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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전하는 아버지의 말은 평범할 수도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기실 아버지(권산)가 아들(권영후)에게 전하는 아드레날린 인생 백서는 특별할 것이 없다. 아버지의 삶이 특별히 특별하다고 할 만하지도 않았고, 여기서는 특별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특별히' 특별하지 않다는 뜻이다. 아들이 겪는 인생경로나 그 생각이 유별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특별해질 수 있는 지점이 있다면 아들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서간체를 매개로 책이라는 존재로 세상사람들에게 공개되고 널리 알려지게되었다는 점이며 아들의 현재(내지는 지나온 시간)가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문제의식으로 발화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어떤 사명감이라거나 문제의식이 거창하지 않아서 좋다. 솔직히 쓰자면 그렇다. 한 번뿐인 삶 YOLO는 아버지의 마음이 아들에게 특별한 물건으로 세상에 나온 것이라고 하겠다. 아버지의 생각이 특별히 특별하거나 아들이 겪은 삶이 특별히 특별하다거나 하지는 않다. 특별히 감동적이거나 교훈적이거나 하지 않아서 좋다. 그저 이들 부자가 부러운 부자들이 몇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 뿐이다. 그나저나 이런 아버지와 아들은 둔 저자들은 특별히 특별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범상한 사람들도 아니다. 아마도 먼훗날 아버지가 부재하면 이 책이 정말 많이 생각날 때가 오겠다싶은 생각이 미리들었다. 이런 범상치 않은 사람이 아닌 범상한 아버지라도 아버지들은 자식들에게 무엇인가 남기고는 하는데 지금은 부재한 우리아버지는 말-말하자면 어록-을 남겼다. 그래서 지독히도 불이해했던 사이가 남겨진 그 말로 좀 소통되는 듯했다. 이들 부자, 참 멋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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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섭리, 생명의 연줄은 신비롭다. 아비와 자식의 얼굴만 보고도 이렇게 쉽게 핏줄의 인연이나 비밀을 알 수 있다니..
우리 사회에서 아비와 아들은 가깝고도 멀다. 가깝다는 의미는 태어나서 초등 저학년까지만 해당된다. 멀다는 의미는 사춘기가 시작되고, 중고등 그리고 이후 과정에서 지속된다. 물론 중간중간 일정한 파동 그래프는 피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남자아이들의 군대생활, 아들 영후는 "원하지 않는 공간에서 원하지 않은 일을 당할 "필요"가 있는 시공간으로, 아빠 (권)산은 작정을 하고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아들에게 하고 싶었으나 미뤄 두었 아마 세상 어디에도 만날수 없는 아빠 권산만의 흐름과 맥락이 시작된다.
1. 아빠가 기억하는 아버지(영후의 할아버지) vs 아빠가 기억하는 영후 "포옹은커녕 생전에 따뜻한 손 한 번 내밀지 못했지. - 111쪽" 이 말속에 80년대 20대 권산은 아버지 관계가 축약되어 있었다. 이런 아빠 권산은 아들 영후에게 세상의 가장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도록 방치했다. "기억하지 않는 그 책갈피들 몇몇 문장들과 단어들이 사춘기를 지나는 네게 잔소리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빠의 착각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너에게 가능하면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려 했다. 어차피 부모와 자식 사이는 채권자와 채무자 관계가 아니니까. - 69쪽"
"영후야. 가급이면 월급쟁이는 하지 마라. 그러면 어떻게 먹고살란 소린가? 묘책은 없다. 무책임한 소리는 아니다. 만인을 위한 묘책이 있다면 세상이 이따위로 굴러가겠나. 나 역시 여전히 그 방법을 찾고 있다. 그 과정 중에 밥 먹고 살다 보니 쉰이 넘었다. 약간 배고파도 그런대로 버틸 수 있는 비결은 하나다. 좀 비겁한 조언인지도 모르겠지만...........빚 없으면 살아가는 일 자체에 온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 불안정성은 존재가 중심을 유지하려는 긴장감을 부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흔히 바보 같은 소리는 귀담아듣지마라. 그런거 있잖아. “저는 큰 욕심이 없고 그냥 집 한 채 있고 삼시세끼 걱정 안하고 몸 건강하면 충분합니다.” 세상에 그런 큰 욕심이 어디 있냐. - 181쪽"
무소유가 아닌 무소비를 지향하는 삶의 철학을 보여준다.
3. 80년대 그 많던 권산은 어디 갔는가?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미친 교육 열풍을 비판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의 제작자들인 아빠와 엄마들은 그렇게 번 월급을 아이들 학원비로 쏟아 부었다. 퇴근 후 술자리에서 일상에 지친 아빠들은 지난밤의 교육 문제 시사 토론을 두고 열변을 토했지만 아이들 학원비를 버느라 낮 동안은 기꺼이 간과 쓸개를 내어 놓았다. 하루에 서른 마리는 팔아야 손익분기점을 찍는 골목 치킨집 부모들도 하루에 열 마리 정도의 닭을 기꺼이 새끼들 학원비로 떼어 두었다. 열한 마리만 팔린 날도 그 배당은 같았다. - 56쪽 어느 순간부터 아빠는 왜 80년대에 청년이었던 사람들이 자기 신념과 생각대로 살아가지 않는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세월이 흐르고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라는 대답이 고작이라면 남은 세월은 더 한심스럽지 않은가 - 58쪽" 그 세대가 민주화의 주역으로 세상을 바꾸었지만, 무한경쟁의 질곡속에서 효율과 이익 우위의 세상앞에 "꼰대"가 되어가는 세태를 솔직히 고백한다. 미안하다. 아들들아!! 4. 해야 하는 일을 해라 "일을 하고 있는 순간에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두고 갈등하지 마라. 추하다. '나는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역력히 티를 내는 행동따위는 주먹을 부른다. 그것은 내가 얼마나 한심한 인간인지를 드러낼 뿐이다. 미숙한 것은 문제가 아니다. 제정신 박힌 작업자는 동료 작업자의 미숙함을 탓하지 않는다. 불성실한 것이 문제다. 불성실은 같이 일하는 사람의 노동에 대한 모욕이다." - 189쪽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고뇌하는 청춘들이 많다. 그 '하고 싶은 일'이 단지 직종에 관한 것이라면 그의 고뇌는 습자지 두께다.그 '해야 하는 일'이 단지 직업에 관한 것이라면 그의 고뇌는 살얼음의 단단함보다 못하다. - 190쪽 원하는 일만해도 그 일 안에서 조차하고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나누어진다. 그게 삶과 일의 맨얼굴이다. 클라이막스만으로 채워진 영화는 없다. 그런 영화가 있다 해도 그게 무슨 재미가 있겠나. - 193쪽 5. 어떻게 살래? "가난한 사람이 계속 가난한 이유는 부자처럼 살기 때문이다. 혹시 모르니 펀드 해 볼까, 주식도 조금 하고, 아이폰 식스가 나왔네, 대학은 가야지, 그러려면 학원도 가야 되고, 자동차 있어야지(가급이면 쪽팔리지 않는 모델로), 집주인이 전세금을 3천만 원 올렸네, 보험은 두개 정도 들어야지, 공과금은 왜 이리 많이 나오지, 유럽은 못 가도 동남아는 가야지, 〈어벤져스2〉 하네, 기분도 꿀꿀한데 옷 한 벌 사자, 아 우리에게 '편리와 불안'이라는 상품을 팔아먹은 기업과 국가다. 알면서도 위축되곤 한다. 또는 분발하게 만든다. '억울하지 않아? 한 번사는 세상인데!' 시장은 위축과 분발이라는 양극단의 선택을 강요한다. 자신에게 속할 것인지 떠날 것인지를 묻는다. 6.시대를 넘어, 80년대 아빠가 15년 영후에게 1980년대 온 시간 동안 아빠 세대의 화두는 ‘나는 80년 5월 17일 밤에 도청에 남을 수 있었을까?’였다. 계엄군 진압을 앞둔 광주도청 안에서 총을 들고 새벽을 맞이한 사람들 이야기다. 죽음을 예정한 태도였다. 싸움은 ‘이길 것 같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틀렸기 때문에’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나를 향한 그 질문의 무게가 이제 많이 옅어졌지만 이제 전혀 다른 질문이 가능한 시절이다. "대한민국 청춘들, 10~39세에서는 자살이 가장 높은 사망 원인이다. 특히 20대 사망자 40%가 자살자라고 한다. 내 방식으로 이해하자면, 지금 돈 없고 앞으로도 돈 없을 것 같아서 죽는 것이다. 돈 때문에 스스로 죽음을 택한 세대는 10여 년 전에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BC카드 CM송에서 “우리가 있잖아요.”를 담당했던 세대다. 그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아빠가 힘내지 않으면 집구석 BC카드 펑크 나니까 죽도록 일하라는 것이 그 광고의 본질이었는데, 죽도록 일한 아빠 글을 나오며.... "분명한 것은 ‘나’라는 아빠는 아이를 위해서 도시로 가거나 아이를 위해서 시골로 집을 옮기는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빠가 행복하지 않은데 아들이 행복할 수는 없다." -58쪽 에서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다. 아들, 한 번뿐인 삶. 내일에게 저당잡힐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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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로부터 듣는 뻔한 잔소리 같을 줄 알았다. 하지만 삶의로부터의 경험과 지성의 깊이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공감하면서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까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아들에 대해 진심으로 하는 개인적인 이야기들이지만 그것이 또한 보편적인 내용이 되었다. 돈에 대한 세상에 대한 이 시대의 시스템인 자본주의에 대한 필자의 생각들은 곱씹어 생각하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