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라, 지금까지 읽은 소설과 달리 온다 리쿠의 문학적 상상력이 자유자재로 뻗어나갔는걸,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굽이치는 강가에서>,< 삼월은 붉은 구렁을> 그리고 최근에 발간된 <네버랜드>의 문학적 상상력이 어느정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위의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성장소설이라면, 확실히 이번 빛의 제국은 온다 리쿠의 또 다른 문학적 판타지를 접할 수 있었다.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4장 (회전목마)에서 약간 맛보았던 옅은 판타지 색깔을 이번 <빛이 제국>에서는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내가 그녀의 소설을 발간된 순서대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 그녀의 문학적 전환점이 된 소설이 아닐까싶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 빛의 제국에서 드러난 그녀의 문학적 판타지는 무겁게 늘어지거나 딱딱하다거나 눅눅하지 않는 재미와 그리고 인간미가 물씬 풍기며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작품이 가볍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볍고 경쾌하지만 확실히 그녀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가지고 있다. 그 아우라가 가지고 있는 여운이 읽고 난 다음에도 계속 맴돌아 그녀의 다른 작품을 찾게 만든다. 감정적이지도 격하지도 이성적이지도 않는 미묘한 글의 아우라에 마음이 혹한다. 그러지 않아도 온다 리쿠의 소설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로 아예 올해는 온다 리쿠의 전작주의로 가볼까하고 생각중이다. 원래는 어슐러 르귄의 책들을 상반기에 다 읽을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이쪽으로 당긴다. 그건 그렇고 온다 리쿠의 판타지가 자유자재로 뻗어나간 빛의 제국을 한 번 살펴볼까. 지명이기도 하지만 여러가지 특이한 능력을 갖고 있으며 지극히 온후라고 예절을 중시하는 일족이며 늘 재야에 있으라는 의미인(116쪽)도노코 시리즈는 각각 따로따로 내 놓아도 무리없는 독립된 단편으로도 읽을 수 있는, 거미줄처럼 잘 짜여진 서로 연결된 연작소설이다. 처음에 나오는 <커다란 서랍>은 기억의 서랍안에 모든 것을 다 넣어두는 하루타 일가의 이야기인데, "넣어둔다"는 설정은 아무래도 이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을 어느정도 짐작케하는 틀역활을 하고 있다. 미쓰노리가 <<하쿠닌잇슈>>를 전부 다 외운다고 했을 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의 누나 기미코가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넣어둔다"라는 표현에 약간 고개가 갸우뚱했지만 서랍에 넣어둔다는 의미가 말그대로 작품전체를 외운다라는 표현과 같다는 것을 알 고 난 후, 외우다는 것을 넣어둔다라고 설정한 사고의 발상에 어, 기발한데하는 감탄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점 감탄은 다음 작품의 기대를 낳게 한다. 기억이 서랍안에다 그대로 넣어둔다든가 뒤집히거나 뒤집을 수 있다거나(오셀로게임) 아니면 안티베리화(만화영화 케로로에 나오는 용어)된 풀을 뽑는 다든가(잡초뽑기)하는 시간을 역방향으로 다시 재설정할 수 있는다든지(검은 탑)하는 상상력의 무한 증식은 읽는 재미가 배로 증식하게 된다. 누가 암기를 서랍에 넣어둔다라고 표현을 하고 죽음을 당하거나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뒤집히거나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이나 했겠는가. 이건 온다 리쿠만의 언어적 상상력이며 유희이다. 그 놀이에 참가하다 보면 무딘 감성은 쫘안 하는 한 순간의 감동으로 밀려온다. <커다란 서랍>에서의 기미코, <두개의 찻종>의 미야코와 아쓰시, <역사의 시간>에서의 기미코와 아키코는 <검은탑>에서는 아키코를 중심으로 미아코와 아쓰시그리고 기미코와 다시 만나며 <빛의 제국>은 끝작품인 <국도를 벗어나>의 인물들과 다시 겹친다. 여기에 나오는 두루미선생은 <편지>에도 언급이 되지만 등장인물과는 하등 상관이 없고 <다루마 산 가는 길>과 <오셀로 게임>은 작품의 판타지적 성격을 드러내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는 않는다. 후에 나오는 도노코 시리즈에 어떻게 연결이 될지 지금으서는 난 알 수 없지만 말이다. 특히나 <오셀로 게임>을 읽는 동안 흥분과 초조함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데 벌써부터 <오셀로 게임>의 연작인 <엔드 게임>이 읽고 싶어진다. 이거 언제나 나올려나. 이럴 줄 알았으면 일본어 공부 좀 해두는 것인데...으으윽. 어느 것 하나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글들이다. 온다 리쿠만의 독톡하고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특히나 감성이 어느정도 무딘 상태에 있는 경우라면 더 더욱 읽어 볼 만하다. 판타지와 함께 인간미가 물씬 풍긴다. |
| 빛의 제국을 덮고, 방의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 잠이 들때까지, 멈추지 않는 눈물을 내버려뒀다. 가끔은 우는 것도 좋아, 아무런 생각없이 마음껏 더이상 눈물이 나지 않을때까지. 타인의 앞에서 운다는 것은 나의 연약함이 드러나기 때문에 부끄럽지만, 나 혼자, 잠자리에 들기위해 누웠을때에, 나의 감정에 푹 젖어 눈물을 흘리는 것은 나쁜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가슴을 꽉 채우는 상냥한 단어와 다감한 글귀와, 따듯한 이야기들에 가슴이 아프지만 마음이 편안했다. 열개의 단편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었으며, 역시 온다 리쿠의 책이 가지는 흡인력은, 번역자가 달라도, 출판사가 달라도 이렇게 대단하구나, 라고 느끼게 했다. 빛의 제국을 읽은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좋은 책이지만 왜 울었어? 라고 묻는 다면 나는 당황하고 말거다. 왜 울었어? 거기에 눈물의 포인트는 존재하지 않았어, 라고 말한다면, 얼굴을 붉히고 우물거릴수밖에 없을테지. 그냥 눈물이 났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감정이 말랑하게 해동되느라 배출된 수분인지도 모르고, 지긋지긋한 현실의 스트레스를 책으로만 풀어내다보니 폭발한 감정의 발화인지도 모른다. 나 자신도 어째서인지라고는 말할수 없었지만, 눈물이 났다. 감정이 들썩여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목 언저리에 얹힌 이것이 풀릴길이 없어 울고 말았다. 그립고 다정한 도코노 일족의 이야기. 내가 싫어하는 숨이 짧은 단편이지만, 여운이 너무나도 길고, 각각의 개성이 살아있어 책이 손에서 떨어지지 않아 오히려 괴로웠던 이야기. 결국, 다음 이야기가 필요하다. 민들레 공책, 엔드 게임. 이 이야기들이 나를 울릴지 않을지는 당연히 모른다. 하지만 다음 이야기를 읽고 후회하지는 않을거란건 알고 있다. 온다 리쿠의 이야기는 절대 후회만큼은 하지 않게 한다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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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삼월을 붉은 구렁을'의 후기에서 보니 주로 단편을 쓴 후에 장편에 대한 구상을 하는 편이라고 하더라구요. 이 책은 10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두, 세 번째 장편이 나온 것 같습니다. 부제로 '도코노 이야기'라고 붙어 있습니다. 도코노라는 특수한 능력을 가졌지만 조용히 사는 것을 좋아하는 일족의 이야기입니다. 모여살진 않고 흩어져서 사는데 각 단편들이 이어지는 것도 있고 별개인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보통 일족이라고 하면 전부 같은 능력을 지녔을 것 같은데 모두 특이 합니다. 암기하는 능력, 미래를 본다던지, 그들이 살았다는 산에서는 미래를 볼 수 있고, 풀이 자라 자신을 덮으려는 사람에게서 벗어나기도 하고, 200년 전에도 똑같은 모습을 한 선생님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소문이 있고, 하늘을 날기도 하고, 잡초를 기가막히게 잘 제거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빛의 제국'이라는 제목을 가진 단편이 있는데 이 일족의 아이 들이 모여서 살았던 이야기입니다. 내용들이 현대도 있고 좀 예전 이야기도 있지만, 온다 리쿠 답게 현대적인 느낌으로 쓴 것 같습니다. 그녀의 취향인 4명이 등장하는 이야기도 잠시 나오는데 그것을 다른 긴 이야기로 쓰려고 한다는데 두, 세 번째 이야기는 그것이 아니라서 아마 이 시리즈는 계속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첫 단편에서 나왔던 암기 능력이 있는 그들의 조상이야기가 두 번째 이야기라고 하구요, 풀이 자라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세 번재 이야기 라고 합니다. 능력이 있다는 특이한 사람들만이 느끼는 고통과 추억담. 그리고 괴롭게만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이야기로 바꾸어내는 결말이 있기에 마음이 따스해지는 이야기 같습니다. 보통 단편은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장편이 더 좋다고 말하는데 온다 리쿠의 단편은 장편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라서 더 재밌다는 생각 이 들더라구요. 이 단편집도 참 재밌습니다. 각각의 능력이 나와서 신기하기도 하구요. 우울한 이야기도 있고, 미스터리 스타일의 이 야기도 있고, 사랑 이야기도 있습니다. 과감히 별 다섯개 매겨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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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단편이 담겨있는 <빛의 제국>은 각자의 이야기속에 서로 연결되는 끈이 있었다. 그것은 이 책속의 주인공들의 '특별한 능력'이다. 첫번째 이야기 <커다란 서랍>에서 '넣어두기'라는 표현이 매력적이였다. 이 가족은 다른이의 능력을 자신의 서랍안에 넣어둘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걸 다른이가 눈치채게 해서는 안된다. 이런 능력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내가 그런 능력을 갖길 바라지는 않는다. 때론 어떤 영화에서처럼 다른이의 특출난 능력만을 골라서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좀 부러워 보이긴 했다. 그 다음 <두개의 찻종>에서 도코노의 일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일가의 특별한 능력때문에 일본전쟁 당시에는 끌려가 실험 당하고 일족이 죽은 이야기도 나온다. 어떤 이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속에 다른이가 등장하고 그 이야기의 연결은 도코노 일가로 돌아온다. 두루미 선생의 존재를 찾는 이야기속에서는 그 선생은 죽지 않고 오랜시간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런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두루미 선생은 도코노 일족의 촌장이시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것을 다른이에게 섣불리 내보여서는 안된다. 그것이 어떤 능력일지라도. 언제 사라지거나 끌려갈지 모르니까 말이다. 이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꺼라 생각된다. 그냥 그들도 다른이들처럼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한것이 좋을수도 있으나 내 생각에는 평범한것이 제일 좋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왠지 뭔가가 더 있다는것은 그만큼의 혹독한 댓가를 치뤄야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내가 즐겨받던 요괴만화를 떠올리게 했다. 사람이 한순간 무시무시한 생물체로 변신해서 날름 사람을 위협한다. 그 괴물을 넘기지 못하면 주인공이 넘어가서 사라진다. 하루하루를 언제 넘어갈지 모르는 긴장감속에서 살아간다면 너무나 피곤할 것 같다. 현실세계에서도 그런 요괴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있다. 구지 변신을 할 필요도 없을것이다. 변신하지 않아도 사람을 잡아 먹을수 있으니까 말이다. 겉은 사람이지만, 그 속에 든 요괴를 우리가 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마지막에 "꽤 멀리 돌았지?" (306쪽) 의 말처럼 도코노 일가의 이야기를 여러사람의 이야기속에서 보았다. 책 표지처럼 그들만의 세상에는 환한 빛이 도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특별한 능력은 전쟁을 위한 것도 아니고 그 무엇을 위한 것도 아니다. 그냥 능력이 좀 있고, 그들은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것 뿐이다. 저자의 상상속이나 환상속의 이야기들은 글속에서 매력적으로 녹아든다. 누가 쓰느냐에 따라서 다르지만, 저자의 매력은 이런 느낌일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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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책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는데 작가의 글 솜씨도 그렇지만 책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재미가 꽤 쏠쏠한 탓도 있다. 일명 '삼월 시리즈'는 아예 작가가 대놓고 이건 시리즈요~ 한 격이지만 나머지 작품들도 읽다보면 아, 이거 어디서 한번쯤 봤던 기억이 있는데..라는 오마주 현상을 자주 느낀다. 이번 작품인 <빛의 제국>은 도코노 이야기 연작 시리즈 중 첫번째 이야기이다. 도코노란 특이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의 일족을 가리키는 말인데 이 책에는 모두 10개의 에피소드가 실려 있다. 에피소드간에 연결되는 이야기도 있고 아닌 것도 있으나 모두 도코노 사람들이 나온다. 도코노 사람들의 능력은 제각각이지만 앞 일을 예측할 수 있다던지, 먼 곳의 일이 보이거나 들린다던지, 자기가 머리속으로 생각한 것을 실제 현상으로 실현시킬 수 있다든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던지 하는 초현실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연작의 첫 이야기라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이 책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커다란 서랍'에 등장하는 하루타 일가 선조 이야기 <민들레 공책>이나 하이지마 모녀의 끝없는 싸움의 완결편인 <엔드 게임>은 아마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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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코노 이야기_첫번째 온다리쿠연작소설 빛의 제국, 이 책의 정체다.
블록친구 우주카키님의 책날개 포스트를 보고 검색해보니 미스테리라는 말에 눈이 번쩍. 역시 1번으로 책을 소개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을 책이다. 일단 우주카키님 고맙고요. 앞으로도 계속 리뷰대회에서 수상하시게 되길 바라는 내마음 히힛;; [커다란 서랍]의 하루타 일가 이야기부터 [국도를 벗어나]의 리쓰, 미사키 이야기를 끝으로 10편은 별개의 단편이 아니라 도코노 일족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전국에 흩어져 “어떤 것”과 생을 담보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마음이 맑은 일족이‘국도를 벗어나’한자리에 모여 리쓰의 첼로와 미사키의 플루트연주 파티를 벌이는 장면으로 이야기 하나가 끝을 맺는다. 도코노는 일족의 이름이기도 하고 이들 일족이 살았던 마을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들은 보통사람과 다른 아주 특별한, 몹시 기이한 능력이 있다. 커다란 서랍의 하루타 일가는‘넣어두기’의 달인이다. 소설이면 소설, 고대가요면 가요, 타인의 인생사면 인생사를 토시 하나 빠짐없이 머릿속에 넣어두고 죄다 기억해내는 기인이다. 200년도 넘게 장수하는 두루미선생님, 먼 곳에 있는 소리가 다 들리는‘먼귀’, 앞으로 일어날 일이 다 보이는‘먼눈’, 범(凡)인의 눈에는 뵈지 않는 사악한! 잡초를 뽑아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코노 일족을 공격하는 잡초를 무시무시한 눈으로‘뒤집어버리는’사람, 하늘을 나는 사람까지 지금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도코노(常野)는 권력을 가지지 말고 무리지지 말고 늘 재야에 머물라는 뜻이라고 한다. 까마득한 옛날에는 도코노 일족의 능력이 그리 비범한 일은 아니었다지만, 세월이 흘러 존재가 위협받게 되자 신분(능력)을 감추고 뿔뿔이 흩어져 작가가 끝까지 무엇인지 밝히지 않은‘어떤 것’과 맞서 싸우고 있다. 예컨대 에이코 도키코 모녀는 택배기사 소맷부리에서 기어나오는 양치류나 우유아줌마 머리통 대신 솟은 딸기머리통에 뒤집어 지지 않기 위해 날카로운 눈으로 매일 매시 긴장하며 살고 있듯이.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좋은 글이란 빨리 뒷페이지로 넘기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글이다”라고. 그 말에 기대자면 도코노 이야기_두번째를 검색하러 들락날락하는 나를 보니 이 책, 좋은 글은 맞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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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중에 The 4400 이라는 작품이 있다. 현재 4시즌까지 나온 이 드라마의 간략한 내용은, 멸망의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하기 위해 미래에서 1900년대~2000년대에 걸쳐 4400명의 사람들을 납치한 뒤 특수한 힘을 부여하여 현실로 돌려보낸다는 내용이다. 그들을 둘러싼 많은 변화들과, 그것에 대한 공포, 즐거움 등 주변 인물들의 감정과 사건들이 골고루 배치되어있다. 처음 '빛의 제국' 을 읽으면서 그 드라마가 생각났다.
'피플' 이라는 미국의 SF소설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는 이 작품은(The 4400도 같은 작품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생각된다) 과거로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도코노' 라는 일족의 현재 이야기가 10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들은 서로와 연관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것도 있다. 때로 한 단편이 다른편의 속편인 경우도 있고, 한 편에서 단역이었던 역시 다시한번 단역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작은 설정들이 재미있다. 그럼에도 한 편 한 편은 각자가 완성도를 지니고 있고, 여운까지 안겨준다.
각자 독특한 힘을 지니고 있는 도코노의 후손들은 온화하고 조용한 성품으로, 세상에 드러나지 말아야 한다는 스스로의 비전을 지켜가며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자신들이 왜 그런 힘을 지니고 있는지, 지니고 있어야 하는지에 의문을 품지만, 그 힘을 가지고 해야하는 일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들은 알게모르게 서로 어우러지고, 때론 스쳐가며 세상의 작은 변화의 물결들을 일으킨다.
누구나 한번은 생각해 봤을법한,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특수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가 온다리쿠만의 세상 속에서 서정적이고 잔잔하게 그려져있다. 어딘지 모를, 마음의 어딘가를 아련하게 적셔오는 그녀만의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힘도 여전하다. 또한, 세상의 변화를 바라는 작가의 작고도 큰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PS '삼월'때 처럼 작품안의 단편들을 장편화한 두권의 연작소설이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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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쏟아져오는 일본 소설의 물결에 편승하여 입소문이 좋던 온다리쿠의 빛의 제국을 만났다. 초반에는 단편의 형식을 빌어 엮어지는 장편의 이야기 구도에 흐름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하지만 금새 온다리쿠의 풍성한 상상력이 나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빛의 제국은 일본 도호쿠 지방에 있는 어떤 마을에 사는 지극히 온후하고 예절을 중시하는 성품의 소유자들인 도코노 일족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방대한 양의 서적을 암기하고 접촉한 사람들의 기억을 흡수하고 미래를 예언하고 아주 오랜 시간을 살아가고 수천킬로 떨어진 곳의 소리를 듣는 등의 특이하고 지적인 능력을 가졌다. 특별한 힘을 가진 도코노들의 삶이 차분하고 담담하게 펼쳐진다. 그녀의 환타지는 무겁게 늘어지거나 딱딱하다거나 눅눅하지 않는 재미와 인간미를 담은 가볍고 경쾌한 독특함이 느껴진다. 넣어둔다, 울린다, 뒤집다, 뒤집히다, 먼눈, 먼귀, 거풍 등의 언어로 그들만의 세계를 기발하고 상큼하게 표현한다. 읽는 내내 느꼈던 아쉬움과 갈증은 민들레 공책과 엔드게임으로 이어지는 연작들로 대신하여야 할 것 같다. 그녀는 도코노일족을 통해 나와는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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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の帝国 - 常野物語 :: 恩田 陸 명칭부터가 재미있다. 한자 표기로는 常野이지만, 발음상으로는 どこの, 즉, [어딘가의] 라는 의미도 된다. 다루마 산은 실제로 존재 한다지만, 어쨌든 악귀를 쫓는다는 다루마닌교를 빗댄 것이니 그것을 모티브로 응용해 가상 공간을 만들어낸 것도 아기자기한 센스가 느껴진다.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달마 인형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뻔 했다) 처음엔 그렇게 아이템 하나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풀어서 썼을 뿐인데 살을 붙혀 나가다 보니 점점 거대해지는 세계관이 만들어진건 아닌가, 그런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급조 했다는 건 아니고, 편을 거듭할수록 서두르지 않고 촘촘하게 증축해 나가니 지켜보는 쪽도 이해하기 쉽고, 건물의 완성도를 앞서 그려보며 부푼 기대심을 갖게도 만들어 준다. 아직 일본 원전으로도 도코노 시리즈의 형태가 이제 막 뼈대를 잡은 정도에 불과한 것 같은데, 작가의 의욕에 따라 어쩌면 필생의 역작, 대하 드라마가 될 수도 있겠다. 첫 에피소드는 모든 고전을 암기할 수 있는 하루다 가족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그저 암기만이 아니라 접촉한 사람들의 모든 기억을 흡수해서 투사 해주는 능력까지 갖고 있다. (읽어 들이는 책과 자료들을 전부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고 싶다는 작가의 개인적 바램이 투영된 캐릭터가 아닌가, 하고 처음엔 공감하여 웃었더랬다.) 하루다 기요시, 하루다 사토코, 하루다 기미코, 하루다 미츠노리로 구성된 가족으로 이후 [민들레 공책 蒲公英草紙(국내 미간)] 에서 이 가족의 이야기가 좀더 상세하게 펼쳐진다. 두번째 에피소드에선 미래를 예지하는 [먼눈] 의 능력을 가진 미야코와 그런 미야코를 통해 대성의 기운이 예견된 미야케 아츠시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들은 [검은 탑] 에피소드에서 조연으로 재등장 하면서도 새로운 내용 진전을 그리게 되고, 이 [검은 탑] 의 주인공인 니시오카 아키코는 하루다 가의 장녀 기미코에 의해 각성된다. ([검은 탑] 이전에 [역사의 시간] 에서 1차 각성이 시도 되는데, 이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 뒤에) 이렇게 도코노 일족의 성향에 대한 소개가 먼저 나온 뒤 다음은 그 배경으로 안내한다. [다루마 산으로 가는 길] 과 [편지] 를 통해 영험한 기운이 감돌면서도 기묘하게 공간이 뒤틀린 아오모리 시라카와 산지 다루마 산이라는 곳에 도코노 일족이 아닌 평범한 민간인(?)을 배치함으로 그로테스크한 효과를 보다 더 강조해서 배경 자체를 하나의 캐릭터화 시킨다. 그리고 그 배경을 밑바탕으로, 이 모든 이야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빛의 제국] 을 통해 도코노 일족의 성립과 파멸을 다룬 [전설] 을 풀어 놓는다.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 [국도를 벗어나] 는 그 일족의 부활을 암시하는 예고편으로 마무리 된다. 조금 외전격을 띄고 있는 것이 [오셀로 게임] 과 다소 뜬금 없게도 보이는 [잡초 뽑기] 인데, 도코노 일족인 하이지마 일가의 이야기를 다룬 [오셀로 게임] 은 [엔드 게임 (국내 미간)] 의 파일럿 격이고, [잡초뽑기] 는 아직 두루뭉술한 형태지만 두 에피소드 모두 요괴물 형태를 띄고 있는 것으로 봐서 [엔드 게임] 에서든 아니면 그 이후에든 크로스 오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이들이 또 어떻게 하루다 일가와 두루미 노인 사단과 만나게 될지 짜릿 해질 만큼 기대가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단편은 [역사의 시간] 이었는데, 매우 초현실적인 서술 내용이면서도 작가가 도코노 이야기를 통해 얘기 하려는 철학이 가장 뚜렷하게 보여졌달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끌린다. (여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강풀의 [타이밍] 이나 외화 [히어로즈] 의 그들과 매우 유사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특수한 능력을 가지길, 특히 분노를 표출 하고 싶을 때 가장 강한 욕망을 갖는다. 그러나 그 마음과 이율배반적으로, 실제로 그런 능력을 가진 자들이 현신하면 자동반사적으로 배척한다. 꼭 초능력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소한 인간적 능력으로 [우수] 하게 평가 받는 사람들은 동경심과 비례하게 시기와 증오의 대상이 된다. 타고 태어난 이 일수록 그 배척감은 심해진다. 구리와 철로 만들어진 인형은 무리가 되어 나약하고 도태된 지푸라기 인형을 짓밟고, 특수한 능력의 대나무 인형들을 붙잡고, 공격하고, 잡아 찢는다. 내심 도코노 일족이 되고 싶은 수많은 범인凡人의 독자들에게 작가는 도발적 질문을 한다. 당신은 구리와 철의 인형인가, 지푸라기 인형인가, 대나무 인형인가. 도코노 일족을 누가 배척하고 경계하며 살육을 하는가. 아마도 이 논제는 정치인이 된 미야케 아츠시를 선두에 두고 사회 VS 도코노의 구도로 활용될 여지가 높겠다.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 하려면 [오셀로 게임] 에서처럼 요괴의 힘도 보다 강력하게 등장해야 할텐데, 이미 일본에서는 하드보일드+하드고어 환타지가 적잖이 나온터라 작가가 이 클리셰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갈지, [도코노적인] 집필 능력을 믿고 있자니 그 기대감도 한없다. 반사회적 일족의 크로스 오버 개더링, 거대한 권력과의 사투, 거기에 하드고어 요괴 분위기 까지? 어째 용두사미된 CLAMP의 만화가 데자뷰 되면서 조금 불안 해지는 감이 없잖아 있긴 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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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있었던 것은 등장인물들의 특수한 능력이었고 또 어떤 능력자가 등장할지 두근두근하면서 읽을수 있었다. 그러면서 환상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일족에게 응원과 함께 조력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노스탤지어라고 표현했나 싶기도 하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는 소설. 다음 연작소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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