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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나리오 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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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작이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의미하던 시절은 이미 옛날이 되었고, 이제는 하나의 공동 프로젝트로서 다양한 능력의 사람이 다양하게 협력하는 산업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 위해 인간의 각종 행위는 궁극적으로 엔터테인먼트로 향할 것이라는 리누스 토발스의 예언을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이, 각종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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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작이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의미하던 시절은 이미 옛날이 되었고, 이제는 하나의 공동 프로젝트로서 다양한 능력의 사람이 다양하게 협력하는 산업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 위해 인간의 각종 행위는 궁극적으로 엔터테인먼트로 향할 것이라는 리누스 토발스의 예언을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이, 각종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통해 무형의 존재로부터 무한한 수익을 창출하는 대형 기업들을 무수히 찾을 수 있다. 삽밖에 모르는 무식한 인간도 무형물로 이익을 창출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영감을 받았는지, '우리는 왜 이런것 못 만드나?' 했다지 아마.

게임 시나리오의 작법과 기획법을 계발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 쓴 책인데, 개인적으로는 굳이 대박 게임 시나리오를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도, 이러한 기획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서 사 보게 되었다. 사실 alankang님의 소개글을 보고 샀는데, 이쪽으로 지식이 별로 없어서인지 유감스럽게도 책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높지는 않았다. 게다가 이 책의 치명적인 단점은 수많은 지식의 출처나 근거가 전혀 밝혀져 있지 않다. 읽으면서 진위가 의심스러운 사실 몇 가지는 그냥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나 자신은 반복적이고 수동적인 한국식 교육만 받아서인지 몰라도 크리에이터들을 무척 존경한다. 무언가 작품을 창조해내는 것은 진정 무에서 유를 만드는 과정이다. 소설가, 행위예술가, 작곡가, 극작가 등등 다수의 크리에이터는 비슷한 업종의 사람들과 어우러졌을 때 어느정도 예술성과 대중성의 경계에서 길게 연속적으로 분포하는 크리에이터이지만,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완벽하게 대중성에 쏠린 크리에이터로서 존재하므로서 그에 따르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는 것 같다. 흥미로운 직업이 아닐 수 없다. :)

한편으로는 게임 시나리오가 게임 판매량에서 얼마나 결정적인가하는 의문도 끊임없이 생겨났는데, 사실 나 또는 주위의 사람이 게임을 시작하거나 빨려들 때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게임 시나리오보다는 인터페이스, 그래픽, 명성 등에 그 동기가 있었지, 게임 시나리오가 동기가 된 적이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다른 한 편으로는 여러 단순한 게임들을 많이 접해봤을 때, 시놉시스와 스토리 텔링이 있는 쪽이 없는 쪽 보다 더 재미를 많이 주는 것 같다. 게임 시나리오는 직접적인 인력으로서 작용하지 않지만, 없거나 부실하면 무언가 완성이 덜되고 허전한 듯한 느낌을 주는 존재인 것 같다.

책의 앞 부분은 초창기 컴퓨터 게임의 역사 및 한국 게임 시나리오 환경의 척박함을 한탄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데, 사실 게임 시나리오 작법과 완벽히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시나리오 작법과 크리에이션을 기대하고 보는 사람으로서 별 도움 안 되는 잡설 같아 보였다. 게임에 관심이 많다면 거의 다 아는 이야기일 테고 불필요한 내용에 책의 1/3정도를 할애하는 것이 조금 유감이었다. 그냥 무슨 게임이 나와서 여파가 이랬다.. 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온다. 초창기 게임을 언급하는 곳에서 잡기로 유명한 존 호튼 콘웨이옹의 라이프 게임이 한 줄 언급된다. 오! 게임 시나리오 책에 수학자의 이름이 언급되다니! 잠깐이지만 감격이 .... ㅋㅋㅋ

4장 게임 시나리오 작법론 이후부터 볼 것이 좀 있는데, 거대 게임 프로젝트라면 조금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게임 시나리오라는 영역이 스토리부터 오브젝트와 컨트롤, 캐릭터 디자인, 인터페이스까지 포괄하는 줄은 몰랐다. 이 각각 세분화된 영역이 모두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영세한 게임 제작과 큰 투자를 하는 게임이 차이가 나는게 아닌가 싶다.

뒤쪽에는 게임 기획서 샘플과 국내 게임 시나리오 공모작 수상작을 실어놓았다. 이것만 보고는 게임의 장면이나 게임을 하는 모습이 확연히 떠오르지는 않을 뿐더러, 정말 이걸로 게임 제작이 될까 싶기도 하다. ㅎㅎ 루루의 타임 디디알이 제일 재미있겠다. ㅋ

약간 인상적인 구절을 인용하며 서평을 마친다.
p141
국내 영화 산업은 1980년대 '애마부인'이라는 에로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액션, 무협, 코미디, 학원물, 공포, 멜로, 에로 등의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만들어졌으며 매우 풍성한 영화 콘텐츠 기반들이 조성되던 시기가 있었다. 이 시기에는 특히 홍콩의 영화 제작자와 배우들이 국내 영화 산업을 배우기 위해 국내에서 살다시피 하며 공부를 할 정도로 우리 영화 산업의 콘텐츠 기반이 탄탄하였다. 실제로 지금은 전세계적인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성룡, 홍금보 등은 국내 어느 영화사 회장이 당시 이들을 친자식처럼 돌보며 우리 나라 영화 산업의 노하우 전수를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이들의 작품은 항상 그 영화사를 통해 수입되고 개봉되어 왔다.

이렇게 풍부했던 국내의 영화 콘텐츠 기반이 아이러니 하게도 '애마부인'의 흥행 성공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름하여 '부인 시리즈'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거의 모든 영화 제작사들이 '부인 시리즈'의 에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적은 제작 비용으로 많은 이익을 보기 위한 영화 제작사의 얄팍한 상술이었다.

오, 성룡, 홍금보가 국내에서 영화 산업을 배웠단 말인가? 지식의 출처도 없고 개인적으로도 아는 바 없어 진위는 알 수 없다.

p154
국내 게임 중에 '하얀 마음 백구'라는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어린이용 게임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게임 개발사나 유통사들이 국내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잡으려는 기현상이 일어났었다. 사실 그 전에는 어린이용 게임타이틀에 대해서 개발사는 물론 유통사들도 매우 회의적이었으며 따라서 아예 개발이나 유통을 하지 않으려 했었다. 그러나 '하얀 마음 백구'의 판매량이 '창세기전'을 앞섰다고 하자 일제히 어린이용 개발에 뛰어드는 전형적인 냄비 근성을 보인 것이다. 비단 앞의 예가 아니더라도 이미 국내 게임 개발의 현실은 우르르 몰려다니기 식의 게임 개발의 편중화에 앞장서왔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PC게임 산업 초기에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라는 롤플레잉 게임이 최초로 출시되어 국내 게임 마니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속에 당시 엄청난 흥행 대박을 기록한 바가 있다. 이때 국내 게임 개발사들 대부분이 롤플레잉 게임만을 개발하는 현상을 보였고, 게임 유통사 역시 롤플레잉 장르가 아니면 유통을 하지 않는 오류를 범해왔다. 또 '워크래프트'라는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자 모두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만을 개발하고 유통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리니지'라는 온라인 네트워크 게임이 국내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자 또 온라인 네트워크 게임을 주로 개발하였고, 모바일 분야가 뜬다니까 또 예외없이 모바일 게임을 개발한다고 우르르 몰려다니고 있다.

비단 게임만이 아니라 냄비 근성으로 한국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고 본다. ㅋ
z*****i 2009.03.1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