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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적 가치로서의 환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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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문학 이론서의 성격보다는 사회적으로 팽배해있는 통념들, 특히 남성적 가치관의 전복을 추구하는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자인 로즈마리 잭슨이 강조하고 있는 문학에서 나타난 ‘환상성’의 성격이다. 즉, 그녀는 리얼리즘 사조가 주조를 이루는 문학적 전통에서 하위 범주로 여겨져왔던 환상성의 복원을 통해, 여성을 타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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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문학 이론서의 성격보다는 사회적으로 팽배해있는 통념들, 특히 남성적 가치관의 전복을 추구하는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자인 로즈마리 잭슨이 강조하고 있는 문학에서 나타난 ‘환상성’의 성격이다. 즉, 그녀는 리얼리즘 사조가 주조를 이루는 문학적 전통에서 하위 범주로 여겨져왔던 환상성의 복원을 통해, 여성을 타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이데올로기의 전복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환상에 대한 여러 이론들을 종합하면서, 그것이 지니는 대안적 또는 가치전복적인 성격을 강조하는 작업이 주를 이루고, 2부는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 고딕소설에서 현대 소설에 이르는 구체적 문학 텍스트들을 분석하고 있다. 1부에서 저자가 노리는 것은 토도로프에 의해서 구조화되었던 환상의 성격을 확장시켜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토도로프의 논의를 기본으로 해서 정신분석학과 마르크시즘, 바흐친의 문학 이론 등을 덧붙여 나간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저자가 방점을 찍는 환상의 성격은 그것이 초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문화의 말해지지 않은 부분, 보이지 않는 것, 즉 지금까지 [현실 속에서] 침묵당하고 가려져왔으며, 은폐되고 부재하는 것으로 취급되어온 것을 추적”(pp.12-13)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환상은 전혀 생소한 비인간적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 명백하게 새롭고 절대적으로 다른 어떤 것을 산출하기 위해서 그 구성 자질들을 새로운 관계로 재결합”(p.18)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이로 인해 환상은 그 무엇보다 체제 전복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데, 환상은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그 경계를 흐려놓는 현실의 이면에 감춰진 틈새이며, 이 틈새에서 억압되었던 욕망[타자]들이 현실 질서를 교란하면서 출물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로즈마리 잭슨이 문학 속에 나타나는 모든 환상성 자체를 옹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2부에서의 보여지는 텍스트 분석에서, 그녀는 환상성이 그 체제의 이데올로기와 맺는 구체적 관계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그것이 체제 이데올로기에 순응하는 성격마저도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끊임없이 현실의 가치를 위반하는 인물에 의해 전개되는 고딕 소설에서 그 인물을 결국은 ‘처단’함에 의해 그 체제의 이데올로기를 봉합하는 불순한 환상 소설에 대한 지적이 그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녀는 리얼리즘 소설이라 흔히 불렸던 작가군의 소설들을 분석을 통해, 그것들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르게, 그 리얼리즘의 미학 속에 깃들어있는 환상의 존재를 들추어내고, 이 과정에서 환상의 전복적인 성격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 책이 보여주는 환상성에 대한 여러 논의들이 그리 새롭다거나, 또는 책의 부제처럼 ‘전복’적이라는 느낌은 주지 못한다. 특히나 이 책의 내용이 그리 전복적이지 못하다는 점은 이 책의 치명적 약점, 즉 환상의 전복적인 정치적인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서 환상의 미학적 성격을 희생시킨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값질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문학 연구 속에서 언제나 ‘타자’로서 여겨졌던 환상에 대한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용기’있는 책이며, 이러한 용기 천배한 작업을 환상에 덧씌워진 오해와 가치 절하된 선입견들을 차근차근 벗겨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끝으로 이 책과 비슷한 시기에 번역된 환상에 관한 연구서인 캐서린 흄의 <환상과 미메시스>을 함께 읽는다면 환상성의 이해에 있어 더욱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좀 더 넓게는 동화에서 나타나는 환상적 요소들의 기능과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베텔하임의 <옛 이야기의 매력> 역시도 독자들에게 환상성에 대한 좋은 경험을 보장할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i******o 2002.10.15.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환상문학의 의미와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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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종영된 드라마 <도깨비>를 종영 후에 묶음으로 된 재방송을 보면서도 본방 때의 느낌이 오롯하게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묵직함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완급이 조화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보면서 상당한 철학적 사유가 담긴 이야기로구나 하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철학하시는 분들이 드라마를 재해석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드라마 <도깨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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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종영된 드라마 <도깨비>를 종영 후에 묶음으로 된 재방송을 보면서도 본방 때의 느낌이 오롯하게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묵직함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완급이 조화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보면서 상당한 철학적 사유가 담긴 이야기로구나 하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철학하시는 분들이 드라마를 재해석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드라마 <도깨비>가 재미있었던 것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지만, 실제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야기만 두고 본다면 일종의 환상문학에 속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해보니 나름 환상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런 생각 때문이었던지 로지 잭슨이 쓴 <환상성>을 보는 순간 선뜻 집어 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환상문학의 흐름이나 의미 등을 정신분석학이나 구조주의적 방법으로 분석하였습니다.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등 환상문학을 읽을 때는 가벼운 기분으로 후딱 읽어치운다는 느낌으로 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진중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환상성>은 두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1부는 토도로프의 환상문학론을 바탕으로 하여 환상문학의 형식과 특징, 기본적인 요소들, 구조 등을 뜯어보면서 환상을 주제로 한 책이 하나의 문학적 양식을 갖추어야 할 조건을 정리하였습니다. 제2부는 일종의 각론이라고 하겠는데, 환상문학작품들을 인용하여 환상문학의 계보와 스펙트럼을 제시하였습니다. 잭슨은 환상문학을 네 개의 범주로 구분하였는데, 19세기의 전형적인 환상담론인 ‘고딕 이야기’, 사실주의 소설 속에 고딕 시퀀스를 배합하여 현실성을 가미한 ‘환상적 리얼리즘’,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세계를 그려낸 ‘빅토리아 시대의 환상물’, 카프카의 <변신>으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최근의 환상물’ 등입니다.


이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다양한 환상문학 작품들의 면면을 보면 환상문학의 뿌리가 꽤나 오래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읽은 고전 작품들도 적지 않지만, 우리나라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작품들의 내용을 인용하여 논지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내용이 금세 와닿지 않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모두에서도 짚었습니다만, 서문의 첫구절, ‘문학 안에서든 바깥에서든, 환상성은 거대하고 유혹적인 주제이다’라고 적은 저자의 주장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환상이 인간의 욕망을 대리만족 시켜주기 때문인 것입니다. 저자는 환상이 욕망을 표현하는데 두 가지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환상은 욕망에 관하여 말하거나 명시하거나 보여줄 수 있으며, 역망이 문학적 질서와 연속성을 위협하는 하나의 장애요소일 경우에 그 욕망을 추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토도로프가 주장하는 환상성의 세 가지 조건을 인용합니다. 첫째, 텍스트는 독자가 인물들의 세계를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계로 여기도록 하고, 기술된 사건들에 대해 자연적인 설명과 초자연적인 설명 사이에서 머뭇거리도록 해야 한다. 둘째, 이러한 머뭇거림은 또한 인물에 의해 경험될 수 있다. 그래서 독자의 역할은 한 인물에게 위탁된다. (…) 머뭇거림은 재현되고, 그것은 작품의 주제들 중 하나가 된다. 셋째, 독자는 그 텍스트에 관하여 어떤 특정한 태도를 취해야만 한다. 그는 ‘시적인’ 해석뿐만 아니라 알레고리적인 해석도 거부하게 될 것이다.(43쪽)


옮긴이가 해제에서 “이 책은 기본적으로 마르크수주의적 시각과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방법론을 전제하고 있어서 그렇게 쉽게 읽히는 이론서는 아니다(245쪽)”라고 적은 것처럼 환상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미 알고 있는 작품들이 등장할 때는 집중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y*****2 2017.03.2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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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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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발간된 케더린 흄의 [환상성과 미메시스]에 이은 문학의 환상성을 주제로 삼은 또 다른 저서다. 케더린 흄이 환상성이란 주제하에 그 개념에 포괄되거나 밖으로 넘치는 것들을 폭넓게 정의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했다면 로즈매리 잭슨은 환상성의 특정한 한 측면, 즉 현실에 대한 전복적 재구조화라는 면에 집중하고 있다. 저자는 환상과 현실이란 관습적인 이분법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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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발간된 케더린 흄의 [환상성과 미메시스]에 이은 문학의 환상성을 주제로 삼은 또 다른 저서다. 케더린 흄이 환상성이란 주제하에 그 개념에 포괄되거나 밖으로 넘치는 것들을 폭넓게 정의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했다면 로즈매리 잭슨은 환상성의 특정한 한 측면, 즉 현실에 대한 전복적 재구조화라는 면에 집중하고 있다. 저자는 환상과 현실이란 관습적인 이분법이 아니라 현실이야말로 환상이 아니냐는 현실적 토대에 대한 회의에 기반한 환상성을 높이 산다. 그런 맥락에서 저자는 18세기 유럽의 고딕소설보다는 디킨스, 도스토엡스키, 카프카 핀천으로 이어지는 환상성 문학의 손을 더 높이 들어준다. 알다시피 핀천이나 카프카에 와서는 현실에서야 말로 무한한 감옥이며 본질이 부재하고 있다는 자각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