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리본의 무사 3권입니다. 차례차례 강호들을 격파해가며 강습전차전 무대에서 자신들의 이름값을 점차 드높여가던 타테나시 고교 지네팀. 이제껏 전차도 전통이 없던 약소 고교의 전차도 클럽치고는 꽤나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모든 것이 다 허용되는 이 정글 안에서 언제나 최고가 되는 것만을 꿈꾸던 시즈카에게 있어 지금의 성과는 아직 배고프고 조급한 샴페인 터트리기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전장에서 자비없이 적들을 베어넘기는 뛰어난 무사라 할지라도 매번 칼만 휘두르다보면 언젠가 지쳐 쓰러지기 마련. 그렇기에 지네팀은 그간 끝없이 이어지던 피튀기는 전장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동경하던 그때그 전차도의 스타들이 기다리는 바로 그곳으로 향할 어느 티켓을 붙잡게 되죠. 그것은 바로 오아라이의 신사에서 열리는 봉납 행사. 그곳의 신사에서 개최하는 이벤트전의 상대역으로서 영광스럽게도 신인이나 다름없는 지네팀이 초청된 겁니다. 정식 전차도 무대의 대스타이자 자신들에게 전차도의 꿈을 키워준 바로 그 오아라이에 간다는 것도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은데 다름아닌 바로 그 역전의 용사들과 서로 포탄을 주고받을수 있다니! 비록 식전행사의 성격이 강한 이벤트전일 뿐이고 그 오아라이의 대장인 니시즈미 미호와 마주하는 것은 아니라할지라도 언제나 최선을 다해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바로 시즈카의 원칙이자 신념. 그렇기에 다소 늘어질수있는 이 축제의 한가운데에서도 전장의 긴장감을 잊지않는 적당한 스릴과 쾌감을 마음껏 즐길수있으리라 확신한 지네팀 일동이지만 점점 경기가 진행될수록 그들의 마음속에서 커져간 감정은 무사에게는 전혀 어울리지않는 당혹스러움과 공포뿐이었죠. 그들이 표적을 찾느라 우왕좌왕하면 어김없이 정확히 날라오는 집오리팀의 포탄. 당황한 시즈카는 마을의 저택을 뚫고 지나가는 것을 감수하며 어떻게든 저 무자비하게 날아오는 포탄들을 피해보려 노력해봤지만 이미 그런 지네팀의 발악은 모두 집오리팀의 손바닥 안에 있어 아무리 피하고 또 피하더라도 무섭도록 따라붙는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되었습니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그제서야 지네팀은 자신이 상대하고 있는 집오리팀의 면모에 다시한번 전율하고 말죠. 비록 오아라이에 쏟아지는 대부분의 스포트라이트는 미호의 아귀팀에 쏠릴지라도 그간 지표로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준 팀은 다름아닌 집오리팀. 게다가 이곳 오아라이의 골목 하나하나는 그들이 태어나고 자라난 바로 그 무대인데 그곳에서 이리저리 벗어나려 발악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애초부터 이 이벤트전은 시즈카의 지략만으로 도저히 뒤집을수없는 압도적으로 불리한 싸움이었던 겁니다. 이대로라면 성난 오리의 사냥에 무기력하게 잡아먹히는 지네의 구도가 완성될 판이었지만 이 냉혹한 먹이사슬에서 벗어날 실마리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쫓기고 쫓기다 마침내 도착한 어느 강가. 그곳에 세워진 어느 군함에대한 추모비를 말없이 살펴보던 시즈카는 문득 자신이 어디에 서있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그 근원적인 물음에 분명히 답해야한다는 강렬한 이끌림을 느끼게 되죠. 이 무대는 이벤트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적당히 봐주는것 없이 진지한 전차전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엄연히 이 이벤트전은 신사의 봉납 행사라는 거대한 축제의 한 부분일뿐.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약육강식의 전차전을 벌이는 것이 축제를 즐기기위해 모인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이벤트전의 성격에 부합하는 것일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시즈카는 즉각 자신의 전차를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는 어느 작은 섬으로 내달리게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죠. 우리를 쏘고 싶으면 여기 있으니 얼마든지 쏴바라! 어찌보면 쫓기고 쫓기다 자포자기한 객기가 아닐까 싶지만 이 광경을 바라보는 그 누구도 이런 지네팀을 비웃는 이들은 없었죠. 그 옛날 자신을 조롱하는 배위의 부채를 정확히 쏘아 맞췄다는 신궁 나스노 요이치의 일화를 정확히 재현한 구도였거든요. 난데없이 유서깊은 도발을 목도하게된 집오리팀이지만 오직 승리만을 추구했다면 이런 도발따위 그저 무시하면 그만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시즈카의 이런 격식있는 도발에 어찌 응하지않을수 있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마침내 해변가에 모습을 드러낸 집오리팀의 전차. 그리고 서로가 한눈에 보이는 그 정직한 개활지에서 피하는 것없이 서로의 포탄을 주고받는 격렬한 포격전이 전개되기 시작하죠. 그 용서없는 치열한 포격전의 연기가 걷히고 마침내 내려진 판정은 무승부. 비록 막판에는 엄밀한 의미에의 전차전에서 이탈하게된 셈이지만 이것이야말로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의미에 제대로 부합하는 정말 완벽한 이벤트전이라고 할수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매섭게 몰아치던 집오리팀 역시 시즈카의 의도를 깨닫고 망설임없이 자신들의 모습을 무방비하게 드러낸 것일테지만 이런 지네팀의 극적인 화제전환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전하던 다른 강호 전차도 고교의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충분했죠. 지금까지 정식 전차도 경기에만 나섰던 그 유명한 스타 고교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무대는 바로 시즈카가 기다리고있는 야생의 강습전차전. 그리고 이 대기업들의 새로운 시장에의 진출을 정면으로 직면한 불운한 이들은 지금껏 강습전차전에서의 강호로 군림해오던 폴란드의 본플 고교였습니다. 물량으로 찍어누르는 프라우다의 대규모 공세를 매복과 기습이라는 세련된 기술로 어떻게든 꺾어보려했던 본플 고교. 결국에는 대장 야이카가 자신이 노출되는 피해를 감수해가며 적의 대장을 기적적으로 잡아내는 승리를 쟁취하게 되지만 무리수를 둔 전략인만큼 자신들의 피해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수밖에 없었고 결정적으로 지금 새로 모습을 드러내는 강호들은 이전에 마주했던 상대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상대라는 것을 다시한번 절감할수밖에 없었죠. 그럼에도 그 모든 열세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강습전차전 최강자의 지위를 지켜냈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끼던 야이카지만 그 가슴 속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치켜 드는 원망과 분노의 감정은 단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연극을 했기에 이런 대단한 학교들이 이렇게 너도 나도 번호표를 뽑고서 이 야생의 무대에 달려드는 것일까. 설령 그 어떤 강호가 몰려온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물러설 일은 없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이 신성한 강습전차전의 질서를 제멋대로 뒤흔드는 건방진 신입의 존재. 과연 시즈카는 새로 도전장을 내미는 강호들과 자신을 표적으로 삼은 기존의 강호 사이에서 자신만의 올곧은 무사도를 흔들림없이 실현해나갈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