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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오래 본 독자라면 환호성을 지를 만한 일이, 요사이 종종 벌어진다. 안타까이 모습을 감추었던 작품이 화려한 자태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런 경사는 아무 작품에나 허락되지 않는다. 오랜 기간 많은 독자의 사랑을 그것도 듬뿍 받은 공덕이 인정되어야 하니까.
2004년에 절판되었던『사바스 카페』(야치 에미코)가 흐뭇한 두께의 애장판으로 독자를 다시 만난다. 이 소식은 작품을 먼저 본 사람에게든 보지 못한 사람에게든 희소식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주는 작품 만나기가 어디 쉽던가. 따뜻하면서도 근지럽지 않은 작품 만나기는 또 더더욱 어렵다.
다시 돌아온 명작
『사바스 카페』의 독특한 온기를 만들어낸 공은 주인공 요노기 다이와 그의 친구들에게 돌려야 한다. 다이는 일본의 한 인터내셔널 스쿨에 다니는 열여섯 소년이다. 이 소년은 본의 아니게 학교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유를 말하자면 좀 길다.
특별히 하는 일도 없어 뵈는데 돈을 여유롭게 쓰질 않나.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회사 직원조차 구하기 어렵다는 게임을 한 무더기로 가져 오질 않나. 어렸을 적 몇 번 봤을 뿐인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완벽하게 기억하질 않나. 이쯤 되면 짐작했겠지만 성적은 물론 최상위권이다. 심지어 얼굴은 이웃학교 여학생이 사진을 몰래 찍어 팔 정도의 수준이다.
허나 친구들이 막상 그를 들여다 보니 정작 중요한 사실은 따로 있었다. 다이에겐 애정보다는 무관심, 친구보다는 고독이 더 익숙했다. 결정적으로- 겉으로는 비죽일지언정 다이는 익숙한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길 바랐다. 친구들은 슬그머니 다이에게 다가가 조금씩 다이를 흔들어 놓는다. 마치 가랑비에 옷이 젖어가듯이.
따뜻하면서도 근지럽지 않은
우리는 모두 다이처럼, 조금쯤은 외롭다. 원하는만큼 사랑받을 수 없었고 나이에 맞게 어리광부릴 수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다이처럼, 치유의 카페인 사바스 카페에서 천천히 마음을 다독일 수 있다. '사바스'는 안식일을 뜻하는 영단어이다. 바라건대 이 작품을 보는 분들께, 조건없는 우정이 주는 평온한 안식이 깃들기를. 아마 분명 그렇게 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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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 스쿨의 동양인 아이, 말수가 적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아이, 컴퓨터하고만 대화하는 아이, 컴퓨터 다루는 능력이 누구보다 뛰어난 아이,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 그리고 '사바스 차일드'는 무엇일까? 처음에는 '다이'라는 이 작품의 신비로운 주인공의 정체가 무언가 대단한 것이 아닐까, '사바스 차일드'라는 것과 엄청난 관계가 있지 않을까 추리하듯이 읽었다. 그러나 '다이'는 상처가 깊은 아이일 뿐이었고 그가 주위 사람들의 애정과 사랑과 관심으로 그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따뜻한 작품이었다. 처음에는 주위 사람들의 손길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움을 오해하고 거부한다. 상처가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경계심이 많기 때문일까? 고슴도치처럼 잔뜩 웅크리고 자신이 아닌 모든 사람들을 거부한다. 평범한 노력으로는 이들을 세상으로 끌어낼 수 없다. 다이를 아끼는 주위 사람들은 자신이 가시에 찔리고 피가 흐르는 것을 견디면서 그를 보듬으려는 시도를 그만두지 않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다이의 몸에도 따뜻한 피가 흐르게 되고, 타인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누구나 작든 크든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적당한 때에 적당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느냐는 앞으로를 살아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무도 돌보아주지 않아 끊임없이 덧나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준다는 것은 약간의 동정과 흥미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상처를 받고, 상처를 주고, 상처를 치료해주고, 상처를 치료해주기를 바라고, 때로는 방치하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하는 것이 '살아간다'는 것이라면 이 작품은 살아간다는 것의 단면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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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집어들게 된 만화인데 너무 재밌어서 전권을 사버렸어요..
이 작품 이후로 야치 에미코님 작품을 사모으게 되었죠!
성장만화 겸 우정을 그린 만화라고나 할까요..?
어린시절 미국에서 어머니의 지인들에게 돌아가며 맡겨지면서 자랐던 다이는 타인과 교류하는 방법도,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도 알지 못하는데요..
어머니의 고국 일본땅으로 보내지면서,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또 그 이후로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점점 조금씩 마음도 내보이고, 조금씩 마음도 치유되어갑니다..
다이가 조금씩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는 게 흐뭇해요^^
읽고 나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데리의 할머니가 다이에게 들려준 말입니다..
"누군가 주는 것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내서 손을 뻗어 붙잡으려 하는 것이 희망이라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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