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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이란 이름은 처음부터 알지도 못했다. 그저 "천지간"이란 제목만 알고선 무작정 찾아다니다 거저 얻은 덤같은 이름이었다. 고교때 도서관 사서로 아르바이트를 하던때였다. "천지간" 생소한 책 제목에 혹해 그냥 한번 펼쳐나볼 요량으로 가지런한 책장을 어지럽히며 꺼내들었다. 슬쩍 슬쩍 넘겨보던 손을 멈추고 맨 첫장으로 거스르게만든구절이..."그래 ,죽음앞에 납작 업드리러 가다 나는 산(生)죽음과 어깨를 만딱드리게 된거다"였을거다. 무슨 문학상 당선작을 모아둔 책이라 제법 묵직했던 그것을 어두운 책장사이에 서서 보자니 어깨와 목이 결리긴 했지만 다 읽고 난 뒤의 가슴가득한 어떤 감정에 마냥 뿌듯한 기억이다. 3년이 지나 이제사 찾아 읽으니 그때의 그 감정이 무럭무럭 올라와 단발머리 여고생이 된듯.. [인상깊은구절]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여자는 벌써 떠나고 없었다.잊은 듯 홱 이불을 걷어 보니 요 위에 그녀가 흘린 머리카락이 몇 올 남아 있었다.섬뜩한 느낌. 아 그렇다면 이제 넋이라도 건져진 것인가.허나 못할짓을 한 사람처럼 나는 되게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
| 윤대녕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쓸쓸해지는 것 같다. 그만의 소설이 주는 마력이겠지만 나도 모르게 매료되고 만다. 그 아름다움.... 윤대녕 소설의 영원한 테마는 아무래도 인연인 것 같다. 사람들사이를 흐르는 묘한 인연, 당신과의 만남으로 이어지기 까지의 묘한 감정들. 그 알수 없는 미묘함이여. 이 책 속에는 윤대녕의 많은 작품들이 담겨져 있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 보면 모든 작품들이 하나로 통한다고 볼 수 있다. 상춘곡에서는 사람사이의 인연- 그 슬픈 모습을 그려내었고 다 읽고 나면 어쩐지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너무도 유명한 천지간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삶과 죽음을 천지간 사람 하나 나고 죽는 일이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이미지를 주고 있다. 윤대녕의 글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