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권은 1부의 마지막 권이다. 3권에서는 하와이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 반면 지삼출과 감골댁네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감골댁은 하와이 이주 노동자인 방영근의 어머니이다. 감골댁의 남편은 동학혁명 때 의병으로 나갔다가 병을 얻어 죽고 만다. 그래서 맏아들인 방영근은 동생 보름이의 결혼비용 장만과 아버지의 병치료로 진 빚을 갚기 위해 몇 푼 안 되는 돈에 하와이로 가게 된 것이다. 방영근에게는 네 명의 동생이 있다. 세 명의 여동생과 막내 남동생. 남동생의 이름은 방대근인데, 앞으로 4권에서 감골댁과 지삼출네가 만주로 가게 되면 방대근의 활약도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암튼... 감골댁의 맏딸은 보름이는 얼굴이 예뻐서 김첨지의 첩으로 가게 될 것을 간신히 가난한 산골로 시집을 보낸다. 문제는 셋째 딸 수국이인데... 수국이 역시 김첨지와 하시모토가 탐해서 살던 죽산면에서 군산으로 이사를 가게 되는데, 결국 그곳에서 백종두의 아들인 백남일에 의해서 순결을 뺏기게 된다. 그리고 죽으려고 목까지 매단다. 정말 너무 가슴이 아팠다. 암튼... 수국이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방대근이가 백남일을 흠씬 두들겨패고 그래서 결국 군산도 뜨게 된다. 아마 4권에서 이들은 만주로 가게 될 듯 하다. 3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은 지삼출이 머슴을 하던 집주인이다. 박병진. 박병진이 새롭게 등장한 것은 국유지 조사를 통해 역토와 둔토를 빼앗긴 농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서이다. 자작농들이 어떻게 소작농들이 되어가는지는 1권에서도 나오지만(1,2권에 나오는 경우는 일본인들이 논을 비싸게 사들이자 자발적으로(?) 논을 판 케이스이다) 3권에서는 새로운 소작농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게 된다. 국유지 조사라는 명목으로 문서로 땅의 소유를 입증할 수 없는 농지들을 다 국유화해버린 것이다. 이런 얄팍한 방법으로 토지 조사를 실시하면서 자작농들의 소작농화는 더욱 심해진다. 암튼... 통계나 자료로만 접하던 것들을 그 당시 농민들의 입장에서 접하니 더욱 가슴이 아팠다. 그 와중에 총살을 당하는 농민들이나 그로 인해 실성하는 부인들, 이로 인해 뿔뿔이 해체되는 가정을 보는 것도 정말 숨막히게 가슴 아팠다. 악랄한 일제의 만행을 보면서, 그리고 그 치욕의 역사를 살아낸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나라'라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 서무룡과 하치성도 3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인데, 이들은 일본의 앞잡이가 될 듯 하다. 암튼... 장칠문이나 백종두나... 일본에 붙어서 아부하는 사람들은 벼슬도 얻고 부도 얻어서 떵떵 거리고 사는데, 구국을 위해 싸운 사람들은 죽거나 병들거나 만주로 가거나 하는 걸 보면서 정말 가슴 아팠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친일파들의 자손들은 여전히 떵떵거리면서 산다는 거다. 지금의 법으로 안 된다면 특별법을 제정해서 친일파들에 관한 문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그것이 역사 바로 세우기의 시초이자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피 흘려 싸우신 영령들을 위로하는 길일테니 말이다. |
|
일제 치하의 삶은 점점 더 팍팍해진다. 땅을 빼앗기고, 졸지에 소작농 처지가 되고, 소작의 반은 뚝 떼어 빼앗아 간다. 항의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나서보지만,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욕설과 매질 뿐이다.
농사마저도 지을 수 없게 된 사람들은 항구로 나간다. 거기서 짐을 지며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하지만 그곳도 살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 중국 사람들까지 들어와서 일을 맡으려 하고, 일은 고되기만 하다.
그런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의병 노릇 하다가 산 속으로 들어가 살아가게 된 배두성과 화전민 손씨의 딸인 필녀가 결혼하게 된 것. 가진 것 없는 이들이지만 두성과 함께 산으로 들어온 천수동과 강기주 집안은 결혼식을 준비하고 필녀의 집에서도 그간 준비해온 결혼 준비물들을 풀어낸다. 그리고 공허는 그 둘을 위해 진심어린 축원을 한다. 어려워도 힘들어도, 그렇게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었다.
군산으로 나온 지삼출과 손판석, 그리고 감골댁네. 패싸움을 하는 바람에 판석과 감골댁의 막내 방대근은 크게 다친다. 그리고 돈을 벌기위해 정미소에 일을 나갔던 감골댁네 셋째딸 수국이는 백종두 아들에게 큰 일을 당한다. 결국 복수를 하고 모두 함께 산 속으로 들어가고, 만주로 뜰 결심을 한다. 여자라서 더 힘들었던 그 시절. 그 아픔.
더디게, 더디게 책을 읽어나가고 있지만 마음은 더 저리다. 그 삶이 더 먹먹하게 다가온다.
[인상깊은구절] 세월은 험해도 사람은 이렇게 가지치며 살아내는 것이라 싶었다. |
| 조정래의 '아리랑'은 참 망설이면서 읽었던 작품이다...평소 역사 소설은 좋아해도 일제치하의 우리 역사는 좋아하지 않았다...우리나라 역사 중에서 치욕스런 역사이기 때문에 거부한 것이 아니라, 일제치하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에서의 우리 민족의 모습때문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의 목숨을 건 독립운동, 10대 초반의 어린 아이들조차 겪어야 했던 종군 위안부, 우리의 땅을 잃고 만주로 떠돌아야 했던 우리네 민족들....그 아련하고 슬픈 모습들이 싫어서 왠만하면 일제치하의 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게 된 책 '아리랑'....고등학교 2학년 담임이셨던 국사선생님께서 가장 좋아하신다는 책 중의 하나라면 교실에 두셨기 때문에 읽었다. 처음 책을 잡으면서 끝까지 놓을 수 없었던 책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개인적으로 박경리의 '토지'를 아주 좋아하는데, 이 책은 일제치하의 우리 민중의 모습에서만은 '토지'보다 더 자세히 그려졌다고 느낀다.... 권력자의 틈바구니 속에서 언제나 약자일 수밖에 없었던 우리 민중들....그들의 모습이 작가의 오랜 노력 끝에 사실감있게 드러난 작품이다....나는 물론 전쟁세대도 아니거니와 일제치하와는 더욱더 먼 세대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그런 내가 읽어도 가슴 뭉클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