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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하면서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고전을 읽을때 마다 느끼지만, 서양의 고전은 극찬을 받은 책이라 해도 그 나라의 역사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들다. 그냥 좋은책이라고 하니까 좋은가보다 하면서 읽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나라의 역사를 알고 읽으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우가 많다. 문화와 역사를 모르기 때문에 작가의 숨은 의도를 알아차리기 힘들 때가 많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고전들은 비록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받아왔지만, 그 속뜻을 알고나면 어떤문학보다 이해가 쉽고 깨달음이 크다. 요즘 같은 때는 우리의 고전들도 그 속뜻은 변질되지 않으면서 현대어로 세련되게 재해석한 책들이 많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그런면에서 이렇게 좋은 고전을 중고등학생도 읽기 쉽게 만들어주신 돌베개라는 출판사와 박희병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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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돌베개에서 우리고전100선 1차분이 나왔을때 당장 6권을 전부 샀다. 이름만 아는 작가도 있고 처음 듣는 이름도 있었지만 그래도 선조들의 글에 대해서는 현대어로 잘 옮겨놓기만하면 내용은 정말 좋다라는 나름의 믿음이 있었다.
그때 산 책을 이제서야 펼쳐봤다. 첫번째가 유금의 말똥구슬. 이 책의 겉은 굉장히 얇다. 거기에 해설이 1/3을 차지하는 정말 얇은 책인데 속은 깊다.
유금이라는 이름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서얼 출신이자 연암 박지원파의 일원이었다고 한다.
17세기 홍길동의 작가 허균은 '한 부인이 원한을 품는 것도 걱정스러운데 원망하는 남정과 홀어미가 나라안에 반이 넘으니 화평한 기운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18세기 유금의 시대도 마찬가지여서 서얼 출신이다 보니 그 뜻을 펼칠 수 없었던 시대적 답답함이 시의 곳곳에서 잘 드러나있었다.
또한 가족과 벗을 생각하는 시들도 많아서 유금이라는 사람을 잘 보여주는 시집이었다.
해설편에 이런 부분이 있다.
<< 유금의 시는 전반적으로 그 톤이 나지막하고, 그 정조가 담박하다. 그리고 꾸밈이나 야단스러움이 없는 대신 자연스럽다. 고사나 전거를 별로 사용하지 않고, 마음에 떠오르는 느낌과 눈앞의 풍경을 진솔하게 노래하고자 하였다. 이 때문에 유금의 시는 화려하거나 번쩍거리지는 않아도 몹시 진실되다.>>
이 부분을 읽을때 심하게 고개 끄덕이며 뭔말인지 알겠더군. 내가 시를 읽는 동안 느꼈지만 어휘력 부족으로 제대로 집어낼 수 없었던 느낌을 쏙 뽑아내 제대로 적어놓은 부분이었다. 보통 옛시들을 읽을때는 여러 고사를 많이 사용해서 밑에 관련 각주가 많이 붙는 시들이 있는데 유금의 시는 그런게 적었다. 생활 속에서 느낀 것들을 담박하고 자연스럽게 풀어놔서 지금의 심성 천박한 내가 읽어도 작가의 말하고자하는 바가 잘 전달됐다.
그리고 시를 현대어로 잘 옮겨낸 박희병 교수님의 공이 크다. 아무리 좋은 시라도 현대어로 제대로 옮겨지지 않았다면 이런 감동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무튼 다시 한번 고전의 힘을. 선조들의 정신과 삶을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