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입하기 전에 굉장히 망설였습니다. SM에서 화보집의 사진을 활용하는 대외적인 홍보도 많이 하지 않았고 -화보집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 생각됩니다- 먼저 구입한 팬들 사이에서도 사진이 몇 컷 올라오지 않았기에, 결과적으로 내부 사진을 둘러볼 수 있는 경로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수트 차림의 동방신기를 보고 나니까... 지름신을 물리칠 수가 없었습니다(훌쩍).
할인해서 2만원 초반대이던 이전 화보집과는 달리, 판형도 엄청나게 크고, 상당히 고급스럽게 제작되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이 가격이면 더 좋은 퀄리티가 나올 수 있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100점 만점을 주기는 어렵겠습니다. ^^;
구성 중, 뒷쪽에 첨부된 스티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 화보집에 수록된 스티커는 멤버들의 사진을 그대로 살려 제작해서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물론 아까워서 못 쓰지요 ^^;) 그런데 여기 들어 있는 스티커에는 프라하 모바일 사진을 홍보하는 문구가 다 박혀 있습니다. 단체, 개인컷 할 것 없이, 달랑 몇 장 안 되는 스티커 곳곳에 '동방신기 프라하 화보! **XXX번+NAT*을 누르시면...' 이런 문구를 넣어두다니요. 그나마 엽서 다섯장과 떼어내기 힘든(그냥 두고 봐야죠, 뭐 ^^;) 내지 포스터가 나은 편입니다. 엽서는 다섯 명 모두 잘 나온 편이거든요. 포스터는 양쪽 끝으로 갈수록 왜곡이 있지만요.
화보집 자체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9월초, 정규앨범 발매를 앞두고 프라하에서 화보 촬영한다고 했을 때 엄청나게 기대했던 게 떠오릅니다. 당시에 마침 프라하에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동방신기가 아름다운 중세 도시를 배경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어떤 콘셉트로 촬영할지... ^^ 이전의 앳된 소년 같은 모습은 멀리 벗어던져 버리고, 수트 차림의 남자로 나타난 것은 신선했고, 아름다웠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활동하면서 시상식 같은 데서는 정장을 선보이곤 했습니다만, 사진 촬영을 목적으로 차려입은 건 느낌이 또 다르니까요.
여기서 살짝 짚고 넘어갈 것이... 영어입니다(;).
The Prince in Prague의 부제는 The melody of youth입니다.
부제에 걸맞게 이제 막 시작된 청년들의 숨결과 웃음이 곳곳에 배어납니다. 좋습니다. ^^ (헌데 영어 대신 좋은 우리말을 썼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영어를 쓰는 게 뭔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가 싶어 안타깝습니다.)
솔직히, 왜 princes가 아닌 prince인가부터 의아했습니다만, 그런 거야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며 가볍게 넘어갔습니다. 헌데 더욱 의구심을 자아낸 것은, 사진과 함께 곳곳에 박혀 있는 영어 문장들이었습니다. 시구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적은 것 같기도 하고... 교양 부족으로 둘 중 뭐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어법이 틀린 문장이 많아서 그 부분이 좀 거슬립니다. (만약 시에서 따온 문구라면 시적허용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수 일치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는 건 좀 설명이 안 된다 싶은데...; 여하튼 그렇습니다.)
총 여섯 개의 파트로, 시작마다 비치는 종이(기름종이라고 하는 그것 ^^;)에 파트 주제 문장이 적혀 있고, 사진이 실려 있는 형태입니다. 일단 주목할 만한 점은 풍경 사진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지금까지의 화보집 & 스토리북 등을 생각해 보면...) 대부분 챕터 앞에 1장 정도 실려 있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멤버들의 사진입니다. (대신 여백은 좀 많아요. 한 쪽 전면이 사진이고 맞은 편이 여백이거나 작은 컷이 실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단체 사진이 몇 장 이어지고, 다음에 개인 혹은 두세 명이 어울린 사진이 나옵니다. 펼치면 4절지 정도 되는 크기인데, 그 안에 동방신기가 한가득 담겨져 있습니다. 책꽂이에 세로로 세워서 꽂기가 곤란하다는 점 빼고는, 큼직큼직한 것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심하게 설정이다, 싶은 사진도 있고, 자연스러움이 한껏 묻어나는 사진도 있고... 약간 아웃포커싱된 사진도 있는데, 몇 컷을 제외하고는 좀 불만스럽기도 합니다. 굳이 이런 사진 아니어도 좋은 사진 많이 찍었을 텐데, 하필이면 왜 이런 컷을 실었을까 의문스러운 게 몇 컷 있어요. -_- 예술 사진도 좋지만... 솔직히 팬으로서 그들의 모습이 뚜렷이 드러나는 예술적인 사진을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요. 두 마리 토끼, 못 잡을 것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코디네이션도 약간 부조화적인 면이 있어서 아쉬움이 큽니다. (이 쪽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코디가 바뀔 때마다 안쓰러운 멤버가... ㅠ.ㅠ)
마지막으로, 건물이나 거리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은 어느 정도 유럽의 느낌이 묻어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프라하라는 곳의 특성을 제대로 살렸느냐 하면, 50대 50이라고 밖에 말씀드리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중세 도시의 오래된 역사, 바닥에 깔려 있는 보도블럭 하나에도 역사의 숨결이 담겨 있을 것 같은 그런 이미지를 잘 살린 사진도 있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사진도 있네요.
모르겠습니다. 굳이 프라하까지 가서 사진 촬영을 했을 때는 어떤 의도가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렇다면, 그런 만큼 동방신기와 프라하, 화보집, 이 세가지 키워드가 제대로 조화를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화보집도 만족스럽긴 하지만, 훨씬 더 나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내내 머릿속을 맴돕니다. (퀄리티 면에서는 가장 최근 발매된 콘서트북[2007 콘서트 기간 한정 현장판매] 쪽이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책소개'에 실린 문구대로 동방신기만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잘 드러났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제 욕심이 너무 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믿고 있단 말입니다. 동방신기 안에 내재된 힘을, 사람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를 말이지요. 화보집을 구입한 사람의 대부분이 동방신기의 팬, 그것도 열혈 팬이겠지만, 꼭 동방신기의 팬이 아니어도, 화보집의 어떤 한 장면을 보았을 때, 와, 정말 전문 모델 못지 않다, 혹은 한 장의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네-_- 저 욕심 많고 제멋대로인 팬 맞습니다, 맞고요)
프라하라는 도시의 특성상 동방신기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건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서울이나 일본에서 촬영하는 편이 훨씬 낫겠지요. 아무래도. 진짜 생활의 기반을 둔 곳이어야만 라이프 스타일이 묻어나지 않겠습니까. 수트로 몸을 감싼 사진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가, 일단 머리 모양을 세팅한 것부터가 평소 그들의 모습과는 좀 다른 걸요. 차라리 "O"-正.反.合. 뮤직비디오에서 짧게 짧게 드러나는 프라하의 모습이 더 프라하답고, 동방신기와도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행히 프라하에서의 촬영 장면을 담은 VCD를 통해, 프라하에서의 동방신기를 보다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습니다. 찰나의 순간을 담은 사진도 멋지지만 (그 순간 단 하나뿐인 컷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잖아요) 역시 살아 움직이는, 서로 대화를 주고 받고 장난도 치는, 동방신기의 모습이 가장 매력적이네요.
먼 곳까지 가서 더 넓은 세상을 돌아보고 온 동방신기에게 프라하에서의 경험과 추억은 또 다른 행복한 기억으로 자리잡겠지요. 그 일면이라도 엿볼 수 있게 된 것에 만족하기로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