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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전은 돈이지만 돈이 아니다. 본래 돈은 교환수단, 가치척도, 가치저장, 지불수단 등의 기능을 한다. 요즘에는 신용카드가 교환수단의 기능을 하는 까닭에 지갑 속에 달랑 카드만 한 장 가지고 다녀도 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 그래도 돈은 역시 만원 지폐가 서민에겐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금속화폐가 돈으로 쓰였다. 조선시대에는 유일한 법화가 상평통보였다. 상평통보가 법정화폐로 널리 사용되면서 신용을 쌓아가자, 돈이면 못할 것이 없게 되었다. 고대부터 쌀과 베가 돈 구실을 했지만 마침내 주인공이 바뀐 것이다.(물품화폐->금속화폐) 액면가가 새겨져 있고, 법적인 구속력을 갖고 유통되는 동전과 다르게 장식용이나 노리개로 통용된 돈이 별전이다. 멋지게 꾸미고 수십 개의 동전을 사용해서 제작한 별전이 더 비싸고 귀했다. 오색실을 치렁치렁 이어서 장식한 큼지막한 것은 너무 비싸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
별전을 만든 이유도 다양하다. 왕실과 국가에 대한 충성을 다짐한다거나 효, 자손번창, 부부간의 행복, 부귀를 누리며 장수하라는 등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발행의도와 제조방식에 따라 별전을 간단히 분류한 후에 별전 사진들을 100쪽 이상(책의 전체 분량 175쪽) 제시하였다. 책이 작으니 당연히 사진도 작아 별전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엔 좀 부족해 보인다. 별전을 다룬 책이 하나 더 있는데 그 책은 엄청 비싸다.
중국이나 일본 별전을 본 적이 없어 모르겠지만 우리 별전은 정말 아름답다. 모양이 단순하지도 않고 별전에 담긴 뜻도 여러가지라서 나처럼 미적 감각 없는 사람이 봐도 디자인 감각이 우수하다고 느껴진다. 저자 주장대로 별전 문양을 예스러운 멋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리면 젊은 세대에게도 충분히 통할 것 같다.
참, 진짜 돈을 갈아서 원하는대로 모양을 바꾸고 색칠도 해서 예쁘게 별전을 만들기도 했다는데, 그런 행위가 어떻게 용납 되었을까? 조선시대에는 돈을 훼손하면 엄하게 처벌받았는데...
이 책에 의하면 동전을 주조할 적에 주물에서 막 꺼내면 가지에 돈이 달려있는 모양이 마치 나뭇가지에 잎이 달린 것 같다고 해서 엽전이라 불렀다고 한다. 다른 책에서는 동전 생김새가 나뭇잎같다고 해서 엽전이라던데? 돈의 생김새가 원 모양이고 안에는 작은 정사각형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있다. 나뭇잎 모양은 아니다. 그러니 다른 곳에서 읽은 설명보다 이 책의 설명이 맞는 것 같다. 우리 집 화분에도 자고나면 동전이 아니, 지폐가 주렁주렁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