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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 죽는다는 것은 단지 시간차이일 뿐 그 누구도 거기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그런 죽음은 어떻게 관리되어 졌을까? 멀리 과거까지 갈 것도 없이 불과 몇십년전만 하더라도 죽음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사람도 죽음이 임박해서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집안의 가풍에 따라 장사 지내었으며, 적어도 일년에 몇번은 남은 가족들이 죽은 사람의 묘지를 찾아 추모하곤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죽음은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로 바뀌었다. 오히려 집에 있던 사람도 죽음이 임박해서는 병원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장례의 모든 행위는 종교에 따라 잘 짜여진 각본처럼 진행된다. 매장대신 화장을 행하며, 남은 시신은 납골당으로 간다. 추모의 장소가 묘지에서 납골당으로 변한 셈이다. 이러한 묘지나 납골당이 여전히 추모의 장소로 남아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그곳을 찾는 일은 줄어들고 있다. 그렇지만 인류는 죽음이라는 현상과 죽은 자들에 대해 아주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다. 역사시대에는 장례 자체를 사회,국가적으로 관리했으며, 죽은 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통제해왔다. 이러한 장례행위는 죽은 자들과 산 자들을 정신적으로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으며, 인간이 다른 종과 구별되는 독특한 문화현상으로 자리매김 했다. 특히 종교에서는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가 최대의 관심사이기도 했다. 그러면, 인류는 언제부터 죽음과 죽은 자들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장례행위를 하게 되었을까?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인 이 책의 저자는, 최초의 인류가 출현한 구석기시대에는 죽은 자들을 어떻게 다루었는지에 대해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지식을 종합하여 최초로 장례행위가 나타난 시기를 찾고 있다. 그는 먼저 고시대 인류의 유골이 발견되었다 할지라도 그것이 장례행위와 관계가 있는지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장인류학이라 불리는 화석생성론적 연구와 골학적 결합관계를 살펴서, 유골이 발견된 장소가 의도적인 무덤인지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단지 무덤이 존재한다고 해서, 유골이 나왔다고 해서 장례행위가 존재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전기구석기시대부터 중석기시대까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과 유골을 중심으로 그 단서가 될만한 사례들을 살펴보고 있다. 먼저, 전기구석기시대의 장례행위에 대한 연구는, 세계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그 시기의 유적에서 인류의 유골이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에 진행하기 어렵다고 한다. 물론 인류의 화석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대개 뼛조각과 같이 단편적으로 발견되어 우리에게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약 25만년전을 경계로 전기구석기시대와 갈리는 중기구석기시대는 인류의 장례행위의 존재를 명백히 증명할 수 있는 유골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유골이 발견된 몇몇 장소는 이론의 여지없이 묘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장례용 공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러한 장례행위의 주인공은 가장 오래된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며, 이들은 주거지에 죽은 자의 시신을 매장하였다. 후기구석기시대는 도구의 제작이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로, 유골과 함께 서로 다른 장식품도 발견되었다. 이는 당시에 이미 사회적 계급이 존재하고, 그에 따라 장례의식이 치루어졌음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한다. 중석기시대의 묘는 동굴이나 바위그늘 등에서 나타나며, 이는 묘지가 이전과 달리 주거지가 아닌 야외에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처음으로 매장대신 화장이 나타나고, 공동묘지의 존재도 있었다고 한다. 저자는 최초의 장례가 나타난 시점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장례행위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설명하고 있지만, 이러한 장례행위가 있었다고 해도 종교가 있었는지에 대한 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그에 맞는 유적이나 유골이 발견되고 그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쨌다고.. 이 책의 저자는 단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지역에서 발견된 유적을 중심으로 장례행위와 그 문화를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과학과 사회] 시리즈로 발간되는 책이기에 아무런 의심 없이 읽었지만, 책을 읽고도 뭔가 조금은 개운하지 않다. 단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장례문화를 생각해보고,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