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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고 철없어 보이는 아이들도, 아이이기만 한 건 아니구나 할 때가 있다. 사회문제나 교육문제 등 민감하고 예민한 부분들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말할 때면 ‘와 철딱서니 없는 꼬마인 줄 알았는데 그래도 생각은 있네.’하며 대견할 때가 있다. 고등학생이든 중학생아이든 엄마들을 만나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있다. ‘애가 생각이 없어.’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지 못하게 만들고, 생각하지 말고 나만 따라와를 외치던 사람은 누구였지? 바로 우리 부모들 아니었을까? 부모를 믿고 부모를 따라왔고, 어른을 믿고 어른을 따라왔지만 지금 이 사회는 행복한가? 공평한가? 노력한 만큼 성과를 보는가? 아니 어디에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다.
이 사회를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책을 읽었다. 고등학교 사회학 에세이 논문 대회 수상작 모음이라 조금은 딱딱하고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십대 청소년들이 이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결책을 제시하는지 알 수 있어 좋다. 고등학생 아이들이 바라보는 돈의 성질, 제주 해군 기지를 둘러싼 갈등, 남녀 차별적 사회 문제, 학교 내 비정규직 직원의 눈물,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 문래동 철공소 옆에 세워진 미술관의 의미, 탈북 민을 바라보는 시선, 농인이 될 수 있는 현실과 캥거루족의 원인과 해결방안, 학교 내 상 벌점 제도의 문제점 등 2012~2013년의 문제들이 별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현재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 씁쓸하기만 하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문제 푸는 기계로 공부만 하고,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하는 아바타인 줄 알았던 아이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분석력을 발휘하고, 나름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건 고마운 일이다. 벌어진 상황이나 사태에 대해 ‘세상은 다 그런 거야’라는 교과서적인 대답이 아닌, ‘왜 그렇지? 왜 변하면 안 되는 거지?’처럼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학생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무슨 글을 쓰고, 이 사회에 눈을 돌리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건강한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서는 당연한 세상을 당연하게 바라보지 않는 청소년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논문 들이 대학을 가기 위한 스펙 쌓기 용이라면 슬플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의 청소년들을 믿고 싶다. 나 역시 아이들을 키우면서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비판적인 생각을 하길 바라지만 그게 녹록치 않다는 걸 안다. 논문을 쓸 필요까지는 아니더라도 신문을 읽고, 뉴스를 보며 세상을 읽을 수 있는 ‘눈’을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고등학생이면 아직 어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이젠 많아 자랐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아이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아직은 어른들의 고집도 만만치 않구나. 오랜만에 다듬지 않은 조금은 거친 글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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