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작가 수업' 내가 여행작가가 되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미 새로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가 되어 버린 이유도 있겠지만, 나는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 애초부터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단지 해외 여러나라들을 자주 여행하지는 않지만, 가까운 국내여행이라도 다녀온 후 여행후기를 쓸 경우 글을 조금이라도 더 잘 쓸 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이 책 <여행작가 수업>의 저자는 우리나라 배낭여행의 1세대로 30여년간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글을 써왔기 때문에 '오래된 여행자'라고 불리어지는 이 지상 작가다. 지금까지 22권의 책을 내고, 여행작가, 여행 칼럼니스트로서 여행하며 글을 쓰고 있으며, 여러 곳에서 글쓰기 강의도 활발히 하고 있다. 1부 여행 글쓰기 는 여행 글쓰기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글의 세계와 글쓰기 요령에 관한 내용이다. 울고 싶든, 분노했든, 기뻤든, 감동했든 절실할 때 글이 가슴을 뚫고 나온다. 실연을 당하거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뛰쳐나갈 때 글이 솟구친다. 또 먹고, 마시고, 노는 것도 강렬하면 글이 잘 나온다. 그리고 또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글쓰는 연습을 많이해야 하며, 글을 쓰는 시기, 방법, 태도에도 좌우된다고 한다. 다양한 독서를 통하여 무의식의 세계를 풍성히 하는 것도 글을 잘 쓰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너무 기록에 집착하면 그건 여행이 아니다.자연스러운 여행 속에서 기록해야 한다. 그러므로 가끔 마음을 비우고 기록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 에세이, 배낭여행기는 취재보다 여행이 먼저다. 감성적인 에세이를 쓰고 싶은 사람들은 마음을 내려 놓고 몰입하여 체험하는 게 먼저다. 글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지 못한다 해도 나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도구 였다. 그래서 과도한 과장, 장난, 거짓, 거짓말, 기획성, 상업성 등으로 왜곡하는 말도 피하고, 현실을 그대로 보고하는 무미건조한 글도 피하면서 중도의 길을 걷기로 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경험의 세계, 즉 삶의 세계를 뻑적지근하게 살아야 하고, 그걸 기억으로 담아내는 프레임이 깊고 날카로워야 하며, 글을 쓰는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여행기를 쓸 때는 경솔한 정치적, 종교적 주장을 피해야 하며, 잘난체 하지 말아야 한다. 거짓말하거나 허풍을 떨어서도 안된다. 여행기를 쓸 때 거짓말이나 과도한 과장은 피해야 한다. 언젠가 폭로된다. 또 희망차고 예쁜 이야기들만 해서도 안된다.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기획과 목적은 좋지만 그것이 자유로운 여행, 자연스런 삶을 억지로 꿰어 맞추는 식이 되면 안된다. 여행기는 한 인간이 여행하면서 겪는 즐거움, 슬픔, 어려움 등등을 보여주는 것인데, 이 자유스러움을 너무 틀에 끼워 맞추는 경우에는 문제가 생긴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저자는 여행기에서 좋은 글이란 '솔직하고 노력하는 글', '명쾌하고 잘 읽히는 글'이라고 한다. 여행기는 대중이 많이 보기 때문이다.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은 다 겪겠지만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다. 훗날 돌아보니 출판계를 몰라서 오는 어려움도 많았다. 글이 저자의 주관적인 세계가 펼쳐지는 영역이라면, 출판계는 생산성, 시장성, 경쟁의 법칙이 지배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출판되기 위해서는 작품성 뿐만 아니라 상품성도 갖추어야 한다. 여행기를 낸 저자들은 폼나고 여유가 많아 보인다. 물론 여행중에는 그렇다. 그러나 돌아와 책을 써 돈을 버는 입장이 되면 다르다. 직장이 있으면서 쓴다면 모를까, 전업작가가 되면 삶은 만만치 않아진다. 나는 히피처럼 살다가 죽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시작했었다. 그런데 책이 늘어날수록 살림은 쭈그러져 왔다. 3부 여행작가로 산다는 것 에서는 여행작가들의 삶과 여행작가가 되는 방법,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여행작가의 삶의 기쁨과 어려움 등을 통해서 여행작가의 세계를 엿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가끔 ' 여행작가가 되면 돈은 얼마나 버나' 등의 현실적인 질문을 받으면 답답해진다. 멀고 먼 길이고 돈벌이도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여행작가가 여행하면서 돈도 버는 낭만적인 직업인줄 안다.그런 측면도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문학가, 연예인들을 생각하면금방 이해가 가리라. 일부만 잘나가지 대부분은 피라미드 밑바닥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여행 경험이 많지 않아도 자기가 관심있는 나라, 분야를 깊이 파서 차별화를 시키면 글 쓸 기회가 생기며 책을 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여행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든, 지역이든, 뾰족하고 날카롭게 파고드는 것이다. 그때 남과 다른 이야기가 나오며 가치있는 글이 나온다. 전업작가의 길은 힘들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생활을 견뎌야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여행이 돈벌이가 되는 순간 자유가 멀리 달아난다는 것. 태어나면서부터 양탄자 깔린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삶이란 그런 것이다. 그러니 어느 길을 가든 '다음에'를 중얼거리며 전진하는 수밖에, 거기서 희망을 찾아야지 어쩌겠는가? 책이 '즐거움, 쾌락'이라는 관점에서 게임, SNS, 인터넷뉴스, 삼겹살, 맥주, 커피와 경쟁하면 백전백패라고 본다. 책이 그것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길은 책만이 줄 수 있는 지적이고 문화적인 가치를 높이는 데 있지 않을까? 처음 여행을 떠나던 시절에는 왜 그렇게 모든 게 신선했던 것일까? 내가 살던 세상은 비록 답답했지만, 이 지구위의 세상과 앞으로 펼쳐지는 미래는 풍요롭게 보였다.몰라서 그랬던 것이다. 여행이든, 삶이든 한 치 앞도 몰랐기 때문이다. 정보도 경험도 없었기에 세상은 여백이었고 내가 만들어가는 곳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느낀 점은 내가 막연히 멋있다고 생각하며 부러워한 여행작가든, 어떤 다른 전업작가의 길이 힘들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생활을 견뎌야 하며, 결국 돈을 벌기 위한 여행과 글쓰기는 오히려 자신의 자유를 빼앗아 가버린다. 내가 여행 작가를 부러워한 가장 큰 이유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즐기며 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가 사라진다면... 여행작가? 그런 타이틀은 껍데기다. 그거 되려고 너무 노심초사하지 말라. 여행과 글은 기획성, 생산성, 효율성, 경쟁으로 가득찬 세상이 아닌 자유와 여백의 영역이다.너무 타이틀과 성과에 집착하면 그 소중한 곳이 오염된다. |
|
"여행작가가 되고 싶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글밥을 먹고 산다는 건 힘든 일이다. 누구나 책을 출판할 수 있고 이전에 비해서는 비교적 쉽게 저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일지는 몰라도 오롯이 글만쓰면서 인생을 글에 투신하는 일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여행작가'라는 직업군은
도전해볼만큼 그 문턱이 낮아 보이나보다. 여유롭게 남의 돈으로 해외여행 다녀와서 찍은 사진에 글을 보태 내 이름이 찍힌 책 한 권을
만들어낸다?? 이만큼 쉽다면 너도나도 다 여행작가가 되어 있겠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스스로를 오래된 여행작가라고 소개하고 있는 저자는 글을 완성하는 요령,시대에 따른 여행서의 변화 등을 콕콕
집어주면서 동시에 출판사와 계약할 때 체크해야 할 사항들과 기획서/출간 제안서를 쓰는 이유와 방법 등을 가감없이 알려준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기록을 안 한다고 했던가. 글쎄 .... 활자중독에, 메모광인 지인들
사이에서 살고 있는 나같은 사람은 100% 공감하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그러한 모양이다. 여행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전해주고 싶어진다. 또 여행작가는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진 사람들에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