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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돈이다.
준비하는 과정, 여행지에 가서 소비하고 체험하는 모든 것들은 돈으로 해결해야만 하고, 또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풀고 나니, 을로 살아야 해서 고달팠던 일상이 보상받았는가?
'을' 혹은 '병'의 일상을 탈출하고자 나선 곳에서조차 내가 소비하는 것들은 모두 대기업인 갑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 멀리 여행을 떠나왔는데, 우리 동네에서도 보이던 익숙한 카페와 프렌차이즈 식당이 보인다. 어딜가도 관광지의 풍경이 비슷하다. 여행지에서조차 자본주의의 논리 안에서 돌고 돌 수 밖에 없는걸까?
자본주의가 가져온 인간성 상실과 공동체의 붕괴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무언가를 변화시키기엔 우리들은 먹고 사는 일이 너무 바쁘다. 잠시 짬을 내어 가는 여행은 편안히 쉬고 즐기는 것만으로 사치다.
저자인 고두환은 공정여행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가 여행이라는 매개체로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을 주고받는 현장의 이야기이다.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난 그는 바타드에서 자본에 의해 무너지는 공동체와 문화유산, 자연을 보았다. 우리나라도 전반적인 상황은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무너진 계단식 논을 보며 그것을 더 적나라하게 느켰다. 그래서 조지와 바타드의 주민 공동체 속에서 발견한 가능성에 더 기뻐했는지 모른다. 그는 이처럼 사진찍기 바쁜 여행코스말고, 화려한 볼거리 이면의 이야기를 듣고 느끼게 해주는 여행을 이야기한다.
여행지에서의 경험이 나를 바꾸고, 현지인도 바꾸고, 결국 그것이 일상 속에서 나의 삶을 바꾸는 선순환. 그것이 정말 남는 여행이 아닐까?
우리가 세계 곳곳에 있을 조지와 파스칼 아저씨들을 만나는 일이 곧 자본의 논리가 아닌 사람의 논리로 돌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나면 어서 나만의 공정여행 계획을 세워보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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