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산통을 겪은 후에 발매된, 삼인조 ''어른아이''의 데뷔 앨범 ''B Tl B Tl''. 빗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앨범의 타이틀과 같은 제목의 첫곡 ''B Tl B Tl''은 곡으로 주로 우울하면서도 차분한 음악을 들려주는 ''어른아이''의 색깔을 보여주는 곡입니다. 첫곡으로 나쁘지 않지만 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첫곡에 ''강렬한 인상''(어른아이에게는 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이 중요한데, 그런 강렬함을 주기에는 너무 차분하고 쳐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Star'', 첫곡으로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곡입니다. 우울하지 않고 오히려 조금 밝은 느낌도 나는 점이 첫곡으로 괜찮았겠다는 생각이 들게합니다. 도입부의 라디오를 통해듣는 느낌이 나는 보컬과 연주가 조금은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진 겨울이라는 생각도 들게하네요. ''꿈의 계단'', ''Star''에서 시작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도 더 몽롱한 느낌입니다. 꿈길을 달리는 듯한 기타 연주와 나즈막히 속삭이는 보컬이 ''꿈의 계단''을 걷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합니다. ''Make Up'', 역시나 몽롱한 곡입니다. ''꿈의 계단''의 ''꿈 속의 몽롱함''아라면 ''Make Up''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있을 법한 몽롱함''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초반 낮게 깔리던 보컬이 드럼 연주와 함께 높아지면서 느릿느릿한 행진을 떠오르게 합니다. 차분한 발걸음이랄까요. ''아니다'', 개인적으로 뒤에 나올 ''상실''과 함께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마음에 드는 곡입니다. 제목처럼 보컬과 가사에서 ''쓸쓸한 실망''이 뭍어납니다. 처절하지 않고 냉정과 달관이 느껴지기에 그 실망이 더 무섭기만 합니다. ''띠띠띠'', ''따따따'' 같은 무의미한 가사들에서도 그 쓸쓸함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Sad Thing'', "I saw you, you in me"와 "it''s so sad, sad thing''을 주구장창 외치는 곡입니다. 파스텔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 ''Cracker''에 수록되어 익숙한 곡이기도 하구요. ''상실'', 쭈욱 이어져오던 몽롱함을 벗어나 현실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수록곡들 중 가장 긴, 뭔가 제대로된 내용을 가사를 갖춘 곡이기도 하구요. ''It''s raing'', 제목에서부터 앨범의 마지막 곡으로 빗소리가 들리는 첫곡 ''B Tl B Tl''과 짝을 이루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목과는 달리 ''B Tl B Tl''에서도 들을 수 있는 빗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우울한 곡들이 쭉 이어지는 흔하지 않은 앨범입니다. 우울하고 가라앉는 느낌이 강한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듣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데 이 앨범은 그렇지 않네요. 의외로 건너뛰지 않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잡아두는 신비한 호소력이 있다고 할까요? 길고 고요한 겨울의 밤 ''어른아이''의 음악과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