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겹고 따스한 시골 풍경 그림에 여우 한 마리가 달려갑니다. 흑백과 칼라 그림이 번갈아가며 들어가 있는 이 아름답고 정다운 그림책을 보면 왜 여우가 밤에 밤길을 나서는지 알 수 있답니다. 마치 한 편의 동시를 읽듯이, 말도 리듬을 탑니다.
‘추운 밤에 여우가 달님께 밝은 빛 달라 하네. 이 밤 마을까지 가려면 꽤 길이 머니 밝게 밝게 밝게.’
배가 고픈 가족을 위해 목숨 걸고 추운 밤길을 달려 마을에서 오리와 거위를 훔쳐 달아납니다. 동물들 우는 소리에 아저씨와 아줌마가 깼습니다. 총을 메고 나팔을 불며 따라오는 아저씨한테 안 잡히려고 여우는 꽁지가 빠지게 도망을 갑니다.
‘빨리 도망치지 않으면 여우야, 너는 잡혀 잡혀 잡혀.’
그렇게 여우굴에 도착하자 새끼 여우가 묻습니다.
“아빠, 마을은 어땠나요?” 그 말에 아빠여우가 대답합니다. “참 아름다웠지. 그럼, 그럼, 그럼.”
사람이나 동물이나 가족을 위해선 자신의 목숨을 겁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
|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93 《the FOX went out on a chilly night》 Peter Spier 그림 an Old Song Bantam Doubleday Dell Books 1961/1993.
한가위가 지나자 시골마을이 조용합니다. 큰아이하고 저녁나절에 읍내를 다녀오는데 호젓합니다. 사람도 자동차도 매우 적습니다. 시골이라면 이래야 어울리다고 여기지만, 그래도 읍내는 자동차가 곧잘 지나가는데, 자동차 소리를 가로지르는 풀벌레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어디에서 울리나 하고 귀를 쫑긋합니다. “아, 이 아름다운 소리는 어디에서 들릴까?” “음, 저쪽 뒤 같아요.” 길가 가게 뒤켠으로 풀숲이면서 얕은 멧자락이 이어집니다. 풀벌레는 바로 이 둘레에서 시원스레 노래합니다. 시골 읍내 이웃이 이 노래를 들으면 좋겠습니다. 큰고장이며 서울 이웃도 이 노래에 흠뻑 젖어들면 좋겠어요. 《the FOX went out on a chilly night》는 여우랑 얽힌 오랜 노래를 담아낸 그림책이라고 합니다. 깜깜한 밤에 여우가 사냥길에 나섰고, 사냥을 즐겁게 마치고 집(여우집)으로 돌아와서 오순도순 왁자지껄 흐벅지게 저녁잔치를 벌이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사람눈으로는 몹쓸 짐승처럼 보일는지 모르나, 숲논으로 본다면, 또 푸른별이라는 어깨동무로 마주한다면, 우리 사람들이 짐승 삶터를 너무 빼앗았어요. 이웃하고 나눌 줄 알아야 참사람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