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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헬기 조종사가 된 피우진 중령의 군대생활 이야기다. 여자보다 남자가 더 나쁘다는 내 가설이 맞다면, 군대가 그리 힘든 곳인 이유는 남자들만 우글대기 때문일 거다. 그런 곳에 여자가 들어갔으니 얼마나 고생이 많을까?
남자 군인들은 점잖게 훈계한다. “군에 들어온 이상 여성이라는 인식을 버리라”. 그래놓고선 그들은 그녀에게 ‘여성’이기를 요구한다. 이런 일들이 생기는 건 당연한 귀결.
“회식에 가면 무조건 최상급자 주위에 앉히려고 한다.”
“상사가 숙소까지 데려다 주겠다면서 차 안에서 슬그머니...”
지네들끼리 회식을 할 때 이쁘장한 여군 몇 명을 불러 시중을 들게 한다든지, 블루스를 춘다든지 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심체 검사시 심전도를 담당한 남자 사병에게 다른 군인들이 묻는다.
“셋 중 누구 가슴이 더 커?”
남자 군인들에게 여군은 나라를 지키는 동료가 아닌, 성적인 대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피 중령은 이런 현실을 고치자고 노력한 훌륭한 군인이었고, 상급자의 눈밖에 나는 것도 개의치 않고 그네들과 싸워 이겼다. 그 이후 입대한 여군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편하다면, 그건 전적으로 그녀의 공로일 것이다.
피 중령의 삶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은 그리 재미가 없었다. 그녀의 고생이란 게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것도 아니고, 묘사가 그리 드라마틱하지도 않았기에. 한가지 지적할 게 또 있다. 피 중령은 유방암에 걸렸었고, 수술로 완치 판정을 받고 3년을 더 근무했다. 하지만 군대에는 암에 걸리면 무조건 전역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그 규정대로 피 중령은 정년을 3년 남겨두고 전역을 해야 한다. 그녀는 그게 자신에게 미운 털이 박혀서 그런 거라고 주장한다. 인권단체들이 그녀를 지지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암이란 게 옛날처럼 불치의 병이 아닌 시대에서 암에 걸렸다고 무조건 전역을 한다는 규정은 분명 어이없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규정에 의한 것이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 규정에 따라 군복을 벗어야 했다. 그 규정이 고쳐진다면 모를까, 규정대로 하는 게 왜 탄압인지 난 동의할 수가 없다. 피 중령은 여성으로서 군인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훌륭한 역할모델이며, 정년을 채우지 못했다는 게 그 사실을 조금도 훼손시키지 못한다. 그나저나 남자들이여, 제발 철 좀 드시라. 왜 여자만 보면 그리도 환장들을 하시는가.
* 여군 5인방 중 세명이 유방암에 걸렸단다. 세 명 다 미혼이었는데, 참고로 유방암은 미혼 여성에서 훨씬 발병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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