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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 요시다 슈이치 (이영미 옮김, 밝은세상) ★★★☆
"나가사키 - 요시다 슈이치 (이영미 옮김, 밝은세상) ★★★☆" 내용보기
좋은 기억을 갖고 있던 책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을 때 다소 당황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어? 이런 이야기였나?” 아니면 “내가 간직했던 여운과는 너무 많이 다르네.” 등등...어지간해선 자주 있는 일이 아니지만, ‘나가사키’는 옛 기억과는 사뭇 다른, 아쉬움이 더 많이 느껴진 작품이었습니다.   패전 직후 우후죽순처럼 조직된 고만고만한 야쿠자 가운데 하나인 나가사키의 미
"나가사키 - 요시다 슈이치 (이영미 옮김, 밝은세상) ★★★☆" 내용보기

좋은 기억을 갖고 있던 책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을 때 다소 당황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 이런 이야기였나?” 아니면 내가 간직했던 여운과는 너무 많이 다르네.” 등등...

어지간해선 자주 있는 일이 아니지만,

나가사키는 옛 기억과는 사뭇 다른, 아쉬움이 더 많이 느껴진 작품이었습니다.

 

패전 직후 우후죽순처럼 조직된 고만고만한 야쿠자 가운데 하나인 나가사키의 미무라 .

아버지가 사고로 죽은 뒤 어머니, 동생과 함께 야쿠자인 외숙에게 의탁한 주인공 미무라 슌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겪은 다사다난하고 일그러진 성장통을 그린 작품입니다.

 

한때 위세를 떨쳤지만 초라하게 무너져가는 야쿠자 집안의 명멸을 지켜보며 성장한 슌은

그 또래들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들과 조숙한 삶을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밤마다 벌어지는 흉포한 문신 사내들의 질펀한 술자리를 지켜봐야 했고,

거기에 호응하는 여자들의 음란한 목소리와 웃음을 들어야만 했고,

칼에 맞거나 그보다 더 위험한 처지에 빠진 야쿠자들의 모습에 무방비로 노출돼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슌이 자신이 처한 환경에 순하게 전염된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이 미무라 가의 사람이란 걸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어릴 때부터 나가사키를 떠나고 싶은 욕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번번이 그 욕망이 좌절되긴 하지만 말입니다.

다만, 동경까지는 아니어도 야쿠자라는 족속들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순 없었고,

그런 탓에 그는 한쪽 발은 거친 세계에, 한쪽 발은 자신만의 세계에 담근 채

혼란스러운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낼 수밖에 없는 불행한 인물이었습니다.

 

오래 전 기억으로는 이 작품을 다 읽은 뒤 애틋한 여운이 꽤 남았던 것 같은데,

이번엔 기승전결을 갖춘 이야기라기보다는 토막토막 끊긴 미무라 슌의 일기장처럼 읽힌 탓에

나가사키의 느낌은 굉장히 건조하고 무색무취에 더 가까웠습니다.

물론 자신이 의지하거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차례로 자신의 곁을 떠나는 걸 지켜보면서도

정작 본인은 나가사키에 발목이 잡힌 채 쇠락한 미무라 가에 남게 된 슌의 이야기는

호기심도 충분히 자아내고 긴장감도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어서

그의 생각과 감정을 따라가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의 내면에 가까이 갈만하면 툭툭 끊기는 이야기 때문에 좀처럼 이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를 나가사키에 눌러 앉힌 그 무엇에 대한 추상적이고 친절하지 못한 설명은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누군가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본 이상의 여운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제게 여운을 남겼던 건 1960~80년대라는 시간과 나가사키라는 공간이었던 것 같은데

다시 읽어보니 그 시간과 공간이 예전의 기억만큼 매력적으로 그려지진 않았습니다.

 

작품마다 꽤 호불호가 갈리는 요시다 슈이치지만 이런 정서의 작품은 대체로 좋아하는 편인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오랜만의 다시 읽기가 아쉬움만 남기고 말았습니다.

h****s 2020.10.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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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고향에 대한 담담한 목소리
"가족과 고향에 대한 담담한 목소리" 내용보기
나가사키란 제목을 달고 있고 그 곳을 배경으로 하지만 일본인이 아닌 내게는 그저 한 지방일 뿐이다. 그리고 주인공 슌에게는 자신의 집과 그 주변 정도만이 보여질 뿐이다. 소년이 가지고 있을 정도의 행동반경일 뿐이다.   슌이 살고 있는 미무라 집안은 큰 야쿠자 집안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사내들이 가득한 집이다. 몸에 문신을 한 남자들이 가득하고 사흘이 멀다하고 술자리가 벌
"가족과 고향에 대한 담담한 목소리" 내용보기

나가사키란 제목을 달고 있고 그 곳을 배경으로 하지만 일본인이 아닌 내게는 그저 한 지방일 뿐이다. 그리고 주인공 슌에게는 자신의 집과 그 주변 정도만이 보여질 뿐이다. 소년이 가지고 있을 정도의 행동반경일 뿐이다.

 

슌이 살고 있는 미무라 집안은 큰 야쿠자 집안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사내들이 가득한 집이다. 몸에 문신을 한 남자들이 가득하고 사흘이 멀다하고 술자리가 벌어진다. 협객이나 의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흔히 생각하기 쉬운 화려함 같은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느낌의 사람들이 아주 가끔 찾아와 몸을 피하고 가지만, 평범하게 주변에 존재하는 야쿠자들과는 다른 존재처럼 느껴진다.

 

사고로 남편을 잃은 치즈루와 함께 돌아온 슌과 유타형제 그 중에서 슌의 시선에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나가사키의 어느 마을에서 서서히 일어나는 가문의 몰락. 치즈루는 집안을 지탱하고 있던 남자와 함께 가문을 배신하고 도망친다. 티비에 나오는 것같은 멋진 야쿠자였다던 둘째 외삼촌은 감옥에 몇번 다녀오고 난 뒤 알콜 중독자가 되어버린다.

 

슌은 그런 그곳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이제 소년이 아닌 청년으로 자라난 그는 언젠가 다시 어렸을때의 친구를 만나 나가사키를 떠날 결심을 한다. 주유소며 알바를 전전해 돈을 다 모으고도 그 오래된 도시를 슌은 떠나가지 못한다. 마지막 순간에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늙어죽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 부분에는 슌의 동생인 유타의 시점에서 짧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슌에게 보살펴줘야 할 작은 어린아이였던 동생은 어느새 자라서 나가사키를 떠났다. 비행기를 타고 오랜만에 집에 온 유타에게 형은 어딘가 멍해보이는 게으른 어른일 뿐이다.

l******l 2008.06.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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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인생이란 그런거지 모...
"[나가사키] 인생이란 그런거지 모..." 내용보기
요시다 슈이치의 새 작품이 나왔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책을 받아들고 표지를 보고 아, 표지조차도 읽고 싶게 만드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일본다운 디자인이었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책의 포장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 하긴 일본의 디자인에 대한 사고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지 않은가, 가전제품에서부터 그냥 먹기위해 찢어버리는 과자의 포장지까지 그들의
"[나가사키] 인생이란 그런거지 모..." 내용보기

  요시다 슈이치의 새 작품이 나왔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책을 받아들고 표지를 보고 아, 표지조차도 읽고 싶게 만드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일본다운 디자인이었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책의 포장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 하긴 일본의 디자인에 대한 사고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지 않은가, 가전제품에서부터 그냥 먹기위해 찢어버리는 과자의 포장지까지 그들의 정신이 들어있지 않은가. 도저히 포장지가 예뻐 뜯어먹기가 아까운 경험을 해보지 않았던가...

 

  예쁜 표지만큼 내용도 예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말그대로 겉다르고 속다른 소설이었다. 따뜻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책이 재미없다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하지 않기를...나가사키는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이지만 기존의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를 모르고 읽었다면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맛때문에 요시다 슈이치와 일본소설을 벗어나지 못하는가 싶다.

 

  나가사키는 일본의 규슈지방에 있는 나가사키현의 도시이다. 무역항이기도 하며 유럽의 문화를 받아든인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1945년 8월에 히로시마에 이어 두번째로 원자폭탄이 투하된 곳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지금도 나가사키의 곳곳에는 전쟁의 잔존물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나가사키는 나가사키 등축제와 노면전차가 유명하기도 하다. 바로 이 나가사키가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고향이다.

 

  소설 나가사키는 한소년의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 슌이 초등학교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방황하는 그리고 성인이 될때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내용은 그리 밝지가 않다. 읽는내내 주인공 슌과 함께 성장하는 나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 슌은 나가사키의 한 야쿠자집안에서 태어난 남자아이다. 슌의 외삼촌들은 야쿠자들이다. 슌의 성장과 함께 야쿠자가는 몰락을 한다. 그리고 슌은 인생을 알게된다. 나약한듯 우유부단한듯 슌은 현실에서 도피를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모든것이 마음먹은데로 되지를 않는다. 모든것이 다....

 

  초등학교시절에는 한학년 위의 농구부 선배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저항한번 못하고, 중학교때는 친구와 멀리 떠나고 싶지만 그러지도 못하고, 집을 찾아온 다른지역의 야쿠자에게 자기도 데려 가달라고 부탁도 해보지만 결국은 그 조차도 이루지 못한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그의 초등학교 여자친구와 멀리 떠나기 위해 돈을 모은다. 그리고 여자친구와 일주일후 떠나기로 약속한다. 과연 슌은 떠날 수 있을까....

 

  소설 나가사키를 보면 소설속의 대사가 강하게 다가온다. "젊었을 때는 무슨 일이든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왠지 인생에서 진 것 같은 패배감이 드는데, 실제로는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더라는 것이지...."라는 말처럼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정말로 우리가 우리의 의지대로 결정하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대부분이 본의 아니게, 타인에 의해, 주변의 여건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바로 이런게 인생이 아닐까...

 

  소설 나가사키를 읽으면서 유일하게 웃음을 자아낸것은 아마도 사촌누나의 남자친구 차를 타고 벌어지는 자동차의 창문사건이 아닌가 싶다. 어릴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자동차의 수동창문을 자동처럼 올리기. 이 장면을 떠올리면 지금도 입가에 웃음이 베어나온다.  소설 나가사키에서 지난날 나가사키의 어둠고 암울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작가 요시다 슈이치는 전쟁의 상처를 앉고 있는 자신의 고향인 나가사키를 회색빛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t******m 2007.03.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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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나가사키" 내용보기
오랜만에 읽어보는 일본 소설 나가사키 였습니다. 무라카리 하루키, 요시모토바나나에 이은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뭐랄까...일본 소설의 독특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라키미나 요시모토의 소설과는 또다른 매력이 느낄 수 있는것도 같았고요..   밝고 알록달록한 표지의 슬리퍼에서 느끼는 밝은 느낌과는 달리 무겁고 독특하게 시작하는 소설... 어린
"나가사키" 내용보기

오랜만에 읽어보는 일본 소설 나가사키 였습니다.

무라카리 하루키, 요시모토바나나에 이은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뭐랄까...일본 소설의 독특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라키미나 요시모토의 소설과는 또다른 매력이 느낄 수 있는것도 같았고요..

 

밝고 알록달록한 표지의 슬리퍼에서 느끼는 밝은 느낌과는 달리

무겁고 독특하게 시작하는 소설...

어린 슌의 시각에서 하지만 작가의 객관적 입장에서 바라보는 서술형식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몰락해가는 야쿠자가문에서 자라나는 슌

나가사키에서 자라고 어른이 되어가지만 나가사키를 떠나고 싶어하는 슌..

그리고 식구들,,,

쇼고, 엄마 치즈루,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들..

평범한 주변 사람들이지만 슌의 인생을 좌우 한 사람들이죠

 

미무라가의 모든 남자들이 그리고 슌이 생활해가는 집안의 별채

별채에서 들려오는 유령의 목소리..

 

뭔가 어수선하고 뒤죽박죽인 것 같은 내용속에서 자신을 찾고 성장해가는 슌의 모습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절제되어있는 소설속 표현들이 소설을 더욱 흥미롭게 해주는것 같았습니다.

 

n****0 2007.02.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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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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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질문을 받게된다면 사람들은 어떤 대답을 할까. 나의 경우, 귀신이 가장 무섭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고양이가 가장 무섭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많은 시간이 지난 오늘날, 내가 저런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시간이 가장 무섭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 세상의 그 어떠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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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질문을 받게된다면 사람들은 어떤 대답을 할까.

나의 경우, 귀신이 가장 무섭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고양이가 가장 무섭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많은 시간이 지난 오늘날, 내가 저런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시간이 가장 무섭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 세상의 그 어떠한 것도 시간 앞에서는 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세상의 그 어떠한 것도 시간을 이길 수는 없다.

(공상만화에나 등장하는 타임머신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

그래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밝고 희망적인 내용을 연상시키는 알록달록한 예쁜 표지로 포장된

이 책의 내용은 의외로 쓸쓸하다.

또 무엇보다 시간 앞에서 역시 인간은 무력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어 안타까웠다.

 

쓸쓸하고 안타깝다는 감정을 크게 느꼈지만

그에 비해 이 책의 내용은 그리 극적인 것도 아니었고,

주인공의 일생이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어왔던 것도 아니었다.

 

떠들썩하던 야쿠자 집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나 조용해진 같은 장소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시간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를 그리며 사는 슌의 일생이

불쌍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된 것이 아니다.

 

야쿠자 집안에서 자라난 슌의 주위환경이 평범하지 않았던 것만은 사실이지만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린 시절 자기가 갖고 있던 것을

하나도 잃지 않고 살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람들은 누구나 변해간다.

주위 환경도 모두 변해간다.

 

변한다는 것은 항상 위험을 수반해서 겁나는 일이긴 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무서운 건 변하지 않는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해가는 데

자신만이 언제나 그대로로 변하지 않는다면,

그는 변해가는 시간 속에서 인생의 낙오자가 되고 말 것이다.

혹시라도 주위에 변하지 않고 과거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동생 유타가 과거에 매몰돼 있는 형 슌을 못마땅해하는 것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를 바보 취급할 것이다.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어린 시절의 많은 추억이 가득한 별채라는 공간에서

어른이 된 이후에도 과거를 배경으로 무력하게 살아가는 이 책의 주인공 슌.

 

어린 시절, 아이스케키를 사준다는 말에 커다란 슬리퍼를 신고 힘들게 따라가던 돌계단을

시간이 흘러, 이번엔 자신이 아이스케키를 사주겠다며 아이들을 앞장서 걷기도 한다.

 

어린 시절, 하모니카를 불면 유령이 나온다고 두려움에 떨며 시험해봤던 장소에서

시간이 흘러, 어린 아이들이 과거 자신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바라보며 씁쓸한 웃음을 짓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종종 과거 자신의 모습과 맞닥뜨리게 된다.

어릴 때 자기 모습과 너무 비슷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게될 때,

그 때 사람들이 느끼게 되는 감정이란

단순히 과거에 대한 그리움도 아닐 것이고

또 단순히 자신은 그런 시기를 이미 거쳐왔다는 데에서 느껴지는 뿌듯함만도 아닐 것이다.

유령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슌의 얼굴에 나타났던

웃으면서도 울고 있었다는 표정이 그나마 가장 적절한 비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3인칭 관점으로 주인공들의 감정이 상당히 절제되어 있어서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더 많이 남겨주는 것 같다.

 

시간이 흘러, 변해버린 슌의 주위 환경이 아쉽다.

슌의 곁을 떠나버린 사람들이 많아 슬프다.

바보같이 슌은 과거를 그리고만 살고 있어 안타깝다.

 

그러나 사람의 힘으로 이러한 일들을 극복하기란 불가능하다.

시간은 흐를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

 

흐르는 시간 앞에서 우리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변해가는 시간에 맞춰 더 나은 모습으로 덩달아 변해가는 수밖에...

 

시간의 흐름 앞에서 한없이 무력할 수 밖에 없는 인간에 대한 비애가

슬프지만 왠지 아름답게 느껴지는 책이다.

j******4 2007.02.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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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환경에 저항하다
"인간이 환경에 저항하다" 내용보기
상큼한 표지와 달리 나가사키라는 일본의 소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6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에 걸친 그때의 일상을 담담히 그려낸 이야기.   아버지를 사고로 여의고 동생과 어머니와 외가에서 생활하는 슌의 성장소설.   몰락해 가는 야쿠자 외가속에서 성장해 가는 슌은.   남자다움을 강요하는 외부와 우유부단한 자신의 내부사이에서 고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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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표지와 달리 나가사키라는 일본의 소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6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에 걸친 그때의 일상을 담담히 그려낸 이야기.

 

아버지를 사고로 여의고 동생과 어머니와 외가에서 생활하는 슌의 성장소설.

 

몰락해 가는 야쿠자 외가속에서 성장해 가는 슌은.

 

남자다움을 강요하는 외부와 우유부단한 자신의 내부사이에서 고민하고,

 

자신의 환경을 벗어나려고 노력하기도 하지만,

 

자기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어. 라는 점장이 말처럼.

 

결국은 그 환경을 떠나지 못하고, 별채가 활활 타고 나서야.

 

모든 갈등과 고민이 마치고, 본연의 자아로 돌아온다.

 

답답한 일상과 자칫 엇나갈수도 있는 환경에서도-

 

자기 자신을 지키려 노력했지만, 왜 변화할수 없었는지. 아쉽기도 하고, 이해되기

도 하고,

 

어쩌면 인간은 환경을 지배할수도 있겠지만, 또 어쩌면 그 주어진 환경속에서.

 

벗어날수 없다면, 그 속에서 살아가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해 가는것!

j****3 2007.02.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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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이치식 성장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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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신작.   슈이치의 고향이기도 한 나가사키(2차대전때 원폭이 떨어진 바로 그곳)를 배경으로 펼치는 소년의 성장담.   60년대에서 80년대로 이어지는 이야기. 꼬마 슌이 나가사키란 촌 구석에서 태어나서, 그곳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고, 줄 곳 그곳을 떠나보려 애써보지만, 결국엔 떠 나지 못하는 이야기. 자기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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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신작.

 

슈이치의 고향이기도 한 나가사키(2차대전때 원폭이 떨어진 바로 그곳)를 배경으로 펼치는 소년의 성장담.

 

60년대에서 80년대로 이어지는 이야기.

꼬마 슌이 나가사키란 촌 구석에서 태어나서,

그곳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고,

줄 곳 그곳을 떠나보려 애써보지만,

결국엔 떠 나지 못하는 이야기.

자기가 되고 싶지 않던 어른이 되어 버린 소년,

그러나 그것을 부정하는 그런 이야기 아니라,

외려 '그런거 아니겠니'하며 긍정하는 모습,

이 슬쩍 감동적.

 

세상에서 제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게 그리 녹녹치 않다는.

한편으론 그렇게 살아가는 것도 행복하는 소박한 진리를 이야기 하는 책.

 

p.s.

 

한 챕터씩 넘어갈때마다 수년씩 훌쩍 훌쩍 뛰어넘는 구성이나,

플래쉬백으로 넘어가는 형식들이 꽤나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다.

t******k 2007.03.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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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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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분들이 서평을 올려주셨더군요.. 다른분들이 다들 언급하셨던것 처럼 겉표지의 상큼발랄함에 일단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그밑의 남자는 표정이 좀.. 쌩뚱맞네요.. 제가 읽은 나가사키는 이랬습니다.   일단,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퍼레이드에 이어 두번째예요. 제작년 크리스마스때 선물로 받아서 우연치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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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분들이 서평을 올려주셨더군요..

다른분들이 다들 언급하셨던것 처럼 겉표지의 상큼발랄함에 일단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그밑의 남자는 표정이 좀.. 쌩뚱맞네요.. 제가 읽은 나가사키는 이랬습니다.

 

일단,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퍼레이드에 이어 두번째예요. 제작년 크리스마스때 선물로 받아서 우연치않게 읽게 되었답니다.

뭐랄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일상적으로 그려내는 것 같아서 부담없고 좋았죠..

 

"나가사키"는 나가사키에 사는 한 몰락한 야쿠자 가문의 어린아이 "슌"의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물론 관찰자 시점에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책을 3분의 1쯤 읽었는데 오빠가 그러더군요.

"뭐에 관한 내용이야?"
"글쎄.."

"아니, 그만큼이나 읽었는데도 아직도 무슨내용인지 몰라?"

"..."

 

이전 소설과 마찬가지로 뭐 딱히 뭐에관한 내용이랄 것이 없지만 물흐르듯이 계속 내용이 전개되어 갑니다.

소년 슌에서 청년 슌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기의 정체성을 찾지못하고 방황하면서

어머니가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를 따라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한단계 더 성숙해져가는 모습을 그렸달까..

여자친구와 도피를 결정하지만 결국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주저앉고 마는 나약함을 가진 그는..

결국 현실을 견뎌내지 못하고 자살하고마는 그의 삼촌 데쓰야와 닮은꼴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역자가 책에서 밝혔듯이 일본소설에서는 나가사키고유의 방언들이 있어서 읽는 재미가 더했는데

번역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아쉬움이 남은 책이었습니다..

c******0 2007.02.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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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배우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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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표지는 무척이나 경쾌해 보인다. 파란 하늘에 빨랫줄의 밝은 색상이 마음을 가볍게 하지만 그 위로 드리운 그림자와 한쪽 구석의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가 보이는가?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까?   내가 읽은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그의 첫 장편소설인 '퍼레이드'와 '일요일들'이 전부다.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는 다섯 남녀의 이야기 '퍼레이드'는 현대사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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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표지는 무척이나 경쾌해 보인다. 파란 하늘에 빨랫줄의 밝은 색상이 마음을 가볍게 하지만 그 위로 드리운 그림자와 한쪽 구석의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가 보이는가?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까?

 

내가 읽은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그의 첫 장편소설인 '퍼레이드'와 '일요일들'이 전부다.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는 다섯 남녀의 이야기 '퍼레이드'는 현대사회의 모습과 젊은이들의 심리를 경쾌하게 나타내었다. '일요일들'에서도 다섯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아픔과 상처가 있는 그들의 불안정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두 소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감동의 여운을 남기며 끝맺는다. 작가의 냉소적인 문체가 돋보이면서 책읽기에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나가사키' 또한 평범한 주인공이 등장하고 인물의 심리 묘사가 세밀하다.

 

이 책의 제목이자 일본 지명인 나가사키에 대한 설명이나 묘사는 거의 없다. 단지 나가사키 지역에서 번창한 야쿠자 가문인 미무라 가의 이야기를 그려낼 뿐이다. 북적거리지만 난잡하지 않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그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대가족의 일상과 사내들의 모습, 슌의 성장과정이 간결한 문장 속에 녹아있다. 결국엔 모두 떠나가고 미무라 가는 화재 사건으로 사라지게 된다. 책장을 덮으면서 가슴 한 쪽을 쓸어내린 느낌이었다. 표지 위에 진 그늘의 심중을 헤아릴 수 있었다고 할까.

 

d****k 2007.02.1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가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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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산뜻하니 이쁘고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이라니.. 살짝 끌렸다. 여기서 살짝이란. 아마도 일본소설에 즐겨 읽지 않았고 더욱이 요시다 슈이치 작가에  처음 접하게 되었던 호기심과 다시 한번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픈 욕망들이다.   나가사키라는 도시와..  야쿠자 집안에서 자라는 어린 소년 슌의 성장소설 나가사키라는 공간에서 과거 현재 미래를 품고 성장되가는 그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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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산뜻하니 이쁘고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이라니.. 살짝 끌렸다.

여기서 살짝이란.

아마도 일본소설에 즐겨 읽지 않았고 더욱이 요시다 슈이치 작가에  처음 접하게 되었던 호기심과 다시 한번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픈 욕망들이다.

 

나가사키라는 도시와..  야쿠자 집안에서 자라는 어린 소년 슌의 성장소설

나가사키라는 공간에서 과거 현재 미래를 품고 성장되가는 그 흐름에서부터 변화까지 한곳에 풀어놓으듯 상상되듯 끌어 내었다.

 

그 끌림에 맑은 눈물과 시간의 흐름앞에 무력한 인간의 비애와 갈등 분열이 있고 또한 사람의 정이 있고 그리움이 있다.

 

슌의 삶이야기는 그렇게 전개된다.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엄마 동생과 외갓집에서 살게 되면서 시작으로 ..

그 앞에는 참 많은 이들로 슌의 눈과 귀 생각과 마음에서 뒤엉퀴고 부딪치며 일어난다.

 

한 야큐자의 조직의 가문. 어른들의 술잔치와 그 안에 오고가는 농담들을 보고 듣고.

어수선하고 폭력성 가운데 슌은 사내, 인간, 인생을 배워간다.

 

m******0 2007.02.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