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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다보면 궁금한 게 많아진다. 오늘날의 눈으로 과거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오늘을 살아가지만, 오늘의 세계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동시대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데, 문헌에 남아있는 글자와 유물, 유적을 보고 그 시대를 제 구성한다는 것은 분명히 어려운 일이다.
우리나라 역사에 삼국시대가 있다. 고구려, 백제, 신라 중 백제와 신라는 현재 우리땅에 속한다. 하지만 고구려는 현재 우리땅(한반도)과 중국에 걸쳐있었던 나라였다. 고구려 당시의 나라가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나라와 같았을까? 분명히 달랐을 것이다.
나는 이런 상상을 해보았다. 우리 할아버지와 나는 말을 할 때 서로 의사소통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 할아버지와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와도 말을 할 때 의사소통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와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말을 하면서 분명히 의사소통이 되었을 것이다. 그럼, 나와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서로 말을 하면서 의사소통이 될까? 고구려 당시의 사람이 오늘날 나와 대화를 하면 의사소통이 될까?
우리(한국인)는 고구려가 우리의 조상이라고 믿는다. 믿음으로써 고구려 사람들이 우리의 조상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내가 여기서 던진 질문들은 옛날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재구성 할 수 있을까이다. 난 모르겠다. 어쩌면 있었던 일들을 해석 없이 나열하는 게 차선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도 어떤 사실을 나열하는가에 따라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다른 모습의 역사를 그리는 함정이 있다. 어렵다.
이 책의 저자인 김용옥 선생님은 어느 누구보다도 내가 갖고 있는 이런 질문에 가깝게 다가서있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의 책을 흥미롭게 읽는다. 선생님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받아들일만큼 나의 배경지식이 풍부하지는 않다. 어차피 나는 나의 방식으로 선생님의 책을 읽을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누구보다도 병자호란 후 심양으로 간 소현세자의 모습을 잘 그리고 있다. 소현세자가 보았던 심양의 모습을 풍부한 사진으로 우리에게 제공한다. 내 눈 앞에 소현세자가 있는 것 같다.
당태종은 무리하게 고구려를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다. 당태종을 따라 나서는 길도 나에게는 흥미로웠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몇 줄 속에 읽어왔던 당태종, 연개소문, 양만춘이 그들의 모습으로 내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며 서안사변을 목도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었고, 그 저변은 고구려와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중국 역사에는 여러번 삼국의 시대가 있었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끝까지 두서없는 글을 읽은 분께 고마움을 전하며, 이 글을 끝내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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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지역의 중심지 '심양' 출장차 몇차례 다녀오고 나서 이책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자주 등장했던 만주땅 '봉천'이 '심양'이었다니 새삼 나의 무지에 대해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출장차 자주 들르던 평범한 중국의 한 도시가 새삼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아.. 우리 고구려때부터 조상들이 누비던 바로 그곳에서 나는 무었을 느꼇던 것일까?? 그 후 출장차 '심양'에 갈때 고구려부터 소현세자와 치열했던 독립군의 기운을 느껴보고자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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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일대의 고구려 유적 답사를 성공리에 마친 도올은 다시 연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차분한 일상을 보낸다. 치열하고 집중력 넘치는 유적 답사 시기의 도올의 글도 좋지만, 차분히 연변의 일상을 관찰자이면서 호기심 넘치는 청춘 같은 태도로 풀어내는 그의 글도 읽는 맛이 난다.
연변 대학을 세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림민호와 관련된 얘기는 나로서도 몰랐던 스토리라, 가슴 아프지만 흥미진진하였다. 그리고 의외로 천하의 도올이 야식과 관련된 식탐을 토로하는 글에서는, 그의 인간적 면모가 느껴지기도 하였다. 술을 일체 하지 않는 도올이, 독서와 저술의 집중력을 올리기 위하여 마시는 커피에 대한 욕망도 신선하였다. 신선한 커피콩을 찾아 연변 시내를 탐색하는 그의 모습에선, 언뜻 커피하면 사족을 못쓰는 내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중요한 강의와 탐사를 앞두고선, 항상 장을 깨끗이 비워 하체를 튼실하게 하는 몸철학자로서 그의 실천적 자세도 느끼는 바가 컸다. 고구려 성곽을 탐사하다, 운 나쁘게 머리를 다쳐 지혈을 위해 중국 동네 약방을 돌아다니는 한의사 도올 선생의 모습도 다소 아이러니컬하며 재미있었다. 바르기도 하고, 먹기도 하는 지혈약을 받아 들고,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Local Rule 을 받아 들이는 그의 모습에서도 행동주의자이자 개방적인 그의 삶의 태도가 느껴졌다.
드디어 10월 말, 도올은 약속된 강의를 하러 심양으로 간다. 심양에서 몇 건의 강의를 성공적으로 이행한 후, 해질 무렵 그는 심양 도심의 장수부를 찾는다. 유명한 동북 군벌 장작림과 그의 아들 장학량이 거주하며 집무실로도 썼던 장수부를 찾은 도올은, 짧은 시간에 장작림과 장학량에 관해 깊은 인상과 강한 호기심을 느꼈던 것 같다. 장수부 기념관에서 장학량에 관한 자료를 잡히는데로 구입한 도올은, 그 후 그가 주장하는 [고구려 패러다임]의 어떤 표상으로서의 인간 장학량에 대한 에세이를 써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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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네번째 권입니다.
부제목이 심양일기인데 역시나 심양(봉천)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동안은 심양이라는 곳에 대한 인상이 봉건시대의 쇠락한 도시라는 것과 우리와는 아주 멀리 떨어진 외진 곳에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는데 왠걸, 만주의 중심이며 인구가 천 만이 넘는 대도시라고 하네요. 누루하치도 바로 이곳, 심양을 수도로 정했었지요. 그 고궁이 남아 있습니다. 청나라 이후 장작림이 이곳에 근거를 두고 동북을 일으켰습니다. 그의 아들 장학량이 성장한 곳이기도 하지요.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