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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에는 참 많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백종두가 죽산 면장직에서 파직되고, 박병진 등과 함께 토지를 빼앗긴 데 항의하다 태형을 당해 성불구가 된 외리 김용철이 집나간 아내 삼포댁를 찾아 떠돌다가 병들어 외리 당산나무 아래에서 죽게 된다. 한편 동생 옥녀가 놀이패에 팔려가자 득보는 거지 행각을 하며 동생을 찾아 떠돌게 된다. 박병진은 결국 옥사한다. 한편 보름이는 장칠문에게 겁탈당해 그의 첩이 되나 그의 미모에 반한 경찰서 계장 세끼야가 장칠문은 협박해 또다시 세끼야 의 첩이 되고 만다. 수국이나 보름이의 기구한 삶을 보면 정말 너무 가슴이 아프다. 방대근은 만주에서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한다. 그리고 박건식,남상명등은 토지조사 사업으로 동척에 빼앗긴 논이 하시모토에게 넘어가게 되자 소작까지 떼이게 된다. 5권의 마지막도 아리랑으로 끝난다. 신세호네 동네에서도 똑같은 사연으로 살길이 막막해진 네 가구가 중국으로 떠나게 되는데 그들의 환송회에서 다같이 아리랑을 부르는 것이다. 5권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내가 만약 이 시기를 살았다면 과연 나는 어떠했을까, 하는 점이었는데... 솔직히 나는 송수익이나 지삼출처럼 직접 행동하는 독립군은 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시대에 영합해서 일신의 영달만을 위하는 장칠문이나 백종두같은 사람도 되지 않았을 것 같다. 내 성격상 가장 적합한 것은 아마 신세호의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신세호가 남다르게 눈에 들어온다. 직접 투쟁에 나서지는 않지만 직접 농사를 짓고, 후학을 가르치고, 농민들에게 사상 무장(?)을 시키고, 송수익의 가족들을 챙기면서 그의 아들과 혼사를 맺고, 책들을 필사하고... 그러한 노력들 또한 직접적인 투쟁만큼 값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신세호처럼 마음 한 구석에 늘 죄의식과 부끄러움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5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승만에 대한 평가와 고무신으로 대표되는 일본식 신식 문물들에 대한 서술이다. 이승만 같은 사람이 초대 대통령이 된 건 그야 말로 역사의 아이러니이자 시대의 아픔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암튼... 하루에 최소 3시간 이상씩 아리랑 읽는 데 투자하다 보니 잠이 모자라서 아침이면 늘 머리가 아프다. 그래도 손에서 책을 뗄 수가 없으니 정말 중독성이 강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작품을 죽기 전에 한번 쓸 수 있다면, 정말이지 여한이 없을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우리 한 몸, 한 몸이 다 조선입니다. 몸보존 잘하십시오. 한법린은 공허의 손을 힘주어 마주잡으며 담담한 듯 말했다. 그런데 공허는 그 말이 가슴을 쿵 울리는 것을 느꼈다. (중략) 그 말은 생각할수록 여러 갈래의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다 조선을 되찾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조선사람으로서의 책무를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조선이 됩니다. 조선사람들이 살아 있는 한 조선도 살아 있다는 것을 각성시키는 것이었다. 우리 한 몸, 한 몸이 조선의 앞날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조선사람들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제시하는 길이었다. 우리 한 몸, 한 몸을 지켜 조선 회복에 바칩시다. 서로가 앞날의 고난을 헤쳐나가자는 각오를 다짐하는 것이었다. 공허는 무언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을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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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뭐는 왜 그리도 내라 그러는 것은 많은지, 층층시하 시집살이도 이보다는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없는 땅에 겨우 농사 지어 밥 빌어 먹고 사는데 뭘 그렇게나 뜯어가는지. 보는 내가 더 안타깝고 저들에게 손 내미는 사람들이 밉다. 저들인들 어디 안 주고 싶어 그러겠는가 독립운동 한다치며 뭐든 내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일단은 내가 내가족이 뭔저 먹고 살아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변화하는 세상에서 가장 쉽게 사는 법은 다수를 따르는 것이다. 권력을 잡은 자들을 따라가는 것이다. 경기에서 열 받지 않는 법은 이기는 편을 우리 편으로 삼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 그렇겠는가. 자신이 응원하는 편에 대한 의리는 지켜야 하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자신의 편이 이기면 신나고 지면 화가 나는 것을.
일본인들이 야금야금 장악하고 있는 이 땅에서 잘 살아남는 법은 그들의 편이 되는 것이다. 그들의 편에서 그들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면 되는 것이다. 우리네 약자를 생각할 이유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단은 자신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고 우겨대면 그뿐이다. 그렇게 친일파들이 잘 먹고 잘 살았고 그들의 후손이 떵떵거리고 살고 있을 것이다. 어딘가에서는 그들의 조상이 우리네 민족들에게서 뺏어간 그 모든 재산으로 말이다. 여기 자신이 어느 나라 민족인지 잊고 사는 인간이 있다. 그는 대체 자신이 누구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전라도 사투리가 대세이던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이 이동을 하면서 해외로 뻗어나갔고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을 하면서 경상도 사투리도 등장을 한다. 아무래도 전라도 보다는 경상도 사투리가 더 눈에 익다. 가만가만 따라하면 서라운드로 들리기도 한다. 하와이 땅에 경상도 가스나들이 좍 퍼진 이유는 무엇일까. 대화에서는 부산에서 배를 타고 왔기 때문이라고 하고 있다. 전라도가 경상도보다는 아무래도 내륙 쪽이다 보니까 더 쉽게 올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오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그것도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전 이야기들은 전라도에서 주로 벌어졌는지도 모르겠다. 곡식들이 비옥한 그 땅. 누구라도 욕심을 내는 그 땅. 일본이라고 눈이 없겠는가. 그러니 그 땅을 뺏으려고 그렇게 온갖 수단을 썼는지도 모를 일이다.
고종이 있었던 이야기는 어느 새인가 이제 이승만이 등장을 한다. 이승만은 익히 잘 알고 있는 인물이지만 박용만이라는 사람은 낯설다. 본문에서는 이승만은 교육준비론을 겸한 외교점진론을 그리고 박용만은 무력급진론을 주장했다고 한다. 외국에 살면서도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던 동포들이 모은 돈으로 학교부지를 매입을 하지만 이승만은 그 땅의 수락자를 자신의 명의로 해달라고 한다.
아니 무슨 이런 도적놈 심뽀가 있단 말인가. 남의 나라 땅에 살면서 어떻게 동포들이 모은 돈으로 산 토지를 왜 자신의 이름으로 해달라는 것인가. 그리고 여기서도 횡령사건은 일어난다. 이승만은 바로 그 기회를 잡았다. 이때나 지금이나 횡령 사건은 끊이지도 않고 일어난다. 그만큼 돈이라는 존재 앞에서는 사람은 약해진다는 소리일까. 욕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는 소리일까. 제발 자신의 돈이 아닌 것에는 욕심을 내지 않는 그런 인간이 이 나라를 다스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너무 큰 바람인건가.
전 권에서 가마니라는 것이 일본의 잔재라는 소리를 했었다. 또 새로운 사실을 안다. 고무신도 그들이 들여온 것이다. 한복에는 고무신이 제격이지라며 당연히 우리의 것으로 생각했었다. 가만 생각 해보니 우리나라에서 고무가 나는 것도 아니고 옛날에는 그저 짚신만 신던 민족이 어떻게 고무신을 신게 되었는지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일본은 자신들의 기술을 이용해서 고무신을 만들었고 그것을 이곳 조선땅에 싣고 왔다. 한번 좋은 것이 길을 들여 놓은 발은 두번 다시 짚신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 모든 것들도 일본의 계략인 걸까. 이런 기회를 틈타서 또 상인들은 돈벌이를 기획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