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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와는 다르게 번역된 한글 번역서의 제목에 끌려서 번역본을 먼저 읽었다. 내용이 너무 유쾌하고 철학적이기도 해서 원서도 읽어보고 싶었다. 번역본을 먼저 읽고 나서 보면 한결 이해하기가 쉽고 이 작가가 상당히 글을 잘 쓴다는 걸 알 수 있다. 작가가 여덟살 때 부모님과 함께 갔던 한 백화점에서 다른 여자아이의 죽음을 직접 목격한 이후로 그 어린나이부터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걸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죽음에 매혹되었으면 대학 졸업 후 장의사가 되었을까. 글의 초반부는 상당히 유머러스한 내용이 넘쳐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죽음과 시체를 대하는 작가의 진지한 태도를 볼 수 있다.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나도 끊임없이 상상하게 된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부고를 접하고 장례식에 참석하게 될 날들을. 그리고 어김없이 나도 한 줌의 재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살면서 죽음은 나와 관계없다고 살아온 지난 날들이 있었지만 이젠 실질적으로 내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은 시점에 왔다는 자각이 들면 어쩔 수 없이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야말로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뭐 어쩔건가, 오늘 하루, 지금 이순간을 너무 우울하지 않게 살아나가는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