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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화의 배후
2005년 겨울이었다. 한 대형서점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특이한 이벤트가 눈에 들어왔다. 어느 유명 작가의 책을 사면 그의 신작을 덤으로 준다는 것이었다. 바로 토머스 L.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를 사면 『세계는 평평하다』를 함께 주는 행사였다. 이 독특한 마케팅 전략은 혁신적이었다. 재고품도 아닌 새 책을 무료로 주는 대신 미래 독자- 당사자와 주변인 -를 확보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성공을 거두었다. 오늘날 한국에서 세계화를 논하는 작가 중 프리드먼만큼 유명하고 돈을 많이 번 이가 없기 때문이다.
2. 세계화의 중심
프리드먼은 『세계는 평평하다』를 통해 전작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와 또 다른 분석과 처방을 내린다. 예를 들어, 그는 2001년 9 ․ 11 발생 이전까지를 초국적 기업이 이끄는 ‘세계화 2.0 시대’로 규정하는 한편, 그 이후를 평평해진 세계에서 개인이 중심이 된 ‘세계화 3.0 시대’라 명명한다. (22-23쪽) 그는 이런 가정에 근거해 책 전반에 걸쳐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여러 사례를 근거로 들며 이른바 ‘평평화’를 옹호하고 독자들에게 이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세계화의 힘은 강력하다. 이는 부인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난 지구 너머 브라질에 사는 친구와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채팅을 했다.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진행된 ‘평평화’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이런 세계화를 적극 옹호하고 이에 순응하기를 요구하는 프리드먼의 책 전반의 논지는 상당히 완결적이며 치밀하다. 내 생애 지금껏 읽어온 책 중 이토록 읽는 내 스스로로 하여금 불안하게 만들고 당장이라도 지금 하고 있는 모든 활동을 그만두고 내 또래 다른 이들처럼 ‘자기계발’로 투신하기를 강하게 유혹한 책은 없었다. 그만큼 프리드먼이 들려주는 세계화의 현실은 공포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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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벼르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부터 한달음에 '세계는 평평하다'까지 내달렸다.
워낙 논지가 뚜렷한 책이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책. 아마 비지니스하는 사람들이라면 책에 우호적일 수 있을테고, 정치사회적으로 분배론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신자유주의의 중심인 미국을 위한 찬양가'정도로 치부될 수도 있을 듯하다.
책을 인용하거나 책의 내용을 부연하는 것은 그만두겠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버전업 에디션으로 앞선 저작에 대한 리뷰들과 글들로 충분하기에 더 이상 글이 길어지길 원하지는 않는다. 두 권을 한달음에 읽은 내 소감만 적겠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무한경쟁에 내던져진 현대 사회인에 희망과 경각의 메세지가 느껴진다. 대학입학을 앞둔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더 이상 대체될 수 없는 가치와 일을 할 수 있는 '언터처블'한 인재가 되지못한다면 너의 업무 인도인이나 중국인이 대신하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화된 아웃소싱, 인소싱의 물결에 살아남을 것을 당부하였다. 또 중국의 어느 공장에서 보았다는 글도 크게 각인이 된다.
매일 아침 가젤은 깨어난다. 가젤은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빠르지 않으면 잡아먹힌다는 것을 안다.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는 신자유주의의 물결에 휩쓸리고 낙오된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어한다는 것. 하지만, 분배복지국가보다는 안전망이 갖춰진 자유주의 국가를 설명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역시 미국의 위상을 강조한다. 저자 역시 부시정권의 과오를 단호히 지적하며, 국제사회의 위협자가 되어가는 미국에 경고의 메세지를 하지만, '큰형'으로서의 미국의 역할은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이 글은 지속적인 변신과 개혁을 통한 '팍스아메리카나'의 연장을 꾀하고 있는 듯한데, 그건 미국이 다른 세계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자기계발서 붐의 시대에 전작이 이은 무지막지한 두께에 벽이 높은 책이지만, 경제-국제-정치를 아우르는 큰 관점을 일관되게 서술한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내용을 어떻게 거르고 어느 만큼 챙기냐하는 것은 개개인의 몫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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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 제목부터 특이하다 둥근 지구인데 세계가 평평하다니.. 1999년에 내놓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저자라는 사실과 저자가 퓰리처 상을 세 번이나 수상했다는 점도 나를 사로잡았다 책을 들여다 보면.. 인도의 정보기술 산업도시 방갈로르가 눈앞에 펼쳐진다 저자는 2004년 봄에 그곳의 IT기업들을 둘러봤다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미국 소비자들과 전화로 상담이나 판매활동을 하는 콜센터에서만 24만여명의 인도인들이 일하고 있었다 콜센터 근무자들은 철저하게 미국 영어를 교육받으므로 대다수 미국인들은 상대방이 지구 반대편 인도에서 전화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못한다 미국 델타 항공에 전화를 걸어 항공권을 예약하면 방갈로르 사무실의 인도인이 처리하는 방식이다 미국인의 소득세 신고 업무도 인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인도의 회계법인이 하청을 받아 미국 신고 양식대로 작성해 미국 회계법인에 넘겨주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매년 회계학 전공자가 7만여명이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회계법인의 월급은 고작 100달러 수준이다 [보세요. 지금 우리가 게임을 하는 경기장은 평평해진 겁니다] 어느 인도기업인이 저자에게 이런 말을 던졌다 비즈니스 활동에서 국경이나 시간 장벽이 없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원가를 줄이기 위해 남에게 맡기는 아웃소싱이 지구촌 곳곳에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예전에 리처드 마이어 합참의장과 함께 이라크를 방문하고 군대도 평평해짐을 확인했다 여기서 평평하다는 것은 권력관계가 상하방식에서 수평, 협조방식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군장교는 기술발달 때문에 군대의 위계질서가 무너져 평평해졌고 고급 장교만이 전체 정보를 파악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고 한다 저자는 세계를 평평하게 만드는 10가지 요소를 꼽았다 이를 3개 부문으로 묶으면 자유화, 정보화, 세계화로 압축할 수 있다 소련 해체와 베를린 장벽 붕괴로 상징되는 자유화 물결, 인터넷 보급으로 급속하게 이뤄진 정보화, 생산원가를 낮추고 시장을 넓히기 위해 진행되는 세계화…. 등. 그리고 세계화를 3단계로 나누었다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항해한 1492년 이후 1800년까지를 [세계화 1.0시대] 국력이 얼마나 강한지가 화두인 시대였다 그 후 대략 2000년까지가 [세계화 2.0시대]로 당대 주역은 다국적 기업이었다 [세계화 3.0시대]는 21세기이고 변화를 이끄는 주인공은 개인이다 개인은 지구촌 어디에 살든 정보화 기기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영향력 발휘 속도는 빠르고 넓다 이 책의 부제는 [21세기 세계 흐름에 대한 통찰]이다 21세기엔 세상이 급변하므로 이 변화 속도에 따르지 못하는 개인은 낙오자가 되고 말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최근에 세계 곳곳을 다니며 보고 들은 주옥 같은 내용을 저자 특유의 통찰력으로 꿰어낸 보물 같은 책이다 이를 읽으면 거대한 변화가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깨달아 위기감이 엄습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변화의 주인공이 되어 세계를 무대로 크게 활약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원제는 The World Is F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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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두껍다. 그러나 술술 읽힌다. 이미 치열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동분서주하고 계신 분들의 입장에서는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이런 시각으로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의 감흥을 줄 것 같다. 그리고 솔직히 저자의 시각이 달갑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저자의 관점이 그의 독창적인 것은 아니고... 뭐랄까 '미국식 신자유주의'적인 것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대한민국은 이런 시각의 압박을 너무 심하게 받고 있는 입장이니 결국, 프리드먼의 이야기는 사실 새로울 것이 거의 하나도 없다. 그는 성공한 모델과 실패한 모델을 보여주면서 은근히 우리나라과 같은 처리에 있는 국가들을 협박하는 것 같다. 마치 "너희들도 알잖아. 알면서 왜그래" 하는 식으로... 씁쓸하지만 반박할 말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무슨 '동북아 경제블럭' 같은 걸 만들어서 어쩌구 하는 식의 대항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한,중,일 3국의 역사는 이슬람고 기독교를 화해시키는 것 보다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답답하다. 이 답답함이 프리드먼이 의도한 어떤 효과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현재 외국과의 직접적인 교역 등과 관련없는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경우 이 책을 읽고 나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혹시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하는 자괴감 같은걸 같게되지 않을지... 아무튼 베스트셀러라고 모두 좋은 책인 것은 아닌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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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서 배경
책을 구입한지 한달이 지났다. 단행본 외관(800쪽을 넘는다)에 질려 보름동안 시작할 결심을 못했고, 읽기 시작한지 보름이 걸려 다 읽었다. 저자의 주요작품중 "From Beirut to Jersalem", "The Lexus and the Olive Tree", "Hot, Flat, and Crowded" 는 이미 원서로 읽었다. 간결한 문체와 강력한 메시지를 진실성 있고 절박하게 전달하는 방식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세계는 평평하다"라는 이 책은 광대한 분량이고 익숙한 주제라서 번역서를 보게 되었다.
다 읽고 나니 한비야의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라는 책이 생각난다. 세계 도보일주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해남 땅끝마을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800km를 49일간 걸어서 종주하면서 우리 땅, 우리 사람 등에 대한 느낌을 일기형식으로 쓴 책이다. 한 발 한발로 대장정을 마친 한비야에 비할 순 없지만 마치 800쪽을 읽고 난 지금의 기분이 한비야가 통일전망대에서 느낀 것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2. 책의 내용
프리드만은 우리시대의 거대한 변화인 지구촌화(globalization)는 우리가 선택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깊숙히 발을 담그고 있는 상황임을 강조한다.
지구촌화에는 10가지 큰 요인(베를린장벽 붕괴, 웹의 일반화, 워크플로 소프트웨어, 업로딩, 아웃소싱, 오프쇼어링, 공급사슬, 인소싱, 인포밍, 스테로이드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지구촌화는 새로운 활동공간 제공, 새로운 참여자(중국, 인도 등), 새로운 비지니스 관행의 출현이라는 3중융합을 통해 확산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인식하에 미국, 개도국, 지구촌화 되지않는 지역등에 있어서 지구촌화의 의미와 이를 맞는 사람들의 자세등을 설명하고 있다.
3. 느낌
지구촌화(세계화)가 긍정적이냐 부정적 효과가 크냐는 측면에서 본다면 개인별로 다양한 의견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개인적 평가를 내리기 이전에 본질적 사실을 먼저 인식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된다.
첫째, 지구촌화라는 변화의 방향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다. 자동차 발명으로 교통사고가 늘어났다고 걷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을까? 우리는 이러한 상황변화에 어떻게 적응해 나가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둘째, 지구촌화의 물결을 탄다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지구촌화하지 않고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것도 지구촌화로 인해 누구나 중산층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지, 사후적으로 중산층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개인, 사회, 국가들이 결정할 사항이다.
셋째, 변화의 방향은 거스릴 수 없지만 변화의 속도는 고민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변하지 않고서는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지구촌시대에 변할 준비에 필요한 기간은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새로운 장벽을 쌓아 자신의 현 위치를 보호하려는 시도보다는 스스로 삽을 찾아 자기갈 길을 찾아나가도록 하는 것이 보다 많은 사람이 성공하는 길이 아닌지 자문해 본다.
넷째, 지구촌화된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야말로 조지 스트글러츠가 말한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를 앞당기는 길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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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부터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워낙에 인기를 얻은 책인데다가 몇년전에 한창 주가를 날렸던 책이었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토머스 프리드먼이 쓴 책이라서 천천히 사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올 해초에 안철수씨가 자신의 회사 대표이사 자리를 물러난 뒤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가 잠시 귀국해 가진 인터뷰 기사속에서 안철수씨가 이 책을 보고 많은것을 생각한다는 내용을 본 뒤에 흥미가 당겨 바로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한군데 앉아 천천히 몇 시간씩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기에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지난주말에야 다 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절반 정도는 무척 수월하게 볼 수 있었다. 왜냐하면 주로 인도의 IT산업을 보고 저자가 세계를 평평하게 만드는 10가지 동력으로 이야기 하는것들을 난 이미 다 알고 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IT업종의 최일선에서 일하다보니 인도나 중국 사정도 잘 알뿐더러, 오픈소싱, 아웃소싱, 오프쇼어링, 공급사슬, 워크플로우 등에 관한 것을 늘 체험하고 있다. 아마 IT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의 절반은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한 확인 정도로 넘어가도 될 것이다. 문제는 이 책의 후반부인데 세계화가 진행중인 가운데 벌어지는 정치, 경제 사회적인 이슈를 미국인의 시각에서 풀어놓은 글들은 선뜻 눈에 들어오기가 힘들것이다.
이 책이 전작인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와 괘도를 같이 하면서도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바로 9.11이라는 대 전환을 통해 저자가 세계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냉철해지고 비판적이 되었다는데 있다. 세계화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잃을 수 있는 것 역시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이런 문제들을 거론하며 저자가 세계화에 대한 균형된 시각을 보여주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러면서도 책의 마지막에는 조심스럽게 희망과 낙관을 이야기 한다. 세계는 좀 더 나아지고 있는 셈이다.
너무 방대하며 또한 한 사람의 주관적인 시각을 통해 바라본 세계를 서술해놓아 선뜻 마음에 다가오지는 않지만 세계화의 진행속에 우리가 두고두고 생각해 보아야 할 일들을 많이 언급해 놓았다. 10여년 뒤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된다 하더래도 다시 무엇인가 생각하게 할 책인것 같다. - 2006/03/11 개인블로그 작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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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손댈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과학의 힘을 빌어, 어떤 사람은 통계를 써서, 어떤 사람은 탁월한 상상력을 이용하여, 저마다 멋지게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려 시도하죠. 그 많은 미래 관련 책 중에서, 특별히 이 책의 저자는 언론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강점인, 강력한 비유 능력과, 수많은 '적절한 사례 인용'이라는, 언론 그 자체에서 비롯된 속성을 잘 활용함으로 해서 미래 혹은 현재의 모습을 그럴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전작에서 최첨단 자동차 '렉서스'와, 기원전부터 알려져 있는 '올리브 나무'를 엮어 놓았던 것이 이런 기막힌 솜씨였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셰게화가 순식간에 넓은 세계로 펼쳐져 갔다는 것을 단 한 문단으로 보여주는 솜씨 역시 일품입니다. 인도에서 골프를 칠때, 그는 이런 어드바이스를 듣습니다. 'MS나 IBM 건물을 겨냥하세요' 인도에서, 이미 일상화된 저런 단어를 듣는다는 것, 이미 랜드마크로 쓰일만큼 익숙하다는 것, 오히려 미국인이 인도에서 만난 이런 미국에서 비롯된 것들을 낯설어 한다는 것이, 세계화가 미국에서 혹은 서방 세계에서 시작되었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곳에서 더욱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혹은 '미래학'적인 측면에서, 저자는 감히 자신의 책이 최고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책에서 다루고 있는 첨단 컴퓨터 기술에 익숙하지 못함을 스스로 인정합니다. 그러나 언론인으로서의 그의 역할은 기술의 전달이 아니죠. 분명히 어떤 현상이 발생중인데, 그 의미와 방향을 잘 알 수 없는 모호한 상황에서 그는 현상에 감히 이름을 붙이고 사례를 모아 계통화시키며, 과감한 일반화를 통해 어떤 방향성을 독자들에게 제시해 줍니다.
그가 매우 흥분된 어조로 늘어놓는 '평평한 세계 활용사례’는 사실 지엽적인 것입니다. 일종의 '틈새시장'을 잘 활용한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가 전달코자 하는 것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평화가 모든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세상에 내동댕이쳐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우 분명하게, 평평한 세계를 인지하고 새로운 활용을 개발하는 사람은, 그 자체가 힘이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보여주는 개인적 경험담이 있습니다. 이 책의 질문대로 '당신이 세계가 평평하다는 것을 느낀 것은 언제입니까'가 되겠지요. 작년, 아직 게임업계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EA가 한국에 스튜디오를 연다는 소식이 들려오더군요. Electronic Arts는 심즈, Fifa, NBA 등의 게임을 만드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제작사입니다. 그런 EA가 왜 한국에 스튜디오를 만들까. Fifa 온라인을 좀더 잘 팔아먹을 생각일까. 정치인들의 해외 투자 유치 생색내기와 퍼주기에 그저 혜택만 받으려고 요식행위를 하련느 것일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 이상의 의미를 생각해낼 수 없었습니다.
저는 눈앞까지 다가왔던 '평평한 지구 사례'를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에 따르면, EA는 한국의 프로그래머 계층을 이용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사실 게임업계의 프로세스상, 서로의 작업이 맞물려 있어 퇴근하며넛 던져준 작업 지시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저녁을 먹고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프로그래머, 혹은 디자이너들이, 미국에서 퇴근하기 전에 던져주는 email 지시사항을 출근하자마자 받아들고 일을 시작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프로세스가 되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케이스는 아직 국내에서는 비자발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포털 기사를 보니 앞서가는 한국 IT가 웹2.0 시대에 제대로 못 뛰어든 나머지 세계 시장에서 뒤쳐지고 국내에만 고립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기술에 둔감하고, 새로운 시도보다는 굳히기에 들어간 삼대 포털이, 외국에서 먹히지 않는 것은 사실상 당연한 것이겠습니다.
책의 중반으로 가면 내용은 더욱 박진감 있어집니다. 성공과 낙관성의 이야기보다는 언제나 실패와 비관론의 이야기가 달콤하지요. 순전히 미국의 입장에서, 전세계의 '평평화 요소'를 뽑아내는 이야기에는 뭔가 배알이 꼴리는게 있지만, 중반부에 '왜 우리는 안 되는가'의 논의는 살짝 통쾌해지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질투와 질시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태는, 정작 부메랑처럼 우리 뒷통수를 칩니다. 같은 잣대를 우리의 기준에 비추어 보면, 일등의 고민이 우리와 그닥 다를바 없게든요. 일등의 경쟁력이 떨어졌다구? 자, 이제 우리가 따라잡을 때다. 그런데 우리도 마찬가지라구? 이렇게 되면 우리는 일등도 되지 못한채 동반 추락을 하는 것 같아집니다. 고소하고 쌤통이란 치사한 생각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는 걸 느낍니다.
'이공계 기피'와 '수학과학 수준 저하'는 비슷한 현상의 서로 다른 모습입니다. 이공계를 기피하는 것도, 수학 과학을 쉽게 가르치기를 원하는 것도, 모두 어렵고 힘든 것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기 싫어하기 때문이죠. 첫번째는 외국인 인재 수입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테러로 인해 갑자기 경직화된 이민법과 평평한 세계 덕분에 굳이 이민을 오지 않게 됨으로 해서 위기에 처했고, 두번째는 국가 안보 부문에 손댈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심각한 인력난으로 다가옵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우리 나라의 모습을 대입해 보면 어떻게 되지요? 첫번째 문제도 해결이 안 되는 판에, 두번째 문제는 아예 우리 손으로 직접 하지도 못하지 않고 있습니까.
다민족 사회이 미국의 해외로의 아웃소싱이나 이민으로 인한 인력 충원에 거부감이 적은 한편, 우리 나라는 단일 민족의 틀에 사로잡혀 입구는 막고 출구만 뚫어놓고 사는 형국입니다. 국내에 유학하는 다른 아시아권의 학생들은 생각보다 제법 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국내에 쉽게 취업하지 못합니다. 인도, 중국으로의 아웃 소싱 역시 낯설기도 할 뿐더러 언어 장벽, 부족한 자본 문제 때문에 (미국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보다 많은 돈을 주지 못하니까) 해결이 힘든 상황입니다. 어떻게 보면, 문제를 적어도 직시하는 소수가 존재하는 미국의 경우는, 오히려 배부른 소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우연히 최근에 SAT 문제집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중학생에 해당하는 내용에 24*32 같은 문제가 당당히 실려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런 걸 굳이 문제랄꺼 있나. 그리고 동시에 든 의문이, 중고등학교에서 이렇게 쉬운 것만 배우는데 대학 이상의 성과는 어떻게 우리를 능가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답은 간단하더군요. 더 어려운 수학을 공부한 학생들을 수입하면 해결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우습게 보이는 미국 수학처럼, 국내 중고교용 수학은 나날이 쉬워지고 과학은 잘 가르치지도 않습니다. '암기식 교육'은 비판 받지만, 사실 어떤 사실은 암기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더욱 아이러니컬 한 것은 미국의 경우는 자녀들에게 어려운 것을 시키고 싶지 않아하는 부모들이 스포츠, 음악 등의 여가를 베풀 것을 재촉하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부모들이 더욱 다그쳐가는데도 교과는 쉬워지고, 반대로 아이들의 공부는 힘들어져 가니, 더 쉬운 내용을 공부하면서 더 공부에 흥미를 잃는 기현상이 나타내서 더욱 손을 쓸 수 없는 형국입니다.
하기는 누가 국가 경쟁력을 걱정하겠습니까. 이 책의 행간을 읽으면 사실 이렇게도 읽힙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는 과학교육에 투자하세요. 하지만 우리보다 몇년, 몇십년이 빠른 미국에도 아직 의사 변호사가 최고니까 자식은 의사 변호사를 만드십시오. 이런 이율배반적인 내용 덕에, 우리 나라는 알면서도 스스로 경쟁력을 소진시키고 있는 겁니다. 이 책에 나온 ‘발전적인 조직 모델’의 오사마 빈 라덴의 이야기는 솔직히 안 어울리는데 끼어붙인 사족같이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과감한 조직을 만들지도 못하는, 그래서 사례로 들어가지도 못하는 우리나라는 뭔가 심각하게 소외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결국 결론을 말하자면 이겁니다. 기존 체제에 집착하지 마라. 뒤집어엎고 새로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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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은 2004년에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정판을 2007년도 쯤에 구입하여 책장안에서 발효 시켜 놨다가 2014년 구정 연휴를 계기로 읽기 시작하여 며칠전에 드디어 완독했다.
핑계가 될순 없겠지만, 800페이지짜리 책을 완독하기는 마라톤 완주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마라톤처럼 숨이차고, 옆구리가 아프지는 않지만, 줄지 않는 페이지에 지레 지쳐버리고, 읽는 도중에 앞에서 읽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자괴감에 몇번 빠지다 보면, 그냥 읽기 싫어진다. 책도 무거워 자기전에 누워서 앞으로 나란히 해가지고 읽는 것도 쉽지 않다. 이번에도 누워서 읽다가 잠시 조는 바람에 책이 얼굴을 강타하여 목숨을 잃을 뻔한 무서운 경험을 했다. 거의 벽돌로 찍히는 수준. 물론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의 부피와 무게를 당할 순 없지만 세계는 평평하다 또한 많은 책들과 비교해 떡대가 딸리지 않는 책이다.
읽는 내내 부끄러웠던 것이, 2004년도에 초판이 쓰여진 책을 읽으며 2014년을 살고 있는 내가 '새롭다', '놀랍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내가 세상에 무심하고, 깊은 우물안에 빠져 있었다는 얘기가 될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사실을 알때마다 그것을 내 삶에 활용하기 위해서 실제로 찾아서 확인해보고, 써보는 노력을 통해 '내것'으로 만드는 일을 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음으로서 얻는 유익함이고, 비싼책으로부터 본전을 빼는 방법이다.
평소 관심 갖기 힘들었지만 중요한 나라, 인도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어서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이 책 덕분에 우리 체육관의 인도인 요가 선생님이 자기 고향이 '방갈로르'라고 했을때 '아 정보통신 산업이 발달한 남부의 대도시"라고 하며 아는척을 할 수 있었다. 요가 선생님 되게 기뻐했다. 대표적인 사례들을 통해 중요한 흐름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뚜렸한 본인의 주장을 설득력있고 거부감이 적게 전달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가 들려주는 세계적 차원의 직접 경험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평소 접하기 힘든 신나는 이야기들이다.
다 읽고 나서, 오랜 숙제를 끝냈다는 자기 만족과 함께, 부쩍 늘어난 지식에 빙그레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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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사무엘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이 계속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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