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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4권] 역사를 바르게 아는 데는 시기의 빠르고 늦음이 없다
"[아리랑 4권] 역사를 바르게 아는 데는 시기의 빠르고 늦음이 없다" 내용보기
4권은 2부의 첫째권이다. 그래서 글이 시작되기 전에 작가의 말이 있는데, 작가의 말을 통해서 조정래씨는 유태인 학살과 우리 민족이 일제 시대에 당했던 고통을 비교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우리는 두 가지 집단최면을 당했던 것이다. 첫째는 자기네들의 수난을 전세계적으로 알리고자 수없이 소설을 쓰고 영화를 만들고 TV 드라마를 만들었던 유태인들에게 우리는 최면당
"[아리랑 4권] 역사를 바르게 아는 데는 시기의 빠르고 늦음이 없다" 내용보기
4권은 2부의 첫째권이다. 그래서 글이 시작되기 전에 작가의 말이 있는데, 작가의 말을 통해서 조정래씨는 유태인 학살과 우리 민족이 일제 시대에 당했던 고통을 비교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우리는 두 가지 집단최면을 당했던 것이다. 첫째는 자기네들의 수난을 전세계적으로 알리고자 수없이 소설을 쓰고 영화를 만들고 TV 드라마를 만들었던 유태인들에게 우리는 최면당했다. 둘째는 해방과 함께 우리 사회 모든 부분을 장악했던 친일파들의 조직적인 음모로 일제시대는 망각이 최선이고, 일제시대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촌스럽고 모자라는 짓으로 매도되는 최면을 당한 것이다. 유태인들은 그들의 수난을 극대화하여 자기네 민족의 자존을 확보하는 동시에 메래를 개척하는 민족의 동력으로 삼았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과 반대로 살아온 부끄러움을 저질렀다. 그러나 역사를 바르게 아는 데는 시기의 빠르고 늦음이 없다. 민족은 영원하므로. 마지막 문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역사를 바르게 아는 데는 시기의 빠르고 늦음이 없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현대사를 전공하는 100명의 학자와 조정래라는 한 명의 소설가 중 누가 더 지대한 영향력을 끼칠까? 솔직히 나는 조정래라는 소설가 한 명이 끼치는 영향력이 1000명의 현대사를 전공하는 학자들의 영향력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 우스갯말로 서양사학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 시오노 나나미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찌보면 우리 나라 현대사를 전공하는 학자들이 제일 싫어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조정래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그것이 민족의 자존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를 개척하는 힘이라고 할 때 조정래씨만큼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역사소설, 그것도 대하소설을 쓰는 조정래씨가 매우 부럽다. 4권에서도 여러 인간 군상들이 나온다. 한동안 나오지 않던 송수익도 지삼출 일행이 만주로 건너가면서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일제 시대를 살던 농민들의 아픈 현실로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가슴 아픈 것 중에 하나는 감골댁의 첫딸인 보름이가 남편에 이어 시아버지까지 잃게 된다는 것이다. 그의 남편은 남모르게 의병을 도왔다는 죄목으로 일본경찰에 의해 처형당했는데, 토지조사 때 신고를 안 해서 어렵게 일군 논을 잃은 그의 시아버지가 대항을 하다가 결국은 시아버지 역시 처형을 당하게 된다. 결국 보름이는 군산의 손판석을 찾아가게 되는데, 5부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보름이 역시 태백산맥의 외서댁만큼이나 기구한 팔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외서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 자신의 그런 팔자를 극복했지만, 보름이는 외서댁과는 다른 캐릭터라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가슴이 아프다. 한편 책의 마지막 권에서는 그동안 나오지 않던 하와이 이주 노동자들의 삶이 잠깐 언급된다. 힘든 노동으로 겨우겨우 살면서도 그 먼 타국에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한푼 두푼 모아 국민군단을 창설하는 하와이 이주 노동자들을 보면서 일제에 기생하는 지주들이나 양반들, 혹은 친일파들과 어쩌면 그렇게 다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암튼... 5권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건데... 아리랑을 읽다 보면 일제시대라는 거시적인 역사의 흐름도 알 수 있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민중들의 삶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되어서 좋은 것 같다. 그러니까 거시적 역사와 미시적 역사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책읽기의 즐거움과 어우러져 손에서 책을 뗄 수가 없다. 사실 아리랑을 처음 읽을 때만해도 올 상반기 중에만 다 읽으려고 했는데, 다른 책들은 다 접어두고 이 책만 읽게 된다. 이 속도라면 아마 4월 중에도 다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c*****g 2004.04.21. 신고 공감 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