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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가 하나도 없다.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다. 다 읽지 않았는데 미리 리뷰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 잡다한 일로 너무 바빠서 그때그때 감상을 적어놓지 않으면 자꾸 까먹게 된다는 거.
꽤 많은 단편들이 실려 있는데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지금은 책으로 묶여 나온 작품들도 꽤 된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에 보면 그 당시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된다. 'OO문학상 수상집'이란 타이틀이 붙은 이런 작품집들도 몇 년 지나서 보면 그 해가 보인다. 당대가 보이고. 그런 건 책읽기가 주는 덤같다.
암튼... 각설하고.
이승우, 「전기수 이야기」
작가의 전공이 무엇이었느냐는 것은 기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지만 의외로 많은 부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이승우의 글에서는 뭐랄까? 신부나 목사같은 그런 성직자의 냄새가 난다. 그게 뭐냐고 물으면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건 읽은 다음에 공감하거나 혹은 공감하지 못할 그런 부분인 것 같다. 암튼 나는 그렇다.
'전기수 이야기'라는 제목을 보고 '재밌겠다' 싶었다. '전기수(傳奇叟)', 얼마나 매력적인 직업인가? 이야기책을 읽어주는 사람. 한때 정말 진지하게 '책 읽어주는 여자(혹은 남자)'를 사업 아이템으로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물론 오디오북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과 사람은 소통을 하는 존재니깐. 그 속에서 관계성을 형성할 수 있고. 꼭 사업이 아니더라도... 노인분들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해서 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면 보람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구.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이 작품 역시 관계성이나 소통에 관한 글이라고 읽어도 될 것 같다. 소재나 주제 모두 맘에 든다.
제목이 매력적이다. '도살장의 책'이라니. '도살장'과 '책' 매치가 잘 안 될 것 같지만 의외로 또 매치가 잘 되는 것도 같다. 환상문학 쪽과 잘 어울릴 만한 제목이기도 하고. 예전에 도살장이었던 곳에 도서관이 세워진다. 그 도살장에서 일하던 남자와 그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의 이야기이다. 도대체 이런 배경과 인물을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궁금하면 읽어보시라.
김경욱은 최근에 『장국영이 죽었다고?』를 읽었다. 이 작가의 작품은 쉽게 공감이 간다. 이 책 읽고 리뷰에도 썼었지만 선배같은 느낌. 내가 혹은 내 주위의 사람이 경험했을 법한, 그렇지는 않더라도 '전혀 이해되지 않아.' 이런 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이나 그 인물들이 살아가는 삶은 공감이 가고 일정 부분 내가 사는 삶과 닮아 있기도 하다. 이 작품은 잡지사에 다니다가 소설 쓰기에 전념하기로 한 한 남자와 그보다 다섯 살 많은 연상의 아내의 이야기인데 결말 부분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일상같은', 그래서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침이 고인다』에 실렸다. 그 책 리뷰를 썼었나? 기억이 안 나네. 가난한 도시남녀의 성탄 이야기인데 작가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집'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도시라는 곳에서 뿌리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을 골랐던 이유였다. 이 책으로 김중혁을 처음 접했다. (이와 관련된 것들은 이 포스팅에 썼다. 처음 읽은 김중혁)
첫 느낌은... 젊다. 물론 이런 류의 작품이 신선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뭐랄까?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이 쓴 건강한 작품같다는 느낌? 좀더 읽고 싶지만 읽을 방법이 없다. 그러나 또... 언젠간 '때'가 오겠지. 그 '때'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봐야겠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조만간 초고령사회로 접어들테고. 그동안 문학에서 소외되었던 '노인'들이 문학 작품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 왜 노년의 삶은 쓸쓸하고 외롭고 마른 낙엽같은 걸까? 작품 속 노인들은 치매에 걸리고 병들고 자식들로 인해 힘겨워한다. 안타깝다. 그게 현실이겠지만. 좀더 즐겁고 유쾌한 그런 이야기는 쓸 수 없을까? 누런 강을 건너는 노인 부부의 이야기이다. 삶은 참... 쓸쓸하다. 자살을 결심한 이 부부는 어떻게 될까?
작품은 전반적으로 스산하다. 노년의 삶이 이런 거라면 별로 오래 살고 싶지 않다. 이미 전부를 다 안 사람은 살아갈 힘을 잃게 되는 것 같다. 정말이지.
인생을 알고 나면, 인생을 살아갈 힘을 잃게 된다. 몰라서 고생을 견디고, 몰라서 사랑을 하고, 몰라서 자식에 연연하고, 몰라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다(175쪽).
전성태, 「늑대」
많은 화자들이 등장한다. 화자들은 모두 다르지만 모두 자기의 이야기를 한다. 따라서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스토리를 따라가기 힘들 수도 있겠다. 퍼즐 맞추기를 하는 것 같다. (화자들이 모두 다른데 동일한 문체를 사용한 건 의도한 것일까?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일관된 하나의 문체를 사용하고 있어서 집중하지 않으면 맨 처음엔 누가 이야기하는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만약 의도한 것이라면 작가가 원했던 건 뭘까?)
각자 자기의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소통은 하지 못한다. 그렇게 오해가 쌓이는 거겠지. 이 작가 역시 『늑대』라는 제목의 작품집을 낸 걸로 안다. 이 작품도 그 중에 하나겠지? 몽골을 배경으로 한다. 사회주의 국가였으나 자본주의화된. 그러니 할 말이 많다. '몽골' 좋은 소재같다. 말하자면 문학계의 블루오션이랄까?
여기까지 읽었다. 나머지 작품들도 읽는 대로 리뷰를 써야겠다.
이름은 들은 기억이 있는데 작품을 읽은 기억은 없어 찾아 보았다.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에 작품이 실렸는데 전혀 기억에 없는 걸로 봐서는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2009년에 가장 '핫한' 작가다 싶은 게 올해 이효석 문학상을 탔다. 『현장 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에도 작품이 실렸다.
여기에 실린 작품만 두고 보자면 현대인들이 삶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매우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거두절미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그래서 더욱 주제를 부각시킨다. 왜 파산을 하게 된 건지 알 수가 없다. 암튼 작품 속 남자는 도시인의 혹은 현대인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하룻동안 겪은 사건을 통해서 현대인들의 일상을 잘 그려낸 것 같다. 그 남자가 느꼈을 불안과 공포, 두려움 등이 고스란히 전이된다. 컹컹대며 짖는 수백마리의 개가 주는 상징성. 개짖는 소리들이 작품을 읽는 내내 들리는 듯하다. 불안감이 배가되고 고조된다.
솔직히 여성 작가 작품의 경우 일부러 찾아 읽거나 그러지는 않는데 이 작가는 기회가 되면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두 권의 책이 나와 있다. 『아오이 가든』, 『사육장 쪽으로』. 'OO 문학상 수상집'류의 책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다. 새로운 작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작가와 독자로서의 인연이 시작된다.
이 작가는 나랑은 참 안 맞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딱히 싫어할 이유가 없는데 그냥 거부감이 든다. 왜 그런지는 깊이 생각해보면 알 수도 있겠으나 굳이 그런 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도 않다. 글을 잘 쓰냐 못 쓰냐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단지 개인적인 호불호일 뿐이니깐. 그냥 이런 글쓰기 스타일이 맘에 안 든다. 항상 그렇지만. 그래도 건너뛰지 않고 읽었는데... 제목이 주는 상징성은 맘에 든다. 한강이 담담하게 서술하는 소시민들의 일상도 이젠 너무 흔한 소재이기는 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동일한 소재도 어떤 시각에서 어떻게 풀어내느야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깐). 그런데 마음으로 흡수되지 않는다. 왜일까? 더군다나 굳이 죽이기까지 해야 하는 건지. 작가는 참 가혹하고 잔인하다.
역대수상작가 최근작
이동하, 「헐거운 인생」
똑같은 이야기라도 어떤 작가의 손에서 조율되었는지에 따라 깊은 맛이 난다. 감칠맛이 난다. 42년생 작가가 쓴 노인들의 이야기는 그대로 공감이 간다.
인생이 뭔지, 나 원 참...... . 아까 파를 다듬었더니...... 여직 눈이 맵네요. 글쎄.
노부인이 자기 남편에게 동네에서 있었던 두 노인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형식인데 그래서 글이 더 구수하다.
박완서, 「대범한 밥상」
『친절한 복희씨』에 수록된 작품이다. 그때 읽었던 작품이라 이번엔 가볍게 읽었다. 『친절한 복희씨』의 평점이 높던데 뭐랄까? 그 연세를 사시는 분들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가보다 싶었다. 그러나 나는... 작품을 읽으면서 '엄마'가 떠올라야 하는데 '시어머니'가 떠올랐다. '엄마'가 떠오르면 가슴이 뭉클하고 찡할 수 있지만 '시어머니'가 떠오르면 한숨이 나오고 고달프다. 물론 관계성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작품만 두고 본다면 그 연세를 사는 분들의 (보편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공감할 만한 삶을 담고 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오래사는 게 과연 복일까 싶다. 어깨가 점점 무거워진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키가 줄어드나 보다. 이혜경, 「한갓되이 풀잎만」
사랑이라 생각했는데 사랑이 아니었던 한 여자가 또 다른 남자를 만난다. 그건 사랑일까? 사람과 사람은 참 다양하게 만나는구나, 싶다. 그렇지만 남자 작가들이라면 굳이 안 쓸, 다시 말하자면 여성 작가들만 쓰는 이런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재미 없다. 사랑 이야기. 사람에 집착하거나 사랑에 집착하는. 내가 안 그래서 그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