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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안, 시민 정치
주민자치회가 시험적으로 운용된 지 벌써 10년이 다 돼가는데, 여전히 혼란스럽다. 뭘 하는 것인지조차, 주민복지센터의 업무를 지원하는 것인지, 이를 대체하는 것인지…. 공무원 정원 때문에 공무를 자치회와 분담하려는 것인지…. 주민자치회의 역할과 해야 할 일에서 여전히 헷갈리기만 한다.
이 책은 동네 안에서 시민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나에 관한 사례모음
재미있는 실험, 2015년 1학기 서울대 시민 정치론 강의를 수강한 학생과 교수, 연구원, 대학원생들이 함께 동네를 살펴본다. 관악과 구로, 노원, 도봉, 동작, 마포, 성동,성북, 은평, 종로 등 10개 자치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마을만들기, 민주주의, 자치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관찰했다. 그리고 이런 조사내용을 책으로 엮으면서 1장에 서울시 25개 자치구 시민 정치 지표분석을 싣고 있다. 이 책은 2부 11장 체제다.
주민자치를 하겠다는 시민들의 모임이 무슨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이 책에서 힌트 혹은 영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는 대의제 정치의 발전 가능성으로서 주민 발의(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생겨났지만)가 현실적으로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지, 이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활동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말이야 쉽다. 하지만 실천행은 녹록지 않은 현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제각각의 생각을 펼쳐나가는 활동들... 민주주의는 갈등이 없는 한, 쇠퇴하거나 퇴보한다. 서로의 목소리가 골목 안에 울려퍼지고 갑론 을박이 이어지면서, 조금씩 양보하거나 절충하는 과정 이른바 정반합의 변증법이라할까, 정치는 살아움직이는 현실이기에 늘 변하고, 그 쟁점 또한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해가기 마련인데... 우리는 민주주의 그 자체를 박제화 하고 있지는 않는지, 당위론을 좇고 우리가 발딛고 서있는 현실은 무의식이든 의식적이든 무시 혹은 가볍게 여기니 말이다.
갈등이 없는 곳에서 민주주의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민이 주인이 되는 주의라면 당연한 것이기에...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 자매도 서로 의견차이를 보이는 데,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막고, 획일, 통일, 단결을 강조한다면 민주주의를 왜곡하는 것이다. 늘 시끌시끌하게... 모두가 참여하고 더디가더라도 숙고해서 모두가 참여하여 정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힘의 원천이다. 내가 네가 우리가 함께 결정한 것이기에...
일본의 마을회(모임)이나 자치회의 활동, 저출산 초고령사회라는 생태계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려 하는지, 지연조직을 지원하는 형태로 마을 단위가 아니라 블록 혹은 지역 단위로 묶으려는 움직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뭐든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자치조직을 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조직, 지원, 활동 방향까지를 정한다면 자치를 가장한 관치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한계가 봉착하게 될 때, 이를 넘어서는 것은 역시 주민자치에 관한 모두의 공통된 인식밖에 없을 듯….
아무튼, 이 책은 동네 안의 시민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귀중한 자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