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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온다 리쿠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리세 시리즈’라 불리는 시리즈의 하나이다.
책장을 덮고 '도서실의 바다'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거기에 이 소설의 주인공인 리세의 어린 시절이 나왔었다. 하지만 어리다고 해봤자, 이 책에서의 리세는 중학생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읽으면서 그 때의 리세와 지금의 리세를 비교해보고 싶다.
부잣집 자제들만 입학이 가능하다는, 외진 곳에 있는 전교생 기숙사제인 외부와는 연락이 단절된 최고급 학원. 삼월의 나라이자, 교장의 나라이기도 한 그곳에서 아이들은 세 부류로 나뉜다.
최고급 시설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 하는 부모가 보낸 아이들은 '요람파' 특수한 재능(예체능 쪽)을 가진 아이들이 일대일로 전문가에게서 배우고자 하는 '양성소파' 그리고 집에서 숨겨지거나 버려진 아이들의 '묘지파'
그곳에 리세가 전학을 오자, 학생들은 술렁인다. 2월의 신입생은 재앙을 몰고 온다는 전설 때문이다. 각자 말 못할 비밀을 갖고 있는 학생들과 기이하게 실종된 아이. 그리고 사건의 중심에 휩쓸리게 된 리세.
읽으면서 몽환적이고 나른한 분위기 속에 숨겨진 팽팽한 긴장감에 집중해서 읽다가, 마지막 장을 보면서 '반칙이야!'라고 외쳤다. 이런 반전이라니. 어떻게 이런 몽환적이면서 비현실적이고 배경에서 교묘하게 현실적이면서 믿기 어려운 사건이 일어날 수 있을까?
분위기에 취해서 읽다보면, 어느새 독자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몸을 내맡긴 자신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주인공에게 동감하게 되고,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결국은 작가의 마력에 혼을 바치게 되고.
그리고 번역판만 읽어서 잘 모르겠지만, 번역가가 원작자가 사용한 단어를 최대 99% 제대로 번역했다고 가정했을 때. 작가인 온다 리쿠는 참으로 풍부하고 생소한 어휘를 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생소한 느낌을 주는 단어가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었다.
본문에 나오는 '녹슨 양동이색 같은 파도'라는 표현을 봐도 그렇다. 파도라고 하면 대개 푸른색이나 검푸른 색 등등을 연상하는데, 녹슨 양동이라니……. 그 둘을 연결시키는 것이 참으로 낯설었다. 하지만 그 단어가 주는 느낌을 상상해보면, 작가가 주려고 하는 인상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다. 쓸쓸하고 음울한 느낌의 바다.
책을 다 읽고, 리세와 같은 상황이라면 난 어땠을까? 리세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하고 상상해본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히지리는? 요한은? 레이지는? 레이코는? 유리는? 그 아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찾았을까?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았을까? 아니면 결국 묘지파가 되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절망하고 말았을까?
십대 사춘기 소년소녀들의 어른에 대한 미묘한 반발심과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 잘난 척하고 싶어 하는 마음과 자기를 알아주었으면 하는 심리, 독점욕, 동지 의식, 비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긴장감과 불안, 초조, 너무도 위험한 천진함과 순수함 등등.
복잡 미묘한 감정들과 알 수 없는 긴장된 분위기가 읽으면서 마음을 약간은 불편하게 하고, 조마조마하게 만들며, 나른함까지 느끼게 했다.
확실히 대단한 이야기꾼임에는 틀림없다, 온다 리쿠는. 그래서 마음에 드는 작가를 한 명 만날수록, 지름신의 압박은 날로 더해지기만 하다. 이래서 사람은 책을 읽으면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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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작품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작품 마지막에 펑하고 사라져버리는 결말은 마찬가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분위기도 느꼈고 비밀의 정원의 느낌도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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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아름다운 바람이 불고- 그곳은 아름다운 노래 소리처럼 들리는 바람 소리가 들리죠.
그곳은 아름다운 습원이 있고- 그곳은 세상의 끝에 다다른 듯한 풍경인 듯한 습원이 있죠. 그곳은 아름다운 학교가 있고- 그곳은 이상하리만치 모든 것이 다 갖춰진 학교죠. 그곳은 아름다운 비밀이 있고- 아름다운 비밀은 들여다 볼수록 아름다움으로 더욱 빛나죠, 칼날 같은 아름다움, 피가 날 것 같은 아름다운 비밀이 숨겨 있죠.
그곳으로 초대하죠. 당신만을.
온다 리쿠, 그녀만큼 학교라는 공간을 이용한 미스터리를 잘 쓰는 작가가 있을까? <여섯 번째 사요코>에서 학교라는 공간을 그녀는 '얼마나 신기하고 얼마나 유별난, 그리고 얼마나 굳게 닫힌 공간인가.' 라고 이야기 했다. 닫힌 공간의 학교, 이번에 온다 리쿠는 그 학교를 정말로 닫힌 공간으로(외부로나, 내부로나) 만들었다. 넓은 습원을 둘러싼 파란 언덕의 학교. 기숙사가 갖추어진 학교는 입학하게 되면 외부로 부터 단절된 생활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이 갖추어진 학교, 하지만 무언가가 부족한 학교, 그 부족함을 알았다 해도 나갈 수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 학생들은 누군가로부터 유폐되었다.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부터. 그렇기에 그들이 닫힌 공간에서 무슨 일을 당하든, 혹은 하든 그 사실로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 학교. 아름다운 풍경과 향기를 머금은 학교, 정말 아름다운가?
'삼월의 학교' 입학과 졸업이 3월에 이루어지는 학교. 그 학교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하나. '2월의 마지막 날 전학 온 학생이 그 학교를 망하게 한다.' 그 전설을 모르고 2월의 마지막 날 전학 온 학생 리세를 중심으로 이야기 문이 열리고 있다.
아니, 문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 에서 이미 열려 있었는 지도 모른다. 4부에 얼핏 나온 리세의 이야기와 삼월의 학교, 나는 이 이야기의 결말을 다 알고 있는데, 다 알려 준 이야기를 쓰고 있는 건가, 이 작가 라며 입을 삐죽거리는 내게 작가가 역시나 한 방을 먹인다. "네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야." 이 말처럼 무서운 말이 또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저 말을 듣는 기분이었다.
아름다운 미스터리, 아름다운 스산함 그래서 그녀의 소설을 좋아하면서도 마지막에 이르러 짜맞추어지는 퍼즐 조각은 눈을 혼란케 한다. 눈 앞에서 거대한 큐브가 손 안에 들어올 만큼의 크기로 작아지는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트랜스 포머를 본 탓일까;;;)은 온다 리쿠만이 만들 수 있는 것이 되어간다. 아름다움에 취하고, 은근한 공포에 취하고, 알수 없는 무엇에 취하고 결국 남은 건 감탄 뿐이다.
아무 생각 없이 봤던 리세의 고등학교 이야기를 닮은 <황혼녘 백합의 뼈>를 다시 읽어봐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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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장편소설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를 읽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작가 한 명을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온다 리쿠를 고를 수 있을 정도로 온다 리쿠를 좋아한다.
사실 온다 리쿠는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출간되었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두 작가에 비해 부족하다.
하지만 그녀는 나의 개인적인 취향과 너무나 딱 맞는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는 아주 고마운 작가이다.
온다 리쿠의 작품 중에서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는,
제일 좋아하는 작품들 중 하나가 바로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이다.
책은 2월의 마지막 날 기숙학교에 입학하게 된 리세에게
여러 가지 알 수 없는 사건들이 일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4월에 입학식을 하게 된다고 하지만
이 학교는 왠지 모르게 3월에 입학식을 연다.
책의 등장인물들은 의아해했지만 우리나라는 원래 3월에 입학을 하기 때문에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미즈노 리세가 다니는 기숙학교는 흡사 호그와트의 스릴러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신비롭고 아름답다.
수업의 질이 뛰어남은 물론이고 자신의 특기와 취미를 위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학교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묘지 팀이 아니라 요람, 양성소 팀으로..
학교의 불안한 분위기, 경악스러운 여러 사건들, 매력적인 캐릭터까지 가득한 이 작품은
작가가 애정을 가지고 썼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탄탄하고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사실 해결되지 않은 의문점이나 설정 상의 구멍은 찾아보면 분명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것을 제치고 책에 흠뻑 빠져들게 할 정도로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감탄스럽다.
특히 온다 리쿠의 가장 뛰어난 점 중 하나는 바로 악의를 굉장히 잘 표현한다는 것이다.
각자 이유는 다르겠지만 누군가를 증오하고, 상처 입히고 싶은 마음과
그러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말과 행동들을 섬뜩하며 섬세하게 그려내는 점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심리를 드러내는 작품들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보다 더 잘 맞는 작가가 있을까.
하지만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수 있을 만한 작품으로,
후반부의 결말이나 전개 과정이 다소 황당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후속 작품은 ‘황혼녘 백합의 뼈’,
그리고 그 후속 작품 ‘장미 속의 뱀’은 아직 연재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장미 속의 뱀’또한 언젠가는 꼭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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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기억에서 지워진다는건...슬픈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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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기간 : 3/1~3/2
온다 리쿠라는 작가가 이렇게 탁월한 이야기꾼인줄 몰랐었다.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서부터 뭔가에 신들린 듯이 작가의 이야기 스타일에 매료되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고 나선 완전히 빠져 버렸다. 이 책은 일명 삼월 시리즈에 속한다. 전작인 <삼월은 붉은 구렁을>은 모두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책은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는 '회전목마'에 나오는 내용을 장편으로 써낸 것이다. <삼월..>의 첫번째 이야기에 등장하는 <흑과 다의 환상> 역시 장편 소설로 출간되었다는데 그 책도 빨리 읽어보고 싶다. 온다 리쿠가 왜 노스텔지어의 전령이라 불리는지는 이 책을 읽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미스터리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꿈속을 헤매는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도 나면서 한번 손에 들면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결코 내려놓을 수 없는 마력을 지녔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하나같이 매력적이다. 한때 일본 애니메이션에 빠졌던 나는 주인공만 유난히 부각되는 그저그런 만화들과는 달리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들 하나하나가 모두 매력적인 그네들의 캐릭터 창조력에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있는데 온다 리쿠가 딱 그렇다. 이 책의 주인공은 미즈노 리세라는 여학생이다. 리세는 주인공으로써 더할 나위없이 매력적이지만 리세 주변의 인물들도 제각기 한매력 하는 인물들 뿐이다. 홀연히 사라져버린 레이코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레이지, 천재적인 두뇌로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히지리, 리세의 룸메이트이자 지지자인 유리, 리세와 하루 차이로 전학온 작곡가 지망생 요한, 여자이지만 부득이하게 본인이 남자라고 여겨지도록 교육받고 자란 레이코, 그리고 원래 남자지만 때와 기분, 장소에 따라 남자와 여자를 넘나드는 교장까지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다. 마지막 장면이 약간 충격적이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꼈던 뭔가 안개가 낀 듯한 뿌연 느낌이 단번에 걷히면서 온 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을 정도였다. 리세가 고등학생이 되어 펼쳐 나가는 <황혼의 백합의 뼈>도 무척 기대가 된다. 온다 리쿠의 소설은 항상 독자를 꿈꾸게 하는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나 자신이 리세가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으며 책을 다 읽은 다음에도 쉽게 현실 세계로 돌아오지 못하는 걸 보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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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 읽고 나서 그 책의 흔적을 더듬어 다른 책들을 보기 시작했다. 아니 사실 순서는 흑과 다의 환상을 읽고, 역자 후기에 소개되었던 삼월은 붉은 구렁으로 돌아왔다가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를 막 읽었다. 다음 순서는 황혼녘 백합의 뼈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
이야기가 단행본끼리 엮어가며 이어지는 구성이 연속적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변주곡처럼 조금씩 다르게 이어지는 구조라 한 책을 읽고 다름 책을 읽고나면, 앞에서 받았던 인상이 조금씩 변색된다. 탑 안에서 나선 계단을 올라가며, 돌벽 사이로 난 창으로 조금씩 온다 리쿠의 세계를 엿보는 느낌이다.
삼월은 붉은 구렁의 마지막에서 잠깐씩 엿보이는 리세의 이야기는 매혹적이다. 고립의 조건을 갖춘 학교와 살인의 미스터리가 화려하게 언뜻언뜻 엿보인다. 보리의 바라에 가라앉는 열매는 그 이야기가 같지만 또 다르다. 변주곡을 듣고 있는 것 같다. 중요한 부분은 같지만, 감성도 결말도 완전히 다른, 그렇지만 어느 곡이나 아름다워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소설을.
하지만, 특히 이번 변주곡인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는 문장과 감성이 섬세하고 아름답다. 강박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섬세하게 가슴을 어루만지는 문장에 몇 번이고 다시 읽은 묘사도 있었다. 청소년기의 섬세한 시기를 관통하고 있어서인지 다른 소설에 비해 시각적인 묘사가 강렬하게 다가온다.
온다 리쿠의 세계를 조금씩 야금야금 파먹어가고 있는 중인데, 읽을 때마다 이렇게나 이미지가 달라지는 작가는 처음이다. 사실 꽤 많이 읽지 않았나 싶어 국내에 출간된 단행본 수를 세어봤더니 33권이나 된다. 다작이다. 이제 11권을 읽었으니 그녀의 세계를 1/3쯤 엿본 것이다. 어떤 이야기는 완결되어 있고, 어떤 이야기는 서로 몽환적으로 얽혀들어서 노스탤직 판타지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앞으로도 읽을 책이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꽤나 만족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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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노 리세는 습원을 둘러싸인 '파란 언덕'에 있는 기숙사제 학원에 전학을 온다. 그건 2월의 마지막 날. 옛날에는 수도원 건물로 쓰였다는 그곳은 천연 요새처럼 보였고, 리세는 그곳을 보는 순간 부터 불안감에 빠져 들었다. 교장은 남자이면서도 여장을 즐기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에다가 학교안은 온통 미로같다. 게다가 습원으로 둘러싸여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이를테면 창살없는 감옥과도 같은 곳이다. 학생들은 중학생에서 고등학생까지 남여 12명이 '패밀리'를 이룬다. 그러나 리세가 들어간 패밀리는 리세까지 총 7명. 모두들 각자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 일명 삼월의 나라라고 불리는 학원제국의 학생들은 3타입으로 나뉜다. 첫째는 요람. 자식을 과보호하고 싶어하는 부모가 환경이 제대로 갖춰진 고급학교에 보내고 싶은 경우. 둘째는 '양성소'. 뭔가 특수한 직업을 갖고 싶은 학생들로 그들은 자기 재능 연마를 할 수 있는 전문교육을 받게 된다. 셋째는 '무덤' 즉 집에서 버림을 받은 아이들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무덤'에 속하며, 그들은 감옥생활 아닌 감옥생활을 이곳에서 하고 있다. 3월이 아닌 다른 달에 전학생이 오면 학교에 파멸이 닥친다는 소문이 있는 학교에서 2월의 마지막 날 전학온 리세는 관심의 집중이다. 그리고 리세의 기숙사방 천장에서 발견된 붉은 표지의 책. 그 책은 왜 천장에 숨겨져 있었을까. 문득 유리가 물었다. "그 책, 제목이 뭔가요?" 교장은 그리운 듯한 얼굴로 대답했다.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고 해. 빨간 표지에 판형은 조금 작고 작가 이름은 쓰여 있지 않아." 리세는 머릿속으로 책 제목을 따라 읊었다. 제목이 인상적이네. -본문 中- 리세가 전학오기전 리세가 속한 패밀리 중 2명의 학생이 사라졌다. 자신을 감시하며 따라다니는 레이코라는 소녀. 그리고 노골적으로 리세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교장의 친위대. 리세가 전학온 후에도 이상한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과연 그 사건들은 왜 일어 났고 누가 범인이며, 이 학교가 간직하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그리고 리세는 왜 2월의 마지막에 전학을 오게 된 것이고,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을까. 파란 언덕위의 기숙학교라는 커다란 밀실안에서 약 1년동안 벌어지는 이야기. 과연 진실은 무엇이고 거짓은 무엇일까. 이 책 역시 수없이 많은 물음표를 던져주다가 한순간에 파앗하고 터뜨리는 그런 묘미가 있다. 하나하나가 작은 조각을 이루고 있어 그것이 제자리에 맞춰지기 전까지는 그 전체가 보이지 않는 그런 책이다. 마치 직소 퍼즐처럼... 그러나, 그 복선들을 따라가다보면 직소퍼즐의 마지막 피스가 탁하고 맞춰지는 순간의 그런 쾌감을 가져다 줄 것이다. 여기에서도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과 갈색코트에 모자를 쓰고 커다란 가죽 트렁크를 든 남자가 나온다. 여기에 나오는 「삼월의 붉은 구렁을」은『삼월의 붉은 구렁을』에 나오는 「삼월의 붉은 구렁을」과는 다른 책이다. 내용도 쓴 사람도.... 단지 제목만이 같을 뿐이다. 또다시 등장한 트렁크를 든 남자는 『삼월의 붉은 구렁을』에 나오는 라프카디오 헌(고이즈미 야쿠모)를 연상시키게 했다. 온다 리쿠의 삼월 시리즈는 너무 가느다래서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거미줄같은 걸로 연결된 그런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끈끈한... 그래서 쉽게 끊어지지 않을 듯한... 그런 느낌을 준다.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전부 다른 이야기이지만, 어디 한군데는 꼭 접점이 있는 흐름이 같은 그런 묘미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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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에서 가장 흥미읽게 읽었던 '회전목마'인 만큼 이 책을 받았을때의 기쁨이란... 학교 자습시간에 책장을 넘기고 혼자서 시간가는지 모르게 읽었다. '삼월은 붉은 구렁을'때와는 또다른 느낌. 읽다보니 점차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의 어두운 분위기(제가 읽고 느낀 분위기 입니다.)에 침식되어 다 읽고는 한동안 가라앉은 마음을 붙잡지 못해 우울하게 있기도 했던 책 이다. 그 만큼 중독성이 강하고 집중이 잘 되는 책이다. 난 미스테리쪽의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온다리쿠님의 책을 읽고 난뒤 왠지 모르게 '미스테리? 재미있는데...?'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삼월에서 느낀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아 보리의 바다를 읽고 또다시 그 느낌을 가지고 황혼녁을 읽을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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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을 먹을때 벌써 조금밖에 안남았네 하며 아쉬워할때라던지 3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인데도 시간가는줄 모르고 보는 영화라던지 해가 뉘엿뉘엿 할때 응원 시작했던 야구의 9회말이 새카만 밤이 되엇을때라던지 시간이 언제 가는지 모르고 앞으로 즐길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남은게 아쉬운 나머지 더 했으면, 이 시간이 조금 더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게 되는 경우가 있다.
고등학교 때 '드래곤 라자'의 마지막 권을 읽으면서 그랬고 10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랬다. 온다 리쿠씨의 제목도 긴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이하 보리의 바다) 시적인 표현의 제목. 소설중에 나오는 책에 끼워져 있는 시의 제목이다.
김전일류의 연속 살인사건의 경우 유일한 통로인 다리가 끊어졌다던가 섬에 갇힌다던가 하는 오도가도 못하는 지형적인 폐쇄감속에서 연속적인 살인이 일으키는 공포감을 극대화 시키는데 능수능란하다. 보리의 바다의 폐쇄성은 지형적인 요인도 있다. 넓은 평야 한가운데에 예전 수도원이던 곳.하지만 유일한 통로인 정문 입구를 제외하고는 주위는 바닥 깊이를 알 수 없는 늪천지라서 감히 나갈수가 없다. 기숙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절대 권력자인 교장의 허락이 있어야 외부와의 왕래가 가능하다. 이런 지형적인 제약보다 더욱 가슴을 죄게 하는 것은 연이어서 학생들이 죽거나 행방불명이 되거나 하는 긴장되는 공간에서 막상 탈출의 공간이 문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깥 공간에 지낼 수가 없는 각기의 사정을 지닌채로 기숙학교로 들어왔으니만큼 밖은 더욱 고통스런 공간인것이다. 지형적 폐쇄성에 심리적 폐쇄성이 갖추어진 이 감옥같은 공간에서 천문학적인 지원을 받으며 사치스러운 고차원의 교육과 수준높은 행사활동들은 기이함과 아이러니함과 이상한 나라(극중에서는 그림자 나라, 거울의 나라로 비유한다)처럼 느껴지게끔 한다. 왕과 같은 절대권력을 지닌 교장은 남성적인 매력과 여성적인 매력을 동시에 지닌 위험한 사람이다.
<상당히 맘에 드는 표지 일러스트 달에 손을 얹는 몽환적인 그림과 성과같은 학원이 보이는 뒷배경. 무엇보다 손에 쥐어진 붉은색 표지의 책>
이런 학교에 전학을 온 '리세'라는 여자아이. 기존 온다 리쿠씨의 미스테리에서 살인은 사실 거의 볼 수 없던 소재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아낌없이 죽인다랄까. 440페이지에 가까운 꽤나 많은 분량이다. 400페이지 가깝게 지루하지 않게 전개되던 미스테리는 '종장'에서 그동안의 궁금증을 봇물터지듯이 쏟아낸다. 책 내용을 잠깐이라도 소개해주고자 하지만 워낙 미스테리한 공간에서 미스테리한 인물들이 끊임없이 사건을 파헤치고 의문을 갖고 나름의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증명시키고 새로운 가설을 토대로 움직이는 동안 새로운 사건들이 또 발생하는 물음표(?)만이 계속 생기는 숨가쁜 미스테리의 향연이다. 책의 템포를 기호로 나타내자면 ? ? ! ? ? ? ? ! ? ? ? ? ? ? ? ! ! ! 느낌이랄까? ㅎㅎ 중간에 지루한 ... 이 들어갈 여지가 없었다. 마지막 장은 덮으면서 아쉬움을 달랠길이 없었는데 이 책 하나로 읽을 책이 2권이 더 생겼다. 극중에 사건의 단초가 되는 '삼월은 붉을 구렁을'이라는 책이 나와 있으며 주인공인 '리세'의 고등학교 연작-'황혼의 백합의 뼈'도 있다. 웅큼한 리쿠씨. 도쿠노 일족같은 연작을 할때는 공통된 제목을 지어준다던가 하는 (도쿠노일족-빛의 제국 이런식?) 친절함이 있었으면 바라지만 이것마저도 그녀의 미스테리일까?
극중에 교장의 한마디 "미스테리는 화려해야 제맛이지" 이건 온다 리쿠씨의 미스테리에 대한 의견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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