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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 그 흔적과 공범
"성장통, 그 흔적과 공범" 내용보기
온.다 . 리.쿠. 매혹적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입안에 넣고 발음 해 본다. 온다 리쿠. 확실히 그 이름이 매혹적으로 내 귀에 들린다. 언제부터 내가 온다 리쿠의 소설에 관심을 가졌더라. 아, 그렇지! 여름이었던가. 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것이. 처음 몇 장 계속해서 진도가 나가지 않아 포기하고 갖다줘야지 하다가 불끈 오기가 생겼다. 2005년 제2회 서점 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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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 리.쿠. 매혹적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입안에 넣고 발음 해 본다. 온다 리쿠. 확실히 그 이름이 매혹적으로 내 귀에 들린다. 언제부터 내가 온다 리쿠의 소설에 관심을 가졌더라. 아, 그렇지! 여름이었던가. <밤의 피크닉=""> 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것이. 처음 몇 장 계속해서 진도가 나가지 않아 포기하고 갖다줘야지 하다가 불끈 오기가 생겼다. 2005년 제2회 서점 대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자꾸 맘에 걸린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를 읽었던 터라, 그 뭐랄까 이제는 타이틀의 포로가 되었다고나 할까. <밤피>는 어느 정도의 진도가 나가자 갑자기 급류를 타기 시작했다. 별 다른 스토리도 없는데, 텅 빈듯한 한적한 오후- 얀 에르보가 말한 그 파란 시간, 슬프고 아름다운 시간 - 의 낌새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막 소년에서 어른으로 들어서는 그 불안과 혼란 기대 그리고 그 설레임을 만난 것이 너무나 좋았다. 그래서 <굽이치는 강가에서="">와 <삼월은 붉은="" 구렁을="">주문해서 읽었다. <굽 강="">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진행방식이 미스터리요소가 감미된 성장소설이었고 <삼월은 붉은="" 구렁을=""> 이야기의 이야기에 대한 작가의 고찰을 실험적으로 풀어나갔다는 인상을 깊게 받았다. 그런 이유로 <네버랜드>가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할인쿠폰과 함께 주문해, 오늘 하루를 그녀의 소설에 온 시간을 다 투자했다. 다 읽고 나서 <네버랜드>가 <굽 강="">의 이야기 구조와 너무 흡사해 출간 년도를 살펴보았다. <네버랜드>가 2003년 , <굽강> 은 2004년이다. 읽는 사람 나름이겠지만, <네버랜드>는 <굽이치는 강가에서="">의 모태소설이었던 것이다. 두 작품 모두 다 이제 막 성년으로 넘아가는 단계에서 등장 인물들의 잔인한 기억의 흔적을 털어내는 성장 소설이다. 단지 그게 남학생이냐 여학생이냐에 따라 달라졌지만.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내기위해 떠난 다른 급우들과 달리 시골 촌구석에 위치해 있는 남학교의 한부분을 차지하는 쇼라이칸이라는 기숙사에 요시쿠니, 간지, 미쓰히로는 남는다. 그리고 그들과 나중에 합류한 오사무와 함께 카드 놀이를 하면서 내기를 한다. 내기는 다섯 번 진 사람이 ''고백''과 ''실행'' 중에 선택한다. 즉, 질문에 대답하거나, 명령대로 실행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그에(84쪽) 따르는 것이다. 네 명의 소년은 내기에 따라 자신의 삶을 쫓는 망령의 기억을 친구들에게 고백한다. 네 친구의 고백의 내용은 ? 읽어보세요 온다 리쿠는 분명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믿음이 분명하다. 밤피, 굽강, 그리고 네버랜드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세상의 바깥쪽(쇼라이칸 기숙사와 가스미의 집)에서 안(네 친구의 고백과 그 고백으로 인한 네 친구의 공범, 가스미와 그녀의 어머니에 대한 진실에 마리코, 요시노와 마오꼬의 공범관계)을 살피면서 서로가 비밀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대상이라는 믿음과 순수라는 이름의 끈으로 서로를 묶는다. 하지만 묶인 끈은 서로를 속박하고 좌절케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서로 묶은 채 그들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잔인한 유년의 아픈 기억을 타인에게 발설 (역시 임금님 귀는 당나귀야) 함으로써 그들 안의 아픈 기억의 비밀은 일반화 되고 성인의 문턱으로 나아가기 위한 푸닥거리이다. 그러므로 온다 리쿠의 아이들이 자신이 지금 그 자리에 존재하는 세계보다 더 큰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굿판은 등장인물들의 공포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자리인 것이다. 이 책을 손에 놓을 수 없는 이유는 계속되는 네 친구들의 고백을 듣고 독자인 나또한 그들과 한패가 되고 싶은 - 그들의 비밀의 다 알고 있는 공범으로서 자리하고픈 욕망때문이었다. 솔직히 <굽이 치는="" 강가에서=""> 가 <네버랜드>보다 더 기묘하고 다이나믹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온다리쿠가 가지고 있는 해질 무렵의 그 쓸쓸한 분위기가 <네버랜드>보다 <굽이 치는="" 강가에서="">가 더 잘 드러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양귀자 선생님이 단편 <유황불>에서 묘사한 것 같은, 그리고 얀 에르보가 <파란 시간을="" 아세요="">에서 감지할 수 있는 그 독특한 분위기때문에 내가 온다 리쿠에게 끌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불을 켜기엔 아직 환하고 책을 읽거나 바느질을 하기엔 조금 어두운 시간 읽던 책을 그대로 펼쳐 놓은 채 생각에 잠기고 꿈을 꾸는 시간 펼친 책장이 희미한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나는 시간 땅거미 질 무렵의 어슴푸레한 시간 그림자는 빛나고, 땅은 어둡고, 하늘은 아직 밝은 시간 온 세상이 파랗게 물드는 시간 세상 모든 것들이 조용히 밤을 기다리고 있는 시간 하늘 끝자락이 붉어지고, 태양은 멀리 아딘가로 자러 가는 시간 늘 같은 모습으로 다가왔다가 돌아갈 때만 조금 달라지는 슬프고 아름다운 시간 (얀 에르보의 파란 시간을 아세요 ? 중) 온다 리쿠도 이 시간을 계속 기억해 내고 싶은 것은 아닐까! 그 어슴푸레한 시간을 느끼고 감지하고 파르르떨릴 정도로 외롭고 쓸쓸한 시간에 대한 정확한 묘사를 찾아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 나도 그 무렵의 시간을 감지하고 느낄 수 있지만 정확하게 내가 느낀 그 감정을 설명할 길은 없다. 다만 온다 리쿠의 파란 시간은 성인의 문턱에 들어서는 그 순간 일까 !
s********8 2006.12.29.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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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네버랜드는 어디인가요??
"당신의 네버랜드는 어디인가요??" 내용보기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자연스레 작가로부터 저러한 질문을 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 분명 나에겐 존재하지만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장소. 나만의 장소, 네버랜드.. 이 책은 네명의 소년들이 그들의 네버랜드에서 펼친 일주일 간의 일상이 담겨있다. 조금은 처절하고 조금은 슬픈,,그래서 더욱 따뜻한 온기를 그리워하게 되는 그림이 그려져있다. 방학이지만 집에 돌아가지 않은
"당신의 네버랜드는 어디인가요??" 내용보기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자연스레 작가로부터 저러한 질문을 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 분명 나에겐 존재하지만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장소. 나만의 장소, 네버랜드.. 이 책은 네명의 소년들이 그들의 네버랜드에서 펼친 일주일 간의 일상이 담겨있다. 조금은 처절하고 조금은 슬픈,,그래서 더욱 따뜻한 온기를 그리워하게 되는 그림이 그려져있다. 방학이지만 집에 돌아가지 않은 혹은 집에 돌아가지 못한 소년들. 그들에게 쇼라이칸 기숙사는 허락되어진 유일한 안식처이자 도피처로서 마음의 네버랜드이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꼭꼭 숨겨놓은 상처를 안은채, 평안한 방학만을 꿈꾸던 4명의 소년이 기숙사에 남아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하지만 다소 재미삼아 호기심에 시작한 이야기 너머에는 처절하고 슬픈 상처와 기억들이 숨겨져있다. 소년들은 얼마나 곪았는지 느끼지도 못할만큼 익숙해져있던 아픔을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털어 놓게 된다. 그리고 지금껏 외면해왔던 상처의 아픔을 똑바로 마주선다. 그 아픔은 곪아버린 상처가 아물어가며 전해주는 성장통이다. 서로의 상처를 담담히 지켜봐주고 이해해주는 우정은 흉터가 남지않도록 상처위에 따뜻한 소독약을 덧발라주는 동시에 자신만의 네버랜드였던 그곳을 우리의 네버랜드로 ,, 전보다 훨씬 더 따뜻한 네버랜드로 변모시킨다. 이 소설은 인간이 받게 되는 상처가 어떻게 치유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그리고 있는 듯하다. 트라우마라고 불리우는 정신적 외상을 딛고 일어서서 자신의 존재성을 찾아가는 사춘기 소년들이 이상적일 만큼 아름답게 그려져있다. 작가후기에서 밝힌 것처럼 그녀의 이상이 섞여있는 인물들이다. 그리고 밤의 피크닉에서 낮과 밤의 경계를 철저히 이성과 감성의 시간으로 분류하던 온다리쿠의 방식은 이 소설에서도 여실히 지켜지고있다. 실없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웃고 떠드는 낮 동안의 모습과 과거의 기억과 상처에 괴로워 하는 밤 동안의 모습을 극명히 대조시켜 보여주는데 이것은 마치 그들이 아무런 상처를 가지지 않고 자랐을 때의 모습과 상처를 가지고 자란 모습이 번갈아 그려진 것 같았다. 솔직히 밤의 피크닉과 굽이치는 강가에서 를 살짝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책장을 덮은 후 느꼈던 여운은 ''밤의 피크닉''과 비슷했고, 숨겨져있던 비밀의 진실이 전해주던 씁쓸함은 ''굽이치는 강가에서''와 비슷했다. 어찌보면 ''굽이치는 강가에서'' 소년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결말만은 조금 다른 분위기라 개인적으로 취향에 잘 맞은 소설이었다. 그 어떤 현실도 길을 잃는다는 전혀 다른 시공간. 네버랜드. 어느새 난 네버랜드라는 장소조차 꿈꾸지 않게 되었지만 돌이켜보면 네버랜드 속에서 살았던 시절의 자신이 떠오른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네버랜드구나..라고 깨닫는 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겠지만 나에게 있어 네버랜드라는 건 언제나 과거속에 살아있는 장소이다. 그래서 NEVER LAND 라는 표현이 더 없이 적합하게 느껴진다. 돌아갈 수 없는 그 곳은 언제나 마음속에 살아있는 세상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장소이기 때문에.
s***9 2006.12.2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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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곳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곳.
"아무곳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곳." 내용보기
neverland. 피터팬이 산다는 그곳과 이 책의 제목과는 조금 다르다. 난 고등학생 남자아이들의 성장기를 다룬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픈 성장통을 겪으며 어른으로 바뀌는 과정들을 나는 좋아한다. 온다리쿠의 전작 밤의 피크닉을 읽으면서 상쾌한 청량감을 느꼈다면 이책을 읽고나서는 쌉싸레한 커피를 마신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기숙사에 남아 연말 연
"아무곳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곳." 내용보기
neverland. 피터팬이 산다는 그곳과 이 책의 제목과는 조금 다르다. 난 고등학생 남자아이들의 성장기를 다룬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픈 성장통을 겪으며 어른으로 바뀌는 과정들을 나는 좋아한다. 온다리쿠의 전작 밤의 피크닉을 읽으면서 상쾌한 청량감을 느꼈다면 이책을 읽고나서는 쌉싸레한 커피를 마신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기숙사에 남아 연말 연휴를 보내며 서로에대해, 자신에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되는 네명의 남자아이들. 그들이 뱉어내는 아픈 고해성사들은 빛나는 진주를 만들어 낼테지. 나도 그들이 있는 기숙사 어느 한 곳에서 그들과 함께 성장통을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은 빛나는 자신들의 젊음을 알아채지 못하지만 충분히 아름답지. +이책을 읽은 때와 책의 배경이 맞아서 더욱 느낌이 생생한 것 같았다.

[인상깊은구절]
네 사람은 부들부들 떨면서 쇼라이칸으로 이어지는 길을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하얀 눈이 그들을 풍경 속에 가두려는 듯이 여전히 내리고 있다.
t*****e 2006.12.2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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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 온다 리쿠 ,발췌문들
"네버랜드 , 온다 리쿠 ,발췌문들" 내용보기
네버랜드 ㅡ 온다 리쿠 , 권영주옮김 , 국일미디어 .< 도서관대출도서 > 식욕이 일단 만족된 듯한 오사무는 변함없이 흥분 상태다 . 다소 경계를 히면서 이야기에 가담하지만 , 오사무의 말솜씨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 그가 잇따라 꺼내 보이는 일상생활의 에피소드는 속도감이 있고 , 독과 유머가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고 , 파워가 있고 , 무엇보다도 타인에 대한 통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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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ㅡ 온다 리쿠 , 권영주옮김 , 국일미디어 .
< 도서관대출도서 >

 

식욕이 일단 만족된 듯한 오사무는 변함없이 흥분 상태다 . 다소 경계를 히면서 이야기에 가담하지만 , 오사무의 말솜씨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 그가 잇따라 꺼내 보이는 일상생활의 에피소드는 속도감이 있고 , 독과 유머가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고 , 파워가 있고 , 무엇보다도 타인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났다 .
( 본문 39 쪽 )

 

밤중에 요시쿠니가 문득 잠에서 깼을 때 , 방안은 컴컴했다 . 그 컴컴한 방 안에서 그녀는 야경이 비치는 유리창을 향한 채 소파에 꼼짝 않고 앉아 있었다 . 그때 그녀에게 감돌던 압도적인 고독은 요시쿠니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
(본문 123 쪽 )

 

늘 농담을 즐겨하고 , 뻔뻔하고 , 화내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남자였던 만큼 , 그 상궤를 벗어난 노여움에 모두들 당혹해하고 있었다 .
처음 보는 간지의 노여움은 그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
" ...... 아버지도 어머니도 늘 그러잖아 ."
간지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낮은 목소리였다 .
" 나한테는 나 자신의 인생이 있다고 . 부모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인생이 있다고 . 사회인이고 , 남자고 , 여자고 , 누군가의 친구고 , 아들이고 , 딸이고 , 또 뭐였지 ? 생각이 안 나네 . 부모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인생 . 늘 그러잖아 . 그걸 알아달라고 , 존중해달라고 그러잖아 . 안 그래 ? "
조금 전의 고함소리보다 오히려 그 낮은 목소리가 더 무서웠다 .
( 본문157 , 158 쪽 )

 

불공평하다 . 간지가 화내는 건 그 점인 것이다 . 그들은 일견 어른의 논리로 간지를 대등하게 대하는 척하면서 , 실은 부모의 논리를 간지의 목에 들이대고 그에게 자식으로서의 논리로 어른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 간지는 처음부터 심한 열세에 놓여 있다 . 그는 그 점을 화내는 것이다 .
( 본문 160 쪽 )

 

한편 오사무는 이 동아리 저 동아리 고개를 들이밀고 있지만 , 실은 아무 동아리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 . 어깨가 구부정하고 깡말라서 체력이 없을 것 같지만 반사 신경이 워낙 뛰어나서 곧잘 공을 받아친다 . 간지가 재미로 일부러 오른쪽 왼쪽으오 공을 보내면 , 죽는 소리를 하며서도 공을 받아쳐내는 모습이 보고 있으면 우습다 . 꼭 희극 무성영화를 보는 것 같다 . 폼이고 뭐고 없는 엉터리 자세로 공을 받는데 , 어찌나 우스꽝스러운지 일부러 그런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 정말로 일부러 그러는 것이라면 , 오사무는 무시무시한 운동 신경의 소유자라는 이야기다 .
(본문 172 , 173 쪽 )


" 난 간지가 무슨 일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그대로 해낼 수 있는 게 엄청 부럽더라 . 난 스트레스에 약하거든 . 늘 간지는 좋겠다고 생각했어 . "
" 그러니까 난 튀는 걸 좋아해서 그렇다니까 . 테니스냐 육상이냐의 차이야 . 나라면 절대로 너처럼 육상을 선택하지는 않을거다 . 육상은 기록에 대한 절대평가 아니냐 . 그렇게 혼자 묵묵히 자기 자신하고 대결하는 것 같은 스포츠는 도무지 못 배겨낼걸 . 난 그런 거 못해 . 하지만 넌 할 수 있지 . 그냥 그 차이야 .  어느 쪽이 낫다 하는 이야기가 아니야 . 난 반대편에 사람이 서 있어야 해 . 상대평가가 아니면 싫어 . 누구랑 마주보고 서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게 아니면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알 수 없어져서 엄청 불안해져 . "

" 테니스 선수 중에 누가 좋으냐 ? "
느닷없이 간지가 물었다 . 요시쿠니는 생각해본다 .
" 요즘은 남자 선수를 별로 주의 깊게 안 봐서 모르지만 , 여자라면 아마 그라프 ."
" 역시 ."
" 간지는 ?"
" 당연히 마르티나 힝기스지 . 힝기스는 눈앞에 있는 시합 상대하고 싸우지만 , 그라프는 자기 자신하고 싸우거든 . 그라프는 정신으로 싸우는 선수 아니냐 ? 어딘지 모르게 금욕적이고 말이지 . 시합 중에 공을 향해 ' 정신 똑바로 차려 . 슈테피 ' 하고 중얼거릴 것 같잖아 . 힝기스는 달라 .
' 이 여자는 늙었으니까 슬슬 다리 힘이 빠질 때가 됐어 . 약한 코스로 공을 쳐넣어서 실컷 뛰게 해줘야지 ' 하고 상대방의 허점을 호시탐탐 노리는 느낌이거든 . 자기가 공을 못 받아내면 ' 에잇 , 분해라 , 너 어디 두고봐 ' 하고 시비를 걸고 . 나하고 네 차이가 그런 차이야 . 알겠냐 ? 난 대가 센 여자가 좋아 . 힝기스가 흥 하고 콧김을 내뿜는 얼굴은 진짜 끝내주지 ."
( 본문 176 , 177 쪽 )

 

그랬다 . 테니스부였다 . 여동생도 금세 영향을 받아 테니스를 시작했다 . 동생은 점점 강해졌다 . 승리의 즐거움을 알았을 것이다 . 그러나 나는 결국 완전히 빠질 수는 없었다 . 상대방의 얼굴이 눈앞에 있는게 싫었다 . 이기느냐 , 지느냐 . 처음 보는 다른 학교 선수들의 굳은 얼굴 , 필사적인 얼굴 . 그런 얼굴을 보는 게 싫었다 . 자기가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것도 . 누군가와 맞붙어 싸워 어느 한쪽이 패한다는 게 도무지 성미에 맞지 않았다 .
( 본문 181 쪽 )

 

" 이제 그만해 , 미쓰히로 ."
요시쿠니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제지했다 . 순식간에 미쓰히로의 노여움이 불꽃을 튀기며 타올랐다 .
" 들어 ! 이런 이야기가 듣고 싶었잖아 ? 너희는 늘 그래 . 노골적으로 호기심을 드러내면서 이것저것 캐물으려고 들어 . 하지만 내가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그만두라고 하지 . 자기가 듣고 싶어해놓고 , 도저히 못 듣겠다고 해 . 그리고 다 듣고 나면 나를 더러운 물건 보듯이 하면서 피하기 시작해 . 듣고 싶었잖아 . 얼마든지 들려줄게 . 여자는 , 여자에게서는 가끔씩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고약한 냄새가 나 . 그 여자 냄새 , 썩은 냄새 . 늘 그 여자 발치에 엎드려서 그 여자의 그 투실투실한 주름투성이 허벅지를 핥아야 했던 것 , 아버지가 결혼 뒤에 그 여자를 안은 게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도 , 그 여자가 우리 어머니에 대해 어떤 몹쓸 욕을 했는지도 , 밤을 새워서라도 들려줄게 . 나는 필사적으로 공부했어 . 무슨 일이 있어도 이 학교에 들어오고 싶었어 . 선생님이 문제없다고 해도 안심이 안 돼서 죽을힘을 다해서 공부했어 . 합격했을 때는 정말 기뻤어 . 겨우 그 여자하고 떨어질 수 있다 . 그 집에서 나올 수 있다 .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다 . 여기 왔을 때는 정말 천국 같더라 ."


미쓰히로의 말에 얼굴이 따끔따끔 아팠다 .


" 하지만 그 여자는 여기까지 찾아와 . 짙게 화장하고 , 자기가 얼마나 눈에 띄는지 잘 알면서 교문에서 날 불러내 . 다들 잘 관찰하는 것 같으니까 , 저번에도 온 거 알겠지 ? 그 여자는 그런 때는 다정한 척하면서 생글생글 웃어 . 친한 척하면서 비위를 맞추는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해 . 보고 싶었어 , 미쓰히로 . 손을 잡아주렴 . 미쓰히로 . 뒤에서 다들 훔쳐보는 앞에서 일부러 나한테 손을 잡게 해 . 그 여자가 교문 앞에 서 있는 걸 보면 난 폭발할 것 같아 . 쇠파이프 같은 걸 들고 그 여자를 막 두들겨패고 싶어져 . 그럼 얼마나 후련할까 .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나 요즘 불안하다 . 언젠가 내가 정말 그렇게 하지 않을까 싶어서 . 언젠가 자제하지 못하고 그 여자를 때려죽이지 않을까 싶어서 . "
미쓰히로의 눈에서 불현듯 어두운 빛이 사라졌다 .
그는 빈 껍데기가 된 것 같았다 . 피로와 허무가 얼굴에 들러붙어 있다 .
( 본문 205 ,206 , 207 쪽 )

 

그는 중거리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지만 , 언젠가는 풀 마라톤에 출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이유는 아무에게도 설명한 적이 없지만  , 중거리의 풍경은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

단거리 달리기의  풍경은 말하자면 저속 촬영이다 . 최대한으로 부풀어진 어마어마한 긴장감이 총성과 함께 파열된 순간부터 1 초 , 1 초가 영원처럼 잡아늘려진다 . 겨우 십수 초 안에 극채색 시간과 만화경 같은 풍경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 그 체험도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만 , 극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풍경을 즐길 여유가 전혀 없다 .

 

한편 중거리는 경기로서는 재미있기는 해도 , 그냥 트랙을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게 불만이었다 . 같은 풍경을 반복해서 돌다보면 , 트랙에 원심력이 생겨 세계가 도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
그는 평소에 혼자 묵묵히 달리면서 좌우를 스치고 지나가는 풍경을 느끼는 게 무엇보다도 좋았다 . 시야 한구석으로 얼핏 보이는 하늘에 뜬 구름 , 청량한 향기를 발하는 금목서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머리를 비우고 무방비 상태로 달리는 자기 안에 새겨지는 시간 . 그 순간을 느끼는 게 좋았다 . 그렇게 매일 달리다보면 , 풍경이 흘러가는 템포가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달리고 있는 시간이야말로 자기 시간이라고 느끼게 된다 .
( 본문 213 쪽 )

 

미쓰히로에게


나머지 일은 모두 시마다 씨에게 맡겼어 .
너에게 한 일은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
이 쓰레기 같은 여자의 시체를 밟고 넘어서렴 .
그 남자의 심약함을 비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렴 .
( 본문 263 , 264 쪽 )

 

" 늘 그래  . 어른들은 다들 그래 . 전부 끝난 다음에 , 내가 모르는 곳에서 자기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나서 용서해달라고 그래 . 내 눈앞에서 사라지고 나서 이해해달라고 그래 . 늘 사라져버리고 나서 날 괴롭혀 . 몇 년씩이나 나 몰래 쌓아놨다가 나중에 가서 한꺼번에 터뜨려 . 내가 얼마나 상처를 입는지 , 얼마나 괴로워하는지도 모르고 . 아무도 설명을 안 해줘 .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려고 그래도 , 늘 그때는 이미 아무도 없어 . 다들 자기 생각밖에 안 해 . 아무도 내 생각은 눈곱만치도 안 하면서 나더러 자기를 이해해달라고 그래 ."
( 본문 266 쪽 )

 

" 내가 미쓰히로 같은 처지였다면 미쓰히로처럼 그렇게 제대로 된 인간이 되었을 것 같지 않다 . 분명히 비뚤어질 힘조차 없었을걸 . 완전히 인격이 너덜너덜해져서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는 유령처럼 무기력하고 찰나적인 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 ."
( 본문 270 쪽 )

 

" 미쓰히로 앞에선 이런 말 입이 찢어져도 못하지만 , 아니 , 애초에 이런 말을 써도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 다들 미쓰히로한테는 성실했던 것 같아 . "
요시쿠니는 귀를 의심했다 .
" 성실 ? 그건 좀 아니지 않냐 ? 어디가 성실했다는 거냐 ? 그렇게 지독한 짓을 해놓고 ."
" 응 . 하지만 아까 변호사도 미쓰히로를 정면에서 대등하게 대했잖아 ? 진지하게 , 정직하게 이야기했잖아 ? 그건 역시 미쓰히로라서 그런 거야 . 그 녀석이 확실하고 똑똑한 녀석인 걸 아니까 . 그야 하나같이 구역질 날 만큼 지독한 놈들이긴 해 . 하지만 다들 미쓰히로를 대할 때는 그냥 남자고 , 여자야 . 기만이 없어 . 자살한 아버지도 , 죽은 여자도 , 다들 미쓰히로한테 어리광 부리는 거야 . 다들 미쓰히로는 강하고 마음씨도 착하니까 받아줄 거라고 믿고 어리광을 부리는 거야 . 우리도 그렇잖아 ."

 

" 그러게 . 다들 미쓰히로라면 어떻게 해주겠지 , 하고 생각하지 . 하지만 그건 너무 힘들지 않냐 . 엄청 손해 보는 역할이야 ."
( 본문 271 쪽 )

 

y*****7 2017.06.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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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속에 가라앉는 그들의 이름 , 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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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속에 가라앉는 그들의 이름 , 친구 ! 》 인혜( 아, 그녀는 개명했지 , 지민으로 ! 그치만 꿈 속의 그녀는 어릴 때 모습인 인혜였으니 인혜라고 해도 상관없겠지? ) 가 나오는 꿈을 꿨다 . 그녀는 내 중학교 , 고등학교의 오랜 친구인데  꿈 속에서 잠시 스친 것이 아니라 오래 같이 대화하고 어딘 갈 가기도 하는 그런 길고 긴 꿈 말이다 . 막 잠에서 빠져나와  눈을 떴을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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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속에 가라앉는 그들의 이름 , 친구 ! 》

 

인혜( 아, 그녀는 개명했지 , 지민으로 ! 그치만 꿈 속의 그녀는 어릴 때 모습인 인혜였으니 인혜라고 해도 상관없겠지? ) 가 나오는 꿈을 꿨다 . 그녀는 내 중학교 , 고등학교의 오랜 친구인데  꿈 속에서 잠시 스친 것이 아니라 오래 같이 대화하고 어딘 갈 가기도 하는 그런 길고 긴 꿈 말이다 .

 

막 잠에서 빠져나와  눈을 떴을때  . 아, 다 잡을 수 없겠구나 . 꿈의 기억을 ...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조금은 , 조금쯤은 기억에 남아 있겠지 했던 게 웃기게 하나도 , 어쩌면 느낌 마저도 기억에 없고 그녀의 존재감만  희미하게 연기처럼 남았다 . 이런 시기에 그녀 꿈은 뭘까 ? 모르겠다 . 그 시절의 나는 , 지금 그 때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걸까? 두려움 따위가 없던 시절 . 사는게 감히 만만했던 그런 때로 ... 지금의 나를 부르는 걸까 !

 

으어어 , 맙소사 역시 네버랜드는 읽은 책이었다 . 언제였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아마 하남에 잠시 머물때( 2013년 쯤?) 빌려 읽은 것 같다 . 같은 도서관에서 같은 책을 또 ! 그 , 그치만 이런일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후유... 

아 , 어쩐지 조금 억울하다 ... 이 문풍지 새로 스며드는 바람처럼 슝슝 기억에 구멍이 났다는 걸 자꾸 알아가게 되니까 . 그나저나 책 속에 나오는 돈독한 우정의 친구들 얘기도 흥미진진하고 재미나지만 현실에서의 친구들도 역시나 그런 즐거움이 있다 . 이 책을 읽으면서 <굽이치는 강가에서 > 와는 다르게 같은 장소였을테지만 나의 다른 녀석( 인혜가 속한 무리의 친구들이 아닌 전혀 다른 성향의 친구들 말이다 . ) 들이 마구 생각이 나서 아련한 추억에 잠기게 했다 . 이젠 꿈에나 나와줘야 그 녀석들 생각을 한번씩 한다는게 안타깝지만 ...

 

주 무대는 겨울 방학을 맞아 텅 빈 쇼라이칸이라는 유명 사립 고교 기숙사이다 . 방학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은 학생 셋과 자택 통학을 한다는 오사무가 주연 . 이와쓰키라는 죽은 학생의 유령이 떠돈다는 소문의 기숙사 . 아하하 어딜가나 학교 , 혹은 기숙사엔 이런 괴담이 존재하지 .

 

미쓰히로는 혼자 뭐든 다정한 듯 잘 해내서 , 간지와는 또 다른 면으로 . 침착하고 살뜰하다고 해야하나 ㅡ딱 홍차 , 그중에 다즐링 생각이 나는 녀석이다 . 다즐링은 어떤 면에서 쓴 한약냄새의 복잡한 향이  멀어져가는 것 같은 , 그런 옅은 향을 내는데 그게 꼭 성실한 약차 같아서 홍차를 즐기는 미쓰히로와 같이 나란히 앉아 마시고 싶어진다 .

 

미쓰히로에게
나머지 일은 모두 시마다 씨에게 맡겼어 .
너에게 한 일은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
이 쓰레기 같은 여자의 시체를 밟고 넘어서렴 .
그 남자의 심약함을 비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렴 .
( 본문 263 , 264 쪽 )

 

기어이 일어나서 찻물을 찻주전자에 올리고 다즐링을 냈다 . 이 여름에 따듯한 차가 얼마나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 미쓰히로도 알고 있을 것 같다 . 옆에 있다면 머릴 마구 헝클어주면서 뜬금 모드로 애썼다 . 말해주고 싶을 지경 . 미쓰히로에게 짧은 유언을 남긴 지독한 기억을 준 그 여자 ㅡ그에 대해선 좀 더 뭐라고 얘길 해주고도 싶었지만 역시 한마디도 못하겠다 . 왜지 ? 어째서 내가 미안하지 ?!

 

요시쿠니의 유괴 당시 회상 장면에선 분명 이 문장은 전에 읽을 때도 메모를 했거나 , 골똘히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만들던?) 그런 문장이라고 느꼈다 . 나는 요시쿠니가 목격한 그런 고독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거다 . 아마 엄마 ( 어쩌면 아빠도... ) 였겠지 . 5~6살 무렵 기억 속 엄마는 늘 눈 앞에 있어도 없는 사람같았다 . 그게 불안해서 나는 엄마를 보채 귀찮게 하는 쪽 이었을거란 생각을 해본다 .

 

밤중에 요시쿠니가 문득 잠에서 깼을 때 , 방안은 컴컴했다 . 그 컴컴한 방 안에서 그녀는 야경이 비치는 유리창을 향한 채 소파에 꼼짝 않고 앉아 있었다 . 그때 그녀에게 감돌던 압도적인 고독은 요시쿠니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
(본문 123 쪽 )

 

 

그 눈 빛은 정말 마주한 적이 없다면 이해 어려운 종류의 눈빛이다 . 뭔갈 보고 있었겠지만 내 어린 생각에 엄마는 뭔갈 보면서도 아무것도 보지 않고 있으면 .서.도. 집요하게 다른 세상을 보고 있었다 . 그러다 엄마가 ( 그때는 단어도 없었을 텐데) 블랙홀 같은데 빨려 들어가는게 아닐까 , 겁이나서 얼른 현실로 돌아오게 하고 싶곤 했었다 .

 

아 , 블랙홀 보단 이제와 찾아지는 단어는 심연 ! 그래 , 심연 속으로 사로잡혀서 내 앞에서 사라지는 게 아닐까 두렵고 무섭고 슬펐었다 .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도 어릴 적 기억은 사무치는 일들이 되고 만다 . 잊고 싶지만 잊고 싶지 않기도 한 , 아직 나를 거기 두고온 것만 같은 기분 때문에 .

 

아 , 아 , 간지의 이야기 부분에서 심각하게 인용문을 따다가 노여움이란 단어를 여러번 오타 냈다 . 오여움 , 모여움 , 코여움 , 조여움 등등 . 노여움에 이르기가 이렇게나 어렵다니 ,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쇼라이칸 기숙사 현관을 막고 선 간지가 이미지업된다 . 실제 본 적은 한번도 없으면서 .

 

불공평하다 . 간지가 화내는 건 그 점인 것이다 . 그들은 일견 어른의 논리로 간지를 대등하게 대하는 척하면서 , 실은 부모의 논리를 간지의 목에 들이대고 그에게 자식으로서의 논리로 어른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 간지는 처음부터 심한 열세에 놓여 있다 . 그는 그 점을 화내는 것이다 .
( 본문 160 쪽 )

 

 

아까 요시쿠니의 여자에 대한 생각 , 생물로서가 아닌 애정을 맹렬하게 쫓는 존재로서의 생물을 표현한 문장에서도 그렇고 , 우린 대체 완성 ? 완결 ? 된 모습으로의 성인이 , 대체  언제 되는거란 말이냐 탄식을 하며 글을 옮긴다 . 특히 요즘 같이 나 스스로도 어린애 같아지는 면을 역으로 아이에게 서슴없이 보일 때가 있어선지 이 부분은 여러 의미로 와닿는다 .  차가운 현관을 등지고 선 게 나인냥 하여 . 또 윤인냥 하여 .

 

우리집에서는 아무일도 ...를 읽다 이 책을 읽으니 작가의 좋은 성향이랄지 를 확연하게 느끼게 된다 . 네버랜드는 여자 아이들이 활약하는 굽이치는 강가에서( 혹은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의 다른 남자 아이들 버전 같다 .

소년 , 청소년 이란 이런 느낌이고 이런 생물이구나를 , 실제 보다 예쁘게 그려낸다 . 그렇기에 모든 소녀 , 소년은 아름답다 . 이 소설들을 보면 순정만화 같은 그 인물들이 손에 닿을 듯 가까워져서 정말 다시 학교로 돌아가 내가 그 주인공들처럼 반짝거리고 싶다는 되도 않는 열망에 사로잡힌다 .

 

막 , 막 저들처럼 , 잘 구운 빵 위에 예쁘고 산뜻하게 생크림으로 라인을 쌓아 만드는 달달한 케이크처럼 예쁘고 싶어진다( 원한다고 되겠냐!)  . 무르게 부드럽고 살살 녹을 만치 나 자신도 달달해지고 싶어진다 . 아 , 현실에서 그럴 수없으니 책으로 만족을 하나보다 .

 

작가로서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작품을 계속해서 복제해 낸다거나 인상 깊은 작품 하나를 계속 비교 당하게 되면 기분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 복잡하겠지 . 아무래도 . 음 , 그치만 이 작가는 단 하나의 작품으로 살아남은 작가라곤 할 수없다 . 비슷한 공간 , 비슷한 인물들이 무대에 등장해도 어지간하면 전부 충격을 준다 . 그러니까 읽겠고 , 읽히겠지만 .

 

처음 이 작가의 작품 중 <우리 집에서는 아무일도 ㅡ> 나 ,  <코끼리의 귀울음> 같은 책으로 만나게 되면 나머지 다른 작품은 그야말로 신비롭게 반짝이는 이슬 방울들 쳐다보듯 그렇게 보게 될거다 . 아 , 그렇지만 그 예사로워 보이던 작품들도 뒤돌아 생각하면 결국 의미 심장하게 다가드는 걸 .

온다 리쿠라는 작가의 세상 이면 보기가 잔뜩 나오는 이계 소설도 좋지만 , 이런 청순( 징그럽기만 하던 우리 청춘은 ! 하핫 .. 그래도 청춘이닷 ~)물도 좋다 .
아 , 그러고 보면 생물이란 ,  인간이란 , 이면을 지구 같은 세계가 아닌 좁은 (?) 의미의 생물체로 확대경을 들여다보듯 보는 게 이 작가 특기구나 싶다 !


흠 그치만 내 나이도 누군가에겐 분명 징그럽게 아름답던 청춘이겠지 ! 지구만 둥군 게 아니라 인간의 생애 , 그 순환 역시나 어떤 면에선 둥그니까 ~ 계속 계속 닿을 곳도 모르고 걸을 뿐인 우리 모두를 위해 ( 세상 모두를 위해!) 건배닷  !!( 술은 없지만!)

y*****7 2017.06.11.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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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큼 제목도 이쁘다. 네버랜드. 중학생때 불타올랐던 일본소설읽기는 언제 사그라들었던 걸까. 그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일본소설들을 닥치는대로 읽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일본소설을 일년에 단 한권도 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인터넷 서핑 중에 온다리쿠를 알게 되었다. 유지니아의 표지가 인상적이었기에 이름정도는 대충 알고 있었는데,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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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큼 제목도 이쁘다. 네버랜드.

중학생때 불타올랐던 일본소설읽기는 언제 사그라들었던 걸까. 그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일본소설들을 닥치는대로 읽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일본소설을 일년에 단 한권도 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인터넷 서핑 중에 온다리쿠를 알게 되었다. 유지니아의 표지가 인상적이었기에 이름정도는 대충 알고 있었는데, 한 사람이 쓴 네버랜드에 대한 감상평을 보고 있자니 무척 읽고 싶어졌다. 마침 만화책을 살 일이 있어서 만화책과 함께 네버랜드, 그리고 여섯번째 사요코를 샀다.

 

네버랜드는 네 명의 소년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몇몇의 사람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방학을 맞아 모두 집으로 돌아간 가운데 쇼라이칸에 남은 네 명의 소년들-요시쿠니와 미쓰히로, 간지, 오사무. 그들은 친구라고 불릴 수 있는 관계지만, 글쎄.. 처음에 난 그들을 단순한 클래스메이트 정도로 느껴졌다. 얼굴도 알고 말도 섞지만 뭔가 그래도 벽이 느껴지는. 안녕하고 헤어지면 그만인 그런 사이.

 

그런데, 약간은 멀게 느껴졌던 네 명의 소년들은 툭툭 튀어나오는 살짝은 미스테리하고 살짝은 중압적인 사건들을 겪으면서 벽을 허물어뜨리고 급격하게 가까워져간다. 책장을 휘릭 휘릭 넘기다보면 어느샌가 그들이 한뭉텅이로 느껴질 정도로!

 

정말 '친구'가 되어가는 그들의 관계를 지켜보고 있자면 하얀 강아지들이 서로 꼬물꼬물거리다가 한데 포개어져 자는 모습이 떠올라 흐뭇해진다. 으하하하하

 

아직 어린 10대 소년들이었지만, 각자 사정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던 아이들이 서로 유대를 만들고 끈끈한 친구가 되어가는 네버랜드. 자칫하면 읽어볼 기회도 없이 그저 지나가는 한 책으로 남았을 뻔했는데, 이렇게 읽게 되어 참 다행이라고 하고 싶다.



p****a 2010.12.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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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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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네버랜드'를 책의 내용이 시작되는 시점과 끝나는 시점이 우연히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게 읽게 된 책이라 애착이 가고 멋진 작가를 만나게 된 것 같아 행복하다. 지방 명문고 쇼라이칸의 겨울 기숙사에서 네명의 소년들이 겪게 되는 일주일간의 이야기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서늘하게 다가온다. 누구나 한번쯤은 지나온 '청춘' 시절을 담백하리라만큼 네명의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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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네버랜드'를 책의 내용이 시작되는 시점과 끝나는 시점이 우연히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게 읽게 된 책이라 애착이 가고 멋진 작가를 만나게 된 것 같아 행복하다.

지방 명문고 쇼라이칸의 겨울 기숙사에서 네명의 소년들이 겪게 되는 일주일간의 이야기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서늘하게 다가온다.

누구나 한번쯤은 지나온 '청춘' 시절을 담백하리라만큼 네명의 소년들의 생각과 마음을 통해서 전해주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학생들이 집으로 다들 돌아가게 되고, 세명만이 기숙사에 남게 된다.

부모님이 외국에 계신 관계로 처음으로 기숙사에 남게 된 요시쿠니, 매년 방학때마다 기숙사에 남아있는 모범생이면서 어른스러운 미스히로, 자신감있으면서 무슨 일이든지 유쾌하게 행동하는 간지와 천문학자의 아들로 자유분방하면서 항상 어수선한 오사무가 합류가 되면서 그들의 고민과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밤마다 벌어지는 '진실게임'으로 인해 자신들의 마음 속에 깊게 자리한 고민과 갈등을 고백하게 되면서 그들은 더욱 더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발전해나가게 된다.

기숙사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그들의 뱉어내야만했던 무서운 비밀들까지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아름답게 다가 온 소설이었다.

그 시절을 겪어왔기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 읽으면서도 행복했던 7일간이었다.

새해가 시작되기 일주일전에 시작해서 새해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끝을 맺는다.

내일이면 새해가 시작된다.

그들과 끝까지 함께했던 기분이 들어 더 흐믓하게 책을 덮는다.  

r*****0 2006.12.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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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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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리쿠의 네버랜드.. 네버랜드하면.. 흔히들 피터팬을 연상하겠지만.. 이 책은 4명의 남자 고등학생의 비밀들을 풀어놓으면서 서로의 문제를 부딪히며 해결해가는 성장소설쯤 된다.. 그걸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간다는게 좀 다를 뿐..   일본의 한 기숙 고등학교.. 겨울방학을 맞아 모두 집에 돌아가지만 4명만은 돌아가지 않고 2주동안 그곳에서 방학을 보내기로 한다..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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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리쿠의 네버랜드..

네버랜드하면.. 흔히들 피터팬을 연상하겠지만..

이 책은 4명의 남자 고등학생의 비밀들을 풀어놓으면서 서로의 문제를 부딪히며 해결해가는 성장소설쯤 된다..

그걸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간다는게 좀 다를 뿐..

 

일본의 한 기숙 고등학교..

겨울방학을 맞아 모두 집에 돌아가지만 4명만은 돌아가지 않고 2주동안 그곳에서 방학을 보내기로 한다..

부모님이 모두 해외에 나가셔서 남게 된 요시쿠니..

부모님이 이혼소송 중이라서 가고 싶지 않아 남게 된 간지..

1학년때부터 줄곧 남았었던 미츠히로..

기숙사에 살지는 않지만 홍길동 같은 오사무..

이 네명의 특별한 방학이야기가 펼쳐진다..

 

4명은 각자 남들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 비밀들을 서로가 공유함으로 인해서 혼자 가지고 있었을때는 갖지 못한 위로와 위안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특별한 방식으로 서로를 확인하고 독특한 형식의 우정을 쌓는다..

 

이야기 풀이 방식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비밀 역시도 평범하지만은 않지만..

어쩌면 얘기하지 못한 이들 중엔 그런 비밀을 간직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비밀들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을 뿐..

하긴 나도 그런 비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해도.. 내 안 아주 깊숙한 곳까지의 모든것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굉장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o******m 2012.04.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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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변태대마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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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온다리쿠의 책을 읽을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온다 리쿠의 책은 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느낌을 받는다.내 아이가 온다 리쿠의 책을 읽는다면 차라리 다른 작가의 책은 어떨지 권해주고 싶을 정도로 온다 리쿠의 책을 읽고 나면 그 특유의 찝찝함이 사라지질 않는다.도미노의 경우에는 온다 리쿠가 이렇게 경쾌하게 글을 적을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온다리쿠의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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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온다리쿠의 책을 읽을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온다 리쿠의 책은 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 아이가 온다 리쿠의 책을 읽는다면
차라리 다른 작가의 책은 어떨지 권해주고 싶을 정도로
온다 리쿠의 책을 읽고 나면 그 특유의 찝찝함이 사라지질 않는다.
도미노의 경우에는 온다 리쿠가 이렇게 경쾌하게
글을 적을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온다리쿠의 책들을 읽기 시작했는데
사실 그 책이 온다 리쿠의 리브로 그래피중에서 완전 독특한 작품들이었다.
이 네버랜드도 마찬가지이다.
성장기 소설을 그리는 듯 하면서도
어딘가 어두운 면을 절대로 놓치 않고 있다
그리고, 어린 소년에게 추악한 모습을 보였던 사람은 절대로 사과하지 않으며
평범한 것같은 소년도 비밀을 숨기고 있다.
성장 소설인체 하지만, 실상은 이건 뭐 성장소설도 아니고,
다시금 이책을 회상하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의 일본을 보는 것 같다
자 이것봐 좀 안 좋은 일이 있었지만, 우리는 지금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잖아.
다 좋은게 좋은거야.
그 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뻔히 알면서도
어른들중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는다.
지금의 일본처럼 말이다
방사능이 다량으로 포함한 냉각수를 바다로 흘러 버리면서
자 다 해결됐잖아. 아무일도 없었던거야
피해를 당한 사람에게도 사과 하지 않는 일본의 모습과
온다 리쿠 소설속의 어른들은 어쩜 이리도 비슷한지 모르겠다.

r******r 2011.08.2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