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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똥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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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하면서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고전을 읽을때 마다 느끼지만, 서양의 고전은 극찬을 받은 책이라 해도 그 나라의 역사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들다. 그냥 좋은책이라고 하니까 좋은가보다 하면서 읽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나라의 역사를 알고 읽으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우가 많다. 문화와 역사를 모르기 때문에 작가의 숨은 의도를 알아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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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를 하면서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고전을 읽을때 마다 느끼지만, 서양의 고전은 극찬을 받은 책이라 해도 그 나라의 역사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들다. 그냥 좋은책이라고 하니까 좋은가보다 하면서 읽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나라의 역사를 알고 읽으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우가 많다. 문화와 역사를 모르기 때문에 작가의 숨은 의도를 알아차리기 힘들 때가 많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고전들은 비록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받아왔지만, 그 속뜻을 알고나면 어떤문학보다 이해가 쉽고 깨달음이 크다. 요즘 같은 때는 우리의 고전들도 그 속뜻은 변질되지 않으면서 현대어로 세련되게 재해석한 책들이 많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그런면에서 이렇게 좋은 고전을 중고등학생도 읽기 쉽게 만들어주신 돌베개라는 출판사와 박희병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우선 말똥구슬의 뜻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것 같다. 박지원이 쓴 말똥구슬의 서문을 보면 '말똥구리는 제가 굴리는 말똥을 사랑하므로 용의 여의주를 부러워하지 않고, 용 또한 자기에게 여의주가 있다 하여 말똥구리를 비웃지 않는 법일세.' 말똥구슬이란 이름 만큼이나 아름다운 글인것 같다. 물론 이곳에는 저자의 겸손함도 느낄 수 있었지만, 비록 보잘것 없는 것이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만족하는 마음이 전해져 탁한 내 마음에 맑고, 큰 울림을 줬다. 나는 이문장 하나만 갖고도 너무 행복했는데, 뒤를 잇는 유금의 소박하고 솔직한 시들은 너무 감동적이었다.

 유금은 '발해고'로 알려진 유득공의 작은 아버지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유득공의 작은 아버지 유금이 아니라 말똥구슬의 유금으로 기억될것 같다. 유금의 시 중에 '지금 사람들 제가 난 나라도 잘 모르는 주제에 입만 열면 중화를 말하지 뭔가.'라고 말하는게 있는데, 당시 중화사상에 젖어있던 시기에  주체성에 대한 성찰을 했던걸 보면 유득공의 발해고도 그런 작은아버지의 영향을 받진 않았나 생각된다. 유금이 서얼이기에 작은 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7살 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유금의 시를 읽고 있으면 삭막하기만 한 서울이 다시 보일 것이다. 유금이 노래하는 종로일대나 한강, 삼청동 등의 모습은 지금과는 매우 다르다. 물론 당시엔 카메라가 없어서 직접 확인 할 순 없지만, 그 분위기만은 그의 입으로 잘 표현되고 있다. 사진으로 봐왔던 멋진 풍경을 직접보면 가슴벅차오르듯이 그의 시가 그렇다. 오늘부터 주변의 풍경을 사진으로만 남기지 말고, 눈과 마음으로 머릿속에 꾹꾹 담아야겠다. 편리한 카메라 덕분에 풍경을 손쉽게 마음껏 담을 수는 있지만 그때의 그 분위기를 다시 느낄 수 없으니, 분위기를 담는 연습을 해야겠다. 아! 아름다운 서울이여.. 내가 밟고 다니는 땅들이 새롭게 느껴진다. 

 그리고 박제가와 이덕무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들의 우정이 얼마나 깊었을지……. 부럽기만 하다. 그들은 모두 서얼 출신으로 가장 서로를 잘 알고 이해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의 딸과 부인에 대한 마음이 잘나타나 있다. 유금은 아버지로써, 남편으로써 아주 자상했던 사람이었던듯 싶다. 뿐만 아니라 여종을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도 시에 나타났고, 자유간접화법이라해서 농부와 시인의 마음을 하나로 융합해서 쓴 시도 있다. 유금은 신분을 떠나서 모든 계층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이해했다. 그런 그 였기에 훗날 우리에게 좋은 시로 기억되나보다. 그런 그가 서얼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았던게 안타깝다. 그리고 소실되어 전해지지 않는 그의 작품들을 더 만나볼 수 없는게 안타깝다. 그러나 이제라도 말똥구슬이 세상에 나와 유금을 알게되서 다행이다.

 내가 만약 역사를 잘 몰랐다면, 유금을 어떤식으로 이해했을까? 서얼 출신으로 출중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제약이 많아 제 뜻 한번 크게 펼치지 못한 유금……. 우리의 역사를 잘 모르는 서양인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의 쓸쓸한 심정들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서양 고전도 좋지만,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우리의 고전을 읽는다면, 서양 고전에서는 결코 느끼지 못할것들을 느낄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고전을 읽는 묘미인것 같다.



n*******a 2011.03.1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뭔 말인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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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돌베개에서 우리고전100선 1차분이 나왔을때 당장 6권을 전부 샀다. 이름만 아는 작가도 있고 처음 듣는 이름도 있었지만 그래도 선조들의 글에 대해서는 현대어로 잘 옮겨놓기만하면 내용은 정말 좋다라는 나름의 믿음이 있었다.   그때 산 책을 이제서야 펼쳐봤다. 첫번째가 유금의 말똥구슬. 이 책의 겉은 굉장히 얇다. 거기에 해설이 1/3을 차지하는 정말 얇은 책인데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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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돌베개에서 우리고전100선 1차분이 나왔을때 당장 6권을 전부 샀다.

이름만 아는 작가도 있고 처음 듣는 이름도 있었지만 그래도 선조들의 글에 대해서는 현대어로 잘 옮겨놓기만하면 내용은 정말 좋다라는 나름의 믿음이 있었다.

 

그때 산 책을 이제서야 펼쳐봤다.

첫번째가 유금의 말똥구슬.

이 책의 겉은 굉장히 얇다. 거기에 해설이 1/3을 차지하는 정말 얇은 책인데 속은 깊다.

 

유금이라는 이름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서얼 출신이자 연암 박지원파의 일원이었다고 한다. 
17세기 홍길동의 작가 허균은 '한 부인이 원한을 품는 것도 걱정스러운데 원망하는 남정과 홀어미가 나라안에 반이 넘으니 화평한 기운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18세기 유금의 시대도 마찬가지여서 서얼 출신이다 보니 그 뜻을 펼칠 수 없었던 시대적 답답함이 시의 곳곳에서 잘 드러나있었다.
또한 가족과 벗을 생각하는 시들도 많아서 유금이라는 사람을 잘 보여주는 시집이었다.

 

해설편에 이런 부분이 있다.

 

<< 유금의 시는 전반적으로 그 톤이 나지막하고, 그 정조가 담박하다. 그리고 꾸밈이나 야단스러움이 없는 대신 자연스럽다. 고사나 전거를 별로 사용하지 않고, 마음에 떠오르는 느낌과 눈앞의 풍경을 진솔하게 노래하고자 하였다. 이 때문에 유금의 시는 화려하거나 번쩍거리지는 않아도 몹시 진실되다.>> 

 

이 부분을 읽을때 심하게 고개 끄덕이며 뭔말인지 알겠더군. 내가 시를 읽는 동안 느꼈지만 어휘력 부족으로 제대로 집어낼 수 없었던 느낌을 쏙 뽑아내 제대로 적어놓은 부분이었다. 보통 옛시들을 읽을때는 여러 고사를 많이 사용해서 밑에 관련 각주가 많이 붙는 시들이 있는데 유금의 시는 그런게 적었다. 생활 속에서 느낀 것들을 담박하고 자연스럽게 풀어놔서 지금의 심성 천박한 내가 읽어도 작가의 말하고자하는 바가 잘 전달됐다. 

 

그리고 시를 현대어로 잘 옮겨낸 박희병 교수님의 공이 크다.

아무리 좋은 시라도 현대어로 제대로 옮겨지지 않았다면 이런 감동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무튼 다시 한번 고전의 힘을. 선조들의 정신과 삶을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j****1 2007.03.1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