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서 거짓말이 늘어간다. 나를 위한 거짓말도 있지만 상대방을 위한 거짓말도 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왠지 힘들다는 말을 점점 하기 힘들어진다. 그냥 힘들어도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게 된다. 가끔은 사실 엄청 힘들다고 울고 싶을 때도 있다. 요새 서점에 가면 힐링과 쉼, 게으름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이 있음을 본다. 그만큼 사람들이 힘들고 지쳤다는 것이겠지. 무엇이 우리 삶을 힘들게 하고 불행하게 하는 것일까? 며칠 전 아버지와 대화를 하면서 아버지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는 자신의 삶을 사는 사람과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거기에 만족을 얻는 사람이 있다. 전자의 경우는 행복할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늘 남과 비교해서 불행해진다. 그리고 지금 세상은 후자의 삶을 계속 부각시키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큰 집에서 살고 있어! 누구는 이 좋은 물건을 샀는데 너도 사라구! 이 연예인도 입고 있는 이 옷! 참 좋아 보이지? 하지만 비록 거적때기를 입어도 나만 좋으면 좋은 것이다. 물론 거적때기라고 말했지만 예의는 차려야 한다. 나 편하자고 씻지도 않고 냄새나게 살면 안된다. 하지만! 내가 삶을 사는지 아니면 소유의 삶에 매몰되어 있는지는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나를 돌아본다. 나도 사실 소유의 삶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느낀다. 만족함을 느낀다면 잘 지낸다고 거짓말을 하지 않고 정말 잘 지낼 수 있을텐데 나도 그러지 못한다. |
|
♥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 ♥ "잘 지내고 있니?" "응." "정말로 괜찮은 거지 ?" "예." "아무런 문제없지?" "그럼 " 어찌 잘 지내겠습니까? 어찌 괜찮겠습니까? 문제가 없다는게 말이 됩니까? 눈만 뜨면 아픈 가슴, 매일매일 흔들리는 마음. 감당하기 벅찬 그리움. 바둥바둥 사는 서툰 하루. 깊이를 잴 수 없는 불안한 우울. 무감각해진 익숙한 사랑. 하나에서 열까지 온통 서러움투성인데. 왜 눈물겹지 않겠습니까? 당장이라도 그대품에 안겨 울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도 안 아픈척, 괜찮은척, 아무렇지도 않은척 이렇게 거짓말을 합니다. 여태 잘 참아온 내가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질까 봐. 한번 무너지면 다시 일어설 수 없을까 봐 이렇게 거짓말을 합니다. 잘 지내고 있어 걱정 마. 잘 지내고 있어요. 전 괜찮아요. 잘 지내고 있어요. 다 해결 됐어요. 차마 이 마음 이 아픔 이 눈물 솔직하게 전하지 못합니다. 괜히 그대가 힘들어할까 봐 괜히 그대가 뜬눈으로 지새울까 봐. 오늘도 나는 그대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뻔한 거짓말 잘 지내고 있다고. - 김이율 에세이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 중 .... 작가님의 감성 코드가 어쩌면 이리도 섬세할까 어찌 내 마음과 같을까...공감하며 읽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넘기는 그 순간, 다시 행복하고 싶고 정말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위로가 필요한 날, 기대어 울고 싶은 날, 이 책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