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시리즈의 아야쓰지 유키토 원작이므로 당연히 본격추리물이다. 밀실에 철도시간표 등등 아야쓰지 유키토의 작품들은 현실적인 설정에서 벗어난 극단적 제한환경 속에서의 안락의자 탐정의 추리가 돋보이는 트레이드 마크을 보이는데, 이 작품의 살인사건 역시 눈내리는 기차의 안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상권과 하권으로 나뉜 것은, 이야기가 길어서거나 사건전과 사건발생후 추리과정으로 분리하기엔 극단적인 설정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여하간, 기차가 s자로 구불어지는 어느 언덕위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던 아버지는 기차 사진을 찍기위한 철도사진광들에게 밀쳐지고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된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지...여고3년생 소라미는 일찌기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느닷없이 부자가 틀림없을 외할아버지의 변호사가 나타난다. 그녀에게 유산을 물려줄 예정인데, 일단 외할아버지의 저택에 가자고... 기차를 유난히도 싫어했던 어머니 때문에 처음으로 기차를 타게 된 소라미는, 변호사의 눈길운전 사고에 우연히 차를 얻어타곤 침대칸과 바 등이 달린 고급기차칸에 탑승한다. 몇명의 스태프를 빼놓고 소라미까지 7명만의 승객이 있을 뿐이다. 맨처음 그녀를 태워준 히오키 겐타로(26세의 탐정사무소 근무), 이마후쿠 겐지 (35세의 수의사), 나카노코 기요시 (40세의 엔지니어), 스이즈 하루이코 (30세의 프리터), 누마지리 코이치 (24세의 공무원), 류카 모리슈 (20대 초반의 백수). 모두들 철도광들, 잠을 못이루며 꿈을 꾸던 소라미는 새벽에 비명소리에 일어나고 오리엔트 특급살인사건을 연상시키는 밀실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여기까지. 나머지는 읽는 분들의 재미를 위해 생략한다. 작화를 맡은 사사키 노리코의 유머가 중간 중간 끼어들고, 잔인한 사건들은 갑작스럽게 종결된다. 하지만, 상권을 잘 읽으신 분은, 뭔가 눈치채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다. 요즘 흔치않는, 두꺼운 본격추리물을 손에 잡았을때의 그 뿌듯함과 기대감을 100%는 아니더라도 충족시켜주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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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아야츠지 유키토 원작, 사사키 노리코 작화의 만화 <월관의 살인>은 제목만 보면 원작자의 대표작인 '관' 시리즈의 작품인 것 같지만 이 작품은 엄밀히 말해 별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등장하는 저택이 특이하긴 하지만 비밀 장치는 없고 무엇보다 시리즈의 탐정인 시마다 기요시 - 혹은 시시야 가도미 - 는 그림자조차 비추지 않는다. 그렇다곤 하지만, 이 작품은 짙은 블랙 유머가 녹아든 이색적인 추리 만화로써 제법 쏠쏠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추리 만화라... 사실 이 표현에 의아를 표할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용의자를 좁혀가는 과정이 그렇게 논리적이진 않고 오히려 우스꽝스러우며 나중에 밝혀지는 진상은 논리적이지만 복선이 그렇게 치밀하진 않아서 놀랍지만서도 급한 감이 있었다. 이 작품의 정체성을 굳이 정의 내리자면 안티 추리/미스터리가 아닐까 싶다. 뭐, '굳이'라고 강조한 이유는 장르 구분 없이 그냥 보고 즐기기만 하면 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영문은 알 수 없지만 엄마의 반대로 인해 태어나서 줄곧 기차를 타본 적이 없는 주인공은 그 엄마마저 죽자 고아가 된다. 그때 유일한 혈육이라는 외할아버지에게서 재산 상속과 관련해 초대를 받는다. 오키나와에서 외할어버지의 저택이 있다는 홋카이도로 간 주인공은 생전 처음으로 기차를, 그것도 초호화 열차 탑승이 기다리고 있다. 기차를 타자 하나같이 신기한 것들 투성이인데 그중 탑승객들이 가장 가관이다. 저마다 종류는 다르지만 승객들은 모두 '철광'인데 이들 사이에서 수수께끼의 살인사건이 발생해 외할어버지의 저택 '월관'으로 가는 기차의 여정에 큰 장애가 생긴다. '철광'은 기차를 광적으로 사랑하는 기차 덕후를 가리키는 이 작품만의 용어다. 약간 옛스럽지만 은근히 잘 지은 용어인데... 아무튼 실제로 일본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철광들이 많다. 국토가 길쭉하니 기차가 이동 수단으로써 꽤나 존재감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팬도 많은데 가끔 도가 지나친 사람도 있다. 기차가 출발하는 사진을 찍으려고 일반 탑승객들을 마구 밀치는 사진 철광이나 차내 물품을 멋대로 가져가는 철광도 있는 등 주변 사람들 피해를 생각 않는 몰상식한 철광 등 말이다.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이런 사람들 때문에 괜히 충실한 취미 생활을 할 뿐인 모든 철광, 나아가 덕후들이 싸잡아 욕을 먹는 것이리라. 기차라는 테마에 집중하긴 했지만 광적인 취미가 망쳐버린 한 사람의 비극을 살펴보는 취지에서 꽤나 괜찮은 작품이었다. 민폐 끼치는 취미 생활이 어떤 것인지 그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란 점에서도 훌륭하긴 마찬가지였다. 그걸 무척이나 코믹하게 묘사한 것도 압권이었고. 덕분에 막판에 밝혀진 진상의 오싹함이 더욱 배가됐는지 모르겠다. 일본을 여행갈 때마다 일본인들의 기차 사랑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실감한다. 에키벤 등 그들의 일상 속에 자리잡은 여러 기차 문화를 보면 신기하면서도 부럽다. 그래서 일본을 여행하는 중에 그 문화를 기회가 될 때마다 접해보려고 노력하는데 그렇다 보니 철광이 되는 사람의 심리가 뭔지 알 것 - 탑승 철광은 제외. 장기간 기차를 타는 건 힘들다. - 같다. 이런 일본인들의 독특한 문화를 알자는 취지에 있어서도 참 재밌는 작품이었는데 로망과 디테일이 똘똘 뭉친 굉장히 이색적인 추리 만화니 관심이 있으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
| 추리작가 유키토 아야츠지와 만화가 사사키 노리코가 만났다. 그리고 함께 작품을 탄생시켰다. 바로 이 작품이다. 얼마나 출판되기를 기다렸던 작품이던가... 유키토 아야츠지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관 시리즈 같은 작품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단지 나카지마 세이지의 건축물이 아니라는 점과 탐정 시마다 키요시가 등장하지 않고 또 관 시리즈의 패턴에 따르지 않는다는 몇 가지 점들이 눈에 띄지만 그것을 빼면 월관이라고도 하지만 철도관이라고도 불리는 역시 기묘한 저택이 등장하고 그 철도관을 찾는 철도광들이 등장을 한다. 그리고 발생하는 밀실 살인 사건과 범인 찾기는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점을 느끼게 해준다. 이번 탐정은 그 월관의 주인이자 대단한 철도광인 외할아버지의 유일한 상속녀인 손녀가 우연히 맞게 된다. 김전일도 아닌데 조용히 “알 것 같아요.”라고 하다니. 소극적으로 보이면서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하고 다 한다. 김전일의 반대적 캐릭터지만 보면서 김전일이 잠깐 생각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이렇게 사람을 나눌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건널목 이쪽에 선 사람과 반대편에 선 사람으로. 상권에서 하권은 마치 그런 건널목을 건너듯이 철도 안 열차의 세계에서 철도 밖 월관의 세계로 넘어간다. 또 어느 한 가지에 몰입하는 사람과 그 몰입한 사람에 의해 어이없는 아버지의 사고사를 목격한 아들의 눈은 또 다른 건널목을 건넌 눈빛이었다. 결코 건너게 해서는 안 되는. 하지만 그것을 누가 알겠는가. 하도 평이 왔다 갔다 해서 어느 정도인가 했는데 뭐, 그럭저럭 볼만은 하다. 철도광들의 장광설이 조금 불필요한 수다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웃음도 자아내고 괜찮았다. 범인이 너무 뻔했다는 건 하권에서 알게 되었지만 사실 상권에서도 눈치 챌 수 있다. 거기에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노골적으로 패러디하다니... 기차도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연상시키고, 다른 작품은 스포일러가 되니 말하지 않겠지만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읽어본 사람은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도 설정이 조금만 달랐더라도 더 괜찮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 시리즈의 일관성을 담아 월관이 나카지마 세이지의 건축물이었다면, 탐정 시마다 키요시가 등장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쉽고 2권으로는 모두 담아내기에 스토리가 약했다. 나름 괜찮지만 기대보다는 좀 서운한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