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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따러 가자>를 펼쳤더니 어린시절이 생각났다. 누구의 시인지도 모르면서 부르던 많은 노래들이 알고보니 모두 윤석중님의 동시였던 거다. '기찻길 옆' '퐁당퐁당' '나란히 나란히' '맴맴' 까지 지금도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 추억의 노래들. 그 예쁜 노래들이 내가 좋아하는 수채화의 귀여운 그림들과 같이 동시를 더욱 더 돋보이게 한다.
윤석중님의 동시에는 계절이 다 보인다. 봄에 어울리는 '봄'의 시에는 버들피리의 니나니 나니나 소리에 맞춰 시내의 얼음이 풀리고, 잔디가 파랗게 돋아나며, 제비는 물 차고 날아든다. '나무를 심자'를 읊으면 들하고 바다하고 누가누가 더 푸른지 내기를 하는 것 같다. 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산바람 강바람'을 노래하면 더운 여름에 사공의 땀을 씻어주는 고마운 바람의 마음을 알게 된다. 과꽃에 앉았다가 백일홍에 앉았다가 오락가락하는 '호랑나비'의 자태도 아름답고, 시원한 '원두막'에 누워 은하 물에 뛰어들어 물장난하다 떨어지는 아기 별을 찾으러 가는 '별똥'을 노래하는 시는 너무나 아름답다.
가을은 어떤가? 밤 한 톨이 낮잠 주무시는 할아버지 주머니 속에서 떽떼굴 굴러 나오면 어디 다 굴까? 누구랑 먹을까? 궁리가 많다. 그 재미난 일을 시로 표현한 '밤 한 톨 떽떼굴' 또 황소뿔에 앉은 하얀 나비, 돛대 끝에 올라앉은 잠자리를 노래한 '나비와 잠자리'는 둘이 같이 살짝 잠든 소녀 머리에 앉아 있는 그림이 너무나 귀엽다. 눈이 내려 '하얀 밤' 겨울 밤에 내리는 눈은 장독 키를 자라게 하고 할아버지 수염을 닮은 허연 고드름을 만들기도 한다. '살아 있는 눈사람'은 눈이 와서 즐거운 아이들의 모습을 너무도 예쁘게 노래한다.
<달따러 가자>에는 이렇듯 윤석중님이 우리글과 우리말이 얼마나 예쁘고 멋스러운지 보여준다. 짧고 쉬운 시를 사용하여 아이들에게 용기와 상상력을 심어주기도 하며 오래전 우리의 부모들이 어렸을 때의 모습과 생활 습관을 상상하게 만들어 준다. 시대가 흘러 이젠 이런 쉬운 동시가 우리 아이들에겐 시시해졌을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마음이란 시대가 변한다 해도 늘 똑같으리라 믿는다. 재미있는 말과 그에 맞게 귀엽고 예쁘게 그린 그림은 누구나 좋아할 것 같다. 더구나 우리가 불렀던 그 노래들을 불러준다면 우리 아이들도 이 예쁜 동시에 폭 빠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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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꽤 시를 좋아했고 꽤 많은 시를 외우고 다녔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틈엔가 내 머리와 가슴에선 시가 조금씩 그 자리를 잃어갔고 더구나 동시는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아있었다.
그런데도 윤석중님의 시는 곱고 맑은 시냇물처럼 언제든지 내가 자랐던 시골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다시 첨벙대고 놀 수 있는 추억의 시냇물이었다. 얼마 전에 본 동화책 <넉 점 반>이란 시는 내게 다시 윤석중님의 시를 그리워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이번에 접하게 된 <달 따러 가자>는 시 하나를 그림책으로 엮었던 <넉 점 반>이 남겨준 아쉬움을 채워주는 것이었다. 모두 56편의 시로 엮인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동요가 된 동시가 많이 들어있다. 시를 읽으며 함께 흥얼거렸다. 언니가 애기한테 불러주던 동요도 꽤 있었다. 이젠 내가 우리 조카한테 빨랑 빨랑 읽어줘야겠다.
그림도 무척 좋다. 연필 선이 그대로 살아있고, 일부러 서투른 듯 색칠한 그림들이 순수하고 맑아 윤석중님의 시와 잘 어울린다. 표지에 동생 업고 있는 단발머리 소녀는 엄마에게는 아릿한 추억을 일으킬 것이고, 동생이나 언니가 없는 아이들에겐 그 모습이 신기할 것이다. 단순화시킨 아이들 모습도, 표정도 좋지만, 나비, 잠자리, 물방울, 밤톨, 이슬 등에 그려진 표정도 압권이다. 이파리에 맺힌 이슬방울의 잠자는 표정들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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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와 그림이 잘 어우러져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고이고이 간직하고 싶은 동시집이 되었다.
달 따러 가자
얘들아 나오너라 달 따러 가자 저 건너 순이네는 불을 못 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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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로 달을 다서 망태에 담아 순이네 가서 달아드리자니...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고운 마음을 새겼으면 좋겠다. 고마운 동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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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중 동시를 좋아해서 구입.
가끔 소리내어 읽고 있으면 재미있다는 기분.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 맑아지는 기분. 이런 기분이 생각나서 아예 동시집을 사기로 했다. 생각보다 동시가 많지 않아서 실망. 그리고 멋진 일러스트라고 생각했는데 펼쳐보니, 너무 기대한 걸까 수채화로 대충 뿌려놓은 듯해서 실망.
그런 동시집이 있으면 좋겠다. 아주 멋진 일러스트로 해놓은 동시집. 소장하고 싶은 그런 동시집. 좋은 동시는 참 많은데 그림이 별로다.
하긴 아이들에게는 멋진 그림이 필요없을 듯 싶다. 읽으면서 마음으로 그리면 될테니. 하지만 난 갖고 싶소오옹. 그런 동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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