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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에서 출간한 두 권의 두툼한 소설 <웃는 남자> 상, 하권은 한마디로 거장의 위대한 작품이었다. 모두 930여쪽에 달하는 장편소설이다. 국내 초역이라는 설명대로 그간 국내에서 일부 소개된 위고의 작품목록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작품이다. 실상 엄밀하게 따진다면 스토리 자체는 지극히 단순하게 이를 데 없다. 주인공인 그윈플레인과 데아의 영혼을 주고 받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다 그들이 아주 어린 나이에 처참한 환경에서 신이 정한 운명으로 조우하게 되고 장성하여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레 싹튼 사랑을 기어이 지키다 결국은 운명처럼 죽음에 이르지만, 마지막 둘이 거의 동시에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인간인 그윈플레인이 선택하는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그 단순한 줄거리에서 감동 이상의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사랑이기는 한데, 영혼의 울림이 너무도 강렬하여 마치 천상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하며 단테의 <신곡> 연옥편에 등장하는 위대한(?) 사랑의 한 전형을 보는 것도 같은 떨림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되려 단순하지만은 않다.
위고는 <파리의 노틀담>에서도 그랬듯, 이 소설에서 당시 영국의 정치사회적 변화와 다양한 인간군상이 펼치는 삶의 모습을 마치 기록영화 보듯 여실하게 그려내고 있다. 청교도혁명과 명예혁명으로 역사에 기록되는 시민혁명, 그리고 뒤이은 왕정복고의 정치적 변화를 장엄한 웅변으로 설파하는가 하면, 왕족과 귀족, 그리고 평민과 빈민, 천민의 생활상을 구체적이고도 여실하게 그리고 있는데, 그 필치가 마치 격랑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속삭이기도 하는 듯 우리에게 구구절절 알려주고 있다. 어찌보면 당대의 영국을 알려주는 박물지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모름지기 소설읽기의 재미가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샆을 정도로 감동과 재미와 지적인 탐험과 역사를 체험하는 재미까지 두루 갖춘 '위대한 작품'이라 칭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분간 국내외 다른 소설 작품을 멀리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길 정도로 나의 가슴속에 남은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덧붙여 소개하면, 역자의 노력이 이 소설을 읽는 사람에게 재미와 흥분을 배가해준다는 점이다 수백개(자세히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그 이상일 것이다)의 역주를 통해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장면의 이해를 돕는 것은 물론이고, 그리스 로마 신화, 역사적 사실, 어원에 따른 언어형성의 과정 등등 여러가지의 지적 체험을 하도록 돕고 있음은, 그저 읽고 느끼는 재미에다 생각과 사색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일부 역주에 대해서는 토를 달 수도 있을 듯 한데, 그건 토론의 장으로 넘길 수 있는 별도의 문제라 생각하고 암튼 역자의 노고는 위고의 작품을 이방인이 읽는 과정에 지극한 안내자로 찬사를 받아 마땅하리라 생각된다.
위대한 작품이 주는 가슴 떨림-- 다른 독자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독후감을 간단히 적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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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넘어오는 과도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에 참여하는 그윈플레인. 백성들의 삶은 내몰라라하고 사치와 향락을 일삼는 당대의 왕, 귀족, 주교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그윈플레인의 연설을 들으며 귀족들은 박장대소한다. 웃고 있어도 속은 울고 있는 그윈플레인의 모습은 평민의 삶을 대변한다.
밝음이란 밝음이 아닐 수도 있다. 빛은 진리이되 섬광은 배신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섬광이 밝힌다고들 믿으나, 실은 화재를 읽으킨다. p667 절망과 가난, 운명의 저주 앞에 내던져진 익살광대 그위 플레인은 과연 숙명 앞에 나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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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의라는 것은 땅거미 질 무렵처럼 어둑한데, 찬사는 그 속에서 장님처럼 더듬거리기 때문이다. 그윈플레인은 입을 다물고 있으라는 우르수스의 당부를 뇌리에 떠올렸다. 그러나 데아가 보고 싶었다. 감옥은 그 분위기만으로도 그윈플레인을 압도했다. 거의 알몸이다시피한 수난자 한 사람. 그는 그윈플레인을 알아보았다. 도대체 그와 그윈플레인 사이에 무슨 인과관계가 있단 말인가! 이제 집정관은 엄숙한 목소리로 낭독하기 시작했다. 그윈플레인 그 출생의 비밀을, 그가 왜 버려지고 흉한 얼굴로 사람답지 못한 삶을 살아야 했던지를.... 아! 진실이 마침내 밝혀지는 순간인가! 늘 그렇다. 결국 진실은 밝혀진다. 다만, 시간이 걸릴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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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런던에는 다리가 하나밖에 없었다로 시작하는 제2권!! 바람은 세차고 춥고 그 시절 겨울은 어찌 그리 길었을까!구구걸하는 사람부터 성직자까지 그윈플레인 그에게 열광했다. 여공작에게서 온 편지를 받은 그윈플레인 그의 선택은? 「그대의 모습 흉측한데, 나는 아름다워요. 그대는 익살광대인데, 나는 여공작이에요. 나는 최상류인데, 그대는 최하류에요. 나는 당신을 원해요. 당신을 사랑해요. 오세요」
그윈플레인 삶 자체가 비극이지만 또다른 비극이 편지를 통해 시작되었다. 흉측함 때문에 사랑받다니! 사람은 늘 자신이 가진 것을 보지 못하고 남이 가진것을 부러워한다. 여공작 역시 모든 걸 가졌으나 결핍이 있다. 그 결핌의 일부분을 그윈플레인을 통해 과연 채울 수 있을까? 자신 스스로 단단해지지 않으면 결코 채울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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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무것도 아니며, 하나의 목소리일 뿐입니다. 인류는 하나의 입이며, 저는 그 입에서 나오는 절규입니다." - 그윈플레인 "제가 예외적인 존재라고 하십니까? 아닙니다. 저는 모든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예외적인 존재는 경들이십니다. 경들께서는 환상에 불과하되 저는 실체입니다. 저는 인간입니다. 무시무시한 웃는 남자입니다. 그가 누구를 보고 웃는지 아십니까? 경들을 보고 웃습니다. 자신을 보고 웃습니다. 모든 것을 보고 웃습니다. 그의 웃음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 그윈플레인 "모든 것은 항상 후에 설명되지만, 여하튼 운명이란 덫이며, 인간은 함정 속에 빠지게 되어 있다." "물 흐르는대로 가는 것, 그것이 미친듯한 웃음이다. 즐거움에 휩싸인 군중, 그것은 망가진 나침반이다. 모두들 어디로 가는지, 심지어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자 몰랐다." "자신의 영혼을 잃은 사람이 그것을 되찾을 수 있는 곳은 오직 하나, 즉 죽음뿐이다." "인생이란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어 가는 긴 과정에 불과해. 모두들 혜성처럼 각자의 뒤에 슬픔의 긴꼬리를 남기지. 운명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안겨 주어 우리를 얼빠지게 하지." - 우르수스 "그윈플레인은 여기에 없어요. 따라서 저는 소경이에요. 지금까지 저는 어둠이라는 것을 몰랐어요. 어둠이란 그가 없는 것이에요" - 데아(안 읽어 보신분들에게→그녀는 장님이다) "우리가 지금 와 있는 이 땅 위에서 산다는 것은 상실의 연속이에요" - 데아 "저는 어제와 오늘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겠어요. 저는 한탄하지 않아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여하튼 많은 일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어요." - 데아 예전 부터 해오던 몇마디의 말들이 이 책의 대사일줄은 미쳐 몰랐다. 형태장이론이 적용된 것인지 읽지도 않은 책 속의 대사들을 내뱉고 있었구나 싶다. 이 책을 완독하고 나서 드는 감상은 극적인 마무리지만 작가님이 꼭 이렇게까지 했어야 되나 싶다는 거다. 초반의 내용들이 그윈플레인에게 심하게 감정이입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었다. 하지만 후반부와 대미를 거치며 그윈플레인에게 데아가 있는 것처럼 무언가 누군가 있어주기를 바라던 바램 때문에 소설의 대미가 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단지 몇시간 동안의 일탈... 그윈플레인에게는 자신의 근본을 알 기회였다고는하지만 그 단 몇시간 때문에 이런 종결이라니... 생각할 수록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그리고 고전 소설이 다 이렇게 묘사와 서술이 긴 것인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장황한 묘사가 압도하는 소설들은 내 타입은 아닌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