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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오브 로마 시리즈 제 1편인 로마의 일인자 1부를 읽은 후 채 2부와 3부를 읽지 못한 상태에서 가제본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 로마 공화정 말기의 그 드라마틱한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구성한 역사 소설이라 1편의 2부와 3부를 먼저 읽고 2편 풀잎관을 읽는 게 순서상으로도 옳고, 문맥을 따라가는 데 유리하겠으나, 그 두권의 책이 로마의 일인자 1부에 비해 훨씬 두껍고 가제본 피드백 날짜가 정해져 있었기에, 할 수 없이 풀잎관을 먼저 읽게 되었다. 우려했던 대로, 길고 발음하기 어려운 지명과 인명들을 얼른 떠올릴 수가 없었고,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역시 콜린 매컬로의 이야기 솜씨는 그런 복병들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만큼 훌륭했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시대는 막이 내리고 있었다. 로마의 일인자에서, 카이사르의 장녀 율리아와 가이우스 마리우스와의 정략 결혼은, 몰락해가는 카이사르 가문에게는 두 명의 아들과 사위를 권력의 사다리로 진입시키는데 크게 일조했다. 파트리키 가문과의 동맹으로 그동안 이탈리안 촌놈이라는 치명적인 출생의 약점을 가볍게 털어낸 가이우스 마리우스는 유래없이 여러 차례 집정관을 지내게 하는 윈윈 전략의 쾌거가 된다. 풀잎관이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위대한 일인자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파워가 식은 시점이다. 로마가 인도처럼 강력한 신분제 사회는 아니었으나, 가문은 강한 개인의 정체성의 일부다. 일단 이름에 가문의 꼬리표가 평생 쫓아다녔고, 이름에 나타나는 출생상의 신분은 그 사람을 평가하는 큰 기준이 된다. 심지어 바람을 펴도 출신이 누구인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사실이 웃긴다. 이것은 로마 시민권자와 비시민권자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제도적 차별에서도 여실이 드러난다. 당시 이탈리아의 여러 부족들을 다스린 로마는, 그들이 사는 도시에 로마 시민들을 거주시키고 그들만의 정착지를 만들고 로마 법정의 보호 아래 마음대로 로마를 상대로 상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준 반면, 그 곳의 원주민들은 로마를 위해 군대를 제공하여 충직하게 싸우면서도 로마 시민의 시민권이 주어지지 않은 채, 채찍질과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이러한 부당한 대우로 인해 이탈리아의 여러 부족들은 동맹을 통해 조직적으로 허위 로마 시민으로 대거 등록하는데, 모든 허위 로마 시민권자들을 가려내기 위한 대처 방안으로, 색출을 위한 보상금과 무거운 태형, 그리고 더 무거운 벌금으로 무장한 리키니우스.무키우스 법이 상정된다. 여기에서 마리우스와 그의 평생의 동료 푸틸리우스 루틸리우스 루키스, 그리고 이 풀잎관 시리즈의 첫번째 책인 1부에서 거의 주인공에 가까운 역을 맡은 마르쿠스 리비우스 드루수스가 가여운 이탈리아 부족들의 편에 활약하나, 원로원의 대다수는 그 법안을 통과시킨다. 이탈리아 전역에서는 로마애서 파견된 관리들애 의해 가짜 로마인을 색출하기 위한 이 리키니우스.무키우스 법안의 실행이 강행되고 이 과정에서 로마는 또다시 많은 문제에 봉착한다. 한편 마리우스는 아내 율리아와 아들과 함께 동방 여행길에 오르고 한동안 로마가 서방을 정복하느라 손을 놓고 있던 동방의 여러 왕국에서 폰투스의 왕 미트리다테스 6세가 탐욕스럽게 여러 왕국을 정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저지한다. 로마로서는 미개인의 족속들에 불과한 그들 왕국 중 하나가 도를 넘어 세력을 넓히고 로마의 속주들을 위협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 일이다. 이들 왕국 역시 혈육간의 혈투와 동맹을 통한 피비린내 진한 왕위 쟁탄전의 각축장이었는데. 미트리마테스 6세가 왕이 되기까지의 암투는 그 잔인함과 복잡함이 가히 머리속으로는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끝판을 보여준다. 우선 전편에서 아퀼리우스는 프리기아를 미트리다테스 5세에게 넘기고 엄청난 뇌물을 손에 넣었는데 이를 알게 된 로마의 반대파들은 폰토스와 반목하게 된다. 그런데 권력에 굶주린 미트리다테스 5세의 누이이자 카파토키아의 왕비인 라오디케는 남편이자 남매인 왕을 죽이고 아들 크레스토스를 왕 위에 앉히고 섭정을 한다. 그의 동생 미트리타테스 아우파토르는 어머니가 자신을 죽일 거라는 직감을 느끼고 도망갔다가 자신의 숙부 그러니까 죽은 왕의 형제와 함깨 모반을 일으켜 성공을 하고 권좌를 차지한다. 이 사람이 미트리다테스로 매우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폰투스의 왕이다. 주변의 왕국을 흡수하여 영토를 넓혔으나 이 책에서는 매우 비열하고 야비하게만 그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은 뛰어난 군사적 전략을 갖지 못하고 군대를 지휘할 능력도 없으면서 자기 대신 다른 나라를 침공해 큰 공을 세우고 돌아온 장군은 그자리에서 목을 치거나, 연회를 열어 부족장들을 불러 모아 술을 먹이고 처치해 그 부족장들이 다스리던 땅들을 한꺼번에 차지하거나, 왕을 죽이고 자신의 사람을 앉히는 등이 그렇다. 미트리타테스는 매우 많은 왕비들응 두었는데 정실왕후는 그의 누이 라오디케였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왕비는 카파토키아의 왕자라고 하는데 실제로 왕자인지아닌즈 알 수 없는 고르디오스의 딸 니케다. 니케의 아버지 고르디오스는 왕의 오른편에 앉아 왕의 야망을 실현시키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데 그 이유는 카파도니아를 갖기 위해서다. 카파도키아 역시 폰투스 못디 않게 비극적인 역사로 피범벅 왕위 쟁탈전을 겪고 있다. 카파도키아의 왕 아리아테스 6세는 미트리다테스의 또다른 누이인 라오디케의 남편인데 고르디오스는 왕후와 짜고 왕을 죽이고 어린 아리아라테스를 왕위에 올리고 권력은 엄마의 섭정 아래 두었다. 고르디오스가 카파도키아의 왕자라고 하였으니 새엄마와 공모해서 친부를 죽인 게 되는건가. 권력이 뭔지 참으로 알 수 없다. 하지만 아들 아리아라태스 7세가 겨우 열세살이 되었을 때 섭정에서 벗어나고자 외숙인 미트리다테스의 도움으로 엄마를 가두어 굶게 해 죽이고 권좌를 되찾지만 자신의 친부를 죽인 고르디오스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죽쒀서 개 준 고르디오스는 훗날 왕의 누이이자 정실왕후인 라오디케의 불륜을 고해 바치고 자신의 딸 니케를 왕후로 앉히고 권력의 핵심 자리를 약속받는다. 마리우스가 여행중 카파도키아를 찾아갔을 때는 이미 섭정을 하던 어미를 죽인 어린 왕은 또다시 죽고 미트리다테스와 니케 사이의 아들 즉 고르디오스의 손자가 왕이 되어 고르디오스가 섭정을 했는데 그나마도 나중에 술라가 왔을때는 딸의 호의로 자신이 직접 왕이 되어 통치하고 있었다. 술라가 카파도니아 인이 추대한 아리오바르자네스를 복권시키고 나서야 고르디오스는 평생 공생 관계를 맺어온 미트리다테스에게 죽는다. 이렇게 가이우스와 술라의 두 차례 원정 끝에 널름거리며 잡아먹고 있던 폰토스에게서 벗어나 아마도 카파도니아는 로마의 속주로 넘어가게 되는데 그 동안 로마에서는 로맨스가 벌어진다. 로맨스의 주인공은 앞서 등장했던 드루수스의 누이 리비아다. 서로 오누이끼리 결혼해 더블 사돈이 된 카이피오의 아내 리비아와 그녀의 가족들은 시아버지의 뇌물수수로 집까지 잃고 드루수스의 집애서 더부살이를 하는데 남편 카이피오의 인간 됨됨이에 환멸을 느끼다가 그가 멀리 발령을 받은 틈을 타서 시골의 별장으로 이사를 가는데 거기서 그동안 자신의 로마 집 발코니에서 훔쳐보고 짝사랑하던 동네 오빠 카토를 극적으로 만나 격정의 사랑에 빠지고 임신까지 해서 남자 아이를 낳는다. 돌아온 카이피오는 냉담한 아내에 화가 나서 폭력적인 잠자리를 갖는데 설상가상으로 그들의 딸 셀레니우스에게서 엄마의 불륜 사실을 전해 듣게 되자 리비아를 거의 죽일만큼 만성적 폭력을 휘두르게 되고 이 일은 늦게나마 드루수스에게 알려져 이혼으로 마무리되고 아내의 지참금으로 살던 카토 역시 무일푼으로 쫒겨나자 리비아와 재혼하여 전처 소생의 아이들을 주렁주렁 달고 드루수수의 집에 들어와 살게 된다 . 가이우스 마리우수와 정치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술라는 자신의 처세를 위해 그를 조금씩 멀리하고 마리우스와 폰토스는 역시 리키니우스 무키우스 법안의 상정 반대를 위해 드루수스와 함깨 뭉치지만 별 호응을 얻지 못한다. 너무 잘생기고 매력적인 덕분에 로마 최고 권력자 스카우루스의 어린 아내의 유혹에 걸려든 술라는 죄도 없이 스카우루스에게 밉보여 법무관 선거에 실패하고 빌빌거리다가 로마를 떠나 해외 원정을 다니면서 차근 차근 경력을 쌓는다. 마라우스의 시대가 가고 술라의 시대를 예감하는 1편에는 폰투스 왕과 그 주변국과의 국제 정세 그리고 로마와 이탈리아 사이의 신분제애 따른 갈등이 큰 비중으로 다루어지고 곁들여서 달콤한 로맨스들도 곁들여져 있는데 물론 이것들은 당시 사회 제도들과 여성의 위치를 재현하기 위해 넣은 씬이었지만 카이사르 가문의 아우렐리아와 술라 사이의 팽챙한 우정과 사랑 사이의 관계는 아슬아슬 숨통을 조이고 광대한 지역의 피비릿내나는 왕위 쟁탈전은 충분히 흥미있는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다. 단지 현대와 같은 전기, 전화, 전차와 스마트폰이 없어서 그렇지 콜린 맥컬로가 재현한 로마는 사회 조직 및 기술을 포함한 모든 면에서 너무나 완벽하다. 심지어는 은행의 송금제도까지도 현대를 사는 우리가 고대를 바라보는 시선을 변화시킨다. 그러나 오래도록 공화정 체제를 유지해온 로마는 그렇게 찬란한 문화를 뒷받침하는 많은 속국과 동맹의 끈 아래 이탈리아 족들의 큰 고통 위에서 굴러가고 있었으니,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가 결국 강력한 대응을 위해 리키니우스 미키우스 법을 탄생시킨 허위 로마 시민권 신고라는 조직적 형태의 반발이었다. 이를 색출하고 벌주기 위한 그 법의 실행은 그동안 충직한 군사력과 세금을 제공하던 그 넓은 이탈리아 전지역 모든 사람들을 로마인의 적으로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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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1』에서는 마리우스와 술라의 동방여정이 두 축을 이룬다. 로마의 일인자 자리에서 내려온 마리우스가 가족을 이끌고 그리스, 소아시아, 카파도키아, 폰토스 등을 둘러보는 대단한 동방여행을 한다. 독서를 좋아하는 아내 율리아에게는 책으로만 보았던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는 꿈의 여정이고, 마리우스에게는 로마의 위협이 될 폰토스의 미트리다테스 왕을 파악하는 정찰 여행이다. 이는 장차 카파도키아에서 일어난 반정을 진압하러 출병하는 술라의 동방원정에 큰 도움이 된다. 마리우스가 현직에 있지 않았으면서 각지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고, 술라가 소규모의 병사를 데리고 가서 동방의 군주들을 외교적으로 제압하는 것을 보면 당시 로마, 로마인이 가지는 광휘가 얼마나 찬란한지 느낄 수 있다. 로마에는 로마 시민권자, 그 바로 아래 라티움 시민권자가 있는데, 이탈리아 반도에 사는 다른 족속들에게는 로마에 대한 세금과 군역의 의무만 있을 뿐 로마인들이 누리는 권리를 누릴 수 없다. 이에 대한 반발로 마르시족, 삼니움족 등의 이탈리아인들이 인구조사때 로마시민으로 거짓등록해서 참정권을 가지려하고, 이들의 시도는 리키니우스-무키우스법에 의해 더 큰 탄압으로 돌아와 갈등을 증폭시킨다. 마리우스나 루푸스의 반대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으니 로마는 점점 보수적이고 국수적인 정치인들이 득세하게 된다. 루푸스의 조카인 드루수스도 집안여성들이 겪는 고통과 이탈리아 친구들의 절망을 바라보며 점차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확고히 해나간다. 동방원정으로 명예와 재물, 게다가 가장 위대한 자가 될거라는 예언까지 얻게된 술라의 앞날에는 어떠한 일들이 펼쳐질까? 아우렐리아의 아들 카이사르도 천하의 영재 자질을 드러내며 주목을 끌기 시작한다. 『로마의 일인자』 시리즈만 읽고 좀 쉬려고 했는데 반사적으로 『풀잎관』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원래 역사소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저자가 손으로 직접 그린 인물화와 지도를 보면 이 작품에 쏟은 저자의 열정을 새삼 느끼게 된다. 생생하게 살아나는 인물들의 뜨거운 이야기에 매료되어 이러다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다 읽게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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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쌀쌀해지는 때, 「풀잎관」을 먼저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지난 여름 ‘로마’에 빠지게 한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2부이다. 방대한 분량으로 인하여 1부를 미처 읽지 못하신 분들, 시간이 지나 인명과 지명을 잊으신 분들도 안심하시라. 콜린 매컬로는 등장인물들과 함께 지난 사건들의 추이를 되짚으며 독서 보폭을 맞춰주고 있다. ‘로마 제3의 건국자’라 불리던 가이우스 마리우스는 로마 정치계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의 측근으로 정계에 입문한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는 스카우루스의 젊은 아내 달마티카로 인해 법무관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로마의 평화는 더 이상, 유구르타와 게르만족에 맞섰던 두 영웅에게 환호하지 않는다. 게다가 정적인 퀸투스 카이킬리우스 메텔루스 누미디쿠스(똥돼지)의 귀환으로 두 사람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마리우스는 가족과 함께 동방으로 여행을 떠나는데, 실은 로마의 아시아 속주와 이웃한 폰토스 등의 정세를 살펴볼 목적이었다. 선거 참패, 아우렐리아와의 접촉과 거부로 인해 술라는 지독한 좌절감에 빠진다. 전장에서 떠난 지 3년, 그는 익숙한 살해 욕구에 시달린다. 1부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시 선조의 이마고를 보관해 둔 작은 서랍 앞에 선 술라. 그는 작은 병을 손에 쥐고 욕구를 해소할 곳으로 향한다. 여신이 사랑하는 자(펠릭스)답게, 깨끗하게 일을 마무리한다. 1장의 대부분은 마리우스의 동방 여정기로, 앞으로 다가올 ‘아시아 속주 전쟁’을 위한 초석이다. 앞서 폰토스의 혼란을 정리한 미트리다테스 6세는 로마에 사절을 보내 우호동맹국의 칭호를 요구한다. 그러나 앙숙 비티니아의 니코메데스 왕의 항의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트리다테스는 갈라티아를 손에 넣고, 상인으로 변장해 비티니아를 오가면서 정세를 살핀다. 1년여 잠행 끝에 궁에 돌아온 그는 반란을 모의한 이들을 숙청하고 왕권을 강화한다. 비티니아를 방문한 마리우스는 이 곳이 상당히 부유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페르가몬에 총독으로 부임한 스카이볼라와 보좌관 루푸스와 조우한다. 부재중 투표로 마리우스가 조점관(신관)에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알리고 스카이볼라는 급히 로마로 향한다. 집정관 시절 마리우스가 속주에서 걷은 세금으로 로마의 빈민층을 공유지에 정착시키기 위해 힘을 쏟을 때, 징세청부업자들은 세금 수치를 날조하고 고리대금업을 일삼았다. 가혹한 수탈은 로마인에 대한 증오를 키울 뿐이었다. 총독으로 부임한 스카이볼라는 이를 바로잡았고, 국고 위원회에 로비하는 징세청부업자들을 저지하기 위해 귀국해야했던 것이다. 한편 마리우스는 토가 프라이텍스타로 차려입고, 수백명이 호위하는 미트리다테스 앞에 홀로 선다. ‘로마의 위엄’ 그 자체다. 이 만남으로 마리우스는 카파도키아 왕의 정체, 그리고 동방에 드리운 폰토스 왕 미트리다테스의 영향력과 야망을 꿰뚫어본다. 위협을 느낀 미트리다테스는 아르메니아의 티그라네스와 결혼 동맹을 맺는다. 로마에는 새로운 집정관, 법무관, 감찰관들이 뽑힌다. 주목할 부분은 새로운 감찰관들이 아시아 속주의 징세계약을 마무리한 뒤 로마 인구의 전수조사를 계획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인들은 오랜 차별 속에서도 청년들을 로마 군대에 보내왔고, 로마 시민권을 열망해왔다. 그들은 결국 거짓 명부를 작성하게 되고, 이는 ‘동맹시 전쟁’이 벌어지는 시발점이 된다. 7년 전, 아라우시오 전투에서 살아남은 드루수스는 마르시족 실로와 친우가 된다. 그의 가치관을 바꿔버린 이 전투 덕분에, 드루수스는 원로원에 입회한 뒤에도 이탈리아에 관한 진보적인 발언을 해왔다. 드루수스의 측근이자 마르시족 출신으로 로마 군인으로 복무했던 전사, 실로가 거짓명부 작성 사건을 물밑에서 작업한 인물이라는 사실은 앞으로 벌어질 전쟁에 휘말릴 로마와 드루수스의 운명을 예감하게 한다. 마리우스의 친우이자 루푸스의 두 조카딸 아우렐리아와 리비아(드루수스의 여동생)의 이야기도 진행된다. 아우렐리아는 어린 아들 가이우스 카이사르의 영민함으로 인해 고민에 빠져 있지만 역사를 알기에 그의 짧은 등장에도 기대하게 된다. 리비아는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 중이다. ‘톨로사의 황금’ 사건으로 결혼 후에도 오빠네에 얹혀 살면서, 리비아는 부부와 여성의 삶에 대한 생각을 발전시킨다. 그래서 남편 카이피오 2세가 스미르나에 숨긴 재산을 정리하기 위해 여행길에 올랐을 때,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오빠 부부에게 신혼 생활도 제공하고, 자신의 자유를 위해 진정한 자기만의 공간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로마에서 멀지 않은 투스쿨룸에 위치한 오래된 빌라에 정착한 리비아. 그녀는 그 곳에서 소녀 시절 꿈에 출연했던 빨간 머리 오디세우스를 운명적인 재회를 한다. 1부에서 이어지는 리비아의 이야기에서는 지배층 파트리키 여성의 제한된 삶, 그리고 결혼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실감할 수 있다. 드루수스 남매의 성장과 이어질 삶을 지켜보는 과정은 즐거우면서도 고통스럽다. 관직의 사다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재산이 필요하다. 술라는 가까운 히스파니아에서 율릴라가 예언했던 ‘풀잎관’을 열망하지만 받을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별다른 소득 없이 법무관이 되기 위해 귀국한 술라는 어느덧 소년이 된 아들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카이사르 2세는 여섯 살이 되었고, 그와 함께 술라의 다음 세대를 이끌 어린 키케로도 등장한다. 미래를 알고 있는 독자로서 짜릿한 부분이었다. 법무관으로 로마에 갇혀, 속주의 총독 자리를 열망하며 고통과 좌절을 견딘 술라에게 드디어, 운명의 여신이 손을 내민다. 술라는 미트리다테스의 야망으로 야기된 분쟁을 무마하기 위해 킬리키아로 파견된다. 폰토스의 국왕은 속주에서 만난 로마인들을 로마라 생각해왔다. 그러나 술라는 달랐고, 마리우스 또한 그러했다. 미트리다테스는 본능에 따라 후퇴했으나 술라는 황금 한 자루가 절실하다. 그는 폰토스와 아르메니아의 발을 묶기 위해 파르티아 사절단과의 회담을 주선하고, 동방의 문제를 봉합한다. 이제는 집정관 직에 출마할 자금이 충분하다. 인구 조사 법정으로 인한 라티움 지역의 증오와 혼란, 그 외 로마 소식과 함께 온 편지는 오랜 벗 루푸스의 추방을 알리며 1권을 마무리한다. 제목인 「풀잎관」은 1부에서부터 예견된 술라의 운명이다. 따라서 기원전 97년~86년을 배경으로 할 2부는 미트리다테스에 맞설 술라의 동방 원정, 그리고 마리우스의 마지막 집정관 시기와 그의 몰락이 맞물릴 것이다. 또 로마시민권을 요구하는 이탈리아인들 편에 설 호민관 드루수스의 운명도 그려질 것이다. 로마 공화정의 빛나는 시기이자 몰락을 가져온 위대한 군벌들의 시대는 현재진행형이다. 로마가 우리의 신이자 우리의 왕, 우리의 생명 그 자체요. 로마인 개개인은 자신의 명성을 쌓고 동료 로마인들이 자신을 우러러보게 하기 위해 애쓰지만 길게 보면 그것은 모두 로마를, 그리고 로마의 위대함을 드높이기 위한 것이오. 우리는 터전을 숭배하오, 오로바조스 경. 사람도 이상도 숭배하지 않소. 사람은 왔다가 가기 마련이고 이 세상에서 순식간에 사라지오. 이상은 온갖 철학의 바람이 불 때마다 바뀌고 흔들리오. 하지만 터전은 그 땅에 사는 자들이 가꾸고 위대함을 더하는 한 영원할 수 있소. 나,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는 위대한 로마인이오. 그러나 내 삶의 끝에 가서 보면 내가 한 모든 일은 나의 터전, 즉 로마의 힘과 위엄을 확대하는데 쓰였을 것이오. 내가 오늘 이곳에 있는 것은 나를 위해서도, 다른 어떤 사람을 위해서도 아니오. 내가 오늘 이곳에 있는 것은 나의 터전 로마를 위해서요! (4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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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2번째 작품 가제본을 읽었다. 이렇게 읽게 해주신 고유서가에 감사를 드린다. 다음 작품들도 빨리 번역되어 책자로 나오길 기대해 본다. 책을 받으면서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읽기 전부터 기대감이 가득했다. 저자 콜린 매컬로가 자료를 수집하고 고증하면서 집필하는데 드린 노력은 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우리는 듣고 있다. 이런 먼저 아는 이야기들은 이 작품에 대해 나가면서 더욱 경이로움으로 함께 다가왔다. 저자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면서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변해가던 당시의 로마를 가까이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콜린 매컬로는 이 책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자료 조사 과정의 지난함은 그의 신체적 훼손을 가져올 정도였다. 그러기에 평생의 역작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그의 언어는 특별하다. 짙은 통찰력으로 인물들의 삶과 성격을 그려나간다. 그리고 다양한 군상들의 이야기를 다각도로 전개해 나간다. 그것이 인물의 능력과 성격을 만들어 나가는데 많은 영향을 준다. 일의 결과만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분석적으로 보여주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믿음을 보장해 준다. 당시의 현장을 생생하게 인식하게 만들어 주면서 그 때로 접근해 나가게 만든다. 사실성이 기반이 된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신뢰의 얻을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다.
풀잎관은 저자의 이야기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두 번째로 구분할 수 있는 글이다. 첫 번째 글이 ‘로마의 일인자’란 제목으로 평민에서 우뚝 선 가이우스 마리우스를 중심으로 그려내었다면 두 번째 이어지는 글은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를 중심으로 그려내고 있다. 풀잎관이 술라가 동방 원정을 하면서 크게 무력을 드러내는 내용으로 1권이 끝나고 있어 아쉬웠다. 다음 권에서는 그의 활약이 더욱 자세하게 그려지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책에는 물론 다음 인물인 카이사르도 그 성장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고, 마리우스의 집정관 생활도 제시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능력 있고 힘이 있는 두 번째 주자, 술라를 중심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말이다. 술라는 모든 여인들이 반할만한 용모와 기개, 그리고 능력을 지녔다. 그러기에 세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존재였다. 그것이 정치에서도 기대에 부응하여 착실한 성장을 한다.
로마의 정치는 기득권 세력과 신진 세력의 대결장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득권의 힘과 부를 유지하고자 하는 무리들과 변화와 로마의 강함을 표상하는 젊은이들의 암투가 원로원과 집정관 투표에서 이루어진다. 이 책은 장군이나 황제, 집정관이나 원로원 의원들의 활약상과 아울러 귀족이나 평민 같은 신분계급을 아우르는 이야기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들의 개인적인 정서, 개인적 자질을 능력으로 한 정치 행위를 그려낸다. 그것을 통해 술라를 설명하고 있고, 그 술라를 통해 로마는 공화정의 실상을 드러내고 있다는 말이다. 변화와 권력 암투가 이루어지고 있는 공화정, 그것이 뛰어난 인물들에 의해 장악되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내용은 재미가 있다. 역사가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 마리우스, 술라. 케이사르 등의 인물이 있다. 정말 흥미진진하게 그들의 활약상을 읽어볼 수 있다. 동양의 삼국지, 일본의 대망, 한국의 태백산맥 등에 버금가는 역작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은 어떤 면에서는 영웅들의 이야기다. 공화정에서 전제 군주국가로 진행되어 가는 과정 속에 걸출한 인물들이 나와 그들의 뛰어남을 통해 세상을 변혁시켜 나가는 글이다. 그러기에 특정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리라는 선입관을 가졌다. 하지만 이야기는 특정한 인물에 국한 되지 않았다. 그 인물을 만들어 나가는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다. 즉 인물 주변의 다양하고 세밀한 이야기들이 이루어져 그 인물이 어떻게 성장해 나갔는가를 반증해 주는 형태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가족들과 여인들의 이야기가 특히 많다. 한 인물이 제대로 된 모습으로 나오기까지 틀이 만들어 지고 인격이 갖추어지는 것이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님을 말해주는 요인이 되는 듯하다. 보통 영웅의 이야기가 개인적 우수성을 드러내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이 작품은 그렇게 되는 당위성을 입증시키면서 얘기를 이끌어 나가는 형태를 보인다는 말이다. 그래서 독자들이 훨씬 공감을 가지게 되는 듯하다.
나는 글을 읽을 때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그것은 언어의 이질성 때문이다. 사람들의 이름을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같은 이름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나오기에 그들을 바르게 파악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다. 앞뒤를 넘겨가며 확인하여 읽어나가는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 시간이 참 많이 걸리는 독서가 되었다.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자식 그렇게 호칭이 공유되는 모습은 우리들이 성으로 그 사람을 부르는 것처럼 표현되었다. 그러기에 그 사람이 그 사람 같고 그 인물이 그 인물이 되는 혼란스러운 읽기가 된 것이다. 집중해서 읽기를 하지 않으면 내용의 전달도 잘 되지 않는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인데도 언어의 이질성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교유 서가는 "22년 만에 새로운 번역판으로 다시금 독자들에게 선보이게 됐다"며 "전문가조차 탁월한 로마사 책으로 인정할 만큼 철저한 사료 고증에 입각하면서도 상상력 넘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것을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워낙 방대한 분량이고,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삶을 시대적 환경과 더불어 면밀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용은 현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치 형태인 공화정에서 권력자들이 의원을 매수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법을 만들고, 부동산과 각종 이권사업 등에 개입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늘날의 기업형, 권력형 비리나 정경유착 등도 그대로 드러난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금언으로 삼을만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진실로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깨어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책은 수천 년 전의 유럽 한 쪽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오늘 서양의 정치 경제 문명의 기반이 되는 것이고, 오늘날에도 살아 우리들에게 교훈을 준다. 역사 속에서 지혜를 배운다는 것이 이 책을 읽음으로 더욱 각인된다. 역사서와 소설의 경계를 왔다갔다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세상에 대해 재인식하게 되는 기회를 얻는다. 책이 독자들에게 세상을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고 있는 것이다. 아마 책을 만나는 사람들은 행복하게 함께할 듯하다. 이 책이 왜 그리 세인들의 관심 대상이 되었는가를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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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매컬로 필생의 역작, <Masters of Rome>의 2부 『풀잎관』은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시대가 조금씩 저물면서 술라의 시대가 펼쳐지는 것을 보여준다. 역사는 멈추지 않는 것이다.
‘풀잎관(코로나 그라미네아, Corona Graminea)’이란 (책 뒤의 설명으로) “로마 최고의 훈장으로 전장의 풀로 만들어 ‘현장에서’ 주어지는 이 관을 받은 사람은 불후의 명성을 얻게 된다’. 특히 개인의 노력으로 군단이나 군대 전체를 구한 사람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드물 수 밖에 없는 영예였다. 이걸 2부의 제목이라는 것은, 바로 이 2부의 중심이 술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나중에 술라는 정식으로 이 풀잎관을 받을 뿐더러, 술라가 파락호 같은 인생을 청산하고, 무시무시한 계략을 통해 성공의 대열에 접어든 것이 바로 카이사르 가문의 못말리는 말괄량이 아가씨 율릴라부터 받은 풀잎관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율릴라는 술라의 사랑을 갈구하였지만, 그녀가 원하는 만큼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그가 부정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고 자살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술라가 그 풀잎관으로부터 새 인생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풀잎관 1』은 로마 몇 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그 역사가 아주 다이내믹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이후의 드라마틱한 역사를 위한 배경이 된다. 우선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동방 여행과 술라의 동방 원정이 있다. 마리우스에게는 여행을 통한 동방 정세에 대한 파악이, 술라는 동방에서의 업적을 통하여 재산을 불리고, 집정관 출마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므로 그 경과가 달랐지만 지금이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인물과 야심을 가진 인물이 모두 동방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은 의미심장하다. 또한 이 원정을 통해서 술라는, 마리우스가 아프리카 원정 시 7번 집정관 자리에 오르고(아직 한 번 남았다) 로마의 제3의 건국자라는 칭호를 받을 것이란 예언을 들은 것과 비슷하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그가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을 수 있지만, 그가 로마의 최고 권력자의 위치에 오른다는 것은 역사가 기록하고 있다. 『풀잎관』은 당연히 술라가 주인공인 셈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술라는 서서히 마리우스로부터 독립해 나가기 시작한다. 역시 당연한 수순으로 술라는 마리우스와는 다른 결의 인물이다. 대의보다는(마리우스의 대의란 자신을 모두 포기하는 대의라고는 할 수 없지만) 자신의 영달을 위해 야심을 불태우는 인물인 것이다. 그러니 이제 마리우스와 술라의 대립이 시작될 것이다. 역시 역사가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풀잎관 1』에서 가장 흥미 있는 부분은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 지 모르는 로마의 스캔들이다. 술라를 흠모하는 여인의 이야기야 별로 새로울 것이 없지만, 위대한 카이사르의 엄마가 술라와 썸씽이 있을 뻔 했다는 작가의 상상력은 귀엽기도 하다. 또한 남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새로운 남자와 새 인생을 꿈꾸는 로마 여인의 모습도 흥미롭다(이러한 얘기가 없으면 소설이 아니라, 그냥 역사서를 쓰는 것이 나을 뻔 했을 것이다. 분명히 이 책은 소설이다). 또한 아직은 어린 카이사르 2세(바로 그 위대한 카이사르)의 천재성을 군데군데 엿보여주는 주고 있는데, 그가 많이 등장할 수록 이 소설 시리즈는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얘기다.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로마와 이탈리아의 대립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는 그 갈등을 위협으로 여기고 해결하려 하나, 누구는 갈등은 없고, 오로지 아래 계급의 불만과 그에 대한 위협과 지배만이 필요하다 강변한다. 그 결과가 어찌 되는지는 역사가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과정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그 역사의 한 가운데서 개인들의 고뇌와 선택은 어찌 했는지, 혹은 어찌 해야 하는지는 온전히 역사만의 몫은 아니다. 역사는 그런 데서는 좀처럼 맥을 못 춘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을 기대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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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서가에서 출간한 『로마의 일인자』에 흥미가 컸던 터라,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2부인 『풀잎관』이 출간된다는 소식에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리고 만만치 않은 분량으로 된 『풀잎관』 제1권을 완독한 지금, 재밌게 읽었다는 느낌과 아울러 이어질 내용에 대한 궁금증으로 오히려 읽기 전보다 더 심한 갈증으로 괴로울 지경이다. 아무래도 『풀잎관』이 『로마의 일인자』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보니, 그 두 작품에서 받은 인상이 서로 비교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두 시리즈에서 받은 인상은 사자성어로 적합하게 표현될 수 있는데, 『로마의 일인자』가 교룡득수(蛟龍得水)를 연상시킨다면 『풀잎관』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나 절치부심(切齒腐心)을 연상시킨다.
다시 말해, 『로마의 일인자』에서는 자신의 신분이나 지위나 재산이나 가문 때문에 때를 얻지 못했던 여러 주인공들이 서로 간의 혼인이나 공조나 지원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졌다면, 『풀잎관』에서는 그 이후에 여러 가지 이유로 다시금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져 쇠락의 길에 접어들게 된 여러 주인공들이 재기를 꿈꾸며 기회를 얻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런 과정을 가장 뚜렷이 보여주는 것은 바로 『풀잎관』이라는 제목 자체다. 『풀잎관』 1권에 약간 암시된 것처럼(p. 223), 풀잎관은 로마 공화국과 로마 제국에서 최고의 무궁 훈장으로서, 군단이나 전군을 구하는 공적을 세운 장군이나 지휘관이나 장교에게 수여되었다. 그 영어 표현(Grass Crown 또는 Blockade Crown)에서 알 수 있듯이, 풀잎관은 자신이 지휘하는 부대가 적에게 포위되어 대단히 급박한 위기의 순간에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여 그 위기를 타개한 공로로 수여되는 명예의 표지다. 이렇듯 제목 자체가 복선의 역할을 하는 『풀잎관』 1권에서는 두 인물이 특히 두드러지는데, 바로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이하 술라)와 마르쿠스 리비우스 드루수스(이하 드루수스)이다. 아직 『풀잎관』 1권밖에 읽지 않은 까닭에 작품의 방향이 이후에 어떤 식으로 흘러갈 지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1권에서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기회를 엿보는 술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더 집중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가운데 풀잎관에 가장 가까이 손을 뻗고 있는 인물도 술라다(하지만 권력의 핵심을 향한 드루수스의 잠재력도 가늠하기 불가능할 만큼 무한하다). 『풀잎관』 1권에서 소개하는 술라의 행적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술라는 법무관 선거에서 유력한 후보였으나, 원로원의 최고참 의원 마르쿠스 아이밀리우스 스카우루스의 열아홉 살 난 부인 달마티카와의 염문 때문에 스카우루스의 방해 공작을 받아서 낙마하는 아픔을 겪는다. 그래서 켈트이베리아족을 진압하기 위해 히스파니아로 출전하는 티투스 디디우스의 선임 보좌관으로 가기로 결심하는데, 거기에 앞서서 추방지에서 돌아온 퀸투스 카이킬리우스 메텔루스 누미디쿠스(달마티카의 삼촌)를 음독으로 살해한다. 이렇게 히스파니아에서 티투스 디디우스의 선임 보좌관으로 지내는 동안, 술라는 그간의 활약상 덕분에 로마에서 평판이 좋아져서 법무관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푸틸리우스 루푸스의 편지를 받고 서둘러 귀국한다. 개표 결과 술라는 가장 많은 표를 얻어서 수도 담당 법무관이 된다. 술라는 법무관으로서의 직무를 즐기며 성실히 수행하는 사이에 사람들 사이에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나, 자신에게 더 큰 야망이 있었기에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총독 직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술라는 자신이 원하던 지역들에 다른 사람들이 총독으로 임명되어 기회를 놓치는 듯했으나, 비티니아 왕 니코메데스의 원조 요청으로 킬리키아 총독으로 임명되어 자신의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이렇듯 술라는 비록 역풍으로 잠시 비틀거리는 시련을 겪기도 하지만, 자신이 꿈꾸던 야망을 향해 한걸음씩 앞으로 내닫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귀국길에 오르는 순조로운 항행이 암시하듯이, 이제부터는 술라가 권력의 최고점에 거침없이 오르는 탄탄대로를 올라타는 일만 남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과연 술라는 자신이 원하던 풀잎관을 쓰게 될까, 아니면 거의 손에 다 쥔 것처럼 보이는 그 관을 눈앞에서 놓치게 될까? 물론 그 끝은 아직 알 수 없다. 이런 궁금증은 앞으로 펼쳐질 2, 3권에서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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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매컬로가 쓴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2부에서 첫장을 열 작품은 '풀잎관'이다. 풀잎관이 뭐지? 워낙 많은 관직이 있던 로마이긴 하지만 직함에서 어느정도 직책을 유추할수있었는데 이번에는 무엇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런데 풀잎관은 직함이 아니라 훈장이라고 한다. 로마 최고의 군사훈장. 전장에서 만든 풀로 만들어졌고 그것을 현장에서 바로 수여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받은 사람은 최고의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엄청난 군사적인 공훈을 세운 사람에게 금과 같은 보화가 아닌 한낱 풀잎으로 관을 만들어서 준다는게 언뜻보면 이상할지 몰라도 어찌보면 최상의 관이 아닐까싶다. 가장 낮은 그러나 쓰러지지않는 풀잎은 민초를 의미하고 이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뜻이란 생각도 든다. 물론 이 관을 받는 사람은 그만큼의 영예와 함께 권력도 갖게 될것이고. 아무튼 1부에서는 로마가 확장해가면서 점점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권력을 잡기 위한 여러 암투들이 벌어지고 서서히 유력한 인물들로 정리되고 있는 분위기였는데 2부에서는 그것이 무르익은 분위기다. 1부에서 확고한 지도자의 위상을 차지한 마리우스와, 그의 부하로써 점점 그 위치가 상승하는 술라가 2부에서의 주요한 인물이다. 마리우스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었지만 여전히 용맹하면서 정의롭게 그려지고 있고 이제 법무관 선거에 나서게 될 술라는 40대의 패기만만한 야심가로 나온다. 아마 술라의 전성시대가 곧 되지 않을까싶다. 책은 처음에 술라의 좌절을 그리고 있다. 여러가지 공훈과 더불어 인간적인 매력, 잘생긴 얼굴등의 이유로 인해서 법무관선거에서 당선이 될것이 확실시되었던 술라가 예상치않게 떨어지고 만다. 그런데 그 이유가 여자문제였다. 당시 원로원의 유력 의원의 아내와 이른바 '썸'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술라의 원치않은 추문이었는지 그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이중적인 면모의 인물은 처음에 실패를 하게된다. 그러나 이 능력자가 계속 실패하지는 않을것이라는건 예상되고 결국 법무관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의 야심이 본격적으로 이번책에서 등장하게 된다. 이번 2부에서의 근간이 되는 사건은 사람들의 욕망이라고 할수 있겠다. 로마의 정복전쟁이 계속되어 영토가 커지고 속주도 생기면서 로마인과 로마외지역민의 신분적인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른바 이탈리아인들은 로마인이 되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것이 여의치않게 되자 반란을 일으키고 결국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 어찌보면 새로운 시민이 되고 싶어하는 신세력과 현재의 상황을 유지할려고 하는 구세력간의 전쟁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로마가 커가는데 따르는 진통이었고 또 그렇게 커가는 로마에는 새로운 법과 질서가 필요하고 수백년간 지속된 원로원 제도로는 거대한 로마를 효율적으로 통치하기가 쉽지 않을것이라는 암시를 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이런 정세를 어찌보면 잘 이용한 술라는 그 정치적인 위치가 더 공고해지게 되는데 선과 악의 두 모습을 뚜렷이 보이면서 나아가는 술라의 행보가 이 책에서 잘 다루어지고 있다. 이때를 동맹전쟁이라고 하는데 술라는 군사적인 재능과 함께 침착함과 노련함을 잃지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1부를 읽은지가 오래되었고 이 책도 띄엄띄엄 읽어서인지 전체적으로 내용이 조망이 되지 않아서 서평을 쓰는데도 몇번이나 다시 책을 봐야했었다. 거의 2번을 읽는 시간을 투자한끝에 전체적인 내용이 눈에 들어올수있었는데 다시 보니깐 역시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는것을 느꼈다. 각 인물들의 내면과 행동의 묘사가 참 탁월하고 캐릭터 구축이 잘 되어있어서 생동감있게 느껴진다는것이었다. 그 위에 여러가지 사건들을 잘 버무려놓아서 로마사는 이 시리즈만 읽어도 알수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쉬운건 이 시리즈는 한번에 읽어야한다는것이다. 역사적인 사건도 많고 인물도 많아서 연속해서 읽지않으면 앞에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는데다가 제일 헷갈리는건 인물의 이름이 길기도 하고 비슷하기도 해서 한참 헤멜수있다는것이다. 그래도 쉽게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수있는 이야기 구조탓에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곧 진도를 따라갈수 있긴 하다. 시리즈를 연속해서 본다면 좀더 로마의 속살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1부에서 마리우스가 로마가 마스터스가 되었다면 이제 2부에서는 술라가 마스터스가 될 차례가 아니겠는가. 마리우스와는 또다른 매력을 가진 술라의 전진과 함께 새롭게 등장하는 다른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이번 풀잎관 시리즈도 큰 기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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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다른 작품 가시나무새 마스터스 오브 로마시리즈 ***** 밑줄만 정리함. *밑줄 술라의 긴 송곳니가 드러났다. 그러나 미소를 지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 방심한 한순간 술라의 가면이 벗겨졌고, 아우렐리아는 전혀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일별했다. 사실 우리가 벌이는 다른 전쟁들도 주로 그렇게 시작되죠! 어린애들 행진의 지휘도 맡겨서는 안 될 황금에 눈먼 사령관에게 로마 군단의 지휘를 맡기면, 그는 노획물을 노리면서 전쟁에 나서는 겁니다. 로마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돈주머니를 불리기 위해서 말이에요 “당신은 얼마든지 그렇게 말씀하시겠죠! 집정관도 지냈고, 성공할 만큼 성공해봤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아닙니다! 저를 배신자라 욕하셔도 좋지만 맹세하건대 푸블리우스 루틸리우스, 저는 기필코 성공할 겁니다! 제 앞을 가로막는 자들은 각오하는 게 좋을 겁니다.” 사실 아우렐리아는 어린 카이사르를 주변 모든 사람으로부터 감춰두려고 애썼다. 한편으로 아들의 영특함은 아우렐리아를 설레게 했고 그 아이의 장래에 대해 온갖 꿈을 꾸게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 아이는 그녀에게 깊은 시름을 안겼다. 예를 들어서 이 아이는 말도 못하게 사랑스러웠으며, 본인도 그렇다는 걸 잘 알고 그 점을 이용해 사람들을 자기 뜻대로 움직였다 “오, 제발요!” 아우렐리아가 외쳤다. “그건 안 돼요! 모르시겠어요? 말씀하시는 그런 일이야말로 제가 반드시 피하려는 상황이에요! 제 아들은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해야만 한다고요! 그런데 세 사람씩이나 갑자기 몰려가서 질문을 해대고 그애의 답변에 감탄사를 쏟아내면 어떻게 되겠어요! 자기가 아주 잘났다는 잘못된 생각만 심어줄 거 아니에요!” “아우렐리아, 아우렐리아! 왜 나는 단 한순간도 행복하지 못한 거요?” “당신은 바빠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아, 그렇고말고요. 바쁘면 생각할 시간이 없으니까.” 술라가 냉랭하게 대꾸했다. “나도 그렇더군요.” 아우렐리아는 쉰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 뒤 곧바로 덧붙였다. “인생은 그게 다가 아닐 텐데.” “그의 천성이 어떤 건데요, 가이우스 마리우스? 나는 모르겠더라고요.” 마리우스는 고개를 내젓더니 소리내어 웃었다. “아무도 모르지. 수년을 알고 지냈는데도 짐작조차 못하겠으니까.” 그와 마주앉은 상대가 말했다. “로마에는 말이오, 감찰관이라고 하는 아주 높은 관리가 둘 있소. 그 사람들은 선거로 뽑히는데?그것참 이상하지 않소??반드시 전에 집정관을 지낸 사람이라야 한다오. 그 자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지. 요즘 어지간한 그리스 사회라면 어디서나 국가의 사무는 제대로 된 공무원이 맡지, 바로 전해까지 군대를 통솔하던 사람이 맡지 않는단 말이지요! 그런데 로마는 그렇지가 않아서, 이 감찰관들은 사업에는 생판 초보인 거요. 그런데도 그들이 국가의 온갖 사무를 꽉 잡고 있고, 5년마다 국가를 대신해 청부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그들의 업무라오.” “그렇게 어리신 나이에!” 고르디오스는 경탄했다. “살아남아야 나이를 먹을 수도 있으니까! 어째야 하지, 어째야 한단 말인가? 마리우스는 생각했다. 이쪽 세계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 지금부터라도 배워야 하는 건 확실해. 지중해 동쪽 끝 지역은 키잡이도 없이 표류중이니 언젠가 거센 폭풍이 오면 난파되고 말겠지. 왕의 분노가 커지고 있었다. 그런데 동시에 그의 두려움도 점점 커지는 모습을 마리우스는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우린 언제든 이자들을 이렇게 만들 수 있지! 마리우스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드루수스가 사태를 자기와 같은 관점에서 보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보지 못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드루수스에게 그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이래서 그토록 많은 로마인들이 우리 이탈리아인은 결코 로마인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건가보군, 실로는 서글프게 생각했다. 나는 드루수스의 생각을 몰랐던 거야. “로마인이 되고 싶어하는 것이 진정 그렇게 큰 죄입니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중요한 곳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이탈리아인들이 시도했던 일을 묵인하지는 마십시오. 하지만 시도했다는 이유로 그들을 벌하지도 마십시오!” “배타성이야.” 마리우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들 이탈리아인들보다 나은 존재이고 싶은 거지. 그런 우월감은 최상위 계층보다 하류층에 더 뿌리 깊게 박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우리는 루키우스 데쿠미우스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여야 할 거야.” “달마티카와의 일이 없었다 해도 당신은 십중팔구 멀리 떠났을 거예요. 그냥 최대한 자녀들과 즐겁게 지내고, 바꿀 수 없는 일은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아요.” 거무스름하게 칠한 술라의 가늘고 고운 눈썹이 기묘하게 올라갔다. “나는 인생에서 바꾸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소! 그게 문제요, 아우렐리아.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아요.” “꼭 그래야 한다면 후회해요. 하지만 그것이 오늘이나 내일을 물들이게 하지는 마세요.” 아우렐리아의 말투는 신비롭다기보다 현실적이었다. “그러지 않으면 과거는 당신을 영원히 괴롭힐 거예요,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그리고 예전에도 몇 번 말했듯이 당신은 앞으로도 먼길을 달려야 해요. 경주는 이제 겨우 시작이에요.” “아, 대체 내 인생은 뭐가 문제란 말인가?” 드루수스는 눈물을 닦으며 소리쳤다. “왜 다들 죽는 건가?” “나는 불평하는 성격이 아니다. 나는 현재와 미래에 살지 절대로 과거 속에 살지 않아 그런데도 그는 내가 단번에 이해한 몇 가지 것들의 중요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겠지. 사고방식이 다른 거다. 어쩌면 완전한 독재자가 된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사고방식이 변하는 걸까? 분노는 결국 눈물로 변했다. 왕은 절망이 체념으로 바뀔 때까지 무력하게 울었다. 그것은 천성적으로 그에게 낯선 감정이었다. 그는 위대한 로마인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따라서 그의 야망은 실현될 수 없을 것이다. 저들은 모두 로마를 두려워하는 걸 싫어하면서도 로마를 두려워하지. 그게 나를 즐겁게 한다네 우리는 한 인간 앞에 무릎을 꿇지 않소, 오로바조스 경. 또한 이상이라는 추상관념 앞에 무릎을 꿇지도 않소. 로마가 우리의 신이자 우리의 왕, 우리의 생명 그 자체요. 로마인 개개인은 자신의 명성을 쌓고 동료 로마인들이 자신을 우러러보게 하기 위해 애쓰지만 길게 보면 그것은 모두 로마를, 그리고 로마의 위대함을 드높이기 위한 것이오. “왕은 자신을 가장 먼저 생각하오. 왕은 자기가 다른 사람들보다 신들과 더 가깝다고 믿소. 자기가 신이라고 믿는 왕들도 있고. 왕들은 모두 자기 자신을 가장 우선시하오, 오로바조스 경. 왕은 나라를 자신을 위한 연료로 쓰지만 로마는 로마인들을 로마를 위한 연료로 쓴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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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오브로마]는 콜린매컬로가 평생을 걸쳐 쓴 로마 공화정 말기를 다루고 있는 역사소설이다. 당연히 주인공은 이 시대의 걸출한 영웅이 '케이사르'이지만, 소설은 로마 공화정을 혼돈으로 이끌었던 두 인물 '가이스우 마리우스'와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1부에 해당되는 [로마의 일인자]의 주인공은 거이 '마리우스'였다. 그는 로마 역사상 아무도 가능하지 않았던 7번의 집정관이 된다는 예언을 듣고, 이탈리아 촌놈으로 불리는 한계를 뛰어넘고 6번의 집정관이 된다. 그가 이런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쪽에서의 누미디아의 위협과 북쪽에서의 게르만 민족의 위협 때문이다. 특히 게르만 민족은 80만명의 대군으로 남하하면서 아라우시오 전투에서 로마의 18개 군단을 전멸시키고 10만명의 사상자를 낸다. 로마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이런 참패는 전쟁 영웅이었던 마리우스를 7번의 집정관을 연임하게 했다. 예언에 의하면 마리우스는 아직 한 번의 집정관이 더 남아 있었다. 그러나 2부에 해당하고 [풀잎관]은 노쇄한 마리우스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시작한다. 그는 이제 60이 넘은 나이이고, 뇌졸증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특히 로마의 위기가 사라진 지금 그의 개혁안은 모두 좌절되고, 마텔루스나 스카우루스같은 원로원 보수층들은 여전히 마리우스에 대해 적대적이다.
1권은 이런 상황에서 로마의 새로운 위협 두 가지를 암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위협은 지금의 터키의 북동쪽에 위치한 폰토스라는 나라의 '미트라테스 왕'의 위협이다. 미트라테스 왕은 누미디아의 유그라테 왕과 비교되는 인물이다. 당시 소아시아는 서쪽은 로마의 속주로 다스려 지고 있었고, 중앙에는 로마의 동맹국인 비트니아와 갈라티아, 카파도키아, 킬리키아와 같은 나라들이 있었다. 미트라테스 왕은 소아시아를 통일하고자 하는 야망을 가지고 갈라티아 족장 몇 백명을 무자비하게 살해한다. 그 후 카파도키아 왕을 독살하고 자신의 아들을 허수아비 왕으로 세우기도 한다. 다만 그는 로마를 두려워하기에 로마의 동맹국인 '비티니아'나 로마의 실질적인 통치 범위에 있는 '킬리키아'와 같은 나라들은 건드리지를 못하고 있다. 이런 위협을 감지하고 있는 사람은 마리우스 뿐이었다. 하지만 집정관이 되기 위해 전쟁에서 승리하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풀잎관을 간절히 원했던 술라는 미트라테스의 위협을 자신의 출세를 위한 중요한 기회로 삼는다. 그리하여 그는 킬리키아 총독으로 부임하고 그곳에서 4개 군단을 훈련시켜 폰토스와 폰토스의 동맹국인 아르메니아, 그리고 아르메니아의 상위국인 파르티아까지 군대를 파견한다. 다만 1권에서는 술라의 군대와 동방국가 간의 전쟁은 벌어지지 않는다. 폰토스나 아르메니아, 파르티아 모두 로마 군대의 위용을 알고 있기에 감히 술라의 작은 군단과 싸울 엄두를 내지 못한다. 술라는 파르티아와의 조약을 통해 에우프라테스강(지금의 유프라테스강)의 서쪽은 로마의 영향으로, 동쪽은 파르티아의 영향으로 하는 조약을 체결한다.
두 번째 위협은 이탈리아 안에서 불고 있는 위협이다. 로마는 계속되는 이민족과의 침입에 로마와 연합한 이탈리아 부족국가들의 군사들을 징집했고, 그들에게 무기와 물자를 조달하게 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탈리아 부족들에게 로마시민권은 커녕, 그 보다 아랫단계인 라티움 시민권조차 주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 국가들은 불만이 커져가고, 심지어는 로마시민권을 가지기 위해 불법으로 로마시민권 명단에 자신들의 이름을 올리기까지 한다. 이에 대해 로마 원로원에서는 '리키니우스 ,무키우스법'을 재정하여 불법으로 로마 시민권을 취득한 이탈리아 사람들의 재산을 몰수하고, 태형을 가하고, 추방한다. 이 법이 로마에 미칠 커다란 위협을 감지한 마리우스와 동료 루푸스는 이 법을 반대하지만 로마 원로원의 보수세력인 스카우루스와 메텔루스에 의해 이 법이 통과된다. 이로 인해 로마 안에서 불법으로 로마 시민권을 취득한 이탈리아인에 대한 추방과 재산몰수, 태형 등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이탈리아의 반란의 불씨가 싹튼다.
이런 반란의 불씨를 잠재우기 위해 나선 사람은 마리우스가 아니라, 파트리키 귀족 가문의 '두루수스였다. 그는 메텔루스와 같이 로마의 보수층을 대변하는 가문의 촉망받는 젊은이였다. 그러나 아라우시오 전투에서 로마 보수층의 무능과 이탈리아인의 학살현장을 보고 생각을 바꾸게 된다. 로마가 살아남는 길은 이탈리아와의 완전한 연합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 전투에서 같이 생존한 이탈리아인이자 마르시족의 족장인 '실로'와 친구가 된다. 그리고 전 이탈리아인에게 로마시민권을 주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역사의 스포로 인해 이미 두루수스의 개혁의 실패와 이로 인한 이탈리아 전쟁은 변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역사상으로 두루수스는 그라쿠스 형제와 같은 호민관으로 개혁을 했으나, 또한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암살을 당한다. 콜린매컬로는 풀잎관에서 두루스스와 그의 가문을 향한 어두운 그림자를 복선으로 깔고 있다. 먼저 그의 주변사람들이 죽어가기 시작한다. 나중에 원수가 되는 카이피오에게 시집을 보낸 자신의 여동생 '리비아 두루사'가 병으로 죽고, 또한 카이피오의 여동생이자 자신의 아내인 '세르빌리아'역시 죽는다. 결국 자신의 의붓아들과 조카들을 떠맡지만, 저자는 이들에 대한 묘사 역시 술라에 대한 묘사처럼 어두움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한다. 풀잎관 1권에서 눈에 띄는 것은 로마 공화정 스스로가 자신의 파멸을 앞 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리키니우스 ,무키우스법'이다. 로마와 이탈리아를 더욱 더 갈라놓고, 빈부의 격차를 더욱 더 크게 하는 이 악법을 보수층의 광기로 통과시킨다. 마리우스와 두루수스, 루푸스 등은 이 법이 통과되면 로마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들의 이득을 지키기에만 급급한 원로원의 보수층들은 하나가 되어 이 법을 지지한다. 로마 원로원과 보수층들은 로마시민권과 그로 인한 권리와 부를 오로지 자신들의 것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을 빼앗기려 할 때 마치 먹이감을 빼앗긴 짐승처럼 사나워진다. 결국 이 법으로 인해 로마는 갈라지게 되고, 후에 로마 역사상 가장 끔찍한 내전이 벌어지게 된다. 왜 우리는 이렇게 한치 앞도 못 볼까? 역사적 경험이 없었던 고대 로마인들은 그렇다고 쳐도, 이런 수많은 역사적 진리들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지성화되었다는 현대인들은 왜 이런 실수를 반복할까? 당장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공동체 안에 커져 가는 적대감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왜 반복할까? 조금만 더 멀리 보면 안 될까? 조금만 더 넓게 보면 안 될까? 역사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 이 책을 읽으면서도 안타까울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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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두번째 이야기이다. 풀잎관은 로마 최고의 군사 훈장으로, 전장에 있는 풀로 바로 만들어서 주어지는 이 관을 받은 사람은 불후의 명성을 얻게 된다. 공화정 시대에 풀잎관을 받은 사람은 극히 적었는데 개인의 노력으로 군단이나 군대 전체를 구한 사람에게 주어졌다.
여섯 번의 집정관을 지냈으나 뇌졸증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마리우스는 예전 노파의 예언을 생각하게 된다. 분명 노파는 일곱 번이라고 했는데. 아홉 개 가진 자가 열 개를 채우기 위한 마리우스의 끝없는 욕심은 계속된다.
술라는 이제 마리우스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야심을 슬슬 드러내기 시작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를 칭찬하는 가운데 잘생긴 얼굴값을 하려는 걸까? 원로원 최고참 스카우루스의 젊은 아내 달마티카의 일방적이고 노골적인 구애로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게 된다.
술라는 자신의 최고 목표인 집정관이 되기 위해 전쟁터에서 불후의 명성을 얻기 위해 노력하게 되면서 재산도 모으게 되고 점점 마리우스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된다. 법무관이 된 술라는 자신의 인지도를 쌓기 위해 속주의 총독이 되기로 하는데 마침 폰타스의 왕 미트리다테스가 전쟁을 일으킨다.
술라는 킬리키아 총독으로 부임하고 미트리다테스 왕을 만나 담판을 짓게 된다. 협박과 경고를 적절히 섞어서 이야기를 했더니 전쟁을 멈추고 폰타스로 돌아가게 된다. 술라는 로마로 바로 돌아가지 않고 주변의 왕들과 종족들을 만나면서 경고장을 날리면서 전쟁이 일어날 싹을 정리하면서 로마로 돌아가게 된다. 이때 황금을 많이 획득하게 된다.
공화정 시대의 정치판과 지금의 정치판이 왜 이렇게 똑같이 느껴지는걸까? 갖고자 하는 욕망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1번 더 집정관을 하고자 하는 마리우스의 권력욕도, 집정관이 되고자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가는 술라의 야망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이 넘쳐나는 건 시간이 흘렀어도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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