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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학교 선생님과 풀무농업기술학교에 가서 보고 배운 적이 있다. 이 책은 풀무학교(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에서는 매주 목요일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강당에서 강연을 듣는다 한다. 이를 '문화시간'이라 부르는데 그 시간에 강의한 내용을 16 꼭지로 엮었다.
'간판과 출세와 돈이 전부라고 믿는 세상에 대하여 세상을 살리는 것은 오직 정신이라 외쳤고, 사람의 인격은 우주보다 귀하고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며 세상의 통념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교육을 시작하였다' 고 풀무학교의 정신을 엮은이는 소개한다. 이 곳에 온 강사도 비슷한 정신을 가지고 각자의 삶터에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자신이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들을 입말로 풀어내고 있다. (강의를 다시 책으로 엮으면서 새로 글로 쓴 꼭지도 있다)
김종철씨의 말대로, 사춘기가 소중한 것은 그 사춘기의 감성이 삶의 바탕이 되기 때문인데, 요즘 아이들은 사춘기의 감성을 거세당한 채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또 영어를 죽어라 공부하며 자신은 잃어가겠지요. 아이들은 자신의 가슴 속 북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못하고 남 두드리는 북소리에 맞춰 평생 행진하고 있는 꼴이지요.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똑같이 경쟁 시스템에 치여서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 책에 나오는 강사들은 제각각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야생초편지'로 유명한 황대권씨는 생명평화의 가치관과 철학에 기초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박병상씨는 생명공학의 실상을 폭로하고, 인간존엄을 지키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되묻고 이필렬씨는 시민태양발전소를 소개하며, 미래를 위해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박그림씨는 설악산을 썩게 하는 등산객들의 행태를 꾸짖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이런 목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그저 공부 잘해서 남들보다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야 한다는 명제 앞에서 경쟁을 강요당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글의 주인공들은 삶으로 '강의'합니다. 나는 교실에서 어떤 삶을, 어떤 가치를 내 삶으로 보여주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종철씨 글에서 '강아지똥'으로 유명한 권정생 선생님이 MBC 느낌표에서 '우리들의 하느님'이란 책을 느낌표 선정도서로 하고 싶다고 하셨을 때, 망설이지 않고 거절하셨다고 합니다. 느낌표 선정도서과 되면 몇 십만부는 쉽게 팔릴 때였습니다. 선생님이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도서관이나 책방에 가서 혼자 책을 고르는 순간이다. 그걸 왜 방송에서 막느냐'고. 책을 많이 팔고 싶은 욕망보다, 올곧은 정신이 있었던 거지요. 돈 앞에서는 무엇이든 고개 숙여야 하는 시대입니다. 학교는 돈이 우상인 사회에서,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들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논리에 어떻게 좀더 순응할수 있을 것인가를 가르치는 곳이 아닌가요?
각 꼭지의 내용에 크게 공감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강의하신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 볼까요?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좋은 가르침을 주는 책입니다.
몇 해 전 풀무학교에 갔을 때, 만났던 아이들의 자유로움에서 느끼던 힘을 잊을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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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주위를 둘러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게 무리라는 것을 안다. 온전히 자신 하나도 제대로 돌보지 못해 헉헉거리고 있는데 '네 주위에 누가 어떻게 살고 있나 돌아볼래?'라고 한다면 뭐라고 답할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래도 그러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에서 들은 말인데 지금 40대 이상의 사람들은 현 시대의 모습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젊어 불만이었던 당시 현실의 모순점을 아직도 고치지 못하고 우리의 어린 후손들에게 이 모습밖에 물려 줄 수 없음을 미안해 해야 한다는 뜻으로 들었다. 좀 많이 부끄러웠다. 우리는 어느 새 지금의 우리 현실에 대해 불평을 할 자격도 없는 것이다.
아마 이 책도 청소년들에게 그러한 미안한 마음을 가진 어른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청소년들이 한창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그것도 누군가로부터 제대로 도움도 받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고 있는 문제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주위를 둘러보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문제들, 지금 당장 내 앞에 닥친 것은 아니지만 곧 나와 나의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부딪히게 될 문제들. 그 문제와 해결 방법에 대해 좀 늦었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말해 주겠으니 같이 생각하고 고민해 보자고 제의하는 책. 이런 사람들이 많아져야 세상이 더 빨리 나아질 수 있을 텐데.
지금의 어른들보다 자라고 있는 청소년들이 조금이라도 더 낫다면 우리의 미래는 분명이 살만한 곳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우리의 청소년들이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위해 어떤 내용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을지 정보를 얻을 수 있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적어도 어떤 학교로 진학을 하고 어떤 전공을 가지는 것이 좋을지 알 수 있을 것 같으니.
다음은 이 책에 담겨 있는 핵심어들이다. 할 말이 많은 것들. - 사춘기, 생태주의, 학교, 쌀, 북한, 재생 에너지, 집, 영화읽기, 설악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