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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우리들의 삶의 자화상.
"우리들의 삶의 자화상." 내용보기
『세상이 바뀌어도 사람은 그대로다. 그대로 있다는 기분이 든다. 생활과 방편이 바뀌어도 내가 아는 사람들 얼굴은 그대로다. 나아지는지 나빠지는지 알 수 없다. 빠른 건 언제나 같다. 내가 바뀐 것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바뀌는 게 당연한가. 그럴지도 모른다.』- 성석제 우리는 문학작품을 통해서 작가의 상상 속에 재탄생한 인물들과 현재의 내 삶을 견주어 볼 수 있고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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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뀌어도 사람은 그대로다. 그대로 있다는 기분이 든다. 생활과 방편이 바뀌어도 내가 아는 사람들 얼굴은 그대로다. 나아지는지 나빠지는지 알 수 없다. 빠른 건 언제나 같다. 내가 바뀐 것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바뀌는 게 당연한가. 그럴지도 모른다.』- 성석제


우리는 문학작품을 통해서 작가의 상상 속에 재탄생한 인물들과 현재의 내 삶을 견주어 볼 수 있고 가슴깊이 드리워진 추억과 그리움의 책갈피를 펼치듯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견도 해볼 수 있습니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세월, 그 끝없는 행로에서 우리는 모두가 손꼽아 인정하는 주인공이 될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존재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작가 성석제가 들려주는 7가지의 스토리를 통해 과연 내 모습은 누군가를 통해서 형상화되고 있는지를 각자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 그가 써온 중단편 7편이 한권의 책으로 엮어져 있는데 “참말로 좋은 날”이라는 제목과 상반되는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통해 인생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느끼게 됩니다. 과거를 추억하고자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찾아간 장소는 세월의 흐름 앞에 많이 변모하여 종전의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고 오직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낯선 정경일 뿐일 때 이 얼마나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인가요. (고욤과 환한 하루의 어느 한 때)


일상생활에서 숨쉬기, 걷기, 심호흡, 복식호흡을 생활화하며 본인 스스로 무병장수의 비법을 배우고자 세계를 돌아다니며 채식을 통한 조화로운 삶의 전도사가 되고자 노력하는 인물 박희제의 어이없는 사고를 그린 이야기(고귀한 신세)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빠르게 변화하는 삶의 기로에서 무엇을 갈구하며 살아가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좀 더 색다르게 다가온 이야기(집필자는 나오라)는 조선시대 궁중을 배경으로 인현왕후 폐비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린 선비 박태보가 임금의 잔인한 고문 속에서도 진실만은 왜곡하지 않겠다는 자기희생의 절개를 보여준 이야기입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타인을 이용하고 이득을 챙기려는 이들과는 사뭇 다른 그 시대의 충직한 선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곧 인간의 진정한 가치와 본성이 무엇인지를 우리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것이 아닐런지요.


선배와 후배, 동료인 이들이 함께 한 술자리에서 서로에 대한 격식을 잃은 채 무례한 행동을 버릇처럼 일삼는 광경을 빗대어 보여주는 이야기(악어는 말했다)를 통해 현재 우리의 헐벗은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합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조차 흐려지게 하는 세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읽는 내내 가장 마음을 아린 두 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무관심과 악감정으로 왕래가 뜸한 형제. 그들이 좀 더 가깝게 왕래하며 지내길 바라는 여동생 계숙. 그 어디에도 자리 잡지 못하고 사는 큰 오빠에 대한 측은한 마음에 이민 간 여동생은 큰 오빠에게 집을 투자하려고 하고 이를 질투한 둘째 오빠는 이 기회마저 이용해 투자 수익을 챙기려합니다. 한편, 한 집의 가장이기도 한 원호는 택시에서 두고 내린 여동생의 휴대폰 때문에 어느 날 자신의 아들과 불꽃 튀는 접전을 벌입니다. 가벼운 언행으로 시작된 싸움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야기하는 이야기(아무것도 아니었다). 재산 앞에 형제의 존재 가치도 사라지고 자식들에게 가장의 권위마저 잃어버린 아버지의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을 빗댄 자화상같이 느껴져 안타깝고 또 씁쓸하기만 합니다.


자신은 영세민이 아닌 중산층이라 말하는 무능한 가장은 어느 날 집 전세금을 주인에게 떼일 상황에 놓이자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합니다. 하지만 아내마저 청력을 잃을 위기에 놓이고 점차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자 자존심도 내놓은 채 자신의 후배에게 손을 뻗어야 할 처지인 신세에 놓입니다. 궁핍한 생활의 연속이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끝까지 지켜야 하는 내 가족에 대한 이야기(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까지.


삶의 어두운 고비마다 우리는 본연의 모습을 잃고 삶의 수레바퀴를 제어하지 못한 채“참말로 슬픈 날”의 전형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다만 우리에게는 생을 함께 할 가족과 친구, 동료 더 나아가 내가 지켜야 할 본분이 있기에 멈추지 않고 나아가야 합니다. 인간의 숭고한 가치와 존재 의미, 계속되는 관계들의 연관성을 토대로 진정 원하는 자아상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변 여건으로 인해 환경이 변하더라도 과거와 현재의 경계선 상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우리의 선한 본성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삶의 언저리마다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지라도 내일의 태양은 뜹니다. 그 날이 진정 “참말로 좋은 날”이기를...

b***a 2007.01.30. 신고 공감 5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당신은 왜 '저만치' 떨어져 홀로 피어 있나요?
"당신은 왜 '저만치' 떨어져 홀로 피어 있나요?" 내용보기
한동안 성석제를 끼고 산 적이 있었다.오래된 작품들까지 다 찾아 읽었고, 새로 나오는 작품들은 예약 구매를 통해서 미리미리 구입해서 읽을 정도였다.일종의 '성석제 전작주의자'   그 명맥이 끊어진 건 순전히 우연때문이었다.미국에 온 후 한국에서 구입한 책들을 소포로 가져오곤 했는데불운하게도 성석제의 작품이 들은 책 박스만 분실이 되는 것이다.혹은 일부가 파손되어 오는
"당신은 왜 '저만치' 떨어져 홀로 피어 있나요?" 내용보기

한동안 성석제를 끼고 산 적이 있었다.
오래된 작품들까지 다 찾아 읽었고, 새로 나오는 작품들은 예약 구매를 통해서 미리미리 구입해서 읽을 정도였다.
일종의 '성석제 전작주의자'

 

그 명맥이 끊어진 건 순전히 우연때문이었다.
미국에 온 후 한국에서 구입한 책들을 소포로 가져오곤 했는데
불운하게도 성석제의 작품이 들은 책 박스만 분실이 되는 것이다.
혹은 일부가 파손되어 오는 책 박스에서 유독 성석제의 책만 분실되곤 했다.

 

그렇게 한동안 성석제를 접하지 못하다가 가장 최근에 접했던 작품이 바로
『지금 행복해』이다.

 

너무나도 오랜만에 성석제를 만난다는 반가움은 곧 낯섦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성석제는 너무 많이 변해 있었던 것이다.

 

'변화' 그 자체는 가치가 들어간 개념이 아니다. 좋게 변할 수도 있고 나쁘게 변할 수도 있는 거니깐.
그러나 어쨌든 변해버린 성석제는 더 이상 예전의 그 성석제가 아니었다.
그 낯섦 앞에서 무척 당혹스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참말로 좋은 날』을 읽으며 뭐랄까? 『지금 행복해』의 성석제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의 변화를 수긍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된 거였군.'

 

사실 이 작품집에는 「참말로 좋은 날」이라는 작품은 없다.
대개의 단편소설을 묶은 작품집들이 그 작품들 중 하나의 이름을 따서 책 제목을 짓는 걸 고려한다면 특이한 일이다.
구태여 성석제는 왜 '참말로 좋은 날'이라는 제목을 이 책에 단 걸까?

 

누군가 나에게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설명해달라고 한다면
'「운수 좋은 날」의 2006년 버전'이라고 말할 것 같다.
「운수 좋은 날」의 제목이 지니는 역설이 이 작품집의 면면을 흐른다.

 

남편이 즐겨 보는 오락 프로그램 중에 '1박 2일'이 있다. 난 이 프로그램이 참 불편하다.
어느 곳을 가든 어디에 있든 상관 없이 출연자들은 복불복 게임을 한다.
그 게임을 하면서 출연자들은 "나만 아니면 돼."라고 울부짖는다.
누군가 게임에서 진 사람들이 나오면 절망하는 사람 앞에서 사람들은 박장대소를 한다.
그러면서 또 저 멘트를 날린다. "나만 아니면 돼."
까나리 액젓을 먹는 동료를 보며, 매운 소스가 발린 어묵을 먹는 후배를 보며 배를 잡고 웃는다.
그게 내가 아니니깐. 그걸 보면서 시청자들도 웃는다. 왜? 고통을 당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니깐.

 

이건 정확하게 현재의 한국 사회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누가 고통을 당하든 그게 나만 아니면 되는 것이다.
옆집 남자가 회사에서 잘리든 말든, 아랫집 학생이 성적을 비관해서 죽든 말든, 윗층 여자가 죽을 병에 걸리든 말든 그건 나랑 전혀 상관이 없다.
앞집이 사기를 당해 집 전체를 날리게 되고 그래서 거리로 나앉게 되더라도 그게 내가 아니라는데 안도의 한숨을 쉴 뿐이다.
왜냐하면 나만 아니면 그만이니깐.

 

그런데 과연 그럴까?
결국 그러한 일은 언제든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데 말이다.
왜 여섯 명의 1박 2일 출연진들은 '이런 게임 재미 없으니 하지 맙시다.'라고 말하지는 못하는 걸까? 언젠가는 자기가 걸릴 수도 있는 건데 말이다.
말하자면 그런 거다.

 

성석제는 그런 사람들은 그냥 보여줄 뿐이다.
대학을 다닐 때는 미래가 촉망했던 한 남자가 무너지는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집을 날리게 생겼다. 아내는 병에 걸렸지만 고쳐줄 돈도 없다. 아이도 이제 커서 말을 듣지 않는다.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든 되겠지. 그러나 법 앞에서도 사람 앞에서도 도움의 손길이나 구제의 손길은 없다.
같이 어려움에 빠진 사람끼리도 연대하지 못한다. 그 사람조차도 경쟁자이니깐.
함께 살 궁리를 하는 게 아니라 행여나 경쟁자가 될 그 사람을 제침으로서 나만 살려고 하는 거다. 그러다 결국 공멸한다.
아내는 자살하고 아이는 떠난다.

 

연대하지 못하는 삶.
모두가 적이 되는 사회.
공동체 의식같은 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신자유주의니 부의 양극화니 중산층 몰락이니 이런 개념이나 용어는 하나도 쓰지 않지만, 성석제가 보여주는 2000년대의 한국은 바로 이런 모습이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모든 것은 단순히 '개인의 비극'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그 비극이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일어나지 않은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쉴 뿐이다. 그리고 그 비극이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란다.

"나만 아니면 돼."

 

왜 이 모든 게 개인의 비극으로만 끝나야 하는 거지? 그건... 모두들 '저만치' 떨어져 홀로 피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향해 성석제는 이렇게 질문하고 있는 것 같다.
당신은 왜 '저만치' 떨어져 홀로 피어 있나요?



c*****g 2009.10.30. 신고 공감 3 댓글 7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그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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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1/3쯤, 그러니까 정확히 86페이지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서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내가 얼마나 바보같던지.. 에구구, 이 책이 단편소설집이라는 걸 그제서야 알았으니! 3편의 단편소설을 읽을 때까지도 그것이 장편소설의 도입부, 즉 등장인물이나 배경을 설명하는 챕터들이라고 생각했었다. 변명을 둘러대자면 그만큼 소설에 온전히 빠져들었기 때문. 역시 작가 성석제는 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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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1/3쯤, 그러니까 정확히 86페이지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서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내가 얼마나 바보같던지.. 에구구, 이 책이 단편소설집이라는 걸 그제서야 알았으니! 3편의 단편소설을 읽을 때까지도 그것이 장편소설의 도입부, 즉 등장인물이나 배경을 설명하는 챕터들이라고 생각했었다. 변명을 둘러대자면 그만큼 소설에 온전히 빠져들었기 때문. 역시 작가 성석제는 달필이다. 독자가 정신 못차릴 만큼 매우.

 

모두 7편의 단편이 실린 [참말로 좋은 날]은 역설적이게도 참말로 안 풀리는, 참말로 운수나쁜 날들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내가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머리에 새겨둔 작가의 글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 드니, 냉소적이고 실랄하고 비꼬는 그의 어투는 여전하지만, 굉장히 건조하고 메마르며 빠르고 짧은 톤은 새롭다. 마치 작심한 듯 7편 모두가 그러하다. 그 중 <악어는 말했다>가 그나마 제일 예전의 이미지와 가까운데, 또 그래서 제일 신선도가 떨어진다. 

 

가장 독특했던 <집필자는 나오라>. 말 그대로 집필자가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로 흥미진진한 역사소설을 써냈다. 작가 성석제가 이런 소설을 쓰기도 하는구나, 싶다. 왕에게 상소를 올린 자들을 잡아들여 문초하는 과정을 얼마나 잘 묘사했던지, 그 급박한 상황과 왕의 진노함, 고문의 괴로운 비명이 영상처럼 생생하게 포착된다. 

 

대부분 작가마다 독특한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고, 그것이 좋아 그 작가의 작품이라면 늘 환영하는 독자가 있다. 하지만 작가의 새로운 면을 보고 읽는 것 역시 즐거운 일. 아마도 작가에겐 모험일 수 있겠지만 독자에겐 짜릿한 쾌감이다. 나는 오래도록 [참말로 좋은 날]의 쾌감을 즐기게 될 것이다. 

y*****c 2007.04.10.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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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다른 느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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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았을때, 딱 현진건의 운수좋은날이 생각났다. 운수 좋은날이 가장 억세게 운이 나쁜날이었던. 반어로 제목을 달아놓음로써, 읽는 내내 그 슬픔이 더더 갑절이 되게 하였던 그책이 떠오른건. 정말 이 책 역씨 그렇게 될까봐.걱정을 한가득 앞섰다.   나는 늘 해피엔딩을 좋아한다.제목에서 느껴지는 따스함과, 거기다 얼마만에 읽는 소설책이란 말인가.걱정반 설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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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았을때, 딱 현진건의 운수좋은날이 생각났다.
운수 좋은날이 가장 억세게 운이 나쁜날이었던. 반어로 제목을 달아놓음로써,
읽는 내내 그 슬픔이 더더 갑절이 되게 하였던 그책이 떠오른건.
정말 이 책 역씨 그렇게 될까봐.걱정을 한가득 앞섰다.
 
나는 늘 해피엔딩을 좋아한다.제목에서 느껴지는 따스함과,
거기다 얼마만에 읽는 소설책이란 말인가.걱정반 설렘반속에 읽어내려가기 시작했건만
아니나 다를까 섣부른 걱정이려니 했거만, 나의 걱정은 적중하고 말았다. ㅠ.ㅠ
 
작가 성석제의 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잇다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뒤통수 치인 느낌이랄까,믿었던 친구에게 배신 당한 그때,딱 그처지가 되버렸다.  
이야기꾼 성석제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잇었떤것은 아닐까
이렇게 세상살이는 힘이들구나-성석제의 글속에 조금은 암담함을 느낀다.
그리고 자꾸만 서글퍼진다.예전의 따듯함이 묻어나는 글을 못읽어서,
아니 내가 제목만 보고 너무 많은 기대를 한건 아닌지,
 
고욤.환한 하루의 어느한때.고귀한 신세.악어는 말햇다.
아무것도 아니었다.집필자는 나오라.저만치 떨어져 피어잇네.
 
7편의 단편들에 제목들이다.
장편소설인줄 알았건만,읽는 도중에야 알았다.
스토리가 이상하게.안맞는것이,머야 이럼서 뒤페이지를 살짝 보았더니.
7편이단편들 모음이었다.-바보 바보 ㅠ.ㅠ
 
마담은 가벼운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간다.
마음이 가볍건 무겁건 계단은 언제나 가파르다.
오전 열시의 햇빛이 눈부시다.
날씨 참 더럽게도 좋네.마담은 중얼거린다.-p41
 
노인이 작은 입을 벌려 작은 소리로 외친다.작고 주름진 눈을 약간 찡그린채
"아이고 ,오날 날씨 참말로 좋을세."-p66
 
이젠 알것 같다 제목의 의미를.
 
우리네 인생사는 이리도 풀리지 않는데 날씨만큼은 이리도 좋쿠나-비꼰건지도 모르겟다.
난 다르게 생각해본다.아니
제목하나만큼은 정말 잘 지은것 같다,
 
날씨가 참 좋다는말.그래도 희망은 있는거잖아.
흐리고 비오고 눈이오고 태풍이 불지언정,
햇빛 비치고 따뜻하게 갠날은 더 많이 있으니까,
희망은 잇는 거다,
 
요즘은 늘 이런식이다,.
마담은 하하하 웃는다.
햇빛이 마담의 큰 눈을 사정없이 찌른다.
 
성석제 그가 갖고 있던 예전의 느낌을 얻고 싶었다.
해피엔딩의 결말, 내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아니 제목안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한건 아닐까,
이젠 글을 읽을때 조금은 여유롭게,마음을 비우고 책을 접해야겟다.
 
늘 똑같은 느낌의 글보다 상상을 뒤집어 엎어버리는 이런글도
가끔은 필요한게 아닐까.
 
내 기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글이엇지만,
그나마 간결한듯하면서 소박하고 그리고
직설적으로 내뱉은 문장속에 느껴지는 매력,
그만의  문체에, 그나마 위안을 삼아본다.
 
k******1 2007.02.0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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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변할 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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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성석제가 바뀌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좋다는 사람도 있고 싫다는 사람도 있다. 나? 난 잘 모르겠다. 성석제가 마지막에 이야기 하듯이 세상이 바뀌어도 사람은 그대로인데 그게 나아지는 건지 나빠지는 건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그가 여전히 예전처럼 똑같은 글을 쓰면 나태하다 할 것이고, 이번처럼 바뀌면 바뀌었다고 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저러나 그런 소리를 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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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성석제가 바뀌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좋다는 사람도 있고 싫다는 사람도 있다. 나? 난 잘 모르겠다. 성석제가 마지막에 이야기 하듯이 세상이 바뀌어도 사람은 그대로인데 그게 나아지는 건지 나빠지는 건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그가 여전히 예전처럼 똑같은 글을 쓰면 나태하다 할 것이고, 이번처럼 바뀌면 바뀌었다고 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저러나 그런 소리를 들을 정도라면 많은 사람들이 성석제의 글을 알고 있다는 증거이니 좋은 소리든 나쁜 소리든 소설가로서는 행복한 일일거란 생각이 든다.


그의 책은 작년에 나온 산문집『소풍』을 읽고 처음이다. 그 전엔 아마도 『즐겁게 춤을 추다가』를 읽었었던 것 같고, 성석제란 작가를 처음 알게 된 작품은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나오는 책마다 나름대로 찾아 읽었으니 나도 성석제의 글에 대해선 좀 안다 하고 말할 수 있겠지만 사실, 성석제는…하고 평을 할 정도의 독서 수준이  아니다. 죽 그래왔듯이 난 그저 책 읽는 것이 좋아서 읽는 편이지 분석을 하기 위해 읽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그가 변했느니 아니니 뭐 그런 이야긴 할 수도 없다. 그저 읽어볼 뿐이다. 읽고서 내가 좋으면 좋은 거고 그렇지 않으면 아닌 거고. ^^;;;


참말로 좋은 날』엔 7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대체로 성석제의 위트는 그대로 남아있지만 좀 우울하다. 제목처럼 ‘참말로 좋은 날’이 오길 기대하고 썼는지 이야기들마다 ‘참말로 무겁다.’ 특히, 작가도 그 무거움을 인정한 두 편은 읽고서도 꽤 꿀꿀했다. 하지만 「아무 것도 아니었다」의 맨날 술 처먹고 주정하고 애들 패는 아버지나 「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의 졸업하기 전에 이미 민관의 공모전에 숱하게 이름을 올려 후배들에게 거의 선생의 대접을 받았으나 지금은 너무나 무능력한 가장인 불운한 화가 종호는 드라마에서 혹은 뉴스에서 이미 우리 주변에 숱하게 보아온 인간군상 중에 일부분일 뿐이다. 그러니 놀랄 일도 아니지만  어쩌면 그게 너무나 현실을 닮아 있어 무겁고 꿀꿀한 지도 모른다. 소설인데, 어차피 소설인데 왜 소설 같지 않고 이웃집 이야기 같은지 말이다. 뭐 그래서 작가는 고마워하기도 한다. 소설을 쓰게 해주는 존재들, 실재하는 또 실재하지 않는 존재들에게.


법을 바로 잡기 위해 일어선 순간, 그 법의 재물이 되고 만 「집필자는 나오라」는 액자식 역사소설로 인현왕후의 폐비가 잘못된 것임을 진언한 박태보의 고문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 모든 고문에도 지만하지 않는 박태보의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는 인간성만이 존재할 뿐이다. 결국 끝없이 계속되는 고문에 뼈와 살이 다 타고서야 고문은 멈춘다. 독한 왕에 독한 신하. 그 외에 같은 동네에서 같은 추억을 가진 친구로서 동생으로, 아내로 한 여인을 두고 가지는 전혀 다른 기억을 무덤덤하게 보여 주는「고욤」, 어쩐지 결말이 눈에 선했지만 그럼에도 그 삶이 궁금해서 끝까지 빠질 수밖에 없었던 「고귀한 신세」, 사회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해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 「악어는 말했다」그리고 작가의 여전한 위트와 입담이 보였던 「환한 하루의 어느 한때」까지 대부분 무겁고 어두운 결말을 보여 준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의 화두는 ‘인간’인 것 같다. 아버지와 아들, 오빠와 동생으로서의 관계에서 인간이기를 포기한 인간(아무것도 아니었다), 인간으로서 대접 받기를 원하지만 후배에게도, 법에서도 인간 대접을 못 받는 인간(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 좋은 음식에, 좋은 환경에서 정말 인간답게 살았으나 결국엔 인간처럼 죽지 못한 인간(고귀한 신세), 그리고 선배니 형이니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실상은 적의로 가득한 인간들(악어는 말했다), 인간으로서는 하기 힘든 고문을 하고 그 고문을 그대로 받은 독한 인간(집필자는 나오라). 그래서 소설이잖아 하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많았던 『참말로 좋은 날』은 작가의 문체가 바뀌었든 말든 내겐 인간에 대한, 인간성에 대한 많은 물음표를 던져 주었다.


집필자는 나오라」에서 외삼촌은 말한다. “허허, 나 겉은 늙은이가 시골에 꿩처럼 숨어 살면서 뭘 알겠느냐마는 옛날에 죽은 사람들도 요새 젊은 사람들하고 생각하는기 크기 다르지 않았을 기다. 사람은 변할 기 없다” 나도 그렇게 믿는다. 성석제는 나이가 들었어도 사람은 그대로라고. 변한 게 없노라고.

j****o 2007.04.03. 신고 공감 1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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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 공간, 주변부 삶을 향한 작가의 측은지심... <참말로 좋은 날>
"주변부 공간, 주변부 삶을 향한 작가의 측은지심... <참말로 좋은 날>" 내용보기
오랜만에 읽는 성석제의 단편집... 예전과 같은 참신함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씩 구수해진 듯한 글들이 눈에 띤다. 주변부 공간에서 주변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향해 보내는 측은지심 또한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러한 측은지심을 전복시키던 유머는 조금 덜해진 듯하다) 여전해 보인다. 닳고 닳은 말발로 훠이훠이 나아가는 작가가 아니라, 세속에서
"주변부 공간, 주변부 삶을 향한 작가의 측은지심... <참말로 좋은 날>" 내용보기

  오랜만에 읽는 성석제의 단편집... 예전과 같은 참신함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씩 구수해진 듯한 글들이 눈에 띤다. 주변부 공간에서 주변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향해 보내는 측은지심 또한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러한 측은지심을 전복시키던 유머는 조금 덜해진 듯하다) 여전해 보인다. 닳고 닳은 말발로 훠이훠이 나아가는 작가가 아니라, 세속에서 세속의 때를 벗기는 구도자로 거듭나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성석제는...

 

  「고욤」.

  정우와 태호의 순두부 먹으러 가는 길... 친구인 정우의 이복 여동생인 향지와 태호의 관계... 태어나면서 숙며적으로 ‘냄새의 원종 같은, 원시적이면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냄새’를 가지고 있던 향지와 그러한 향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숫컷들이 끊임없는 쟁탈전, 그리고 그 쟁탈전을 바라보아야만 했던 오빠 정우, 그리고 정우의 친구 태호의 이야기이다. “... 소문 속에서 향지는 대통령 영부인의 육촌동생과 잠자리를 같이했고 지역 출신인 전설적인 레슬러의 아이를 낳았다. 들에 세워져 있던 우마차 아래에서 일곱 명의 고등학생들을 상대해서 모두의 뼈가 녹아내리는 저주를 내렸다. 읍내 제일의 부자가 향지의 배 위에서 죽었다. 향지는 몇 남자가 목을 매게 만들었으며 경찰서장의 차로 청요리를 배달시켜 먹었다. 향지는 수십 년 동안 지역에서 태어난 미인들의 소문을 다 합친 것만큼의 소문을 만들어냈다.” 어지간해서는 녹슬지 않을 것 같은 성석제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이 여전해보여 안심이다.

 

  「환한 하루의 어느 한때」.

  인빈간다리... 영빈다방 한복차림 마담의 재래식 화장실 이용 분투기... 사지땅... 죽음의 땅, 평생을 그렇게 알고 있던 명칭이 사실은 사지단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말짱 도루묵이 되어버린 차 자랑... 넙춘이... 영빈루 넙춘이의 이름에 얽힌 뒤늦은 사실규명, 그러니까 실은 넙춘이가 아니라 실은 늦게 나오라는 의미의 ‘늦출’이어었다는 뭐 그런... 심청전... 심청전에서 왔다는 늙은 할매가 실은 ‘침천정’이라는 곳에서 왔다는 뭐 그런... 참말로 좋은 날씨에 서슴없이 세상을 향해 활개치는 우리네 고향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다양하고 우여곡절 심한 그들의 고장 명칭과 함께 기술되고 있다.

 

  「고귀한 신세」.

  웰빙이라는 말이 있기 전부터 웰빙족과 다름없는 삶을 살았던 박희제의 일대기... 산 아래 단독 주택에 살고, 심호흡과 복식호흡을 하며,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목욕을 할 수 있도록 욕조가 두 개이고, 요가의 응용인 맨손체조를 하는 박희제... 미국의 세도나에서 명상을 배우고, 채식마을에 돈을 기부한 후 채식 프로그램을 실천하며, 하와이의 활화산과 일본의 온천마을을 넘어 인도와 중국을 거치며 기를 넣음받고, 세계 각지의 장수촌을 돌아다녔으며, 건강 관련 서적을 주로 읽고, 물에 대해 빠삭하며, 허브밭을 집에 일구는 박희제... 하지만, 인생무상이니...

 

  「악어는 말했다」.

  음식 칼럼니스트인 나(멧돼지 형님이라는 의미의 저형이라고 불리우는)와 오래전 함께 잡지사에 근무했다는 인연을 가지고 있는 악어, 그리고 ‘진드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기자 이태산의 세 사람... 그리고 이들과 우연히 함께 자리를 하게 되는 프로골퍼 최찬호와 ‘곽’이라는 다혈질의 인물들 사이에 벌어지는 한판 술자리의 이야기... 

 

  「아무것도 아니었다」.

  현대판 운수좋은날, 이라고나 할까... 너무나 소원하여 몇 년만에 만났는지 헤아리기도 힘든 형제인 원호와 중호, 그리고 이들의 여동생인 계숙... 맏형인 원호는 이만을 간 계숙이 자신의 명의로 강남의 아파트에 집을 사기로 했다는 사실을 동생으로부터 듣게 된다. 되는 일이 없어 집에서 백수처럼 지내며 일을 하러 다니는 아내는 밖에서 무얼 하고 다니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아들에게는 힘에서 밀려 자빠지기 일쑤인 원호는 동생 덕분에 새로운 기회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중호에게서 좋은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 날, 택시에 두고 내린 (여동생으로부터 연락을 받아야 할) 핸드폰으로부터 비롯된 불상사는 불타는 집으로 이어지는데...

 

  「집필자는 나오라」.

  시골에 들렀다 외삼촌을 만나 듣게 된 오숙모의 친정 반남 박씨 박태보 선생의 이야기... 인현왕후 민씨를 폐하려는 임금에게 올릴 상소를 직접 썼고, 그 때문에 국문을 당하는 와중에도 자신의 기개를 꺾지 않았던 박태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소설가인 나는 그 어른의 이야기를 이렇게저렇게 수소문하여 챙기느라 정작 써야 할 글은 하나도 쓰지 못했다는 그런 이야기...  “... 뭐 시속이 나쁘다는 기 아이고 역사를 자세히 보마 그 속에 있는 사람들한테서 한 분은 들어볼 진리가 있으이. 사람다움이라는 기 뭐냐, 그때 자기가 꼭 안 해도 되는데 나서게 하는 힘이 뭐냐. 이런 걸 어렵고 까시롭기 여길 거 없다.”

 

  「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

  김종호의 자기집 사수 이야기... 화가 아닌 화가로 변두리 시골 동네에 스무 평짜리 연립주택에 전세로 살고 있던 어느 날 김종호는 아내의 호들갑스러운 전화를 한 통 받는다. “.... 정말 이상하고 웃기는 게 왔어. 통지서라는 거, 이게 뭐야. 법원이 어쩌고저쩌고 경매가 어쩌고, 난 몰라. 모른다구.” 그렇게 시작된 김종호의 자기집 사수를 위한 투쟁기... 하지만 결국 어느 곳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오히려 그런 상항에 처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핀잔을 듣게 되는 김종호... 결국 그의 집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07.05.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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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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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님의 소설을 읽을 때면 아주 완만한 산에 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곤 한다. 소설이라면 으레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격한(?) 구조를 지녀야만 할 것 같은데, 작가의 글로부터 난 조금의 경사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오히려 ‘가까운 친지에게 거리낌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구나’ 싶은데, 이게 아마도 작가만의 매력이라면 매력인가 보다. 이번 책 역시 다른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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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님의 소설을 읽을 때면 아주 완만한 산에 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곤 한다. 소설이라면 으레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격한(?) 구조를 지녀야만 할 것 같은데, 작가의 글로부터 난 조금의 경사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오히려 가까운 친지에게 거리낌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구나 싶은데, 이게 아마도 작가만의 매력이라면 매력인가 보다.

이번 책 역시 다른 작가로부턴 느낄 수 없는 이런 느낌에 충실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비록 눈으로 글씨를 따르는 것이 독서라곤 하지만, 타고난 이야기꾼의 이야기는 눈 아닌 귀로 맛보아야 제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 음절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천천히 책장을 넘기는 것으로 나는 작가의 노고에 보답(!)했다.

 

책의 제목은 참말로 좋은 날. 다소 격한 사투리로 이 말을 내뱉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책에 수록된 이야기는 밋밋한 서울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안타깝게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을 한 번도 벗어나 본 적 없는 나로서는 제목에서 그리고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향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할 수 없으리라.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린 점점 변하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다시 걸을 수 없는 과거가 되어버려 아련해진다는 사실만은 나도 잘 알고 있다. 마치 흘러간 시간을 어루만지는 것 같은 이야기에 나는 빠져든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어찌 보면 허무하다 말할 수 있을 것도 같은 고귀한 신세란 제목의 글이 제일 마음에 와 닿았던 이유가 무언진 잘 모르겠다. 문체가 너무도 차분해서일까?

 

박희제는 자신이 원하던 시간에 병원에 도착했다. 의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도착한 곳은 강연 장소인 강당이 아니라 응급실이었다. 숨이 멎은 그에게 인공호흡기가 들씌워졌다.(p86 중에서)

 

박희제에게 죽음을 선사하기 직전까지도 작가는 그의 삶이 성공적이었음을 애써 강조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그의 강연이 얼마나 달콤한지, 그의 가정 생활이 얼마나 평안한지 등 작가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박희제란 인물의 삶은 불만을 품을래야 품을 수가 없을 듯해 보인다. 하지만 자신에게 매혹될 청중들이 기다리고 있는 강연회장을 앞둔 횡단보도에서 일어난 일은 지금껏 작가가 열심히 설명해놓은 내용을 무()로 만들어버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인간은 죽음으로써 자신의 삶을 평가 받게 된다고도 하지만, 삶이 아무리 성공적이었다 하여도 죽으면 그것으로 끝인 게 또 삶 아니던가. 현진건의운수 좋은 날이란 글이 지녔던 형언하기 힘겨운 아이러니와는 또 다른 창조한 박희제라는 인물에 대한 예의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이야 말로 새옹지마(塞翁之馬)의 멋(?)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유쾌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해 보이는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불쾌하거나 우울하지만도 않은 것이 작가의 글이었다. 아마도 현실이, 제 아무리 잿빛을 띠고 있다 하여도 살아갈만한 것이기 때문이리라. 작가의 글은 현실을 닮았다.

 

, 젊은 양반들이 술을 반만 꺽다이 이기 말이 되나, 말이. 우리 젊을 때는 그라스로 마시도 허리를 꺾은 적이 없는데. 최 프로님, 안 그렇습니까 (p100 중에서)

 

오늘따라 디테일에 집착하게 된다. 약간은 혹은 거나하게 취해버린 이 목소리가 자꾸만 내 귀를 때리는 듯하다. 이리 살아도 세상은 참말로 좋은 거랑께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q*****2 2007.04.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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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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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으며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이었다. 억세게 운수가 좋았던 하루를 지낸 인력거꾼 김첨지가 마지막에 싸늘하게 굳어 있는 아내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며 했던 말,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성석제의 <참말로 좋은 날>은 [운수좋은 날]처럼 '참말로 좋은 날'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참말로 좋지 않은'사람들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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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으며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이었다. 억세게 운수가 좋았던 하루를 지낸 인력거꾼 김첨지가 마지막에 싸늘하게 굳어 있는 아내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며 했던 말,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성석제의 <참말로 좋은 날>은 [운수좋은 날]처럼 '참말로 좋은 날'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참말로 좋지 않은'사람들의 '참말로 좋지 않은'이야기들이다. 그런면에서 가장 참혹하고 슬픈 날에 대한 이야기를 '운수좋은 날'이라고 표현한 현진건의 소설과 닮았다.


성석제라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 대하는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이 소설집은 그의 전작과는 판이하게 다른 면모를 보인다고 한다.

그 옛날의 '말이 말을 낳는 성석제만의 문체'를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아마,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묻게 될지 모른다. 이 처절한 살풍경 속에서 성석제는 과연 무엇을 쓰려 했던 것일까. 성석제식 희극의 독자들, 아니 숭고의 독자들, 숭고한 희극의 독자들은 외치게 되리라. "집필자, 아니 성석제 나와라."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것이 '말이 말이 아니게 된', 우리 시대의 소설의 운명인 것을. -해설중에서....

이는 책의 끝머리에 있는 '작가의 말'에서도 드러나는듯하다.

세상이 바뀌어도 사람은 그대로다. 그대로 있다는 기분이 든다. 생활과 방편이 바뀌어도 내가 아는 사람들 얼굴은 그대로다. 나아지는지 나빠지는지 알 수 없다. 빠른 건 언제나 같다. 내가 바뀐 것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바뀌는 게 당연한가. 그럴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에서...

원판을 모르니 어찌 바뀌었는지 알 수도 없거니와 현상황으로서는 알 방도가 없으니 이에 대해선 내가 따로 무어라 말 할 수 있는 처지가 못된다. 다만, 작가의 말을 통해서 조심스럽게 짐작해보면 작가 자신도 변화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안에서 일어난 것인지 밖에서인지, 무엇 때문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듯 하다.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중심인물들은 전혀 평범하지 않다. 아니 인물들 뿐 아니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관계들 또한 그러하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구성하고 있는 시스템의 경계선 주변 혹은 그 밖에 서 있다. [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에 등장하는 실패한 예술가나 [아무것도 아니었다]의 자식과 목숨을 건 난투를 벌이는 가장을 비롯해서 [고귀한 신세]의 웰빙 전문가. [고욤]에 등장하는 정우와 태호까지 모두들 각 작품의 주인공이면서 아웃사이더 처럼 시스템에 동화되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전의 작품까지 주메뉴를 차지했다던 '노스탤지어와 유머' (숭고한 희극성이라고 표현되었던..)는 이 소설집에서 만큼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참혹하고 비참한 현실. 비주류들의 고단한 삶의 모습들에 대한 살풍경만이 보여진다. 그것이 작가의 본격적인 '업종 변경'인지 특별히 따로 준비된 '특미 음식'인지는 앞으로 나오게 될 작품들을 기다려 보아야 알겠지만....


오전 열시의 햇뱇이 눈부시다.
날씨 참 더럽게도 좋네.
마담은 중얼거린다.
-[환한 하루의 어느 한때]중에서....

n*********1 2007.02.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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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현실을 고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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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우울한 날이다. 제목이 주는 역설성을 간과한 나는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기대했던 유머와 풍자는 온데 간데 없고 욕설과 폭력성이 마치 칼처럼 나를 배어낸 듯한 기분이다. 배어낸 칼자욱에 피를 본 듯, 이는 것은 두려움이다. 현 시대의 우리들이 가진 배려심 없는 비인간적인 모습들, 자본주의체계 하에서 무기력하고 나약한 패배자의 모습들을 마주하려니 거북하고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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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우울한 날이다. 제목이 주는 역설성을 간과한 나는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기대했던 유머와 풍자는 온데 간데 없고 욕설과 폭력성이 마치 칼처럼 나를 배어낸 듯한 기분이다. 배어낸 칼자욱에 피를 본 듯, 이는 것은 두려움이다. 현 시대의 우리들이 가진 배려심 없는 비인간적인 모습들, 자본주의체계 하에서 무기력하고 나약한 패배자의 모습들을 마주하려니 거북하고 불편하다. 이 아름다운 가을날 당신은 왜 허구의 단맛 대신 현실의 비릿한 피맛을 보게 하시나이까.

 

책은 7개의 단편으로 엮여 있다. 각기 다른 시대, 배경, 인물 구성들로 확연히 다른 빛깔들을 뽐내고 있다. 저자가 이 시대의 이야기꾼임을 새삼 느끼게 하는 다채로움이다. 개성 강한 이 작품들 속에서 나는 욕설폭력이라는 원치 않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전작에서 접했던 그 만의 해학, 풍자, 경쾌함을 기대하던 나는 동명이인의 또 다른 성석제를 만난 듯 하다.

 

가장 끝에 자리잡고 있어서이기도 하고,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서이기도 해서인지 나는 [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 때는 잘나가던 미술학도였던 는 어느 날 날라온 법원통지서를 받고 전세로 살고 있는 자신의 집이 경매로 넘어갔음을 알게 된다. 전세금을 날리게 된 상황을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주인공에게 현실은 점점 더 비극으로 다가온다. 놓치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는 화가에 대한 열망은 그를 변변한 직장 없는 하루살이 인생으로 만들었다. 아내의 벌이와 카드로 근근이 살아가는 그들의 삶은 점차 피폐해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는 청력을 잃는다. 대화가 단절된 허울뿐인 가족, 집을 뺏길 수 밖에 없는 현실의 굴레, 눈 앞에서 목숨을 끊는 아내의 모습. 단순한 현실의 우울을 넘어서는 절정의 비극이다.

 

순간,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떠올랐다. 철거명령통지서를 받아 든 난장이 가족의 절망, 피할 수 없는 현실에 붕괴되는 가족, 난장이의 죽음. 표면적인 줄거리로 인해 느낀 단순한 일치였을지 모르겠다. 실제로 저자가 이 작품을 염두에 두고 썼는지는 그저 나의 억측일지 모르겠다.

 

인생이 외줄타기 같은 것임을 새삼 느낀다. 각자의 외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누군가는 떨어지게 되어 있다. 균형을 잃는 순간 떨어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내가 아닐 거라고 확신할 수 없는 현실이 두렵다. 안정된 삶이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는 사람도 외줄에 서 있기는 마찬가지다.

 

줄 위에서 나의 발놀림은 떨어지지 않기 위한 균형잡기일까. 어쩌면 그 줄을 흔들고 있는 것은 정작 내 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떨어질까 불안한 마음에 요동치는 발이 나를 더 흔드는 것은 아닐까. 마치 꿈을 놓지 않겠다고 으스대다가 정작 이도 저도 아닌 세상의 낙오자가 된 처럼.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균형감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또 다른 성석제를 만난 것이 온전히 유쾌하지 만은 않았지만 그가 던진 물음이, 잔혹한 현실의 단상이 여운을 남긴 작품이다.



r********2 2011.11.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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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의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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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즐겁다. <참말로 좋은 날> 하얀색 바탕에 내가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포인트를 준 표지의 전체적인 느낌도 마음에 든다. 그 표지 속에 약간 우스꽝스러운 사람들의 모습은 정겨워보인다.   이 책을 처음 받아봤을 때, 내가 받은 느낌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내 마음대로 이 책에 대한 기대를 가졌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이 두꺼운 한 권의 책 안에서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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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즐겁다. <참말로 좋은 날>

하얀색 바탕에 내가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포인트를 준 표지의 전체적인 느낌도 마음에 든다.

그 표지 속에 약간 우스꽝스러운 사람들의 모습은 정겨워보인다.

 

이 책을 처음 받아봤을 때, 내가 받은 느낌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내 마음대로 이 책에 대한 기대를 가졌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이 두꺼운 한 권의 책 안에서 분명히 참말로 좋은 날을 볼 수 있겠지..

그런 이야기를 읽고 나면 언제나 그렇듯이 잠시라도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겠지...

 

하지만 그 기대는 제일 처음에 배치된 <고욤>이라는 단편소설을 읽고 난 뒤부터 바로 산산조각나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끝나버리면 너무 우울한데..라는 생각으로

무언가 따뜻한 반전을 기다리며 한 장 한 장 넘겼지만, 첫번째 단편소설은 그냥 그렇게 끝이 났다.

그 때 내가 느낀 감정이 딱 새파란 고욤이었다.

이 단편의 제목이자, 친절하게 은근슬쩍 설명해주기도 했었던 바로 그 고욤.

 

작지만 꼭지가 강하게 가지에 붙어 있는 덕분에 겨울철 거센 북풍에도 견디는 게 고욤이었다.

파랄 때는 도저히 먹을 수 없도록 떫지만 겨울에 얼었다 녹았다 한 고욤은 단맛이 났다.

 

그 뒤로 이어지는 6편의 단편들, <환한 하루의 어느 한때>, <고귀한 신세>

<악어는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집필자는 나오라>, <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두 우울하다.

처음부터 <고욤>이라는 소재로 인생의 쓰고 떫은 맛을 한 방 먹이고 난 뒤,

더 쓰고 떫으면 떫었지,

이 책에서는 내내 그 맛을 다른 맛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

 

그런 인생들을 하나둘 봐가면서 나도 덩달아 우울해졌지만

왠지 모르게 다른 유쾌한 소설들과는 다른 친근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한 마디로 표현해보자면, 7편의 인간극장을 본 느낌이다.

평범하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촬영해

성석제라는 작가가 나래이션을 넣어 나에게 보여주는 듯한 느낌,

믿고 싶지는 않지만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었다>를 읽으면서는 한 가정의 가장이,

형이자 남편이자 아빠라는 지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비참한 인생을 살게 되었는지 너무 답답해서 내내 한숨이 나왔다.

 

<고귀한 신세>에서는 꾸준한 노력으로 사회에서 어느 정도 인정도 받고 있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던 한 사람이

정말 예상치도 못했던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목숨을 잃어버린다.

 

이 책을 통해 이런 이야기들을 하나둘 접해보면서

내가 갖게된 한숨섞인 질문은 간단했다. '도대체 사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잘사는 것일까.

 

보통 유쾌한 책들을 다 읽고 책을 덮으면서 다시 내가 속한 현실로 돌아오는 게 아쉬웠다면,

이 책은 정반대였다.

이 책을 덮고 돌아올 수 있었던 나의 현실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다.

 

<참말로 좋은 날>

이 책 7편의 단편소설들속 주인공들중에서 진정으로 참말로 좋은 날을 살고 있는 사람은 없다.

어쩌면 평소에도 약간은 우울하고 힘들게 살고 있는 주인공들 인생의 나날중에서도

그야말로 참말로 슬픈 날들만 일부러 보여주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우리나라 소설이라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던 현실성을 무기로

'오늘도 숨쉬고 있다.', '살아가고 있다.'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삶에 대한 무게를 덜어주고 싶었던 걸까.

 

j******4 2007.01.3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