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로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린이문학을 하는 중견 작가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참 척박한 길을 걸어왔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일반 문학 작가들과 견주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시상식 때도 늘 자리는 제일 뒤였고 그나마 그런 시상식 자리도 별로 없었습니다. 일반 문학을 하다 실패한 사람들이 하는 문학이 어린이문학이라는 평가까지 있었고 지금도 그것이 완전히 불식되었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서의 어린이문학은 적어도 문학으로서의 밀도를 위해 전전긍긍하거나 문학에 대한 콤플렉스로 연연해하는 단계는 지난 듯싶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감동을 주는 좋은 작품들이 많이 쏟아져나왔고, 지금도 신열에 휩싸여 창작에 몰두하는 좋은 작가들이 거듭 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 어린이문학에 필요한 것은 문학보다는 어린이에 초점을 맞춘 어린이문학의 특수성을 파고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김상욱이 보는 ‘어린이문학의 특수성은 수신자, 곧 독자가 어린이라는 점이 표나게 두드러진 장르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특성이 여타의 특성을 압도하고 규정하면서 어린이문학은 고유한 장르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데 전언의 내용은 어린이의 생활과 생각, 느낌, 상상 등이며, 전언의 방식 역시 어린이가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가능태의 표현으로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어린이문학을 어린이문학답게 만드는 세 가지 본질적인 계기를 밝히고 있느니 바로 계몽성, 낭만성, 현실성입니다. 아울러 계몽성과 낭만성의 적절성 여부를 평가하게 만드는 동력이 무엇보다 현실성에 놓여 있다고 말합니다. ‘현실성은 과도한 계몽성을 제어하는 장치이기도 하며, 나아가 초월적인 낭만성을 걸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그의 비평의 준거가 바로 현실성, 단순히 사실적 기법의 문제가 아닌 예술 방법으로서의 현실주의에 있음을 밝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실주의라는 이론적 토대에서 김상욱은 우리 어린이문학의 걸출한 현실주의 작가들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동화작가로는 ‘치열한 현실인식과 그 현실을 타개해나가고자 하는 근본주의적인 창작실천’이 두드러졌던 마해송, ‘동화와 소년소설, 소녀소설, 소년역사소설을 각각 구분함으로써 동화의 하위 장르들 각각이 지닌 특성을 살리고자 하였으며, 그 모든 하위 장르들의 근저에 재미를 두어 어린이문학 장르로서 동화의 본질적인 표지로 삼’았던 이주홍을 다루었습니다. 동시인으로는 ‘한국 최초의 전문적 동요작가로 우리 아동문학에 대한 하나의 기원이자 전범’으로 평가받는 윤극영, 그리고 이오덕과 권정생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분명 우리 ‘어린이문학의 재발견’이자 어린이문학 비평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지만 때로 작가를 너무 현실에 결부시켜 단순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와 함께 현재 치열하게 활동하고 있는 동시대 작가들에 탐구가 적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