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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일은 그만두고 지금처럼 기존의 역사해석들을 뜯어고치는 일에 골몰하기 시작한 겁니까?
누가 역사를 소유하는가? 역사는 모두의 소유이기도 하고 동시에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다면적이면서 밀착된 미국의 과거사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는 전시회들을 비판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미국 국민의 집단적 경험에서 다면성을 제거해버린 역사를 원한다.
자본주의에서 정치적 민주주의, 노예제, 소비문화까지 미국사의 흐름을 결정했던 제도나 사건, 가치관 따위는 모두 세계사라는 더 큰 흐름 안에서 태어났기때문에 국제적 맥락을 살펴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국민국가라는 구분을 따라 조직된 역사들도 말하자면 탈지방화시켜 국제적 상호 작용이라는 큰 흐름 안에 놓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 인류에 자유를 안겨줘야 하는 특별한 사명을 띤 나라라는 미국의 자기 정의는 사앙 정도 바깥 세계의 타자성에 기대고 있는데 이 타자성의 정체는 신세계 대 구세계, 자유세게 대 노예세계 같은 이분법적 범주에서 드러날 때가 많습니다.
1870년 미시시피 주에서 흑인 최초의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레벌스. 사실 레벌스는 재건기로 들어간느 매우 흥미로운 진입로가 될 수도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레벌스는 급진재건기(1867~1877)로 알려진 10년 사이에 관직에 올랐던 1천 명이 넘는 흑인 가운데 하나였다. 이들의 관직 진출은 북부연맹이 남북전쟁에서 이기고 노예제가 폐지되면서 미국 사회에 일어난 혁명적 변화를 상징하고 있었다. 노예제가 강요한 무수한 불평등을 없애고 동등한 시민으로 정치제도에 참여하며, 사생활과 종교생활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교육을 받고, 땅을 가질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통해 흑인들은 이 극적인 시기에 정치적 사회적 의제를 설정했던 것이다. 남부의 흑인에게 투표권을 주기로 한 1867년이 결정은 미국은 백인의 나라라는 전쟁 전의 고정관념과 결별하고 미국 역사상 최초로 다인종 민주주의라는 실험을 시작했다는 의미였다. 이런 정책들은 남부 백인 대다수의 거센 저항을 불러왔고 이들 중 일부는 테러단체를 조직하기도 했다. 특히 KKK단 같은 단체는 새로운 정부를 몰아낼 목적으로 재건계획 지지자들을 공격하고 죽이기까지 했다. 1870년대에 북부가 재건계획에서 천천히 발을 빼고 인종 간 평등이라는 이상도 스러져가면서, 민주당이 남부 주들을 하나씩 하나씩 다시 장악하기 시작했다. 결국 재건기는 1877년 종말을 맞게 되고 옛 남부연방 전역에서 백인은 예전의 우월한 지위를 되찾았다. 이 시대를 깊게 다뤘을 경우 남북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바버라 필즈의 지적에 진정한 의미가 부여됐을 것이기때문이다. 재건 계획이 수립되었다가 끝장이 나고 자못 결연하게 평등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가 금방 꼬리를 내려버리는 따위의 전후사에서는 요즘 인종 문제의 역사적 기원을 확인할 수 있고 또 이렇게 해서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다는 점에서 바버라 필즈의 지적에 새삼 공감하게 된다. 남북전쟁을 백인 사이의 집안 싸움으로만 보는 한 그리고 전쟁의 가장 큰 성과는 미국을 하나로 유지시켰다는 점이고, 여기서 노예제 페지는 부산물일 뿐이며 흑인은 백인이 부딪혔던 여러 문제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한, 여기서처럼 남북전쟁 직후의 실제 열사를 무시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다.
남북 전쟁이 지금의 미국을 만들었다면 그 재결합의 구체적인 특성은 미국이 어떤 종류의 나라가 될지를 결정했다고 할 수 있다. 재결합은 사실 피부색을 가리지 않은 시민권이라는 재건기의이상이 엄청나게 뒷걸음질 친 결과이기 때문이다. 재결합으로 가는 길에 포장석으로 까려 있었던 것은 흑인의 조각난 꿈들이었고 실제로 재결합을 시작하려면 먼저 이런 꿈들을 저벼려야만 했다. 재결합은 진공이 아닌 구체적 역사적 상황에서 진행됐는데 바로 외국인 혐오가 깔려 있는 애국주의의 등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재결합된 미국은 인종적 배타성의 언어로 그려낸 나라였던 것이다. 남북전쟁의 경우 재결합은 전쟁의 원인과 결과를 특정 방식으로 해석했을 때만 가능했던 일이다. 노예해방은 본질적으로 링컨이 흑인에게 베푼 시혜로 묘사되고 있고 흑인 병사들이 한 역할에 대해 보여준 관심은 너무나 인색했으며 그나마 재건기는 지금까지 본 대로 아예 무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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