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을 알고 싶다면, 필독서!
한국인 중에 삼국지나 수호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국어를 잘하기 위해서 한자를 많이 아는 것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중국을 바라보는 한국의 시선은 둘 중 하나이다. 지나치게 호의적이거나 지나치게 무시하거나. 나는 개인적인 이유로 중국을 굉장히 호의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호의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면만 보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나는 중국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책이 필요했다. 그동안 읽은 책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20년 전에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베이징과 상하이를 분석한 책이다. 내가 알고 싶어 하는 문화의 조류, 오랜 전통문화에 따른 지역 특색을 객관적인 증거와 재미있는 속설들을 곁들여 서술했다. 하지만 지역이 베이징과 상하이로 한정되어 있어서 너무나 아쉬웠다. 그 다음이 어린이 도서이다. 중국의 꽃, 전통복, 관련 통계를 한국 특유의 감정적인 민족주의를 배제하여 불편함 없이 서술했다. 보기 좋은 편집도 눈에 띄었다. 내가 찾고 있던 책은 중국의 전통과 현대를 중국인의 시각으로 심도 있게 분석하는 것이었는데, 드디어 발견했다. 바로 중국책이다. 나 말고도 중국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에 매우 많았나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인 쑤수양蘇叔陽은 허베이성 바오딩 출신으로 극작가이자 시인, 소설가이다. 1960년 인민대학 중공당사과를 졸업한 후 인민대, 베이징 사범대, 중의대학에서 가르쳤다. 저자에 대해 궁금해서 찾아봤지만,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구글에서 저자의 이름을 한자로 검색하면 여러 가지 정보가 나오는데, 다음 영상이 가장 도움이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gsUPH7-oHc 《文明之旅》20101220.蘇叔陽 中國文化的傳播者 이곳을 참조하면 동영상 첫머리에 저자의 약력을 소개한다. 중국어자막과 영어자막을 제공하고 말의 속도가 적당해서 중국어를 잘 모르더라도 들을만하다. 중국에서는 청소년용으로도 많이 읽힌다고 한다. 중국에서만 1500만부가 팔렸고, 세계 15개국에 번역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다룬 12가지 주제는 대륙, 문명, 역사, 신중국, 한자, 철학, 생활, 경제, 예술, 전쟁, 발명, 미래로 나누어져 있다. 이 중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한자이다. 한자는 뜻글자이다. 대부분의 문자는 소리를 본 따 만들어졌는데, 한자와 같은 뜻글자는 고대 이집트의 상형 문자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쐐기 문자로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세계에는 5651종의 언어가 있고, 이 중 2790종이 독립 언어이다. 70%는 언어만 있고, 문자는 없다. 6천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대언어는 13가지이고, 100만명이 사용하는 언어는 177가지이다. 중국어는 방언만 7가지 이상이다. 이중 표준어인 보통화는 415개의 음절로 구성되어 있고, 성조까지 합하면 1300여개로 이루어져 있다. 영어가 1만 여개로 이루어진 걸로 보아서 뜻글자를 쓰는 중국어는 상당히 음절이 축약적이다. 한자는 기본 필획이 8획이고 조합하면 독체자 1000가지 정도 된다. 합체자는 1만개 이상이다. 한자를 식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천분의 1초이다. 대부분의 문자가 언어 관장인 좌뇌를 주로 쓰는데 반해 한자는 좌우를 모두 쓰는 복뇌이다. 좌뇌는 언어를, 우뇌는 도형이나 코드를 식별한다. 과학을 공부하는데 한자는 매우 유용하다. 현대 한어 사용글자표의 상용자는 2500자이고, 차용자는 1000자이다. 한자의 90%는 전주(문자와 뜻글자가 합쳐짐)와 형성(사물의 차이를 나타내는 모양글자와 소리글자가 합쳐짐)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음 유추가 가능하다. 이 중 정확한 음가를 표시하는 글자가 들어 있는 경우는 4분의 1 정도이다. 10%는 상형, 지사, 회의, 가차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음을 유추할 수 없다. 지사자는 상형자에 부호가 합쳐진 것으로 설문해자에 따르면 129자로 가장 적은 육서이다. 회의자는 도덕적 가치를 내포하는 글자가 많다. 한자는 독해력에 최적화되어 있는 글자이다.
한자 뿐 아니라 생활을 다룬 7장에서 중국의 명절 다룬 부분도 재미있어 메모했다. 새해를 맞이하는 준비작업으로 섣달 초 여드레 납팔죽을 먹는데, 납월 섣달 23일에는 부뚜막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집안을 대청소한다. 25일과 26일에는 고기를 미리 삶아둔다. 27일에는 닭과 생선을 구워둔다. 그리고 한 해의 마지막날 밤을 꼬박 새워 새해를 맞이한다. 4월 5일은 청명절인데, 56개 민족 중 26개 민족이 성묘와 제사를 지내며 청명절을 지낸다. 우리나라에서도 한식이란 말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의 8대 명절인 상원, 청명, 입하, 단오, 중원, 중추, 동지, 추석에도 들어갈 만큼 중시하는 명절이다. 5월 5일 단오는 시인 굴원을 추모하는 명절이다. 7월 7일은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 번 만나는 칠석이고, 7월 15일은 귀신의 날이다. 칠석은 연인들의 날로 의미가 깊었지만, 요즘은 중국에서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가 젊은 연인들에게 더 유행이라고 한다. 의외이다.
70대의 노교수인 저자는 죽을 때까지 책의 증보 발간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증보판이 나올 때는 원서를 직접 구해 읽을 수 있기를. |
|
세계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도 중국을 수사하는 말은 한정적이다. 13억 대국, 국내총생산 순위 2위, 4대 문명 발상지 중 하나라는 정도?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역사적, 문화적으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도 중국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니 부끄럽다. 해서 읽게 된 책이 <중국책>이다. <중국책>은 2007년 '나라의 뛰어난 예술가' 칭호를 받은 바 있는 극작가이자 시인, 소설가인 쑤수양의 저서다. 중국 본토에서 출간된 후 지금까지 무려 1500만 부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오늘날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의 요청으로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일본어 등 15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중국책>이라는 과감한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문명, 역사, 철학, 예술, 경제, 생활 등 12개의 다양한 테마를 통해 중국을 소개한다. 한국과도 관련이 있는 역사는 물론, 한국인에게는 낯선 중국 신화와 문명의 기원, 한자를 비롯한 발명품, 철학, 생활, 경제, 예술 등 다양한 테마를 포괄적으로 다루어 책 한 권으로 중국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중국학 개론 수업을 들은 듯하달까.
책에는 단순히 중국이란 나라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중국의 역사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중국의 문명이나 풍속 중에 무엇을 지키고 버릴지에 관한 내용도 자주 나온다. 이는 개혁개방 이후 뒤늦게 서구화와 자본주의를 경험한 중국이 미국과 견줄 정도의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태도로 보인다. 80년대에 일본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을 무렵 자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재인식하는 과정을 거쳤던 것을 이제는 중국이 반복하는 것이다. 저자는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을 인용하며 중국의 문명과 역사 중에는 서양인도 부러워할 만한 자랑스러운 것이 많다, 그러니 지킬 것은 지켜가자는 논지의 주장을 여러 번 제시한다. 이를테면 투쟁과 개척, 변혁 위주의 서양의 생활 방식과 달리 조화와 질서를 중시하는 중국의 생활 방식이 낫다는 것이나, 서양의 가족 관계가 일종의 계약 관계와 비슷한 것과 달리 중국은 혈연뿐 아니라 유교 사상과 인간으로서의 정과 의리로 묶여 있어 좋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어떤 대목은 지나치게 자문화중심적인 면모가 보이기도 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의 근현대사에 대해서는 경제적 성과 위주로만 서술하고 문화대혁명이나 천안문 사태 같은 정치적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자국의 무역 정책에 대해서도 국제 경제상의 이유 -를 대지 않고 '중국의 전통문화에 내재한 대의(大義), 대인(大仁) 정신을 발양한 것'이라고 평한 것은 어리둥절했다.
저자는 중국이 외부의 문명을 어떻게 수용하고 융합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풀어놓았지만, 내가 보기에 중국은 인류 문명에 있어 이미 많은 공을 세웠으며, 저자가 "중국에서 거의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라고 한 말이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될 만큼 한자, 제지술, 인쇄술, 화약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18세기 이후 서양에 패권을 빼앗기긴 했어도 다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중국의 발전이 기대된다. |
|
오십 년 후 아니면 최소 백 년 이후에 우리 다음 세대가 읽는 세계사는 지금 우리가 보는 책과 다를 것이다. 유럽과 미국 중심의 역사에 아시아가 간간히 끼어든 현재의 세계사 책은 분량과 관점이 바뀔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중국의 역사가 지금보다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혹 인도도 상당한 지면을 더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혁명을 이어 받아 "인구"가 훌륭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어느 학자의 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21세기 초반이다. 정보혁명과 대량생산을 결합해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제조업 혁명을 뭐라고 부를 지 모르겠지만 21세기 초반은 18세기 산업혁명에 이어 세계사책에 한 장을 차지할 것이다. 밖에서 보는 이런 중국의 힘은 중국 내부에서 그들도 느끼고 한껏 자랑하고 싶은 분위기인것 같다. 이런 흐름을 탄 "중국책"이다. 마치 중국 정부에서 중국 대내외 홍보용으로 아니면 교육용으로 만든 책 처럼 자신감이 깃들여진 책이다. 하지만 그만큼 신경도 많이 쓴 책이다. 중국을 대륙. 문명,역사, 한자, 발명 등 12가지 주제로 나눠 그들의 문명과 문화를 요약해 놓았다.
* 소수민족이 크기를 막론하고 동일한 권력을 향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지나치게 한족 중앙정부 중심의 시각이 보이기는 하지만 중국을 이해하는데 샤오미 제품처럼 가성비 좋은 책이다. * 자국에서만 1500만 부가 팔렸다고 한다. 수의 무게가 어떠한지 보여주는 민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