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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기용한 1988년 존 맥티어난의 작품이 대히트를 친 이래, 다음 한 데케이드는 '오나전' 그의 시대가 되어 버렸다. 워낙 사방에서 각광 받는 대스타가 되고 나자, 그가 잠시 모습을 비췄던 TV물이나 다른 영화에서의 단역 출연 모습이 진귀하게까지 비춰졌다( "저분이 저런 데까지도 나오셨단 말?"). 어느 정도로 유명했냐 하면, 줄리아 로버츠의 주치의(모르긴 해도 아주 저명한 닥터인가 보다)가 우연히(가 절대 아님) 호텔 로비에서 만난 그에게 특별히 "나 당신 연기를 무척 좋아하오."라는 말을 일부러 건네는 일조차 있었다!(이건 농담이고, 영화 '오션스 12'의 한 장면일 뿐이다) 확실히, 그저그런 영화에 조연으로나 나오다 사라져야 마땅했을지도 모르는 이 배우는, 시대의 흐름을 기가 막히게 잘 타, 완성도 높은 연기를 뽐내는 여느 엘리트 명배우보다 더 큰 사랑을 대중적으로 독차지하는, 사람 팔자 아무도 모른다는 기존의 따분한 이치를 재확인해주는 좋은 실례로 최소한 어느 어카운트에는 남을 '역사적 존재'가 되었다. '분투하는 일상인, 결국 승리하는 우리들'의 아이콘으로 아마 20세기 후반의 인류 문화사에 남을 만한 인상을 동시대인에 남긴 이 배우는, 이처럼, 1990년대라면 그냥 스쳐 지나갈 만한 액션, 혹은 코믹 아이템에도 빠지지 않고 개근하는 부지런함(?)을 보이는데, '허드슨 호크'와 더불어 이 작품 역시 많은 이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그러나 '그가 나왔던' 화제작 중의 하나였다. 아버지와 아들의 끈끈한 부정, 여성만 골라 살해하는 연쇄살인마의 정체 추적의 긴박함, 막판에 관객을 기다리는 의외의 반전 등 지금 타임워프시켜 현대에 갖다 놓아도 어색하지 않은 안전한 공식에 의존하고 있지만, 그때의 눈으로 봐도 지루함을 견디기 어려운, 실패작의 타이틀을 면하기 어려운 소품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영화가 부산 남포동 부영극장에 걸렸을 무렵, 그 근방에서 부친과 약속을 잡아 놓고 기다리다 트레일러만 수십 번 반복해서 구경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나오던 대사가 소년의 'hurry up!'이었는데, 약속 장소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들려오던 그 대사 때문인지 나는 아직도 이 작품을 dvd로 보다 보면, 천천히 감상에 몰입하는 것이 아닌, 패스트 포워드로 마구 감아 보다, 기어이 빠른 속도로 잠에 빠져드는 모드가 되곤 한다. 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