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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과 형상 사이의 간극을 고민하더니, 미치더라
"본질과 형상 사이의 간극을 고민하더니, 미치더라" 내용보기
이 책, 꽤나 안팔리는 것 같더라. 왜냐면, 일요일에 교보문고 앞에서 떨이로 파는 물건들 사이에, 이 책이 3권이나 있었기 때문에. 뭐 꼭 이책의 문제만은 아닐꺼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가 상당수 있었고, 또한 내가 거의 광적으로 좋아하는 오에 겐자부로의 '치료탑/치료탑혹성(고려원)'도 마찬가지로 세권이나 있었기 때문에... 명작이라고 해서 베스트셀러가 아닌것은 굳이
"본질과 형상 사이의 간극을 고민하더니, 미치더라" 내용보기
이 책, 꽤나 안팔리는 것 같더라. 왜냐면, 일요일에 교보문고 앞에서 떨이로 파는 물건들 사이에, 이 책이 3권이나 있었기 때문에. 뭐 꼭 이책의 문제만은 아닐꺼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가 상당수 있었고, 또한 내가 거의 광적으로 좋아하는 오에 겐자부로의 '치료탑/치료탑혹성(고려원)'도 마찬가지로 세권이나 있었기 때문에... 명작이라고 해서 베스트셀러가 아닌것은 굳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닐테니까. 보통 소설보다 세로로 약간 긴 판본형태도 안팔리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처음 3분의 1동안 읽어나가면서 꽤나 지루했다. 그다음 3분의 1도 지루했고, 마지막에... 역시 지루했지만, 그래도 명작일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역자가 이 작품의 주인공인 아담 폴로를 이방인의 뫼르소와 유사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사실, 이방인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동의도 부정도 못하겠다. 하지만, 분명 주인공은 현대사회에서의 이방인이라고 불릴 만한 인물이다. 자신이 탈영을 했는지, 정신병원에서 탈출을 했는지도 모르는 주인공... 뭐 책표지,날개에 이런 식의 설명이 있는 것으로 봐서, 뭐 자세한 설명은 필요없지 않을까? 이 책이 지루한 이유는, 그 작품을 읽어보지 않는 나 조차도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이방인의 모티브... 그게 되풀이 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새로운 게 하나도 없는 작품이다. 주인공의 입을 통해서 말해지는 내용들은 요즘의 싸구려 드라마나 상업영화에서조차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다. 하지만, 바로 그 부분을 정공으로 공략하는게, 바로 이 작품의 강점이 아닐까 싶다. 정말 집요하다. 일탈과 퇴행의 정서과 사고, 관념을 이처럼 무섭게 파고드는 작품도 흔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나름대로 여러가지 기법을 사용해 가면서. 가난한 인텔리의 허기진 삶을 집요하게 서술한 크누트 함순의 '굶주림'이 이에 비할까? 하지만, 그 소재의 다양함이나 길이에 있어서, 조서는 그를 능가한다. 뭐, 상업적인 멘트일 수 있겠지만, 르 클레지오는 94년엔가 현존하는 최고의 프랑스 소설가라는 평을 받았다라고 하는데, 그럴만한 싹이 데뷔작에서도 보인다. 비교적 앞부분에 나오는 주인공의 말이다. "모두들 감각으로 가득 차 있어! 하긴 모두가 똑같은 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더 심각한 일이겠지. 그렇지만 천만에.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고 분석으로 넘어가고, 다음에는 분석으로부터 이론들을 세우기를 좋아하지. 하지만 그건 자료로서의 가치밖에는 없단 말이야." 정신이상자의 말이라고 치부해버리면 그만이겠지만, 많은 이들이 스스로 말하고 믿는 것들이 단지 자료일 뿐이라는, 즉 레퍼런스일 뿐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인정/망각하고 지낸다는 사실에 대한 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주인공이 미쳐버리는 것은, 결국 자료는 자료일 뿐, 그 이면의 본질 - 나와 주변과 세상의 본질 - 은 무엇일까 하는 본질적이면서도 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답을 추구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그러한 추구가 무시되고 광기로 취급받는 현대의 실상을 풍자한 것이고. 역시 주인공의 말로, 이러한 관념적 획일화/무관심화를 조장하는 성장과정을 서술한 내용이다. "부모들은 자녀를 사물화하고 소유할 수 있는 대상처럼 취급합니다. 자녀들에게 그러한 대상으로서의 강박관념을 심어주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아이들이 사회, 어른들의 사회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거기서는 자신들이 대등하다는 것을 막연하게나마 느끼니까요. 바로 그 평등함이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줍니다. 아이들은 하나의 역할을 해야 하거든요." 전적으로 퇴행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발언이 포함된 대화의 장면에선, 그리고 자신의 광기의 원인을 스스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말이다. 하지만, 서서히 자신들과 관념적으로 평등해질 수 있도록 교육과 훈육의 과정을 자식들에게 행하는 기성세대의 행위는, 결국 근대의 획일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자료를 자료 이상인 것처럼 인식하게 성장을 하게 되고, 그에 반기를 든 주인공은 - 아담 폴로 : 아담과 아폴로의 합성인 이름이다 - 퇴행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궁극으로는 실어증에 빠져든다. 주인공의 거의 마지막 발언, "....현재의 이론 토론도, 또 토론인 척하려는 이 토론도 난 관심 없어요. 단지 이론 토론이 빈 공간을 메우는 것 빼고는 말이오. 끔찍하며 견들 수 없는 빈 공간을. 삶의 층위들 사이에 있는...... 두 개의 층계참 사이, 두 개의 시간 사이에 있는, 아시겠어요?" 이 말을 듣는 정신과 전문의나 수련생들이 알아들을 리가 없다. 수천년 전에 태어났으면, 플라톤처럼 이데아와 본질이라는 넋두리라도 늘어놓을 수 있겠지만, 이미 그러한 지시된 자료가 넘치는 시공간에 주인공은 태어나버렸다. 형상도 이데아도 이미 지시된 상황에서, 그 사이를 고민해보는 인간 - 왜냐면 형상이 이데아라고들 주장하는 코드가 난무하는 세상이다보니... - 그는 필연적으로 미쳐버린다. 르 클레지오... 한 작가를 또 발견한 것 같아 기쁘다. 로저 젤라즈니 이후에 한 1년 만인듯 싶다.
e****s 2004.07.21.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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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르 클레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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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출생인 작가 '르 클레지오'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이다. 작가는 신화적인 세계에 관심이 많으며 현대 문명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여러 작품들을 내놓았다. '르 클레지오'의 이러한 관심사는 작품 <<조서>>에도 반영되어 나타난다. 작품 속 주인공 '아담 폴로'도 이러한 작가의 관심사를 이해한다면 쉽게 생각나는 두 인물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작품을 읽기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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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출생인 작가 '르 클레지오'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이다. 작가는 신화적인 세계에 관심이 많으며 현대 문명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여러 작품들을 내놓았다. '르 클레지오'의 이러한 관심사는 작품 <<조서>>에도 반영되어 나타난다. 작품 속 주인공 '아담 폴로'도 이러한 작가의 관심사를 이해한다면 쉽게 생각나는 두 인물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작품을 읽기전 작가의 생각과 관심사를 이해할 경우 작품의 주제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들이 조금씩 열린다는 점은 문학작품의 공통된 분모가 아닐까 싶다.

<<조서>>의 서문에서 '르 클레지오'는 자신의 작품에 대하여 너무 진지하고 지나친 매너리즘, 그리고 장황암으로 인해 실패한 작품처럼 보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계속 발전하여 완성된 소설이 될 희망을 가지고 글을 써나간다고 말한다. '르 클레지오'의 서문은 작가의 작품이 앞으로 그리고 비록 불안전한 내용일지라도 성장해나가는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분명 <<조서>>는 작가와 독자 모두가 아직 접하지 못한 영역으로 확장해나가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작품은 독자들과 함께 이야기 하며 생각할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의 공간이다.

<<조서>>는 그 시작부터 의도적으로 혼란스럽고 추상적인 이미지가 더해져 있다. 주인공 '아담 폴로'는 혼미한 그리고 혼란스러운 정신 세계를 갖추고 있다. 그의 정신 공간 가운데서 던져지는 질문들은 사고의 전환 가운데서 나오는 질문들이다. 예를 들자면 오늘날 매트릭스와 같은 세계 가운데 '아담 폴로'를 비롯한 '모두'가 빠져있는건 아닌라가라는 생각이다. 세계의 실존 가운데서 자신이 실존하는 인물인지에 대한 자아 정체성을 뒤집어서 자신의 자아 정체성을 만들어낸 세계 자체가 가짜가 아닌가라는 의심은 과거의 다른 작품들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아담 폴로'의 대화나 행동을 이해하기란 극히 어렵다는 느낌을 독자들은 받을 것이다. 아마도 작품 속 많은 주제들이 '아담 폴로'의 대화나 행동에서 드러나지만서도 그의 행동과 말 그리고 사고는 논리적이지 못하고 비연속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연속적인 주제들의 나열 가운데서도 작가는 현대 사회 문명에 대한 거부로서의 몸짓을 보여주는 '아담 폴로'의 행동과 예언자처럼 쏟아내는 '언어'가 존재한다.
  작가는 '아담 폴로'에 관하여 세밀하게 조명하면서 '아담 폴로'를 통해 문명을 향해 일갈하는 것이다. 기독교전 관점과 서양의 철학 가운데서도 높은 곳에 올라 아래를 향해 외치는 '아담 폴로'의 외침이 얼마나 닿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작품은 처음시작 처럼 '혼란'과 '혼미'함이 혼재되어 있으며 작품 속 주인공 조차도 자신의 정체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 대한 비판과 부정으로 인한 파괴적인 행동의 끝에서 창조되는 그 무언가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세계는 아직 그대로이고 결국 파괴된건 '아담 폴로'라는 사실만이 공허한 메아리로 다가와 나의 뇌리와 감성을 자극한다. 



s******a 2011.04.1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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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자의 넋두리? 현대인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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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 프랑스 작가. 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 노벨 문학상, 노벨 문학상, 노벨 문학상.   그렇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다. 한국은 유달리 노벨 문학상을 탄 작가에게 열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지만. 노벨 문학상보다 권위있는 상은 없지 않은가. 뭐, 문학을 위계화시켜 상을 주고 안 주고 하는 일도 어떻게 보면 촌극이긴 하지만. 그건 답 없는 세상만사만큼 풀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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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 프랑스 작가. 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 노벨 문학상, 노벨 문학상, 노벨 문학상.

 

그렇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다. 한국은 유달리 노벨 문학상을 탄 작가에게 열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지만. 노벨 문학상보다 권위있는 상은 없지 않은가. 뭐, 문학을 위계화시켜 상을 주고 안 주고 하는 일도 어떻게 보면 촌극이긴 하지만. 그건 답 없는 세상만사만큼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이니 PASS. 다만 르 클레지오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라는 사실만 지적하자. 물론 노벨 문학상이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는 사람 중에는 키플링처럼 제국주의 권력과 공모했다는 비평을 받는 사람도 있고 노벨 문학상을 받지 못한 작가 중에도 훌륭한 문인은 많다. 대표적인 예가 도스토예프스키. 그러니 르 클레지오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사실에서 내가 더 이상 도출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야기는 없다. 르 클레지오는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상금도 탔을 테다.

 

그보다 내가 이 책에 더 끌린 대목은 책 뒤표지에 적힌 이런 문구였다 ;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이후 현대 프랑스 소설 최고의 문제작.

 

굳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란다. 카뮈의 '이방인'은 어떤 작품인가.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1942년 발표된 이 책은 실존주의를 문학으로 형상화한 여러 소설 중 백미로 꼽힌다. 철학사조라기 보단 문예운동이었던 실존주의는 카뮈, 샤르트르가 주도했다. 그들은 때론 니체, 때론 키에르케고르에게 사고의 단초를 얻어왔다. 한편 독일에서 야스퍼스, 하이데거가 독특한 철학을 형성하는데 이 역시 실존주의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다시 문예운동으로써의 실존주의로 돌아가서. 실존주의 문학의 핵심 주제는 부조리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 목적도 의미도 없는 삶, 이것이 인간이 처한 상황이다. 부. 조. 리. 카뮈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낄 만했다. 하이데거가 애써 부정하려 한 아우슈비츠. 그 아우슈비츠는 유럽 곳곳에 있었다. 유럽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도 마찬가지. 물론 사이드가 지적했듯 카뮈는 비유럽적인 상황에 관심이 없었지만. 모든 게 파괴되었다. 희망은 사라졌다. 살아야 할 의미도 없어졌다. 아니, 원래 없었는지 모른다. '이방인'에는 이런 상황에서 학습된 무기력으로 어렵게 삶을 연명하던 한 남자가 나온다. 그는 태양이 눈부시다는 이유로 사람에게 총을 겨눈다. 살인죄. '이방인'을 읽으면 삶이 우습게 느껴진다.

 

르 클레지오의 '조서'는 '이방인'과 흡사하다. '정신병원 또는 군대에서 탈출했을지도 모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다소 긴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소설 역시 부조리에 관한 서사다. 부제에서 나타나듯 주인공은 사회에서 보기에 비정상인으로 분류되는 사람이다. 정신병원, 군대라는 단어에서 생각나는 사람은? 맞다. 푸코. 푸코는 근대를 규율권력이 만인에게 작동하는 시대라고 규정지었다. 이를 위해 동원된 곳이 바로 정신병원, 군대다. 이곳에서 탈출했다는 의미는 근대, 이성, 합리성에서 벗어났다는 말이다. 가능성은 여러가지다. 아담 폴로는 단순히 현실에서 도주했을 수도, 현실로부터 자유로워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소설 전반에 깔린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는 폴로가 자유로워졌다기 보다는 현실로부터 도망쳤다는 해석을 지지한다. 마지막에 정신병원에 수용되며 말을 잃게 되는 결론은 폴로의 도피가 좌절되었음을 상징하는 듯하다.

 

이 책은 읽기가 어렵다. 화자가 정신병자, 혹은 탈영병인 탓에 서사의 전개는 뒤죽박죽이다. 3인칭으로 서술된 장면도 마찬가지다. 아담 폴로는 이유없이 개를 쫓아다니다가 지하실의 쥐를 발견하고 맹렬한 분노를 표하며 잔인하게 쥐를 죽이기도 한다. 그의 행동에는 이유가 없다. 행위를 통해서 얻으려는 바도 없다. 의미도 목적도 없는 부조리한 삶. 본문을 잠시 살펴 보자.

 

머리 위로 별똥별이 떨어지거나 비행기가 떨어질 수도 있었다. 비로 인해 사태가 일어나고, 산책로를 덮친 수톤의 흙더미가 그를 깔아 뭉개버릴 수도 있었다. 그의 발 아래, 바로 그곳에 언제라도 화산이 솟아오를 수도 있었다. 보다 단순하게는 비에 젖은 마카담식 포장도로 위에서 미끄러질 수도 있고, 혹은 바나나 껍질을 밟아 미끄러질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그래서 뒤로 넘어져 목뼈가 부러질 수도 있었다. 테러리스트 혹은 미치광이의 표적이 되어 간에 총알을 맞고 쓰러질 수도 있었다. 동물원에서 탈출한 표범이 어느 길모퉁이에서 그를 갈기갈기 찢어놓을 수도 있었다. 그가 누군가를 살해하고 단두대에 서게 될 수도 있었다. 설탕을 입힌 아몬드를 먹다 질식사할 수도 있었다. 아니면 전쟁, 갑작스런 전쟁이 엄청난 재앙을 불러오고, 어떤 폭탄은 섬광이 작렬하는 가운데 버섯구름을 피어오르게 할 수도 있고, 극도로 대기를 희박하게 만들어 그를, 아담을, 연약한 아담을 없애버릴 수도, 증발시켜 버릴 수도 있었다. 그의 심장은 박동을 멈출 것이고, 침묵이 그의 육체를 엄습할 것이다. 연쇄 반응으로 냉기가 서서히 그의 사지를 따라 퍼지고, 마침내 한없는 마비 상태에 빠지리라. 그는 예전에는 따스했던 붉은 살의 주름들 속에서 희미하게 시체와 같은 그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되리라.(르 클레지오, 조서, 김윤진 옮김, 민음사, 2001, 160-161쪽) 

 

카뮈의 용어로 부조리. 하이데거 식으로 말하면 니힐리즘. 여기에 대한 답은? 없다. 답은 스스로 찾아가야 할 뿐이다. 학문이, 문학이 답을 제시한다면 그건 파시즘이고 나치즘이고 코드화와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내가 내린 답은.

 

싱클레어님 숭배하기.

YES마니아 : 플래티넘 l****i 2010.02.12.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조서 -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듯~
"조서 -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듯~" 내용보기
올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르 클레지오'. 하지만 나는 '누구?'하고 묻게된다. 그리고 쏟아지는 그의 책 중에서 나는 가장 먼저 '조서'를 선택하였다. 63년에 쓰여진 그의 첫소설! 노벨문학상 수상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미 세계문학전집54(민음사)에 배열되어 있을 정도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다는 사실, 그러나 나에게 한없이 낯설기만 한 작가이다.(물론 이제는 아니다!) 조서(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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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르 클레지오'. 하지만 나는 '누구?'하고 묻게된다. 그리고 쏟아지는 그의 책 중에서 나는 가장 먼저 '조서'를 선택하였다. 63년에 쓰여진 그의 첫소설! 노벨문학상 수상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미 세계문학전집54(민음사)에 배열되어 있을 정도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다는 사실, 그러나 나에게 한없이 낯설기만 한 작가이다.(물론 이제는 아니다!)

조서(調書-1. 조사한 사실을 적은 문서, 2.소송 절차의 경과 및 내용을 공증하기 위하여 법원 또는 그 밖의 기관이 작성하는 문서)라는 제목에서 무언가 호기심을 자극하고, '정신병원 또는 군대에서 탈출했을지도 모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책이 생각했던 것보다 두꺼웠다. 그리고 차례를 보았다. 없다. 그런데 알파벳 순서가 눈에 들어온다. A,B,C, 나 Z까지 있을 줄 았았다. 그런데 조서R로 끝나는 것이 뭔가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읽기 시작! 허걱허걱 숨이 막힌다. 아니 적잖은 충격 때문일까? 서너장을 읽다가 다시 처음부터 읽기를 몇번 반복해야만 했다.

 

휴양지(?) 해변가의 외딴 빈집에 은둔하며, 죽음을 가장하여 그 누구와도 특별한 관계를 맺지 않는 살아가는 주인공 아담 폴로, 그의 일상은 해변가를 어슬렁거리고,  담배를 피우고, 어느 개의 뒤를 쫓기도 하고, 가끔 시내에 가서 먹거리와 신문을 구해보는 것이 다라 할 수 있다. 그러던 어느날 부랑죄, 주거침입, 강간 등으로 고소되고 정신병원에 수용되고 실어증에 걸리면서 이야기를 맺는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 조서G와 F의 이야기- 뒤쫓아 시내에 가는 상황(흔히, 사람이 개를 끌고 시내가는 것이 상식일 텐데)과 흰쥐와의 결투(?) 상황-가 기억에 남아있다.

 

아담의 이상 행동과 더불어 주변의 죽음, 강간, 폭행 등으로 더욱 우울하고 음산한 분위기는 '묻지마 범죄'와 같은 오늘날의 현대인의 잔혹성을 드러내면서도 순간의 들끓는 관심 속에서 이내 무관심해지는 우리의 모습을 짤막하게나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아무것도 소유하려 들지 않고 자연인처럼 사는 아담이 끊임없이 신문을 보려하고 결국에는 그 역시 신문의 한면을 장식하기도 하는데 이는 결코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듯하다.

마지막 부분을 읽어야만 아담이 29세의 학위가 두세개는 있고 부모 또한 있다는 정도의 신원이 밝혀지는 구도를 통해서 나는 아담의 몇안되는 정보에 얼마나 안심하게 되던지, 나를 뒤돌아보면서 내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와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이름, 나이, 학교 기타 몇개의 신상명세를 파악하고서는 그 사람의 전부인냥 미리 앞서 판단하고 편견을 갖게 되는 나, 반성한다.)

 

너무도 단편적인 생각들의 서술이다. 시간의 흐름이 아닌 끊어진 공간의 연속만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술집에 들어서면서 술집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한 쪽 벽에 걸린 그림만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듯이 그렇게 끊어져 버린다.  하지만 나는 더욱 집중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아 어렵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하는 의문 투성이 속에서도 계속해서 한장한장 넘길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두서없이 전혀 논리적이지도 않은 서술은 우리의 단편적이고 순간적인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였을까? 읽으면서도 바로 앞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 것-나의 능력의 한계가 아니라- 역시 현대인의 소외, 의사 소통의 단절을 표현하고자 함이었을까? 또한 철저하게 객관적인 서술 방식은 나로 하여금 아담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도록 하였다. 마치 내가 정신과의사나 상담치료사가 된듯한 착각에 빠져 열심히 아담의 이야기에 몰두하게 만드는 당위성 또한 작가의 의도였을까?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인데 지극히 현실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요즘 단순하면서 또한 읽는 순간 이미지가 떠오르는 책만 골라 읽은 탓인지 오랜만에  천천히, 그리고 한글자 한글자 가슴에 꾹꾹 눌러담으면서 집중해서 책을 읽은 감회가 새롭고 보람된다. 이 역시 이 책의 힘이 아닐런지~.

d******3 2008.11.06.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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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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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글은 사건과 사건들 간에 연계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은 앞 내용의 연장선이며 다음 내용을 예측할 수 있는 일종의 복선으로 작용한다. 각 단락들의 글들이 서로 연결되어 반죽처럼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었을 때에야 전체적인 글의 내용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눈앞에 그려진다. 그러나 ‘조서’라는 책은 기존에 내가 읽은 책들과는 전혀 다른 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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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의 글은 사건과 사건들 간에 연계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은 앞 내용의 연장선이며 다음 내용을 예측할 수 있는 일종의 복선으로 작용한다. 각 단락들의 글들이 서로 연결되어 반죽처럼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었을 때에야 전체적인 글의 내용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눈앞에 그려진다.

그러나 조서라는 책은 기존에 내가 읽은 책들과는 전혀 다른 글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머릿속에 그려질 듯이 세세하게 주인공의 일상적인 것들을 묘사하는 동시에 그의 내면의 모습을 혼란과 어지러움의 현란한 형용사들을 이용해 나타낸다. 그런데 이상하다. 글을 읽다가도 잠깐씩 멈칫하게 되고 다시 앞을 보게 된다. 도대체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이 부분이 무엇인가? 지금까지 읽었던 앞부분과 관련된 연결고리를 찾을 수가 없다. 개를 따라 다니며 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가도 그와의 유일한 대화상대인 미셸과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식이다. 이 책은 주인공의 눈으로 그려진 하나하나의 사건들과 생각들의 모음이지만 서로 다른 것을 보는 것들이라 도저히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무엇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정말 어려운 책이었으며, 당장이라도 책장을 덮고 싶었다.

 

그나마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마지막 정신병원에서 주인공과 의사 견습생들 간의 대화이다. 코기토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사물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은 눈으로 보이는 현상과 사건들이 아닌, 물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아서 눈으로 보이지 않고 만져볼 수 없는 이성에 의해 이해 될 수 있다. , 우리의 감각으로 느끼는 현실은 진짜를 본떠서 만들어진 복사본 일 뿐이다. 진실과 진리는 눈을 감고 입을 닫고 귀를 막았을 때만 보인다. 결국 주인공 아담은 실어증에 걸려 현실과의 단절을 선언한다.

 

l*******g 2016.09.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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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상한 청년과 세상과의 엄청난 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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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종류의 소설에는 관심이 없다. 소설의 서사 방법 자체가 낯설어서,, 읽고 나서도 도대체 무엇을 읽었는지.. 영 모르겠는 것 같은 그런 소설... 한 장 두장 페이지를 넘기기는 하지만 퍼뜩 정신을 차려보면 그저 페이지를 넘기는 노동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하는 소설. 도 이런 종류의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0월 의 작가 르 클레지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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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종류의 소설에는 관심이 없다. 소설의 서사 방법 자체가 낯설어서,, 읽고 나서도 도대체 무엇을 읽었는지.. 영 모르겠는 것 같은 그런 소설... 한 장 두장 페이지를 넘기기는 하지만 퍼뜩 정신을 차려보면 그저 페이지를 넘기는 노동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하는 소설. <조서>도 이런 종류의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0월 <조서>의 작가 르 클레지오가 방한을 하여.. 인터뷰를 한 바 있다. 자신의 작품이 한국에서 꾸준히 출판된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고, 또 자기 작품이 한국에서 이해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라는 그의 말에서... 글쎄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고나 할까? 아주 완벽하게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어서... 자신의 세계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읽혀지고 있다는 순수한 놀람.. 어쨌든 그러한 호기심에 책을 읽었고, 예상대로 책은 그리 재미있지도 않았으며, 다 읽지도 못했다. 그러나 가끔 작가가 그리려 한 무엇이 그대로 머리 속에 그려지면서 순간적으로 몰입되는 순간이 있다. 그 몇 몇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라... 언젠가 다시 한번 읽어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다른 책을 더 이상 읽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카뮈의 이방인을 매우 잘 읽었다면 이 책 역시 그와 같은 감동을 줄 것이라 장담한다.(나는 카뮈의 이방인을 시시하게 읽었다)
e****o 2001.10.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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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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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단의 살아 있는 신화'로 불리는 르 클레지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대한 짧은 지식으로 인해 ‘르 클레지오’에 대해선《황금물고기》로 2008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것 외에는 잘 알지 못했다. 한국의 고은 시인도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자 중 한명이었는데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으니 조금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상을 받은 ‘르 클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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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단의 살아 있는 신화'로 불리는 르 클레지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대한 짧은 지식으로 인해 ‘르 클레지오’에 대해선《황금물고기》로 2008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것 외에는 잘 알지 못했다.
한국의 고은 시인도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자 중 한명이었는데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으니 조금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상을 받은 ‘르 클레지오’란 작가의 글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조서》는 1963년 르노도 상을 받은 르 클레지오의 데뷔작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독서를 끝내자 누군가 내게 물었다.
“그래서. 그 책을 읽고 난 소감이 뭔데?”
그 질문을 받자 순간 당황을 했다.
아이들처럼 간단하게 재밌다와 재미없다로 끝낼만한 감상과는 한참이나 먼 독특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잠시 주춤한 후 내 답은 이러했다.
“현실을 그리고 있지만 과연 그 현실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까.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중요한건 사회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내 자신이 아닐까 해.”
당연히 이 말에 상대방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 반응을 전혀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나 역시 《조서》의 모든 것을 이해한 것은 아니니까.

 

아담 폴로.
그는 언덕 꼭대기의 버려진 집에서 살고 있다.
근처엔 해변이 있어 매일 같은 시각에 제방에서 개를 기다린다.
최소한의 생필품으로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 돈을 빌려주고, 가끔 신문도 가져다주는 것은 미셸.
아담과 미셸이 정확히 어떤 관계인지는 파악할 수 없다.
아담은 자신이 정신병원에서 나왔는지 아니면 군대에서 탈영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끊임없이 단서를 찾으려고 노력 할 뿐이다.

 

내게 세상은 이미 주어진 상자, 고정된 사물과도 같았다.
따라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통념적인 것들.
예를 들어 규율과 도덕, 가치 그리고 사람, 관계, 존재와 일반적인 정의(定義)와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아담 폴로는 이러한 틀을 완전히 거스른다.
그에게 있어 사람과 사람의 명확한 구분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아담이 정신병원으로 이송된 후 자신을 면회하러 온 학생들에게 심 트위드뮈르라는 사내를 알게 되었던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누군가 [그 심이라는 사람이 정말 실존했던 인물입니까?]라고 묻자 이렇게 답한다.

 

- 아무튼 나는…… 난 당신에게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제 말은 그게 나이건 그이건 별로 중요치 않다는 겁니다. 아시겠죠? 설령 그게 당신이든, 나든, 아니면 그이든,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321p -

 

학생들 중 그래도 아담에게 대화를 이끌어 내려했던 쥘리엔 R.
아담은 그녀가 자신을 정신분열증 환자로 분류할거라 생각했지만 쥘리엔은 그를 망상증 환자에 분류한다. 학생들은 끊임없이 그에게 “왜?”라고 질문하지만 분명한 답은 듣지 못한다. 결국 그들의 ‘아담 규정짓기’는 그가 실어증에 걸리면서 같은 자리를 맴돌다가 끝이 나고 만다.

 

아담을 아주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선 사람들 틈바구니가 아닌 세상, 사물을 통해서 다가서는 편이 빠르다. 르 클레지오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묘사로 우리가 못 보는 것을 아담의 눈을 통해 담아내기에 찰나의 모습도 풍성함으로 다시 태어난다.
아담은 자연이고 세상 그 자체다. 내게 있어 정적이고 배경이었던 세상은 아담에게 있어 역동적이고 중심에 있다.

 

- 그는 나비에서 바위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움직임의 모든 척도들을 화해시키고 있었다. 보편적이 된 시간은 스스로의 복잡성에 의해 파괴되고 있었다. 이제 그가 이해한 세상 속에서는 모든 것이 정확히 죽거나 아니면 살아 있었다. 158p -

 

이제는 사람 이야기보다 아담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것이 더욱 궁금했다.
자신의 오감으로 너무나 많이 세상을 바라봐 이제는 자신을 다면체 거울처럼 되었다고 표현하는 아담.
입체감. 질량, 색체, 거리, 시간을 넘어서는 르 클레지오의 문장 표현력은 세상을 재발견하게 해주는 작은 정육면체 상자와도 같다.
무엇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작은 상자다.

 

침묵 속에서도 공기의 마찰음, 먼지가 스치는 소리를 감상하는 아담. 
그는 천장의 무늬를 꼼꼼히 살피면서 살아있는 움직임을 느낀다.
원한다면 세상 단 하나의 존재가 되어 조각상이 되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바라보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이입되어 흰 쥐로 변모하기도 한다.
아담의 행동은 가끔, 사실은 많이 이해의 범주를 넘어선다.
해변에서 만난 개를 뒤쫓는 것이라든지 미셸의 흔적을 찾기 위해 동생에게 전화하고, 역으로 그녀의 친구인 소니아 아마두니의 행방을 묻고 다니는 것이 바로 그러하다. 미셸을 찾아다니는 것은 작별인사를 위해서라지만 어찌보면 이것도 큰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저 무언가에 집중하는 하나의 놀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제 아담은 정신병자 수용소에 있다.
그러나 바라보는 눈에 따라 장소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가기 싫어하고 꺼려하는 장소에서 아담은 행복함을 느낀다.
오히려 그곳은 아담에게 있어 도시에서 지낼 수 있는 숙소 중 한 곳에 불과하다.
자신이 꿈꾸던 흰색의 산뜻한 집. 쾌적하고 평화로운 소리가 들려오는 아늑한 곳이다.

 

자유로워 보이면서도 자신이 누군가에 대한 의문으로 자유롭지 않은 주인공.
아담은 비록 사람 속으로 융화되지는 못했으나 그 어느 누구보다도 사회와 가장 가까운 모습을 지닌 존재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아담 폴로를 통해 좀 더 세상과 하나가 되는 시선을 배워 본다.
때로는 이미 정해진 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느껴볼 것. 아담 폴로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거부하지 말자. 남보다 더 많은 것을 발견할 것이다. 

s*******6 2008.11.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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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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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의 데뷔작 '조서'를 읽게 되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노벨문학상 작품에 크게 열광하지 않는 편이고 프랑스 작품이라 은근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나 책을 읽고 얼마 되지 않아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정신병원 또는 군대에서 탈출했을지도 모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란 말처럼 주인공 아담 폴로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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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의 데뷔작 '조서'를 읽게 되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노벨문학상 작품에 크게 열광하지 않는 편이고 프랑스 작품이라 은근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나 책을 읽고 얼마 되지 않아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정신병원 또는 군대에서 탈출했을지도 모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란 말처럼 주인공 아담 폴로란 인물의 생각이나 이야기가 사실인지 상상인지 도대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의 집에 주인의 허락도 없이 살면서 혹시라도 주인이 나타날까봐 불안해하고 유일한 이야기 상대는 미셸이란 여성으로 그녀가 주는 금전적인 도움은 물론이고 말도 안 되는 편지를 통해 범죄자나 할 법한 행동을 했다고 말하는... 여기에 개를 쫓으며 이 개가 암컷을 향한 행동을 집요하게 따라가는 아담의 심리는 무엇인지... 이해하려는 노력은 중도에 포기했지만 그럼에도 자꾸만 끊기는 책 읽기를 제대로 경험하게 해 준 책이 '조서'다. 그나마 책의 뒷부분에 저자의 생각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어 좋았다고 해야 하나? 그럼에도 어렵고 힘들고 르 클레지오의 책을 또 읽어야하나 하는 고민에 빠지게 한 책이다. 


 

⌜네게 편지를 썼어⌟ 하고 아담이 말했다.  ⌜네게 편지를 썼고 널 강간했어. 그런데 넌 왜 아무것도 안했어?⌟  ⌜내가 뭘 하기를 바랐는데?⌟ 미셸이 피곤한 어조로 대꾸했다.     -p47-


아담으로 하여금 끈기 있게 바닥까지 몸을 낮추어 흩어진 그의 주검을 주워 모이도록 하기 위하여.

아담으로 하여금 한순간 그의 주검을 손에 들고 흔들어 보도록 하기 위하여, 그가 눈물을 흘리며 2층 창문에서 그것을 던져 언덕 바닥까지 긴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 그리고 가시나무 관목숲이 그의 몸을 받아들여 햇빛 가득한 자유로운 대기 속에서 썩어가도록 내버려두기 위하여.         -p133-


아담은 도시의 길목마다 도처에 동시에 있었다. 어둠에 잠긴 공원 앞에, 개들의 묘지 앞에, 석재를 잘라 만든 현관 아래, 때로는 나무들이 줄지어 선 좁은 길을 따라, 혹은 성당의 계단에 앉아 있었다.     -p200-

 

 

 

아담 폴로란 인물이 최초의 인간 아담과 태양의 신 아폴론을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문명 이전의 사회를 동경하며 인간이 자신들의 맘대로 땅을 나눈 것에 대한 것을 싫어하고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져 있는 이야기라고 알려주지만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다른 생각으로 빠져드는데 그나마 신문기사나 엄마의 편지, 학생들 앞에서 이야기는 부분은 그나마 읽기에 편했다. 다행히 함께 책 읽기를 하는 분의 말을 빌리자면 저자의 후반기의 작품은 괜찮다고 하니 재밌게 읽은 책도 추천해 주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를 담은 '디에고와 프리다'를 읽어보고 판단할 생각이다.

q******5 2016.07.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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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이름이 아담이었다.. 장정일의 아담이란 소설이 잠시 떠올랐다. 아담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아담은 소설 전체를 전달해주는 역할만 한다. 사실 특별한 사건은 없다.. 부모와 싸우고 나온 남자가 빈 집에서 살다 길에서 연설중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연행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심리학과 교수와 학생들의 연구대상으로 면담을 하던 중 그는 그곳에 있는 자신을 거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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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이름이 아담이었다.. 장정일의 아담이란 소설이 잠시 떠올랐다.

아담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아담은 소설 전체를 전달해주는 역할만 한다. 사실 특별한 사건은 없다..

부모와 싸우고 나온 남자가 빈 집에서 살다 길에서 연설중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연행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심리학과 교수와 학생들의 연구대상으로 면담을 하던 중 그는 그곳에 있는 자신을 거부하며 실어증에 걸린다...

사건은 없고 의식의 흐름을 통해 아담의 내면이 드러나곤 한다.

이상의 날개처럼 말이다.

작가는 주인공에게 아무 권한도 부여하지 않았다. 보통의 소설이라면 주인공은 주인공다운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성깔이라고 할까,.. 작품을 이끄는 힘이 있다. 악인이든, 선인이든 말이다.

하지만 아담은 투명하다. 그는 목표없이 이리저리 사람들의 물결에 휩쓸려 다니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관찰한다..

그에게는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이 주인 역할을 한다... 그는 스스로 뭔가를 주도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낯선 개를 이유없이 따라다는 적이 두 번이나 있다.. 따라다닐 때에도 그는 개를 앞장서서 끌고 가지 않는다.. 자신이 앞장 서면 개에 대한 책임감을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개를 따라다니던 부분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어떤 사물보다 인간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가 바라보던, 관찰하던 사람들의 모습, 평범한 사람들의 태도나 반응을 그는 목표없이 관찰이라는 것을 매개로 조서한다... 마치 물결에 흔들리는 수초처럼 그는 자신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거부하지 않고 함께 호흡하며 사람들을 관찰한다. 어른 세계에 처음 발을 디딘 어린아이처럼.. 그 어떤 것에도 결론을 짓지 않는다.

마지막에 가끔 관념적으로 흐르기는 했지만 문장도 괜찮았고 내용도 깔끔했다.

 

츌처 : http://blog.naver.com/carooo/120104193833

c****5 2010.03.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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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가 말하는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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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調書가 내가 생각한 뜻이 맞는지 국어사전에서 확인을 해야했다.   1 조사한 사실을 적은 문서. 2 <법률>소송 절차의 경과 및 내용을 공증하기 위하여 법원 또는 그 밖의 기관이 작성하는 문서. 르 클레지오의 [황금물고기]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었다. 사실 그의 작품이 내 책장에 있는지도 몰랐다. (민음사 104권 전집에 속해있다.) [황금물고기]는 나에게 실패한 작품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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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調書가 내가 생각한 뜻이 맞는지 국어사전에서 확인을 해야했다.

 

1 조사한 사실을 적은 문서.
2 <법률>소송 절차의 경과 및 내용을 공증하기 위하여 법원 또는 그 밖의 기관이 작성하는 문서.


르 클레지오의 [황금물고기]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었다. 사실 그의 작품이 내 책장에 있는지도 몰랐다. (민음사 104권 전집에 속해있다.) [황금물고기]는 나에게 실패한 작품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행운이랄까. 르 클레지오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내 머릿속에 넣는 계기가 되었으니...

 

책 표지에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정신병원 또는 군대에서 탈출했을지도 모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어디에서 탈출했을지언정 그는 결국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그는 정신병원에 대해서 특별한 거부감이 없는 정신이상자이다. 그. 아담 폴로. (최초의 인간 '아담'과 태양의 신 '아폴론'을 연상시키는 이름) 그를 성폭행범으로 고소한 미쉘이라는 여자. 미지의 여자이다. 난 처음에 아담 폴로가 만들어 낸 가상의 인물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다.

 

어느 해변가 언덕에,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빈 집에 들어가 사는 아담 폴로. 동물원에서부터 개, 집의 쥐를 잔인하게 죽이는 것에 대한 생각들, 여학교, 바다에 빠져 자살한 남자의 이야기, 공중전화에서 장난치기 등의 혼자 중얼거리는 듯한 이야기들. 또 어떻게 보면 약간은 철학적인 내용들. 그리고 반복되는 상념들이 흡사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는 느낌도 들고, 또 언젠가는 후반부에 이 중얼거리는 듯한 이야기들의 실타래가 한꺼번에 풀려버리기를 기대하는게 꼭 [독일어 시간]에서 주인공이 그림을 훔친 범인이라고 (주인공은 그림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판명된 순간까지의 과정같기도 했다.

 

르 클레지오의 작품 세계는 [황금물고기]보다 [조서]에 더 뚜렷이 나타나는 것 같다. 물론 [조서]는 그의 초기 작품이고 수 년에 걸쳐 변했을 수도 있지만 작가가 표현하고자하는 것은 [조서]에 더 잘 나타나 있는 것 같다.

역자의 말을 빌리면 [조서]에서 드러내보이고 있는 세계의 모습은, 화려한 인위적 가치 체계로 가리고 있긴 하지만, 서구 문명 사회가 안고 있는 한계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b****n 2009.04.08.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