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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에 가면 한반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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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의 기원은 전한 무제 때 흉노와의 관계에 있어서 항상 약자의 입장이었던 한나라가 월지와의 동맹을 통해 흉노를 견제하기 위해 장건(張騫)을 파견한다. 장건은 월지와의 동맹을 이루어 내지는 못했지만, 서역으로의 길을 중국에 알려주게 된다. 후에 이 길을 따라 중국의 비단이 서역을 거쳐 로마에 까지 전해진다. 물론 비단 뿐만 아니라 많은 물품과 종교 등 다양한 교류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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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의 기원은 전한 무제 때 흉노와의 관계에 있어서 항상 약자의 입장이었던 한나라가 월지와의 동맹을 통해 흉노를 견제하기 위해 장건(張騫)을 파견한다. 장건은 월지와의 동맹을 이루어 내지는 못했지만, 서역으로의 길을 중국에 알려주게 된다. 후에 이 길을 따라 중국의 비단이 서역을 거쳐 로마에 까지 전해진다. 물론 비단 뿐만 아니라 많은 물품과 종교 등 다양한 교류가 있었지만, 비단에 중점을 두고 독일의 지리학자인 리히트호펜은 실크로드라고 작명한다. 보통 이 길을 실크로드 오아시스로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실크로드에는 오아시스로가 아닌 다른 길도 있다는 의미이다. 실크로드 초원길이 있는데 이는 남 시베리아의 초원길을 거쳐 로마로 가는 길을 말함이고, 실크로드 해양길도 있다. 이는 뱃길로 로마에 가는 길을 말하는데, 보통 실크로드라고 하면 이중 오아시스로를 말한다.

 

이 책실크로드 문명기행>(한겨레출판.2006)은 저자인 정수일과 한겨레신문사의 기자들이 2006년7월17부터 2006년8월25까지 40일간의 여정으로 인천 공항에서 출발해 북경을 거쳐 시안(西安),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를 통해 터키의 이스탄불까지 한겨레 실크로드 답사단이란 이름으로 실크로드 기행에 나선 그 결과이다. 그들은 왜 실크로드로 긴 여행을 떠났을까 

 

깐수란 이름으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정수일은 문명교류사 연구 분야에 있어서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의 수 많은 관련 저작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으며, 이 책은 그의 주된 연구 결과를 해당 지역을 실제로 찾아가서 확인해보는 과정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정수일의 관심분야는 실크로드와 한반도와의 연관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의 초점도 그에 맞추어져 있다.

 

정수일은 실크로드에 있어 우리의 선조인 혜초, 고선지와 같은 인물과 연계하고 있다. 혜초는 신라의 고승으로왕오천축국전이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행문을 쓴 사람이다. 왕오천축국전 7세기에 중앙 아시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그가 방문한 각 나라들에 관한 정보를 수록한 것으로 그 시대의 역사를 읽어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유물이다. 또 고선지는 멸망한 고구려인의 후손으로 지금의 중국 신장 지역의 당나라 군사 지휘관으로 있으면서 많은 전쟁에서 승리한다. 하지만 그가 패한 전쟁 때문에 그는 인류사에 있어서 커다란 기록을 남긴다. 751년 탈라스에서 이슬람권과의 전쟁은 당나라가 패한다. 이에 당나라 군사들의 많은 수가 포로로 잡히고, 그들 중 제지 기술자에 의해 서역으로 제지 기술이 전파된다. 이것이 유럽의 중세 이후 문명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종이 제조기술이 전해진 이 길은 페이퍼 포드인 것이다. 또 목판과 금속 인쇄술에 있어서 최고의 기술을 가졌던 한반도의 기술이 실크로드를 타고 유럽으로 전해져 쿠텐베르크의 인쇄술로 연결된다는 가설을 내놓는다. 그렇다면 이 길은 인쇄 로드가 되는 것이고 한반도는 유럽의 근대화에 큰 힘을 준 것이리라.

 

이렇게 한반도와 관련한 것들이 서쪽으로만 간 것은 아니다. 실크로드를 통해 한반도로 전래된 것들도 아주 많이 있음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명한 신라의 황금보검이나 유리 그릇 등은 로마나 페르시아로부터 한반도로 전래된 것들이고. 신라 괘릉의 무인석은 아랍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 즉 물품만 전래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까지도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의 교류 부분에 보면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근교에 있는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와 둔황 벽화에 나와 있는 조우관을 쓴 사람은 분명히 한반도에서 간 사신의 모습이다. 신라인인지 아니면 고구려인인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한반도에서 간 사람임은 확실하다.

 

실크로드는 단순히 비단만 전해진 길이 아니라 도자기, 제지술, 인쇄술이 전래된 길이며. 또 종교가 전래되었고, 칭기스칸에게는 전쟁을 위한 길이었으며, 지중해에서 태평양까지 연결된 인류 문명 교류의 큰 길이었다.

 

이렇듯 한반도와 먼 거리에 있는 로마까지 우리의 선조들은 실크로드를 통하여 그들과 교역을 하고 사람이 왕래했음을 알 수 있으며, 실크로드 곳곳에 한반도의 자취가 어려있음에 독자들은 많이 놀랄 것이다. 그곳에 가면 한반도가 보이는 것이다.

 

200여 장에 달하는 실크로드의 멋진 사진이 들어있어 보는 즐거움까지 독자들에게 주는 책이다. 다 읽고는 정수일의 다음 여행은 경주에서 시작하여 북한을 육로로 통과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실제로 실크로드 동단인 경주에서 서단인 이스탄불까지 제대로 된 실크로드 탐방이 될 것이다. 또 이 책이 오아시스로 편이라고 다음에는 초원로와 해양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책들이 기다려지는 것은 나만이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e****n 2007.05.08.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오아시스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의 교류를 추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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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는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이 중국의 비단이 서방으로 수출되는 경로를 일컬어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광활하게 뻗어 있는 유라시아 대륙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대륙이지만, 동서로 길게 뻗어 있기 때문에 동위도 상의 기후대를 따라 오래 전부터 문명 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총, 균, 쇠 참조). 실크로드란 이러한 유라시아 여러 문명의 교류 과정에서 교통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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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크로드는 독일의 지리학자 리히트호펜이 중국의 비단이 서방으로 수출되는 경로를 일컬어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광활하게 뻗어 있는 유라시아 대륙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대륙이지만, 동서로 길게 뻗어 있기 때문에 동위도 상의 기후대를 따라 오래 전부터 문명 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총, 균, 쇠 참조). 실크로드란 이러한 유라시아 여러 문명의 교류 과정에서 교통로를 총칭하는 용어이다. 보통 오아시스 실크로드, 초원 실크로드, 해상 실크로드 등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실크로드에 대한 설명은 교과서에도 등장하고 우리도 익히 알고 있다. 다만 우리와 다른 먼 나라의 얘기인 것만 같고, 실제로 여행하기 힘든 나라도 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3대 실크로드 중 오아시스 실크로드의 경로. 

출처 : http://ko.wikipedia.org/wiki/%EB%B9%84%EB%8B%A8%EA%B8%B8


  이 책은 문명교류사의 대가인 정수일 전 교수가 오아시스 실크로드의 여러 구간을 답사한 것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기는 아니다. 저자가 문명교류사적 관점을 통해 실크로드 구간 내의 여러 답사장소를 바라보며 느낀 답사기행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오아시스 실크로드의 여러 장소를 답사하면서, 독자들에게 실크로드의 지리적 특성을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을 통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실크로드에 대한 오해 몇 가지를 풀 수 있었다. 첫번째로,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 당시 한의 수도였던 시안(장안)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시안은 출발점이 아니라 또다른 결절점으로 볼 수 있었다(p.34). 왜냐하면 시안의 동쪽인 중국 여러 지역에서 상인과 물자가 모여들고 이것이 다시 서쪽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동쪽에 있는 우리나라도 실크로드의 연장선상에 위치하기 때문에, 시안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실크로드를 제한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실크로드 문명교류사의 한켠을 차지했던 한민족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본다. 세계 4대 기행문으로 여겨지고,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쓰여진 왕오천축국전을 저술한 혜초의 발자취는 실크로드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왕오천축국전을 우리말로 번역한 이력에 걸맞게, 저자는 혜초와 관련한 장소, 혜초에 얽힌 이야기를 시안, 둔황석굴, 그리고 페르시아에서도 언급한다. 저자는 '위대한 한국인'인 혜초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무관심하여, 관련 장소에 비석하나 세우지 못하며 왕오천축국전은 프랑스에 뺏긴 채 그대로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 하기도 한다(p.225). 이외에도 원측, 고선지, 한락연 등 우리나라 출신의 인물에 대한 언급도 등장한다. 또한 중앙아시아에서 만난 고려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p.166). 조선족 출신으로 중국에서 생활한 것, 이후 핏줄을 찾아 한반도로 넘어온 뒤 이념 갈등과 관련한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저자의 이력이 문득 떠오른다. 저자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민족 정체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선지 장군과 관련한 유적


  두번째로, 실크로드라는 명칭으로 인해 빚어지는 오해이다. 실크로드란 명칭의 유래는 중국의 비단이 로마로 흘러간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실크로드하면 중국에서 비단을 싣고 서쪽으로 상인이 걸어가는 모습을 연상했었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일부의 사실을 일반화한 것이고, 유럽중심적인 시각이다. 실크로드에서는 '실크'만 교역된 것이 아니며, 중국에서 로마로의 '일방통행'도 아니었다.


  실크로드를 통해서 중국, 인도,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유럽 등 여러 지역의 문화, 사람, 물자가 사방에서 모여들고 만나며 교류한 것으로 보는것이 옳다. 실크로드를 통해서 불교, 이슬람교, 크리스트교, 조로아스터교 등 여러 종교가 사방으로 전파되고, 서로 다른 종교가 접변하고 융합하는 과정이 각 지역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실크로드의 결절점이 되는 시안, 둔황, 카슈가르, 사마르칸트, 부하라, 마슈하드, 시라즈, 다마스커스, 팔미라 등 주요 도시들에서 볼 수 있다. 시안에서는 초기 기독교인 네스토리우스교 및 이슬람교 사원을 볼 수 있었다(p.32). 중앙아시아 여러 도시와 유적지에서는 이슬람교 외에도 불교 및 조로아스터교 경관이 곳곳에 남아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타슈켄트에서는 이슬람교가 전파된 후 융합 과정을 거치면서 서남아시아의 이슬람교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p.163). 시리아 다마스커스에서는 이슬람교와 기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상식'에 벗어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p.305). 고대국가 파르티아는 그리스 문화를 주체적으로 융합하여 헬레니즘의 탄생과 성장을 주도하였다고 보는,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에 대한 편견을 뒤집는 관점도 흥미로웠다(p.210). 그리고 8세기 당과 이슬람 연합의 탈라스 전투 과정에서 중국의 제지 기술이 이슬람 문화권으로 전파되었다는 사실, 우리나라의 선진 인쇄 기술이 실크로드를 거쳐 유럽으로 건너갔을 거라는 설명 등이 관심이 갔다. 페르시아의 장미, 석류 등도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로 전파된 것이었다. 결국 실크로드는 종교로드, 문화로드, 종이로드, 활자로드, 장미로드, 석류로드 등으로도 바꾸어 부를 수 있다. 몇년 전 절찬리에 방영된 다큐 '누들로드' 역시 이러한 관점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페르시아의 석류의 기원지


  우리나라의 도자기나 조형 기법, 복식 등이 몇천 km나 떨어진 서역에서 나타난다는 것, 반대로 몇천 km나 떨어진 지역의 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난다는 점이 신기했다. 현재의 세계체제를 교통 및 통신기술이 극도로 발달하여 인구, 물자, 자본이 국경을 초월하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속도가 조금 느릴 뿐, 몇천년 전부터도 유라시아 대륙은 세계화 시대에 살아오고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 문명은 모두 다른 지역에서 넘어온 것인가? 아니면 특정 지역에서 고유하게 탄생한 문명도 있는가? 문화 해석에서 논란이 되는 것이, 문화가 자생한 것인지 전래된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다. 앞서 말한 인쇄기술의 경우에도, 우리는 한민족이 만든 이후 서쪽으로 전파된 것이라고 보지만 유럽에서는 아직도 독일의 구텐베르그가 독자적으로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시각이 있다고 한다. 채도라는 문명요소의 경우에도, 서구에서는 중국으로 동진했을 것이라는 시각과 중국자생설이 대립된다(p.218). 이외에도 여러 문화에서 누가 '원조'냐를 두고 국가 별로 논쟁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내가 논평할 정도로 학식이 깊진 않지만, 이러한 논쟁의 기저에는 "문명에 우열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있지 않나 싶다. 민족국가 체제에서 자기 민족이 유구한 역사를 가진 것을 널리 떨쳐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문화가 남의 나라에서 넘어왔다고 생각하면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자문화중심주의라는 '안경'을 끼고 남의 문화를 바라보다 보니 불필요한 논쟁이 발생하게 된다. 극단적으로 '반달리즘(문명파괴)'나 역사 조작, 문화유산 약탈도 나타나게 된다. 자생설, 전파설 둘 중에 무엇이 맞는지는 문명요소에 따라, 역사적 흐름과 지리적 위치에 따라 다를지도 모르므로 굳이 일반화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 책을 통한 문명교류사적 관점으로 보면 자생한 문화, 전파한 문화, 그리고 이 과정에서 문화 접변을 통한 융합 및 재창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문명의 우열이라는 전제를 제거하고, 교류를 통한 상생 및 발전에 주목하는 것이 더욱 건설적인 문명 연구가 아닐까 생각된다.


  한편 실크로드를 답사하면서 만날 수 있는 여러 지역의 자연 및 인문적 경관에 주목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오아시스로는 말 그대로 오아시스를 연결한 길이기 때문에, 사막 한가운데 있는 오아시스의 풍경이 곳곳에 나타난다. 사막이라는 단조로운 풍경 내에 스타카토처럼 찍혀 있는 오아시스는, 사막과 오아시스가 함께 있음으로 의외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투루판 분지의 극단적인 기후환경,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관개시설인 카레즈를 통해 포도농사를 하는 모습(p.79)은 흥미로웠다. 키르기스스탄의 고산준령 사이에 위치한 이식쿨 호수는, 고산지대임에도 불구하고 호수 온도가 높아 얼지 않는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거대한 톈샨 산맥, 아라라트 산의 빙하, 카파도키아의 신비로운 모습도 인상깊었다. 여러 사막지역의 소금밭이 과거에 바다였다는 기계적인 설명은 조금 거슬렸지만(대륙내부 건조분지에서는 여러 화학물질이 축적되는 과정에서 소금이 생겨날 수도 있다. 소금이 바다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전공은 아니니 따질 일은 아니다. 


오아시스의 모습


  책을 읽기 전에는 실크로드가 하나의 선으로 이루어져 낙타를 탄 대상 행렬이 일렬로 죽 이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실크로드는 하나의 '선'이라기보다, 유라시아 대륙을 두르는 거대한 문명교류 벨트라는 '면'으로 인지하는 것이 더 현실에 적합한 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크로드라는 본선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도 여러 지선이 존재하고, 시안, 둔황, 카슈가르, 사마르칸트, 부하라, 시라즈, 다마스커스, 이스탄불까지... 수많은 도시들은 서로 지선들로 연결되어 있는 결절점이었다. 그리고 그 결절점을 자세히 살펴보면 유라시아 문명교류사를 읽어낼 수 있다. 그리고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융합을 통한 새로운 창조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도 있었다. 세계화 시대, 다원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생각된다. 저자의 깊은 학식이 책의 곳곳에 묻어나는 좋은 책이었다. 조금 어려운 주제이지만, 저자의 안내를 따라 가다 보니 어느새 책의 말미에 이르렀다. 저자가 오아시스로 외에도 초원 실크로드를 답사한 책도 냈다고 하는데, 시간이 나면 읽어봐야겠다.






YES마니아 : 골드 r*****0 2013.05.05.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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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이스탄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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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문명기행/ 정수일/한겨레출판/2006 실크로드를 따라 우리 나라의 문화 교류 흔적을 찾겠다는 목표로 기획한 여행의 기록입니다. 파란만장한 인생과 이슬람 관련 석학으로 유명한 정수일 교수님이 쓰셨네요. 문체는 깔끔하고 사진은 아름답고 독자는 기분이 좋아지는 책입니다. 사실 고적탐방 여행은 다른 여행에 비해서 힘듭니다. 과거의 영화 위에 바로 세워지는 도시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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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문명기행/ 정수일/한겨레출판/2006

실크로드를 따라 우리 나라의 문화 교류 흔적을 찾겠다는 목표로 기획한 여행의 기록입니다. 파란만장한 인생과 이슬람 관련 석학으로 유명한 정수일 교수님이 쓰셨네요. 문체는 깔끔하고 사진은 아름답고 독자는 기분이 좋아지는 책입니다.

사실 고적탐방 여행은 다른 여행에 비해서 힘듭니다. 과거의 영화 위에 바로 세워지는 도시 보다는 옛 터를 버리고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롭게 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유적지는 지금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고, 또한 과거에는 찬란했으나 지금은 쇠락한 경우도 많아서 교통이 불편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박물관 탐방은 오래 서서 천천히 걸으면서 머리 속에 뭔가를 집어넣으면서 해야 하는 피곤한 여행입니다. 이른바 박물관 쇼크라는 것도 있죠. 너무 오래 서 있다 보니 저혈압으로 쓰러지는 경우가 간혹 있거든요. 더구나 실크로드라니, 염천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타클라마칸 사막도 넘어가야하는, 아직은 치안이 안정적이라 하기 힘든 곳들을 지나야 하는 길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둔황과 쿠처, 우즈벡의 타슈켄트, 부하라, 사마르칸트, 이란의 시라즈와 이스파한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와 팔미라, 터키의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이런 도시들을 생각하면 또 무척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은이가 이 여행을 갈 때만 해도 이렇게 파괴될 지 상상도 못했던 시리아의 알레포, 지금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반민주적 행태로 인해 여행가기도 꺼려지는 터키를 생각하니 이 여행을 함께한 이들이 부럽기도 하고, 언제 다시 갈 수 있게 평화가 오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로서는 신라 시대 중동 지역과의 교역에 관한 이야기와 그에 따라 실크로드는 당연히 경주까지 연장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헬레니즘 문화에 대해 서구 중심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동서양 공동의 산물로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큰 소득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아시스로 편이라고 자그맣게 달려있는 걸 보면 다음에는 또 다른 좋은 기회를 잡아 또 다른 편을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세상은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사람은 쉬이 나이가 들어버리니...

 

 

이달의 사락 r*******n 2017.09.0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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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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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에서 실크로드를 한 두 번 정도 읽었지만 이 책은 이전에 한겨레신문에서 나온 실크로드 기사에 몇 부작 더 해서 나온 책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세계역사 그리고 문화를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이다. 천천히 읽어보니까 곳 곳 마다 사진이 있고 가는 곳 마다 정수일 선생님의 자연스러운 해석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다. 그렇다고 다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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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에서 실크로드를 한 두 번 정도 읽었지만 이 책은 이전에 한겨레신문에서 나온 실크로드 기사에 몇 부작 더 해서 나온 책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세계역사 그리고 문화를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이다. 천천히 읽어보니까 곳 곳 마다 사진이 있고 가는 곳 마다 정수일 선생님의 자연스러운 해석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다. 그렇다고 다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역사가 있는 도시, 문화가 살아남는 국가가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해 시안 란저우 우웨이에서 이스탄불까지 살아있는 전통문화 그리고 각 나라마다 살아있는 문화를 역사과 연결 시켜 설명해주었다. 그중에서 꼭 나도 한 번 구경하고 싶다는 곳은 터키의 데린구유 Derinkuyu(깊은 웅덩이라는 뜻) 지하도시다.
 
"네프세히르에서 29 킬로미터 떨어진 이곳은 해발 1,355미터의 질펀한 고지다. 어린 목동이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입구를 발견한 이 지하도시는 4년 후인 1965년에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높이 150센티미터, 너비 60센티미터가 되나마나한 통로가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뚫려 있다. 몸집이 웬만히 큰 사람은 머리를 숙인 채 모로 걸음을 더듬어야 한다. 엉금엉금 기어야 하는 길목도 수두룩하다. 도시 전체가 미로라서 길 잃기가 일쑤다. 일부는 천연동굴이지만 대부분이 용암을 파서 만든 인공 굴로서 인구 2만을 수용 했다고 한다. 지금껏 지하 8층(55미터) 까지 발견 했으나 17-18층은 족히 되리라는 추정이다. 우리는 4층까지 가까스로 내려갔다. 입구는 우리가 들어간 것 말고도 몇 개 더 있으나 막혀버렸다.
 
층마다 거주공간은 물론, 부엌과 방앗간, 창고가 따로 마련돼 있으며, 몇 공세는 회랑과 학교, 교회당과 수도관이 달린 세례 장소, 포도주저장고 같은 부대시설 흔적도 보인다. 깊이가 70-85미터에 달하는 수직통풍구가 52개나 있는데, 환기뿐 아니라 내부의 온도를 조절하는 구실도 한다."
 
세계 역사 그리고 문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너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한문 그리고 어려운 단어들이 너무나 많아서 난 이 책을 힘들게 읽었다. 시간 날 때마다 읽어야겠다.
o****t 2007.10.1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가슴 설레이는 말,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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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에 ‘소년중앙’이라든지 국민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아동월간지들이 몇 종 있었다. 주로 만화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제법 ‘교양’기사들도 실려있었는데, 실크로드나 그 주변에서 발견되는 유적들, 신비한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꽤 있었다. 이방인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땅에 발길을 들이는 모험가들의 이야기이며, 진귀한 유물들 이야기들, 그리고 누란의 미녀 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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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에 소년중앙이라든지 국민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아동월간지들이 몇 종 있었다. 주로 만화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제법 교양기사들도 실려있었는데, 실크로드나 그 주변에서 발견되는 유적들, 신비한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꽤 있었다. 이방인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땅에 발길을 들이는 모험가들의 이야기이며, 진귀한 유물들 이야기들, 그리고 누란의 미녀 미이라, 신비로이 이동한다는 호수이야기 등등그렇게 실크로드에 관한 이야기는 처음에는 그렇게 다가왔었다. 그후 중고등, 대학교 생활도 하고 직장인 생활도 하고 다양한 책들도 읽게 되면서 더 깊은 지식도 쌓이게 되면서 그런 단편적인 이야기들에 살이 붙게 되었지만, 여전히 실크로드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쉽게 다가갈만한 주제는 아니었다.

 

몇 년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서역미술전시회를 연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서역의 유물들이 다량 보관되어있다는 사실은 굉장한 흥분을 일으켰는데, 실크로드의 중앙아시아의 한 지역이던 투르판 일대에서 일본인 약탈자인 오오타니가 약탈했던 다량의 유물들의 일부가 일제시대에 총독부 박물관에 다량 기증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던 것이다. 바람직한 모양새는 아니지만, 과거에 비단길을 통해 전래되던 문화적 영향을 바로 지근거리에서 확인할 수가 있었던 셈이다.

 

실크로드나 서역이란 단어는 과거 우리 민족이 영향을 받았던 이래로, 우리 문화의 원류를 찾게 만드는 자극제로 작용하는 듯 싶다. 이 책 실크로드 문명기행도 한겨레신문사의 주관으로 진행된 실크로드 답사단의 답사결과물이다. 그 결과들이 신문에 연재되었고 이슬람문화사의 전문가인 정수일 선생의 저술로 단행본으로 나왔다.

 

서울에서부터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거치고 중동을 지나서 터어키까지 이어진 이 답사에서, 실크로드를 따라서 과거 우리 역사에 미친 문명교류의 흔적을 찾고자 했으며, 고선지나 혜초 등의 우리 조상들의 자취를 찾아보고자 한 노력이 돋보이는 답사가 아니었는지 싶다.

 

당연히, 그 결과물인 이 책 또한 그런 많은 노력들이 정성스레 담겼으며, 각 답사지에서의 역사적인 배경 및 문화에 대한 설명들을 정수일 교수가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비전문가들에 의해 쓰여지는 역사나 문화에 대한 답사기행문들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개인적인 감상으로 흐르기 쉬우나, 본 저서는 그렇지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무미건조한 것도 아니었다. 각 역사유적지에서의 감상이나 주민들과의 만남에서는 절제된 감상을 피력하기도 하니까.

 

올 칼라판에 참고 사진도 많이 실려있는 훌륭한 책이다.

실크로드와 그 문명사에 대해서 개략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면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다.
YES마니아 : 골드 c******0 2007.07.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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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문명기행 실크로드 문명기행 : 오아시스로 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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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본 TV 프로그램 때문인지 실크로드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그 까닭에 박재동 선생님의 "실크로드 스케치여행"을 읽은 후, 잊지 못해 "실크로드 문명기행"을 찾아 읽게 되었다.  처음 페이지를 넘길 때는 최근에 읽은 머리아픈 책들 때문에 이 책에도 큰 기대는 없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책이 끈적끈적하게 휘감겨 들어왔다.   나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무식하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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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본 TV 프로그램 때문인지 실크로드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그 까닭에 박재동 선생님의 "실크로드 스케치여행"을 읽은 후, 잊지 못해 "실크로드 문명기행"을 찾아 읽게 되었다.  처음 페이지를 넘길 때는 최근에 읽은 머리아픈 책들 때문에 이 책에도 큰 기대는 없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책이 끈적끈적하게 휘감겨 들어왔다.

 

나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무식하고, 이 책의 내용은 책의 부피에 비해 무척 방대하다.  그런 만큼 읽는데도 오래걸리고 힘들게 마련인데도 의외로 쉽게 읽혔다.  물론 모르는 단어와 낯선 세계를 새로 접하는 일이라 읽는데는 오래걸리기는 했다. 

한정된 지면이라 알고 싶은 모든 내용이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사진과 적절한 글은 내 호기힘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연구하는 학자가 쓴 책이 이렇게 반가울 줄은 몰랐다.  쓰는데는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었을까 싶다.   한번 읽어서 다 알수 없는 내용이기에 한번 더 읽어야 겠지만, 두고두고 생각할수록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저자의 이름을 검색해 장바구니를 채우게 되는 일은 어쩔수 없는 일인 듯 싶다.  볼수록 책 표지도 마음에 든다.

k******m 2007.05.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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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뻗은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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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절은 없다. 서양의 문화가 찬란하던 그 시절 동양 역시 독창적인 문화를 발전시켰다. 어느 한 쪽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순 없겠지만, 둘 사이에 단절을 말하기엔 역사가 지닌 보편성이 적지 않다. 거리상으로는 꽤나 많이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유물이 출토될 때마다 인간은 자신의 위대함을 주장하는 근거로서 이를 활용하려 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자신이 형성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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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절은 없다. 서양의 문화가 찬란하던 그 시절 동양 역시 독창적인 문화를 발전시켰다. 어느 한 쪽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순 없겠지만, 둘 사이에 단절을 말하기엔 역사가 지닌 보편성이 적지 않다. 거리상으로는 꽤나 많이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유물이 출토될 때마다 인간은 자신의 위대함을 주장하는 근거로서 이를 활용하려 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자신이 형성되기 위해 필요했던 수많은 문화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경향이 짙다.

실크로드는 과거 동양과 서양을 이어주는 공간이었다. 오늘날과 같이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은 그 시절, 평탄치도 않은 길을 기약 없이 걷기만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말을 안 해도 뻔하다. 하지만 그렇게 행해진 교류의 성과가 얼마나 컸는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운다. 이 책은 과거 어느 한 시점에 사용되다 멈추어버린 실크로드의 부활을 꿈꾸기 위한 기록이 아니다. 인간이 사는 곳이면 어느 곳이나 특유의 문화가 발달하는데, 저자의 실크로드 기행은 이들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으레 실크로드를 떠올릴 때면 중국과 서양의 교류가 생각이 난다. 광활한 중국 안에 실크로드의 대부분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 길을 통해 서쪽으로 향했던 우리의 선조들이 있었음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왕오천축국전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승려 혜초, 당나라의 장군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고구려인의 피를 간직하고 있었던 고선지 장군 등. 그들의 활동 무대 역시 실크로드였단 사실은 왜 이리도 새롭게 느껴지는 건지 모르겠다.

격세지감이라 해야 될까? 생명체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을 것만 같은 뻘건 사막 한 가운데 뚫린 길이 과거 교류를 위해 인류가 걸었던 길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방문하는 곳곳마다 문화라 불릴만한 것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것은 오늘날의 어떠한 이데올로기로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었다. 자연의 노함에 의해 그리고 인류의 어리석음에 의해 파괴된 유적, 유물들을 접할 때마다 이 곳에서도 찬란한 문명이 있었겠구나 생각해 본다. 특히 서양 제국주의 세력에 의해 무식하다 싶은 방법으로 훼손된 문화재를 보고 있자니 현재의 국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이 이런 것인가 싶어 기분이 씁쓸했다.

서쪽으로 걸으면 걸을수록 동양 특유의 불교와 유교적 색채는 이슬람교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어느 선에서 특정 문화권이 끝나고 다른 문화권이 출발한다는 식의 가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실크로드 각지의 문명은 혼합 양상을 지니고 있었다. 어느 하나에 획일화되지 않은 사고, 서로 다른 것을 모아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를 완성한 사람들. 그들이 지닌 다채로움이야 말로 발전의 원동력일 듯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크로드를 이야기할 때 그 시작을 중국 시안이라 말한다. 남과 북으로 나뉜 우리의 현실로 인해 이번 기행 역시 온전히 우리나라 전역을 누비는 것으로부터 출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실크로드를 통한 교류가 시안에서 멎은 게 아니라 꾸준히 동진해 한반도에까지 달했노라고 말한다.

저자가 따라 걸은 길은 실크로드의 일부일 뿐이며, 실크로드는 그 역사적 중요성에 비해 현대인들에게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지 못한 게 사실이다. 세상 그 어느 곳보다도 인류의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품고 있는 이 땅에 대한 관심은 곧 우리 자신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달의 사락 q*****2 2007.03.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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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이어지고 문명은 교류한다- <실크로드 문명기행- 오아시스로 편(정수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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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통해 한민족의 아픔의 역사를 본다  정수일 선생은 일제 강점기 연변에서 태어났다. 그의 선대는 일제의 박해를 피해 유랑의 길을 떠났다. 선생은 그런 유랑민의 아들로 태어나서 이민족의 신분으로 중국 북경대학에 입학하여 동방학부를 졸업한다. 이후 중국의 국비유학생으로 이집트 카이로 대학에서 유학하고 중국 외교부 및 모로코 주재 대사관 등 소위 중국 외교부 엘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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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통해 한민족의 아픔의 역사를 본다



 
정수일 선생은 일제 강점기 연변에서 태어났다. 그의 선대는 일제의 박해를 피해 유랑의 길을 떠났다. 선생은 그런 유랑민의 아들로 태어나서 이민족의 신분으로 중국 북경대학에 입학하여 동방학부를 졸업한다. 이후 중국의 국비유학생으로 이집트 카이로 대학에서 유학하고 중국 외교부 및 모로코 주재 대사관 등 소위 중국 외교부 엘리트 공무원의 길을 걷는다. 그러나 나이 서른에 정수일 선생은 불현듯 탄탄한 출세 가도의 길을 포기하고 북한으로의 귀국을 선택한다. 그리하여 평양에서 15년을 교수로 지내고, 이후 튀지니,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지의 대학에서 10여 년을 지내며 이슬람 문명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이력을 쌓는다. 이렇게 교육자와 학자로서 살던 선생의 인생은 1984년에 다시 한 번 전환을 겪게 되는데, 북한을 떠나 ‘무하마드 깐수’라는 아랍계 외국인의 신분으로 남한에 입국한 것이다. 그는 남한에서도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최초로 ‘문명교류학’ 강좌를 개설하고, 고대 한반도와 이슬람 지역의 문명교류에 대해 많은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학문활동을 펼친다. 그러던 그가 1996년 북한의 위장간첩이었다는 발표와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전격 체포되고 사형을 구형받는다. 하지만 실제로 간첩으로서의 활동은 별반 없었고 대부분 학자로서의 활동이었다는 점 등이 참작되어 그는 15년형으로 감형되었고, 실제로는 5년간 복역한 뒤 2000년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다.



여기까지가 정수일 선생의 이른바 ‘객관적’ 삶의 이력이다. 이런 ‘객관적’ 이력만을 보더라도 우리는 그가 영화 같은 삶을 살았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고향을 잃은 유랑민의 아들로 태어나서 중국 엘리트 공무원의 길을 걷다가, 선대의 고향인 북한으로 귀향하고, 다시 아랍을 거쳐 분단된 또 다른 조국인 남한으로의 입국, 그 후 ‘문명교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개척하지만, 갑자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 뒤 사형을 선고받기까지 그의 삶은 어찌 보면 영화 이상의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소설가의 말처럼 정수일 선생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 즉 한민족에게 투영된 아픔의 역사인 것이다.



 



실크로드처럼 이어진 학문에 대한 열정과 민족애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정수일 선생은 감옥에서도 학문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그는 5년간의 수형생활에서 무려 원고지 2만 5000천매에 달하는 학문적 연구물을 생산해 출감 후 《이븐바투타여행기》(역주서), 《고대문명교류사》, 《실크로드학》 등 역저들을 차례차례 내놓는다. “하려는 일에 날짜가 부족하다(惟日不足也)”는 그의 옥중 고백처럼 선생은 너무 오래 앉아 글을 써 엉덩이가 짓뭉개질 정도였으니 이것이 학문에 대한 열정이 아니었으면 무엇이었을까. 실제로 이 책 《실크로드 문명기행》도 이러한 열정이 이어진 답사기로 볼 수 있다. (그는 2001년에 《실크로드학》이라는 저서를 출간한 바 있는데, 당시는 형 집행정지의 몸이어서 실크로드의 현장 답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정수일 선생은 이러한 성과가 단지 학문에 대한 열정만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거기에는 다름 아닌 우리 겨레의 대외교류사를 조명함으로써 한민족의 세계사적 위상을 밝히고자 하는 뜻이 있었다. 우리 민족은 흔히 회자되는 것처럼 ‘조용한 아침의 나라, 은둔자의 나라’ 가 아니라 실크로드를 넘나들고 세계 문명과 교류하던 당당한 국가였다는 것, 즉 ‘세계 속에서 한민족사의 복원’ 이 그의 학문적 화두인 것이다. 이러한 화두는 이 책 《실크로드 문명기행》 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는데, 저자는 단순히 실크로드를 따라 고대문명 교류의 유산을 훑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간다. 잠시 책의 한 구절을 옮겨보자.



 



“우리는 왜 열사 속을 누비며 험로를 택했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이 길의 참뜻을 터득하기 위해서였다. (중략) 이 길 위에서 ‘세계 속의 한국’ 이라는 우리의 위상을 확인하려 했고, 동서 간에 오간 숱한 문물의 교류 흔적을 더듬으려 했으며, 인류가 창출한 위대한 문명들의 슬기를 체험하려 했다. 이것이야말로 이 길이 간직한 참뜻이라고 믿었기에, 열사나 고산준령도 마다하지 않고, 오아시스 문명의 향훈에 흠뻑 젖어 쉼 없이 걷고 또 걸었다. (본문 13쪽)”



 



신라 고승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역주해 펴내기도 한 저자는 둔황 막고굴에서 혜초의 입적지와 관련된 단서를 발견하고 감격에 젖는다. 또한 고선지가 이슬람 대군과 맞섰던 그 유명한 탈라스 전쟁터에서 고구려인의 기상을 만방에 떨친 장군의 위훈을 제대로 기리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에 가슴이 조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이란의 아르메니아 박물관에서는 고려시대의 금속활자술이 실크로드를 거쳐 서방으로 전해졌을 개연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금속활자 인쇄기를 발견하고 흥분한다. 실크로드에서 우리 민족의 발자취를 확인하려는 저자의 이런 열정은 답사 내내 이어지는데, 그는 답사의 종착지인 터키의 토프카프 궁전박물관에서 우리의 청화백자와 너무나도 유사한 출처 미상의 도자기를 발견하고 전율에 젖는다. 저자는 이렇게 실크로드 곳곳에서 선현의 자취를 확인하고 실크로드가 중국에서 끝나지 않고 한반도까지 이어져 있었으며 우리 한민족은 그 길을 통해서 세계와 교류했다는 자신의 학설을 다시 한 번 설파한다.



 



문명은 충돌하지 않고, 교류하는 것




정수일 선생은 문명교류학을 통해 과거에 묻혀버린 한민족의 위상을 되살리고 싶다는 민족애의 발로 외에도 새로운 대안을 창출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즉 대립과 충돌로 점철되었던 20세기가 지나면서 인류사회는 미증유의 세계대전과 냉전 등으로 기존의 방식에 회의를 품고 새로운 해법을 추구하고 있는데 바로 문명교류학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선생의 주장을 좀 더 풀어보면 인류역사는 인간사회가 제기하는 갖은 문제에 대한 해결을 모색하고 실천해가는 과정이며, 여기에서 여러 학설과 주장이 도출되지만 결국은 문명의 교류만이 인류의 공생공영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문명의 교류와 상호 이해가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문명대안론’이다. 그러므로 그에게 문명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교류하고 섞이는 것이며 그 과정을 통해서 상호 간에 이해를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혹자가 주장하는 ‘문명충돌론’은 이른바 소수 집단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고안된 헤게모니 충돌론과 같은 것으로 결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설명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이론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선생의 주장이 이상론에 가깝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수긍하게 되니, 사실 작금의 기독교와 이슬람의 문명 충돌은 실제로는 소수 정치인들의 ‘정치적 헤게모니의 충돌’이 아니던가? 게다가 그의 말처럼 ‘문명충돌론’은 현상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우리에게 필요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선생의 주장에 또다시 동의할 수밖에 없으니 학자로서의 소임은 ‘시대의 소명’에 부응하고 그것에 학문적 지향점을 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책 《실크로드 문명기행》에서 저자가 그러한 시대의 책무에 부응하고자 하는 바람과 한민족에 대한 애정을 함께 추구하려 했던 노정(路程)을 확인할 수 있다.



 



염치없는 독자의 욕심




정수일 선생은 이 책의 머리말에서 실크로드 3대 간선의 다른 두 길인 초원로와 해로에 대한 문명기행도 계속해서 밝혀보고 싶다는 소망을 적고 있다(그래서 책에 ‘오아시스로 편’ 이라는 작은 부제를 붙인 것이다). 이런 그의 학문에 대한 열정이 선생의 건강―그는 이미 고희를 지난 나이다―을 해치지 않을까 염려된다. 하지만 내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러한 열정의 과실을 하루 빨리 맛보고 싶다는 독자로서 욕심도 슬그머니 고개를 드니, 이 염치없는 독자는 다만 선생의 무병장수와 학문적 성취를 바랄 뿐이다.

f********g 2008.08.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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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문명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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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잊혀져가는 문명의 길을 찾아 그 시원과 흐름을 쫓아가고 또 발견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일은 문화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떠나는 여행의 긴장감이 자신을 성숙시킬수있었다면 이책은 실크로드문명과 더불어 한국사적 의미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책이라 할수있다.
"실크로드 문명기행" 내용보기

길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잊혀져가는 문명의 길을 찾아 그 시원과 흐름을 쫓아가고 또 발견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일은 문화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떠나는 여행의 긴장감이 자신을 성숙시킬수있었다면

이책은 실크로드문명과 더불어 한국사적 의미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책이라 할수있다.

 

  

  

e*****2 2007.08.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실크로드 서적의 완결편이라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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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일 교수님이 출간하신 책중에서는 "이슬람문명"을 읽은적이 있습니다. 다소 어렵지만 이슬람 문명에 대하여 학구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실크로드의 이동경로를 통한 역사적인 감각으로만 접근한 것이 아니고 지금도 사람이 살아있고 살아왔던 사람의 역사를 담아낸 저자의 감성이 느껴집니다. 책이 다소 두껍고 글자체가 작아서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을수도 있겠
"실크로드 서적의 완결편이라는 느낌이..." 내용보기

정수일 교수님이 출간하신 책중에서는 "이슬람문명"을 읽은적이 있습니다.

다소 어렵지만 이슬람 문명에 대하여 학구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실크로드의 이동경로를 통한 역사적인 감각으로만 접근한 것이 아니고 지금도

사람이 살아있고 살아왔던 사람의 역사를 담아낸 저자의 감성이 느껴집니다.

책이 다소 두껍고 글자체가 작아서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을수도 있겠지만

책 전체에 글 사이사이에 들어가 있는 현재의 실크로드 문명사를 주도했던

지역과 사람들의 사진들이 지루함 보다는 흘러간 세월의 고즈넉함을 느끼게

해주는 거 같다.

그리고 여느 책과는 다르게 실크로드와 관련된 여행지를 거치면서 그 지역에 대한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까지 담아내고 써내려가서 한눈에 역사공부까지 하는

덤을 얻을 수 있었다.

정수일 교수님이 어느덧 70을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슬람 문명과 관련된 책을 출간할지는 모르지만,이제부터 나오는 책들은

인생의 경험과 연륜이 어루어진 역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게된다.

YES마니아 : 로얄 y*****8 2007.03.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