하기보단 내 삶에 대한 의욕과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나의 머리로 아는 앎이나 규정되어진 것에서 벗어나
삶으로 부딪혀 깨닫게 되는 것을
불안은 떨쳐버려야 한다. 방관이 아니라 쫓아 내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감수해야 되는 모험과 용기는 단지 조건부의 선택일 뿐이다.
초등학교 때 읽었던 위인전기 속의 탐험가들
데이빗 리빙스턴과 같은 인물들의 개척자 정신
전진해 나가는 삶의 방식을 닮고 싶다.
책을 읽는 것 또한 나를 완성시키고자 하는 과정이다.
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긍정적인 가치관에서 사랑의 마음은 필연적인 동반자가 된다. |
|
라인홀트 메스너 세계최초 히말라야 8,000미터급 14봉 완등, 남극과 북극 탐험가, 유럽 의회 의원으로 왕성히 활동하던 그가 60이 되던 2004년 5월, 한달 여남짓 몽고의 고비사막을 횡단한 여행기이다. 그를 이런 극한 여행으로 내모는 것은 호기심이었다. 그의 책상과 서랍에는 세계의 오지와 극지에 대한 자료가 쌓여 있다. 그의 여행 전제조건은 독자적으로 제 발로 걸어가는 것이라고 한다(40쪽, 41쪽). 그는 고비사막을 횡단하면서 그의 자아상은 빛이 강해지는 것과 더불어 커졌다가 어둠과 함께 사라진다. 그의 자아상은 극복된 불안의 여운이나 매번 목표를 달성한 하루 일정과 함께 커졌고, 밤과 고독의 공포와 더불어 다시 줄어들었다(77쪽). 이런 일들의 연속이 그를 인간으로서 자기를 돌아보게 하고 성숙시키는 훈련의 과정인 것 같다. 그가 고비사막을 횡단하면서 얻는 인생의 교훈을 돌아보면, ‘길을 떠나기도 전에 텐트를 친 모래 바닥의 윤곽이 지워졌다. 내가 그곳에서 전혀 야영한 것 같지 않았다. 나는 배낭을 꾸렸다. 돌조각이라 거의 알아보기 힘든 내 발자국들이 몇 미터 뒤에서 사라졌다. 마치 아무도 이곳을 걸어가지 않은 것 같았다.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줄 어떤 표지도 흔적도 없었다(150쪽).’ ‘사막을 횡단하는 것은 단숨에 되지 않는다. 사막을 횡단하려면 작은 걸음들이 수백만 번 필요하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이 길의 한 부분이 되고, 경험의 일부가 된다. 사막을 횡단하는 나의 길은 나 자신을 뚫고 지나가는 길이기도 했다(225,226쪽)’ 결국 사막도 횡단하고 나면 그냥 그대로고, 산도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오면 그만이지만 그 과정 한 걸음 한 걸음이 경험의 과정이 되고 사람이 되게 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문명세계에 대해서도 비판을 한다. ‘사막 언저리와 작은 벽촌에 사는 유목민들은 내가 빠져 나왔다가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 문명 세계의 사람들보다 덜 갈팡질팡한다. 우리의 문명세계에는 미워하는 일에 열을 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것도 뚜렷한 이유도 없이 계속 미워하기만 하지.’ 불편할 뿐이지 불행한 것은 아니다. 문명의 利器라고 하지만 그의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끼는 것은 문명은 利己인 것을 느낄 수 있다. 문명이 인간의 겉모습은 나아지게 만들지언정 정작 중요한 우리의 속사람은 더 황폐해지는 것 같다. 겉모습이 나아지기 위해 무언가 하나를 희생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
|
라인홀트 메스너는 전세계 산악인 중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이다. 에베레스트를 홀로 무산소 등반하였고, 세계 곳곳의 고산을 성공적으로 등반했다. 게다가 잠깐 정계에 몸을 담기도 했는데, 그때 지친 육신을 달래러 다시 자연으로 나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산이 아니라 사막이었다.
처음에는 아들과 함께 준비하고 잠깐 동안 작은 사막도 다녀온다. 그리고나서는 홀로 떠난다. 물도 음식도 부족한 그곳에서 혹독한 사막을 누비며 여러 고비를 넘기지만 그럼에도 그는 꿋꿋이 앞으로 나아간다.
무수히 많은 성찰을 통해 이미 오래 전 득도를 했을 법도 싶지만, 그는 계속해서 자기를 성찰한다. 10분만 힘들어도 포기하는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명작이다. |
|
60세의 한 중년 남자가 길을 떠난다. 본인의 말대로 노인은 아니지만 분명히 젊은 나이는 아니다. 그가 가는 길은 몽골의 고비사막. 하루 종일 걸어서 한 달이 넘는 멀고 먼 길이다.
사막. 물론 오아시스를 만나기 전에는 물이 없다. 최소한 몇 킬로그램의 물은 항상 휴대하면서 다녀야 하고 비상식수까지 허리에 차고 가야한다. 물이 떨어지고 몽골 유목민을 만나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그는 왜 젊지도 않은 나이에 그 험한 길로 모험의 길을 떠나는가?
이 책의 주인공 라인홀트 메스너는 세계 등반사에 기록될만큼 유명한 알피니스트다. 그를 수식하는 말들은 하나 둘이 아니다.
행동하는 철학자’
인류최초로 히말라야 8,000미터급 14봉 완등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낭가파르밧 단독, 무산소 등정
그린란드, 티베트 동부, 남극, 서고비사막 횡단…
그가 이번에는 동고비사막의 바얀트우카를 출발하여 사막여행을 시작한다. 그가 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오래 전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사막을 걸어서 횡단하고 싶다’…
그가 준비한 문명의 이기는 세 가지. 배낭과 특수 제작된 물통 그리고 위성항법장치가 내장된 시계…
하지만 그가 갖고 있지 않은 것들도 있다. 동상으로 잘라낸 7개의 발가락과 세 개의 손 가락…
사막을 건너는 그가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 완주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는 더러 차를 얻어타기도 하고 몽골인의 천막에서 묵어 가기도 한다. 그러면서 숙식을 제공받고 다시 힘을 내서 새로운 길로 떠난다.
이 책에서 무척 인상적인 글을 발견했다.
-사막을 횡단하는 것은 단숨에 되지 않는다. 사막을 횡단하려면 작은 걸음들이 수백만 번 필요하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이 길의 한 부분이 되고 경험의 일부가 된다.-
우리가 흔히 듣던 말로 대신 표현하자면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이야기. 눈은 게으르고 발은 부지런 하다.
-모든 탐험이 매번 진짜 삶이었다. 첫 탐험이든 마지막 탐험이든 마찬가지다. 사막을 횡단하는 나의 길은 나 자신을 뚫고 지나가는 길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끝에 구원이 없었다. 나 자신이 늙어가는 것에 대한 통찰만 있었다. 죽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이제 그 통찰에 속했다. 내 때가 되기 전에 벌써 그 마지막에 다다른 것처럼,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이런 깨달음이 남았다.-
유럽의회 의원으로 5년간 일한 그가 원했던 것은 역시 그의 피에 흐르고 있는 자연과 탐험 그리고 도전이었으리라. 그러나 이 책에서는 예전의 그의 책에서 읽던 것과 같은 패기와 도전의식보다는 인생을 관조하는 한 남자의 내면이 그대로 표현되어지고 있다.
세계등반사의 살아있는 전설 라인홀트 메스너. 그도 이제 오랜 모험을 마치고 평범한 한 남자로 돌아오고 있었다. |
| 저자는 ''탐험''이라는 세계에 있어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아마도 그의 나이를 고려할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여행은 저자의 마지막 ''긴 여행''일거라 예상한다. 혼자서 아무것도 없는 절대적으로 큰 공간에 놓여질때 아마도 인간은 가장 원초적인 사색을 할수 있으리라. 이 책도 극한 상황에서의 절박감, 사선을 넘나드는 위기의 순간들을 기록한 내용은 거의 없으며 저자가 그 동안 경험한 삷을 회고하는 내용이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낭가파르바트 등반시 동생을 잃었다던지,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단독등정한 내용등이 자주 언급이 되는데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잘 몰랐던 독자들은 낳설게 느껴질수도 있다. 저자의 나이나 떠나고자 했던 이유등을 살펴봤을때 스스로를 낮추는 느낌을 많이 받았으며 저자의 이러한 태도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전문가''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여정임에도 그다지 과장되지 않게 기술하였으므로 큰 흥미는 없으나 이미 유목민의 생활에 대해서 TV등을 통해서 알고 있었지만 저자가 직접 경험한 내용은 좀 더 실감있게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