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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를 반하게 한 한 여인과 그를 사랑해 천사의 특권을 포기 소위 '타락천사'의 길을 걷는 한 남자천사의 이야기다. 남자천사라니.. 어짜피 성별이라는게 종족보존을 위한 생리학적 수단일진댄, 천사에게 무슨 성별이 필요할까 모르겠다. 그러니 사진으로 찍으면 환한 빛 이외에 실체가 없는 천사가 여성에게 사랑은 느끼는 이야기라는 소재부터가 어쩐지 지나치게 동화스런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누군가 세쓰(니콜라스 케이지)에게 '당신이 바로 천사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세쓰는 확답을 피한다. 스스로도 자신이 천사인지, 저승사자인지를 놓고 모호한 정체성을 혼란을 겪고있는 중이었을까.
영화 속에서 또 누군가는 자신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천사 세쓰(니콜라스 케이지)를 보고는 이렇게 말한다. '천사라서 그런지 정말 잘생겼구만..' 이라고. 아무리 인상을 써도 한결같은 니콜라스 케이지 특유의 멍- 한 표정을 보고 그런 말을 하다니.. 영화를 보는 도중 빵- 터졌다. 그리곤 생각했다. '이것도 영화 속 유머 코드인가..?' 하고. 뭐.. 나보다 월등히 잘생긴건 확실하지만, 천사이기때문에 갖출 수 있는 미모 정도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데. 더구나 머리도 약간..
자유 의지에 의해 스스로 추락을 감행, 세쓰는 결국 약하며, 쉽게 상처받고, 늙고 병들 수 밖에 없는 인간이 되었지만, 천사로서의 지위에서 빛을 내던 그의 성품과 언동은 사람인 그에게는 오히려 네거티브한 요소로 작용한 듯 하다. 어떤 사고를 계기로 영화를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지만, 사실은 세쓰의 추락 자체가 이미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고 있었다는 생각이다. 매기가 불행한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둘 사이의 사랑이 지속되었으리라는 보장은 없을 듯. 세쓰는 인간이 된 그 순간부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하고 무능력하며 무기력하기까지 한 남자가 되었으니까. 아마 매기가 속이 터진 끝에 속병을 앓게 되거나 둘이 처음에는 사소하게 시작해 점차 강도를 더해가고 막판에는 대판 다툰 후 갈라서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성인이 된 남자는 쉽게 자신의 본성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하물며 젊은 날 천사였던 남자라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듯.
영화를 보면서 차라리 이 영화의 스토리가 천사가 데려가려고 온 병자를 기적에 가까운 의술로 번번히 영업방해(?)하는 그녀에게 천사위원회가 소환을 의결, 이를 집행하러 온 세쓰가 그녀의 모습에 반해 사랑에 빠져 반대로 천사신분을 포기하고 인간이 되는 이야기이거나, 인간이 되려던 순간, 그녀가 심각한 병에 걸려버린 사실을 알아채곤 천사 특유의 능력으로 그녀를 치료하고 시키지도 않은 짓을 허락도 없이 했다는 이유로 하늘나라로 소환, 그녀와 영원히 못만나는 벌을 받게된다는 내용의 이야기라면 더 흥미롭고 감동적이지 않았을까 생뚱맞게 생각해보았다.
이 영화가 주는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자전거 타면서 한눈팔지 말 것' 이다. 세쓰와의 현실적 사랑이 이루어진 후 행복감에 젖은 매기는 세쓰에 대한 사랑을 배려의 형태로 보여주고자 별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장을 보러 떠난다. 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해오던 그녀이니 자전거타기 실력은 거의 달인 수준. 그래서 그녀는 자전거타기에 집중하기 보다는 마음 속으로 세쓰를 떠올리며 주변의 경치를 즐기고, 앞에서 부딛쳐오는 바람을 느끼기에 바쁘다. 나중에는 내리막길에서 눈을 감고 양팔을 벌리는 (아래 사진같은) 포즈까지 취한다. 돌발 상황이란 늘 자신의 계산 밖에서 우연하게 던져지는 것이므로, 후진(後進)으로 저녁무렵 한참 붐빌 시간대의 홍콩 야시장을 누릴 정도의 자전거 실력을 가졌을 지라도 절대 이런 짓을 하면 안된다.
꽤 오랫동안 장식장에 꽂혀 있던 DVD인데, 이미 본 영화겠거니 하고 손도 안 대고 있다가, 무심코 꺼내 커버를 노려보는데, 아무리 노려봐도 영화의 이미지가 한 컷도 떠오르지 않아 기억을 상기시키고자 다시보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기 시작하니 완전 처음 보는 영화. 아마도 롤랑 조페의 「시티 오브 조이(City Of Joy)」 와 제목이 헷갈렸거나,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맥 라이언의 영화 「애딕티드 러브(Addicted To Love,1997)」 나 「유브 갓 메일(You've Got Mail,1998)」 과 내용에서 헷갈렸던 모양이다. 아무튼 오랜만에 보는 맥 라이언의 젊은 모습도 꽤 좋았다. 물론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를 찍은 이십대 후반이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을 찍었을 때인 30대 초반에 비해서는 특유의 귀여운 매력이 많이 사라진 삼십대 중후반의 모습이긴 했지만. |
| 사실 dvd가 아니라 개봉 직후 비디오로 봐서 dvd 상태는 모르겠는데...감독이 빔 벤더스로 되어 있네요. 빔 벤더스는 원작 "베를린 천사의 시"를 감독했고요, 시티 오브 엔젤은 그 헐리우드 판입니다. 헐리우드 판의 감독은 브래드 실버링이며, 가장 근작은 레모니 스니캣의 위험한 모험이고요. 시티 오브 엔젤의 경우 원작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을 많이 받았으나 원작의 포스가 워낙 강렬해서인지 별 세 개는 먹고 들어갑니다. 어린 나이에 니콜라스 케이지의 가슴에 난 털이 심지어 목까지 올라와 있는 걸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