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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앞치마
"파란 앞치마" 내용보기
도서관에 가면 한 번에 세 권의 책을 빌릴 수가 있어. 일반적으로 나는 굉장히 두꺼운 책 한 권에 얇은 책 두 권, 혹은 보통 두께 책 두 권에 얇은 책 한 권을 끼워 넣거든.   그런데 이 날은 쥘 베른의 두꺼운 공상과학 소설과, 조금은 재밌어 보이는 유럽 여행기(역시 두꺼운!)를 이미 빌리기로 작정한 터라 되도록이면 최대한 얇은 책을 선택하기로 한거야. 그래서 빌린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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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면 한 번에 세 권의 책을 빌릴 수가 있어.

일반적으로 나는 굉장히 두꺼운 책 한 권에 얇은 책 두 권,

혹은 보통 두께 책 두 권에 얇은 책 한 권을 끼워 넣거든.

 

그런데 이 날은 쥘 베른의 두꺼운 공상과학 소설과,

조금은 재밌어 보이는 유럽 여행기(역시 두꺼운!)를 이미 빌리기로 작정한 터라 되도록이면 최대한 얇은 책을 선택하기로 한거야.

그래서 빌린 책이,

'파란 앞치마' 였어.

 

파란 앞치마는 72페이지 짜리 얇고 작은 책일 뿐만 아니라

4페이지마다 그림이 한 장씩 그려진...

(그림은 파트릭 데글리-에스포스티 라는 시인 겸 화가가 그린 수채화야.)

그야말로 순식간에 읽어버릴 수 있는 책이었거든.

 

이야기는 갈 곳 없는 노인들의 수용소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있는 루이즈라는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야.

이 할머니는 자신의 인생을 함께했던 자신의 파란 앞치마를 입고 초록색 덧문이 달린 자신의 집, 장미 나무 아래서 인생을 마치는 게 소원이었거든.

그래서 그 수용소를 도망쳐 나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해.

그 다음 이야기는 직접 읽어봐.

 

너무도 얇은 책인데,

이상하게 다 읽고 나면 이거 사서 책꽂이에 꽂아두고 두고두고 읽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돼.

 

자잘한 일상의 모든 일들을 그에 딱 어울리는 이미지들로 구성해 낸 작가의 필력도 대단하지만,

그 보다도 그 얇은 책 속에 담긴 짧은 이야기가

여자의 일생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묘한 느낌을 주거든.

 

나중에 마흔이 되고 쉰이 되어서 다시 읽어봐도 좋을 듯한 책이야.

YES마니아 : 로얄 e******o 2008.05.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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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짧은 시간 동안 바라보는 한 노인의 일생~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바라보는 한 노인의 일생~" 내용보기
이 책은 '읽는다(read)'는 표현보다 '본다(look)'란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얼마되지 않는 분량의 글과 4 페이지마다 나오는 푸른 색 혹은 노란색 이미지의 그림, 그리고 글씨들... 글을 바라보는 순간 순간, 글에서 투영되는 이미지들이 눈에 선하다. '바닷가에서 할아버지 목말을 타고 떨며 듣고 있는 아이' --> '가을비가 너무 슬퍼 울고 싶을 때 품에 안기고 싶을 만큼 부드러운 긴 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바라보는 한 노인의 일생~" 내용보기
이 책은 '읽는다(read)'는 표현보다 '본다(look)'란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얼마되지 않는 분량의 글과 4 페이지마다 나오는 푸른 색 혹은 노란색 이미지의 그림, 그리고 글씨들... 글을 바라보는 순간 순간, 글에서 투영되는 이미지들이 눈에 선하다. '바닷가에서 할아버지 목말을 타고 떨며 듣고 있는 아이' --> '가을비가 너무 슬퍼 울고 싶을 때 품에 안기고 싶을 만큼 부드러운 긴 팔을 가진 연인을 상상하는 소녀' --> '검은띠 두른 초상화를 기억하는 젊은 미망인' --> '파란 앞치마를 입고 차 빛깔 장미 나무들 아래서 사랑이야기를 읽는 여인' --> '비바람에 쓰러진 데이지 꽃 한 송이를 일으켜 세우려고 몸을 굽히는 할머니'... 한 여인의 일생을 이와 같은 단편적인 이미지로 담아내고 있다. 너무도 쉽게 읽혀지지만 한 번 읽고 말기엔 아쉬운 책으로 2번이상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책을 다 읽은 다음에도 푸른 앞치마의 이미지가 가득하다. 그리고 푸른 앞치마의 정원이...
t******i 2002.01.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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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게 마음을 적시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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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지 않게, 가슴이 뭉클하지 않게, 헉하고 숨이 막히지 않게, 쏜살같이 읽혀지지 않게... 그러나, 시나브로 젖어드는 연민과 체휼을 불러 일으키게, 잔잔한 파도처럼 소리없이 조용하게, 읽어갈 수록 차분해지게... 세상에 이런 글도 있구나, 이렇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깊숙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틈을 주는 글도 있구나, 나의 노년의 모습은 무엇으로 채색
"은은하게 마음을 적시는 감동" 내용보기
강렬하지 않게, 가슴이 뭉클하지 않게, 헉하고 숨이 막히지 않게, 쏜살같이 읽혀지지 않게... 그러나, 시나브로 젖어드는 연민과 체휼을 불러 일으키게, 잔잔한 파도처럼 소리없이 조용하게, 읽어갈 수록 차분해지게... 세상에 이런 글도 있구나, 이렇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깊숙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틈을 주는 글도 있구나, 나의 노년의 모습은 무엇으로 채색되어 있을까, 내 생의 마지막까지 나를 지켜주고 내가 함께 하고픈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해 보게 하는 글이다. 소설같은 특별한 이야기도 없고, 별나게 사랑의 씨름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아주 평범한, 어찌보면 보잘 것 없어 보일 수도 있는 할머니의 이야기. 지나치는 사람들, 그저 다 그렇고 그러려니 싶다. 하지만 누구나 소중한 무언가를 가슴에 간직하고 살겠지. 누가 그러더라, 죽는 순간에 떠오르는 것이 그가 가장 사랑했던 것이라고. 루이즈 할머니는 자신의 가장 아끼는 파란 앞치마를 찾아 결국은 집으로 돌아갔고, 그것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다 세상을 떠났다. 나는 무엇을 찾아 돌아가야 하나. 그토록 정을 들인 것, 그토록 안식을 줄 수 있는 것이 내게도 있나... 앙징맞고 예쁜 책, 한 장 건너마다 있는 파스텔 색이 번져나가는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그림, 아주 독특한 글씨체의 소제목들. 그리고, 은은하게 다가오는 감동. 어디에 숨어있었다 이제 나타났을까. 핸드백에 넣고 다니며 몇 번을 보아도 좋을 책이다.
b*******l 2001.12.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