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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그려진 문학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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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언어로 그려진 ''문학지도''이다. 작가는 ''문학지리학''이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장소가 어떻게 실존의 의미를 만들고, 실존의 원초적 형성력으로 작용하는지 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사실 우리는 어떠한 장소를 벗어나 존재한 적이 결코 없다. 그러나 곧 잘 현재 거주하는, 혹은 머무르는 장소에 대해 망각하며 산다. 책을 읽으며 나는 어디에 사는 누구
"언어로 그려진 문학지도!" 내용보기
이 책은 언어로 그려진 ''문학지도''이다. 작가는 ''문학지리학''이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장소가 어떻게 실존의 의미를 만들고, 실존의 원초적 형성력으로 작용하는지 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사실 우리는 어떠한 장소를 벗어나 존재한 적이 결코 없다. 그러나 곧 잘 현재 거주하는, 혹은 머무르는 장소에 대해 망각하며 산다. 책을 읽으며 나는 어디에 사는 누구인가,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작가는 글 속에서 사람과 장소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장소는 외부가 아니라 외부화된 내부며 마음은 내부가 아니라 내부화된 외부다." "장소들은 사회적 소통과 관계가 이루어지는 경험의 받침대이자 거점이다. 사람은 장소와의 깊은 관련을 통해서 개인의 정체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얻고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하 는 존재다. 그런 점에서 사람은 저마다 제가 낳고 자란 장소들을 증언하는 물적 증거들이다." "우리가 소비하는 무수히 많은 장소들, 그리고 삶의 거점으로서 경험하는 지역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가를 규정하고 제약하는 핵심적 요소 중의 하나다." 작가는 장소와 그곳을 체험하는 사람 간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한다. 나아가 시인들이 시 속에서 새긴 ''장소들''에 대한 뜻을 짚어보며, 작품 안에 녹아있는 장소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시도하고 있다. 사실 시에 대한 평론은 너무나 많이 있고, 장소에 대한 고찰이 담긴 책 역시 많다. 그러나 시 속에 등장하는 장소, 문학과 지리학을 한 데 어우르는 글은 거의 없었다. 이 책은 한국 지리에 대한 깊은 고찰과 그 속에서 나고 자란 시인들의 작품감상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유익하다. 책의 각 장의 앞에 우리 옛 지도와 이중환의 ''택리지''를 부분 인용해 높았는데 이것들을 보는 재미도 컸다. 무엇보다 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우리나라 각 지역의 특색과 아름다움에 대해, 옛 지명과 모르고 있었던 속 사연들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그 장소들에 대해 많은 시인들의 육성과 글쓴이의 새로운 시각으로 짚어볼 수 있어서 의미있었다. 아마 다음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이 책을 보고, 그 지역과 관련된 시를 몇 편 보고 가는 것도 색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은 ''문학 기행 지도''로 쓰여도 손색이 없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작가의 문체! 오래 입을 다물고 침묵한 채 어떤 일에 열중하면 입 속에 단 침이 고인다. 그런데 이 책을 찬찬히 읽으면, 문체에서 오랜 시간 긴 글을 써내려갔을 작가의 ''단 침''의 맛, 깊고 진한 맛이 느껴진다. 깊이 생각하고 고민한 자의 ''격이 있는 언어''란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결코 가볍게 책장을 넘길 수만은 없었다. 어떤 곳에서는 한참 머물기도 하고, 다시 되돌아가 읽어보기도 했다. 읽을 때마다 조금씩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읽는자로 하여금 새로 생각하고, 다시 발견하며, 천천히 깨닫게 만든다. 요즘 발간되는 ''잘 팔리기 위한'' 가벼운 책들과는 달리 능동적으로 독서하게 만드는,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 값진 책이 될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개별적 상황들의 맥락과는 무관하게 한 장소에 내재된 시대적 약호를 찾아내 그것을 특화하고 공공 기념물을 짓고 성역화하는 것은 인공적인 장소 만들기에 해당한다. 장소 만들기는 대개 역사의 보전과 재구성이며 장소의 박물관화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그장소가 본디 가지고 있는 경관적 요소의 해체와 재구축이 따라야 한다. 장소의 공공화, 혹은 타나지향화는 장소의 고유성과 다양성을 깎아내거나 지우고 상징화, 표준화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또 다른 경관 파괴와 장소 해체로 이어진다. 성화된 장소들은 오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만든 디즈니랜드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장소를, 삶을, 심오한 방식으로 경험하고 심미적 취향을 고양시키는 곳이 아니라 이질적이고 무감각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기념비들이나 공원으로 가꾸어진 묘역들은 참배나 관람의 대상이 될지는 모르지만 실질적 거주와는 무관하다. 사람과 장소의 본질적 관계는 아름다운 경관에 대한 소비가 아니라 거주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광주를 성역화하면 할수록 광주는 정치화된 상징의 가치는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우리에게서 멀어진다."
g****n 2006.12.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