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합니다. 뭘하냐구요? 평소에 읽지 않던 책을 읽었지요. 정치 얘기라면 고개부터 돌리고 마는데 그것도 고전인 "마키아베리의 군주론"을 읽다니 대단한 일 아닌가요? 처음에는 의무감에 읽었어요. 어떻게 하면 아이 논술에 도움을 줄까 해서지요. 그런데 읽다보니 어~생각보다 괜찮네. 군주론 자체보다 글을 쓴 작가의 위트와 쉬운 해설이 책을 읽는데 지루하지 않게 하더군요. 어려운 이론을 대화체로 바꾸어서 실감나게 접근시키기도 하고 군주론도 꼭 필요한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개념정리하면 되는지 잘 설명되어 있더군요. 어찌보면 김재기란 작가의 시각으로 마키아벨리와 군주론을 보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구심도 났지만 원본을 주고 읽으라고 했다면 몇 장 읽지 못하고 포기했을 터인데 끝까지 읽었다는 게 얼마나 신통한지요. 굳이 어려운 책으로 머리 아플 필요도 없이 내용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삽화도 보며 쉽게 읽고 정리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네요. 이지고전은 중1부터 고1까지라고 적혀 있지만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저처럼 책편식이 심한 사람에게도 고전을 쉽게 만나는 기쁨을 주었어요. 학년 구별 없이 일반인까지 상식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거든요. 물론 깊이 있게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부족하다 여기겠지만 논술준비로는 이 정도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 읽고나서 부록 "통합논술"로 정리한다면 논술준비로는 딱~이다 싶어요. 문제는 아이를 어떻게 구워삶느냐 하는 것이지요. 하고자 하는 맘이 없는 아이가 하고 싶어하도록 하려면 무지한 엄마는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에 기름칠을 좀 해야겠지요. "아들아~ 우째 좀 안될까?" ㅠㅠ 마키아벨리의 사상이 더러 부정적인 면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현세를 살아가는데 있어서나, 오늘날 정치세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고전의 탐구가 그 해답을 제공해주는 실마리가 될 수 있겠다 싶고, 내 아이의 논술실력을 탄탄히 하는데 꼭 필요한 책이라 여겨 다른 책 구입에도 욕심을 내야할 것 같습니다. |
|
솔직히 말하자면 나에게는 좀 어려운 책이었다. 이해하기 힘든 용어들도 있었고, 이론도 조금은 어려워 지겹기도 했다. 하지만 가끔 쉬운 부분들이 나오고 비유적인 표현도 있어서 재미있었다. 상식을 깬, 그러나 구구절절 옳은 소리인 군주론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책이다. 그렇지만 중1, 2학년들이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자의 힘과 여우의 교활함> 이다. 이 부분은 상식을 가장 많이 깬 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굉장히 현실적이고 옳은 이야기인 것 같다. 마키아벨리는 이 부분에서 "군주는 사자의 힘과 여우의 교활함을 갖춰야 한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여 권력을 지키려고 노력을 다하고(이익이 남지 않는 약속은 핑계를 댄다),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려고 연기를 하기도 해야 한다. 또 이미지를 위해 탐욕에 눈을 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증오의 대상이 될 일은 다른 사람에게 떠넘길 수 있어야 한다." 라고 주장한다. 나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군주가 너무 도덕적이거나 너무 이타적이면 그의 자리에 맞는 일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어느 정도 이기적이어야지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놀란 점이 있는데 상식을 깨고 자신의 생각을 주장한 마키아벨리의 용기(?)이다. 내가 만약 마키아벨리였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해도 절대로 입 밖으로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옳은 말을 하는 마키아벨리의 주장 중에 <생각을 뒤집어라> 라의 너그러움에 대한 생각은 반대한다. 너그러움이 군주를 파산하게 만들게 한다는 것은 너무 한 가지 생각만을 고집한 것이다. 왜냐하면 꼭 돈으로 너그러움을 나타내야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돈으로 너그러움을 사려고 하면 계속계속 돈을 써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왕들이 손해를 보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말은 너무나 현실적이고, 그래서 냉정해 보이지만 모두 맞는 말이다. 나는 오늘 처음 마키아벨리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이 책이 준 감명과 그의 엄청난 생각을 잊지 못할 것 같다.
* 중 1 딸아이가 쓴 서평입니다. 2학년이면 서양사를 배우니까 배경지식이 있어서 좀 나을텐데, 지금은 전무해서 매우 어려워하면서 읽었어요. 그러나 다 읽고 나니 스스로 뿌듯해하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