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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 2] 조선남자와 다나와의 못 다 이룬 사랑, 루벤스의 성화에…….
"[조선남자 2] 조선남자와 다나와의 못 다 이룬 사랑, 루벤스의 성화에……." 내용보기
[조선남자 2] 조선남자와 다나와의 못 다 이룬 사랑, 루벤스의 성화에…….   그림 속에 한 남자가 비스듬히 서 있다. 남자는 짙은 쌍꺼풀을 가진 눈매, 도톰한 입술, 뚜렷하게 패인 보조개, 곱슬머리를 가진 서양인의 모습이지만 튀어나온 광대뼈와 상투를 틀고 조선 무관의 복장인 철릭을 입고 오도카니 서 있는 모습은 조선남자의 모습이다. 게다가 제목마저 <한복 입은 남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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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 2] 조선남자와 다나와의 못 다 이룬 사랑, 루벤스의 성화에…….

 

그림 속에 한 남자가 비스듬히 서 있다. 남자는 짙은 쌍꺼풀을 가진 눈매, 도톰한 입술, 뚜렷하게 패인 보조개, 곱슬머리를 가진 서양인의 모습이지만 튀어나온 광대뼈와 상투를 틀고 조선 무관의 복장인 철릭을 입고 오도카니 서 있는 모습은 조선남자의 모습이다. 게다가 제목마저 한복 입은 남자지 않은가. 정확한 제작 시기를 알 수 없지만 플랑드르 최고의 화가였던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는 이렇게 온갖 의구심을 갖게 한다. 순 혈통의 조선인이 아니지만 의복이나 몸가짐은 다분히 조선남자의 차림새이기에.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많은 암시를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많은 비밀을 감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를 보고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조선인 최초로 서양화에 등장한 조선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는 왜 낯선 땅에서 네덜란드의 거장 루벤스의 모델이 되었을까. 동양과 서양의 유전자가 섞인 듯 한 외모는 어찌된 영문인가.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의 모델인 철릭을 입은 조선 무관에 대한 궁금증은 언제쯤 해결될까. 그는 베니스의 개성상인일까, 아니면 조선의 천재과학자인 장영실일까, 아니면 임진왜란 후 신식 무기의 본을 구하러 양귀의 땅을 찾은 무관일까. 그도 아니면 노예로 끌려갔다가 뛰어난 재주로 신분상승을 한 자일까.

 

작가는 7년간의 구상과 기획, 집필의 과정에 이르는 동안 철저하고 방대한 고증을 거쳤다고 한다. 400년 전 조선 남자가 바닷길을 항해해 네덜란드의 궁정화가 루벤스의 모델이 되는 여정에는 17세기의 조선 역사, 유구(오키나와)의 역사, 동인도회사, 칼뱅파와 가톨릭의 갈등, 무역으로 이익을 본 신흥 부자들의 등장 등 역사적 사실과 함께 한다. 루벤스의 모델은 진짜 조선 무관이었을까. 아니면 서양 여인과의 사랑으로 생긴 아들의 모습일까. 이 소설은 역사적 사실에 그럴 듯한 상상을 가미했기에 더욱 흥미롭다.

 

조선남자 2>에서는 유구가 왜에 나라를 잃는 과정, 중국에 전운이 감돌면서 중국 황제의 화포에 대한 수요 증대, 동인도회사의 커져가는 이익, 개인적 이익이나 국가적 이익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종교 지도자들, 혼란과 폭동 등 모든 것을 비밀리에 꾸민 공작과 대주교의 반전, 조선남자와 다나와의 사이에 생긴 아들, 그가 그림모델이 되는 과정들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일어난다.

 

무구의 본을 구하려던 양귀의 땅으로 간 남자는 조선을 사랑하는 마음과 기개가 넘치는 남자다. 하지만 개인이 막강한 조직에 대항하기란 예나 지금이나 버거운 법이다. 결국 종교 지도자와 권력자에 이용만 당한 조선남자는 루벤스의 성화에 길이 남음으로써 위로를 받았을까.

 

빚을 지고 배를 탈 수밖에 없는 선원들, 더 가지려고 선원들 몫을 약탈하는 공작과 카피탄, 조선남자의 가톨릭으로의 개종, 유구인 등 뱃사람들의 개종 등이 가진 자들의 이익을 위한 속내의 개종이었고 계산된 시나리오였다니. 지금도 가진 자의 시나리오에 휘둘리는 못 가진 자의 모습과 겹쳐지는 이야기다, 목표를 위해 종교를 수단으로 삼는 가진 자들, 그런 갑질의 횡포에 우는 을의 무기력함을 보는 것 같다,

       

가장 흥미로운 건 조선남자와 다나의 사랑이 루벤스의 성화에 그려져 영원히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조선 남자는 한복 입은 남자>, <성 프란체스코 하비에르의 기적에 나타나 있고, 조선 남자를 사랑한 다나 역시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에서 막달라 마리아로 그려져 있다. 루벤스는 이들의 못다 이룬 사랑에 가슴 아팠을까. 악은 잠깐이나 선은 영원함을 보여주려 한 걸까. 깊은 신앙심으로 그려낸 종교화이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무구의 본을 찾아 떠난 조선 무관의 여정과 그가 만났던 여인 다나와의 사랑, 그 결실로 태어난 아이가 다시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의 모델이 되는 과정들이 생생하기에 제법 그럴싸한 스토리 같다. 마치 야사의 한 페이지를 본 듯한 느낌이다. <조선남자가 시리즈로 나온다면 어떨까. 그 후손들이 배를 타고 신대륙으로 가거나, 무인의 피를 타고났으니 군대에 들어가서 활약하는 모습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군인이나 선교사가 되어 우여곡절 끝에 조선에 오게 되지만 양귀의 모습이라서 배척당하는 이야기는 어떨까. 약간의 역사적 사실에 많은 상상력을 가미한 소설이기에 별별 상상을 다 해보게 된다.

 


a******7 2015.04.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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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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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라는 제목부터가 뭔가 특별함이 담겨 있을것만 같다. 책 표지 또한 지금까지 몇 번 어디선가 본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역사속의 어떤 사실을 작가만의 세상으로 재구성한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그게 진실인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때는 임진왜란이 끝난 후다. 몇장의 책 페이지를 읽으면서 느낀것은 사실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나 그때의 정치적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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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라는 제목부터가 뭔가 특별함이 담겨 있을것만 같다. 
책 표지 또한 지금까지 몇 번 어디선가 본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역사속의 어떤 사실을 작가만의 세상으로 재구성한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그게 진실인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때는 임진왜란이 끝난 후다. 몇장의 책 페이지를 읽으면서 느낀것은 사실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나 그때의 정치적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전란이 끝났으니 과거의 치욕도 끝났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강토에 깊게 밴 치욕을 씻는 일도, 앞날에 대한 방비책도 이미 물건너간 논의에 불과했다. 전란은 이전에 엎드린 관료들에게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과거에 불과했다."
지금 또한 그렇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하는게 아니라 단지 수치심과 망각으로 치욕을 덮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그들이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져 더 마음이 아픈 장면이었다. 그 상황만 모면 하려고 거짓 눈물을 흘리고 잘못했다며 고개를 숙이는 그들의 모습이 떠올라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게 없다는 생각이 다시한번 씁쓸한 기분을 상하게 했다..

 

 조선남자는 무인으로써 나라를 사랑하며, 백성을 가엽게 여길 줄 아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다.  

"나라는 전란을 잊은듯했으나 나는 한시도 잊은 적 없으며, 나의 다짐은 굳세어져만 갔다." 이 문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그의 여정은 왜란을 거치며, 왜는 어떻게 무구를 획득하여 조선을 침략하게 되었느냐를 생각하여 왜가 강해질 수 있엇떤 그 무구의 본을 구하러 서양으로 떠나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유럽의 시대적 배경은 종교분쟁으로 신교와 구교로 나눠지게 되는 시점이였으며, 아시아와의 무역이 활발할 시기이다. 당시 유럽인들과의 정치적, 문화적 갈등과 내.외적 갈등속에서 무구의 본을 찾기 위한 여정의 스토리이다.

 

무엇보다 각자 자기나라를 위해서,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삶과 죽음속에서의 심리적 묘사가 잘 반영되어있어 무엇보다 소설이 아닌 현실감마저 들게한다. 1,2권으로 구성되어있지만 앞으로 나올 스토리에 더 많은 부분이 기대되어지는 작품이다.   

c*******l 2015.05.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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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 조선남자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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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는 다나와의 내밀한 접촉이 있고 나서부터 밤마다 도둑고양이처럼 그녀를 찾아갔다. 그녀의 푸른눈을 들여다볼 때마다 그녀를 구해 데려가겠다고 결심을 곧추세웠다. 다나와 자라의 남매는 현재 위협을 느끼고 동방으로의 탈출을 바라고 있었다. 더구나 그녀의 언니 로라가 마녀사냥을 당해 화형식에 처해지는 끔찍한 장면이 자행된 후 더욱 그러했다.   다나의 집안은 화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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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는 다나와의 내밀한 접촉이 있고 나서부터 밤마다 도둑고양이처럼 그녀를 찾아갔다. 그녀의 푸른눈을 들여다볼 때마다 그녀를 구해 데려가겠다고 결심을 곧추세웠다. 다나와 자라의 남매는 현재 위협을 느끼고 동방으로의 탈출을 바라고 있었다. 더구나 그녀의 언니 로라가 마녀사냥을 당해 화형식에 처해지는 끔찍한 장면이 자행된 후 더욱 그러했다.

 

다나의 집안은 화승총 공장을 운영하던 집안이었다. 당시 네델란드의 시대적 상황은 스페인의 통치와 종교 분쟁으로 오랫동안 혼란을 겪고 있었다. 남부 지역은 구교인 가톨릭을 추종했고, 북부 지역은 칼뱅파의 신교를 따르는 극심한 갈등 국면이었다. 마녀사냥은 타락하고 부패한 교회를 질타하려고 예수 그리스도와 대립된 존재로 마녀를 만들어냈던 셈이다.

 

 마녀의 화형식

 

이는 백년전쟁이 끝난 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사실 마녀라고 불리는 여성들은 결코 사악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들은 공동체 내에서 출산이나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 기능과 점을 치고 묘약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마녀가 '악의 화신'을 상징되게 된데는 '도미니코 수도회'의 영향이 컸다.

 

유럽의 종교분쟁은 구교인 가톨릭과 신교인 프로테스탄트로 갈라지는 사건이었다. 마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1517년)으로 인해 기존 가톨릭 교회에 만연해 있던 부조리들이 폭로되면서 분쟁과 대립이 발생했다. 즉 성경이 우선되어야 하며, 성직자는 이를 일반인에게 올바르게 전하는 임무만을 맡아야지 로마 가톨릭 교회처럼 타락해선 안된다는 게 루터의 주장이었다.

 

루터가 살았던 독일 지역을 비롯한 네델란드, 스웨덴 등 북부 유럽은 신교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종교개혁 운동이라고 말한다. 네델란드에서도 루터의 사상이 여러 도시로 파급되면서 종교개혁 운동이 시작되었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칼뱅파의 노선에 따라 진행되었다.

 

 

루벤스, 조선남자를 드로잉하다

 

작가 전경일은 1999년 <세계의 문학> 겨울호에서 시詩 <눈 내리는 날이면>외 2편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그간 문학적 사유와 인문학적 정수를 담아 30여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인문학적 글쓰기로 삶의 깊이에 천착해 온 그는 이제 이 소설과 함께 본격적으로 문학세계로 진입하며 자신의 창작 영역을 무한 확장해 내고 있다.

 

이 소설은 무려 7년간에 걸친 구상과 기획, 집필의 결과물이다. 출간 전에 이미 포털사이트 다음과 예스24에서 1년간 116회에 거쳐 연재하면서 큰 호응을 받기도 했었다. 화가 루벤스의 그림 <한복 입은 남자>에서 모티브를 얻어 놀라운 상상력과 방대한 고증을 동원해 역사물을 그려낸 것이 놀랍기만 하다.

 

 

"앞으론 흑인 노예를 실어 나르는 것이 큰돈이 될 거요"

 

조선남자는 지옥을 보았다. 배 밑에 내려가자, 곧 토할 것만 같은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썩은 쌀죽인지, 똥낸지 분간할 수 없는 냄새의 막幕을 열어젖히자, 배 가운데 사람인지 짐승인지 모를 괴물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살펴보니, 서른 여 개의 노 젓는 자리마다 짐승 같은 몰골을 한 양귀, 흑귀들이 뒤섞여 각기 세 명씩 쇠고랑에 묶인 채 노대에 붙어 있었다. 그들은 쉬는 틈을 타 몸을 꺼꾸러뜨리고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바로 노예선이었다.

 

배 뒤로는 다른 칸막이가 있었고 거기엔 흑귀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이의 눈엔는 허연 기생충이 눈 가장자리에 박혀 꿈틀대고 있는 게 보였다. 조선남자는 이내 등을 돌렸다. 이때 누군가 쇠사슬 묵인 손을 흔들며, 노를 두드렸다. 다들 따라서 했다. 소란한 소리에 양귀들이 내려왔고, 조선남자를 발견하고는 위로 끌고 올라갔다.  

 

그는 노예선에서 본 처참한 광경을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이에 동료 물사마귀가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농을 걸어 왔다. "양귀들 배 밑에 예쁜 각시라도 들어었수? 아님, 저승사자라도 본 게유? 왜 이렇게 말씀이 없으시우? 양귀들 말이 죄수들을 태우고 다닌다고 했으니, 틀림없이 죄수를 본 모양이구려" 

 

 

폭동이 일어나다

 

경리관의 탐욕이 화를 불럿다. 선원들의 전리품 배당 몫을 중간에 횡령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찰이 경리관만 옹호하자 사태가 심각해졌다. 광장은 이미 온통 함성과 횃불로 넘실거렸다. 이때 공작과 카피탄이 마차 안에서 끌어내려져 위급한 상황에 놓였다. 시위대가 던진 횃불이 멀리 가지 못하고 마차에 부딪혀 말 잔등에 떨어지면서 눈 깜작할 사이에 휘장에 불이 붙었다.

 

놀란 말들은 갑자기 군중 속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 틈에 여기저기서 마차 바퀴 속으로 쓸려 들어가며 비명을 지르는 자들과 말을 피하려는 군중들이 뒤엉켰다. 조선남자는 재빨리 몸을 날려 말고삐를 힘껏 부여잡고 있었다. 손바닥이 파이고 발이 파묻힐 정도로 말고삐를 온몸으로 붙잡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성난 양마洋馬는 불꽃을 내뿜듯 입김을 뿜어 댔다. 원을 그리던 말과 마차가 공작과 카피탄 쪽으로 내달리며 말발굽으로 내려치려는 순간, 그는 말의 관자놀이를 주먹으로 세게 후려갈겼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 광경을 지켜본는 사람이 있었다. 다나였다. 그녀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말과 함께 몸조심하라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소요는 잦아들었다. 군중들이 지폈던 횃불과 술집을 태웟던 매캐한 냄새는 밤새도록 해풍에 날리며 여관 안까지 스며들었다. 항구도시는 다시 침묵 속에 빠져들었다. 이후 이곳에선 그를 '광장의 영웅' 또는 '동방에서 온 영웅' 이라고 했다. 그는 환쟁이 루벤스를 만나러 회랑에 갔다. 자신을 그린 그림을 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당신은 신을 그린다는 얘길 들었소.
내 말에 그는 나를 쳐다보았다.
-음-. 정확히 말하면, 신만 그리는 건 아니지. 그림 속에는 죄인들, 악마들, 이방인들…… 모든 게 다 들어가니까. 나는 인물화를 그리고 싶은데, 성화만을 그려 달라고 독촉해서 죽을 지경이야. 언젠가는 내 주변 사람들을 그려 볼 생각이오. 당신 같은. 그러고 보면 당신은…… 내게 아주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주었소. 

 

 

환쟁이 루벤스, 조선남자를 구출하다

 

조선남자와 다나가 갇힌 감옥의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혹시 간수가 해치려는게 아닌지 바짝 신경이 곤두섰다. 다랑茶娘이었다. 그녀는 다나의 하인이자 루벤스의 시종이다. 그녀는 급히 쇠고랑을 풀어주면서 곧 배가 떠나므로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환쟁이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리 준비한 사제복을 갈아입으라고 전달했다. 환쟁이는 궁정화가가 되었는데, 이는 조선남자 덕분이라고 여겼다.

 

-루벤스, 그런데 당신은 왜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우릴 도와주는 거죠?
그 말에 환쟁이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당신들을 기다리는 동안 생각해 본 게 있소. 그림은 말이오. 그림은…… 어떤 경우라도 빛을 그리는 거요. 화가는 빛을 찾는 자인 거지. 나는 너무나 번연한 사실을 저 아이를 감옥에 보내 놓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소. 누구든 어둠만으론 진실을 드러낼 수 없소. 나는 이제부터 하느님과 인간 앞에서 좀 더 떳떳한 지지를 받고 싶소.

 

루벤스는 <십자가 내려지는 그리스도>성화에 로라와 다나를 그려 넣겠다고 말했다. 즉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여인으로 그려서 루벤스의 그림 속에 영원히 살아 있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때 다나가 이곳에 남아 그녀의 아빠, 언니, 동생 등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며 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를 설득해 결국 함께 탈출한다.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다.

 

 

<성 프란체스코 하비에르의 기적>

 

조선 남자는 한복 입은 남자>, <성 프란체스코 하비에르의 기적에 나타나 있고, 조선 남자를 사랑한 다나 역시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에서 막달라 마리아로 그려져 있다. 환쟁이 루벤스는 이들의 못다 이룬 사랑에 가슴 아팠을까깊은 신앙심으로 그려낸 종교화이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참고로 이상훈의 소설 <한복입은 남자>에선 루벤스 그림의 주인공을 조선시대의 발명가 장영실로 그려내고 있다. 소설가의 상상력은 이렇게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다음번에는 조선 남자의 후손들 얘기가 전개되기를 기대해본다.

 

5****0 2015.05.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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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가 콘텐츠 활용(OSMU) 적합 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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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선남자」의 편집자입니다. 이번에 독자 여러분께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됐습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콘텐츠 활용(OSMU) 적합 도서 선정> 사업에서 「조선남자」가 황석영의 「여울물소리」 등과 함께 당선작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인데요, 현업에서 종사하는 영상 제작자들과 학술 단체의 전문가들에게서 영화화, 뮤지컬화와 같은 ‘원 소스 멀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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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선남자」의 편집자입니다. 이번에 독자 여러분께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됐습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콘텐츠 활용(OSMU) 적합 도서 선정> 사업에서 「조선남자」가 황석영의 「여울물소리」 등과 함께 당선작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인데요, 현업에서 종사하는 영상 제작자들과 학술 단체의 전문가들에게서 영화화, 뮤지컬화와 같은 ‘원 소스 멀티 유즈(OSMU)’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거죠. 출간 후 4개월이 지났음에도 작품의 가치가 더욱 널리 전해지고 있어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저자인 전경일 작가는 이미 10여 년 전에 에세이 「마흔으로 산다는 것」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올랐던 바가 있습니다. 이후로도 방대한 스펙트럼을 넘나드는 인문적 저술 활동에 전념하다가, 그 종착점으로 구상해 온 소설을 7년간에 걸쳐 집필한 산물이 바로 장편 소설 「조선남자」 1, 2권입니다. 세간에서도 소설가로의 변신과 함께 어떤 작품이 나올까 궁금증을 자아냈던 그의 신작 소설은 이미 지난 2013년부터 초고 형태로 10회에 걸쳐 EBS 책 읽는 라디오 <소설마당-판>에서 낭송되었고, 국내 대표 온라인 서점과 포털 사이트에서 1년간 장장 116회에 걸쳐 연재되면서 많은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이 소설은 피터 폴 루벤스가 그린 드로잉화 <조선남자(Korean Man)>(<한복 입은 남자(Man in Korean Costume)>로도 불림)에서 착안해 구상된 작품입니다. 루벤스가 활동하던 17세기에 어떤 이유와 배경으로 조선의 남자가 화가의 모델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죠. 여기에 소설적 상상력이 비집고 들어갑니다. 동 소재를 기반으로 쓰인 소설들과 달리 전경일의 「조선남자」가 높게 평가받는 것은 잠깐 떴다 사라지는 팩션류의 장르소설이 아니라, 역사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대서사적 리얼리티를 이끌어 냈기 때문일 것입니다.


철저하고 방대한 고증을 통해 시공간을 1610년경 동아시아와 네덜란드 세계로 확장해 가면서 동시에 인간 존재를 포괄해 그려낸다는 점은 이 소설이 지닌 재미 이상의 문학적 가치를 보여줍니다. 또한 한반도의 분단과 매우 유사한 경험을 한 네덜란드의 상황을 끌어다 오늘날의 세계사적 문제로까지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통문학의 결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경일 작가는 “인간 문제는 문학을 포함한 예술이 담아내야 할 영원한 주제”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조선남자」가 콘텐츠 활용(OSMU) 적합 도서로 선정된 배경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영화, 드라마 등의 타 장르로 계속 새롭게 해석되고 제작되는 작품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고전 명작들입니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은 10년에 한 번 꼴로 전 세계 영화 제작자들에 의해 재해석되고 있고, 뉴욕의 브로드웨이 무대에서도 영원히 내려지지 않는 영원한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사례입니다. 물론 수익도 천문학적이죠. 이런 불멸의 작품들이 한국에서 나올 때 우리는 한국의 원천적인 소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한류를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지닌 5000년 역사는 최대의 콘텐츠 자산입니다. 특히 외부 세계에까지 연계되는 「조선남자」의 서사적 구조나 스토리는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위한 스토리 공간의 원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소설 「조선남자」가 영화는 물론 다국어로 번역되어 해외 뮤지컬 및 공연 무대 등에서 하루빨리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m*********9 2015.04.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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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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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루벤스와 조선남자의 만남...그리고 남아있는 루벤스의 그림 한복 입은 남자를 보면 그림속에 있는 이 사람이 타고 왔을 것으로 짐작되는 배가 보이는데 이 사람이 왜 왔을까라는 강력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어요. 저는 이 소설을 읽기 전에 그림을 먼저 보았기 때문에 제 호기심은 매우 강력했거든요.         소설속에는 단순한 상거래나 자유무역을 위해서 네덜란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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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루벤스와 조선남자의 만남...그리고 남아있는 루벤스의 그림

한복 입은 남자를 보면 그림속에 있는 이 사람이 타고 왔을 것으로 짐작되는 배가

보이는데 이 사람이 왜 왔을까라는 강력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어요.

저는 이 소설을 읽기 전에 그림을 먼저 보았기 때문에 제 호기심은 매우 강력했거든요.

 

 

 

 

소설속에는 단순한 상거래나 자유무역을 위해서 네덜란드를

방문했을거라고 짐작했던 저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대의를 갖고

그곳에 가서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낸 무관 조선 남자의 삶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네덜란드와 조선의 정치적 상황은

그야말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곳에 서있는

조선 남자의 심리적인 극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일단 읽기 시작하면 도저히 멈출 수 없는 놀라운 흡입력을 가진

빠르게 진행되는 조선남자의 이야기는

거장 루벤스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조연 한명까지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이 소설은 마지막의 반전까지도 여운을 남긴답니다.

 

 

 

 

세상에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나와 조선 남자의 인연이 그런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데 그의 과거와 그녀의 현재가 만나서

이야기가 끝나는 장면에서는 그녀는 그를 만나서 진정 행복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영원히 함께하는 사랑을 떠올렸어요.

 

 

 

이 소설은 2권으로 끝났지만 만약 다음 이야기가 이어진다면

저는 조선 남자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남아 있는 단 두편의 짧은 일화중에서

푸른 눈을 가진 건장한 청년과 조선 남자의 인연이었는데

그가 말했던 것 처럼 그 일을 입밖에도 내지 않을지 모르지만

기록으로라도 남겨서 조선 남자가 언젠가 올지 모른다는 그의 예감이

맞아떨어지는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마 조선 남자 이후의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또 다른 놀라운 상상력이 가득 담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소설이 탄생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네요.

조선에서 시작해서 인도네시아를 지나 유럽의 네덜란드까지

엄청난 여정을 초월하는 소설을 만나기를 바라면서 책장을 덮었네요.

t******0 2015.04.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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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루벤스 그림의 비밀 - 조선남자 1,2
"[서평] 루벤스 그림의 비밀 - 조선남자 1,2" 내용보기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또는 <조선남자>라는 그림에 얽힌 비밀스런 이야기, 전경일 님의 <조선남자>! 어떻게, 무슨 이유로 조선시대의 남자의 그림이 서양화가 루벤스에 의해 그려졌을까?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 속에 묻힌 그 사실을 알 수 없다. 다만 전경일 님의 이 멋진 <조선남자>의 소설을 통해 이야기를 상상해보고 공감을 해볼 수 있을
"[서평] 루벤스 그림의 비밀 - 조선남자 1,2" 내용보기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또는 <조선남자>라는 그림에 얽힌 비밀스런 이야기, 전경일 님의 <조선남자>!

어떻게, 무슨 이유로 조선시대의 남자의 그림이 서양화가 루벤스에 의해 그려졌을까?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 속에 묻힌 그 사실을 알 수 없다.

다만 전경일 님의 이 멋진 <조선남자>의 소설을 통해 이야기를 상상해보고 공감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시대는 임진왜란 이후 1607년에서 1610년 경, 무관이었던 남자는 무구의 본을 얻어 조선에도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구란 무기를 뜻하는 것이였다.

조선남자는 서양인에게 그림의 모델이 되어달라는 것에 동의를 하고, 자신이 모델이 되어주면 서양의 무기의 도면을 얻어올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조선을 떠나게 된다.

너무나도 험난한 뱃길. 해구를 만나 목숨이 위태롭게 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나라 말을 하는 물사마귀란 별명을 갖은 자를 구해주게 되어 그에게 통역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조선남자는 유구국, 복건성, 인도네시아 자바를 거쳐 네델란드의 남부와 북부지방의 경계에 있는 도시에 이르게 된다.

그곳에서 신부와 대주교를 만나게 되고 화가 루벤스를 만나게 된다.

루벤스가 조선남자의 초상화를 그리게 되고, 조선남자는 루벤스를 통해 무구의 본을 구할 수 있을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조선남자가 본 서양의 세계도 전쟁중이다. 바로 신교와 구교간의 종교 전쟁의 휴전에 있지만 여전히 두 종교의 대립의 무지막지한 모습을 보게 된다.

마녀사냥이라든가 개종을 하지 않으면 야만인으로 취급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정말 신을 믿는 자들인것인지 탄식하게 된다.

조선남자의 무구의 본을 얻기 위함이 순탄치가 않다.

조선남자는 신교와 구교의 음모속에 빠져들게 된다.

과연 조선남자는 무구의 본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무구의 본을 조선에 무사히 가져 올 수 있을까?

 

<조선남자>에는 단순히 루벤스의 그림에 어떻게 조선 남자가 그려지게 되었는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였다.

<조선남자>에는 임진왜란의 참혹한 모습도 담고있다.

 

수구문 밖에는 내다 버린 시체가 산처럼 쌓여 성보다도 높았다. 술 취한 명군이 길거리에서 토하자 핍절한 백성들이 서로 달려들어 다투어 주워 먹었고, 약한 자는 그것도 못 먹어 호곡하였다. 죽은 자식을 서로 바꿔 먹는 인상식의 참혹한 형국이 조선 강토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벌어졌다. (1권 p84)

 

그리고 <조선남자>에는 종교전쟁의 참혹하고 비판적인 이야기도 담고 있다.

 

우리는 말이오. 실은...신앙 때문에만 싸운 게 아니오. 그보단 정치, 경제적 이유가 더 컸소. 어쩌면 신앙을 이용한 것인지도 모르겠소! (2권 308)

 

<조선남자>에는 엄청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나의 표현에 한계를 느낀다. 조선의 역사와 서양의 역사를 같이 드려다 볼 수 있으며, 음모와 사랑, 그리고 인간들의 터무니없고 무자비한 욕심이 보인다.

서글프고 비참한 인간의 역사를 드려다 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루벤스의 <조선남자>의 그림을 통해,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와 <성 프란시스코 하비에르의 기적>이라는 그림을 통해서 비극적인 운명을 맞아야 했던 조선남자와 로라와 다나의 영혼을 기릴 수 있게 해주는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조선남자>는 7년간에 걸친 구상과 기획, 집필하였다고 하는데, 단지 그림 하나를 갖고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다니 저자의 그러한 노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아주 웅장하고 멋진 작품이였다.

o*****4 2015.04.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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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남자는 왜 루벤스의 그림속에 등장할까?[조선남자2]
"조선 남자는 왜 루벤스의 그림속에 등장할까?[조선남자2]" 내용보기
조선의 전란을 겪은 무관 조선남자는 백성들의 곤궁함을 구하기 위해 화승총을 구하러 양귀의 나라로 가게 된다. 양귀의 땅으로 가기까지의 바다위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폭풍전야! 과연 조선 남자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루벤스의 그림속에 등장하는 조선남자의 그림을 소재로 무한한 상상을 펼치며 대 서사극을 써내려가는
"조선 남자는 왜 루벤스의 그림속에 등장할까?[조선남자2]" 내용보기

조선의 전란을 겪은 무관 조선남자는 백성들의 곤궁함을 구하기 위해 화승총을 구하러 양귀의 나라로 가게 된다. 양귀의 땅으로 가기까지의 바다위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폭풍전야! 과연 조선 남자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루벤스의 그림속에 등장하는 조선남자의 그림을 소재로 무한한 상상을 펼치며 대 서사극을 써내려가는 작가! 남겨진 역사적 사료조차 부실한데 작가의 상상력만으로 조선땅에서부터 일본땅을 거쳐 네덜란드에 이르기까지의 대장정의 항해길에 벌어지는 갖가지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그려 내고 있다는 사실이 참 놀랍다. 그리고 국경을 초월한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는듯! 파란 눈의 여자 다나를 만나 새로운 사랑에 빠진 조선남자는 자신의 기지를 발휘해 마녀 사냥의 희생양이 될 위기에 처한 곤경에 빠진 다나를 구하고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무진 애를 쓴다. 


양귀의 나리에서의 종교분쟁으로 인해 그들의 함정에 빠져 자칫 죽을 위기에 처한 조선 남자! 종파 다툼은 먼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처럼 지금 이 세계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종교가 있고 게다가 아직도 종교분쟁으로 고통받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조선 남자가 사랑한 다나라는 여인은 그당시 마녀 사냥으로 인해 도망다니는 신세인데다 화승총을 구해야하는 조선 남자는 종교를 개종하면서까지 백방으로 애를 쓰지만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 종국에는 뜻하지 않은 사람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운명의 신은 끝까지 그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조선시대에나 쓸법한 나라 이름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의 나라들이 도대체 어떤 나라일까 참 궁금했는데뒤쪽에 지도와 함께 현재 불리는 이름으로 표시를 해 놓고 있어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유구라는 나라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당시 독립국이었던 유구가 어째서 일본땅이 되었는지에 대해 짤막하게 등장하고 17세기 초 긴구고간의 종교분쟁을 겪는 네덜란드의 갖가지 만행들이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어찌보면 지금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와 국제 정세와도 하나도 다르지 않은 이야기들이라는 생각도 든다. 




2권의 책 뒤편에는 루벤스의그림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다. 
이런 그림 하나만으로 장대한 스케일의 소설을 써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이야기 또한 이 소설이 
그냥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허구만으로 쓰여진게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는듯 하다. 


루벤스의 그림속에 등장하는 조선 남자에 대한 뒤편 이야기는 다소 놀라움을 느끼게 하면서 만약 조선남자에게 남겨진 여러나라의 후손들이 아버지가 거쳐간 항로를 따라 세계사속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우리나라에 당도하게 되는 식의 이야기가 전개 된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k*******7 2015.04.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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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남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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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뒤의 지도에 잘 나온 것처럼, 이 소설은 중국 남단 복건성에서 유구(류큐, 오늘날의 일본 영토 오키나와입니다)를 거쳐 조와(자와 혹은 자바)를 지나 지구 반대편의 네덜란드 제일란트(책에는 "젤란트"라고 표기됩니다)까지 흘러들어가 실로 파란만장한 삶을 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양 회화 낭만주의 사조의 대표적 거장이었던 루벤스의  어느 그림에까지 모델로 등장한 걸로 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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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뒤의 지도에 잘 나온 것처럼, 이 소설은 중국 남단 복건성에서 유구(류큐, 오늘날의 일본 영토 오키나와입니다)를 거쳐 조와(자와 혹은 자바)를 지나 지구 반대편의 네덜란드 제일란트(책에는 "젤란트"라고 표기됩니다)까지 흘러들어가 실로 파란만장한 삶을 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양 회화 낭만주의 사조의 대표적 거장이었던 루벤스의  어느 그림에까지 모델로 등장한 걸로 여겨지는 "조선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실존 인물은 아니고 작가님의 기발한 상상이 치밀한 연구와 기획에 의해 장편 소설로 옮겨진 중에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지도와 연표, 그리고 소설의 사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설명은 이 2권의 부록으로 실려 있으니, 1권만 보신 분들은 1권 내용의 충분한 감상과 이해를 위해서라도 이 2권까지 같이 구해서 읽으셔야겠습니다.

"조선 남자"는 이 소설(특히 이 2권) 속에서 자신의 본향을 딛고 누비는 모습은 거의 없고, 원양의 거친 물결을 헤쳐 가는 배 위에서의 활약, 그리고 네덜란드 젤란트에서의 눈부신 족적과..... 비장하다 못해 참담한 운명을 맞이하는 행보만 독자에게 보여 줍니다. 이국에서야 현지인들이 당연히 그를 "조선 남자"라고 부르겠지만, 설사 조선 땅 안에서라 한들 그 누구도 그가 전형적인 "조선 남자"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여성에게 다정하고, 같은 민족, 동포가 부당한 처우를 입으면 내 일처럼 나서서 한풀이를 해 줘야 직성이 풀리고, (이게 중요한데요) 흑인이건 미개한 남방인이건 약자가 강자에게 잔혹한 대접을 받으면 그냥 넘기지 못하는 비분강개 열혈지사입니다. 우리 한국 남자들도 다 이렇지 않습니까?(아닐까요...) 주인공 "조선 남자"는 그래서 루벤스의 그림 속에 생소한 변칙 복식을 하고 있는 이유에서만 조선 남자가 아니라,. 개성과 용모, 정신적 지향, 가치관 등 모든 면에서 "조선 선비"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란 이유에서 "조선 남자"입니다. 생김새도 준수하고 태도에 기품이 있을 뿐 아니라, 의로운 정신으로 세상사를 다루는 인격이 누구 눈에도 뚜렷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국 땅에서 만나는 여성들마다 이 "조선 남자"에게 반하고, 그에게 정조를 아끼지 않으며, 아늑한 보금자리에서 해로하길 원했는지도 모릅니다. 1권의 유구 여성 고미가 그러했고, 2권에서는 다나가 자신의 절박한 처지를 의탁하여 도움을 받는 것 외에도 그에게 남성으로 끌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젤란트의 어느 노부인은 그의 손을 잡으며 "젊은이, 내 아들이 인도에 있는데 조선과는 거리가 먼가?"라며 묻는 장면도 나옵니다. 워낙 질 나쁜 악다구니들이 많이 나와서 그렇지, 품격 있는 평균적 시민들에게였다면 이 서양 땅에서도 존경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을 겁니다.

다만 우리의 "조선 남자"는 너무도 힘이 없습니다. 육체적 완력은 "양귀"나 "흑귀"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오랜 세월 공을 들여 익힌 해동의 무예에 통달한 그이기에, 덩치 크고 힘깨나 쓰는 자들이 설사 흉기까지 들고 덤벼도 퍽퍽 나가떨어집니다. 지옥과도 같은 세계 일주길에 자기 몸 하나 건사하는 데에는 아무 어려움이 없는 장부입니다. 문제는, 이 주인공이 너무 정보가 부족하고, 개인 차원에서의 의협심만 갖고 서양에서 "무구의 본(총기류나 화포의 도면, 시방서를 말합니다)"을 가져 오겠답시고 아무 권한 위임도 못 받은 채 조국을 뜬 터라, 바다 위, 혹은 정박 항구에서 어느 천한 불한당들에게 개죽음을 해도 따질 곳 하나 없는 처지입니다. 게다가 사람을 너무 잘 믿고, 자신이 선하니 남도 내 맘만 같을 줄 압니다. 이런 주인공이 만약 통쾌한 미션 완수를 해 내는 결말이라면 그게 오히려 개연성 부족이었을 겁니다.

특히 이 2권은, 사악하기 그지없는 야심가 "카피탄(그냥 캡틴의 와전입니다)", 신흥 부호들에게 기득권을 빼앗길까 노심초사하는 공작, 이익을 추구한다기보다 배신 그 자체를 즐기는 악종 중 악종인 경리관, 구세주의 가르침을 실천하기보다 세상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표출하는 데에 온 정력을 다 바치다시피하는 늙은 목사 등의 속고 속이는 음모와 모략이 주축인 전개라서, 주인공이 "조선 남자"라는 생각도 잘 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저들이 주인공으로서 존재감이 드러나냐면 그런 것도 아니고, 피와 살을 가진 사람이라기보다 게임 속에 나오는 악당 캐릭터처럼, 패악질 자체가 존재의 목적인 양 이를 갈고 날을 세우는 비인격체만 같습니다. 그래서 특히 이 2권은, 사람이 아니라 "지옥"이 주인공을 겸하는 배경 요소입니다. 조와(자바), 젤란트, 넓고 넓은 공해,.. 어디 가릴 것도 없이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고 죽이고 기뻐 날뛰는 모든 곳이 다 지옥입니다.  이런 지옥에서 주인공 혼자 공맹의 도(道)와 조선 고유의 풍류 정신을 실천하는 선인(善人)이니 무슨 재주로 제 의지를 관철하며 목숨인들 부지하겠습니까.



어쩌면, 넓은 세상에 만연한 악(惡)과 만행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삼천리 금수강산에서 자기들끼리 예를 갖추고 염치를 지키며 안온하게 살던 우리 겨레가, 외방과 교류를 트고 못된 재주는 충분히 배우고 익혀 이웃의 허술한 태세를 용케도 알아차리고 탐욕을 채우려 쳐들어온 왜놈들에게 짓밟힌 건 역사의 필연이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험한 세상에서, 약(弱)한 것이야말로 악(惡)한 것이다, 약하면 제 아내와 노부모, 어린 자식도 지키지 못하고 몹쓸 욕을 보는 꼴을 지켜 봐야 한다... 조선 남자는 외방을 떠돌며 비로소 그가 고이 배우고 지켜 온 유림의 도가 현실에서 아무 쓸모 없다는 걸 깨달았을 터입니다. 설사 그가 제 소임을 완수하고 돌아왔다 한들, 1권에서 "뱃놈"이 조소한 대로, 허락도 없이 밖을 다니다 왔으니 손에 뭘 쥐고 있건 그 자체로 죽은 목숨일 지도 모릅니다. 시스템이 이 모양인데 개인이 아무리 잘한들 무슨 소용이었겠습니까.



2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사실 다 비극적이고 끔찍하고 슬픈 장면밖에 없어서 말하기가좀 그렇지만, 첫째 동생 자라가, 조선 남자는 물론이고 두 누나와 자신의 정체성까지 재판관 앞에서 모조리 부정하는 장면입니다. 누나인 다나는 그가 어린 동생이니까 "저것이 얼마나 살고 싶으면 저럴까"하고 다 이해를 하지만, 읽는 독자는 인간으로서 마지막 존엄까지 팽개친 그 적나라한 몸부림에 그저 전율할 뿐입니다. "조선 남자"가 등가죽이 벗겨지도록 채찍질을 당하는 선고도 소름끼치는데, 자라는 "등뼈가 드러나도록 태형을 당하게 하라"는 판결을 받는 대목에선 정말.... 두번째로는 젤란트로 오는 도중에서, 노예선의 혹사를 당하는 흑인들의 참상을 묘사한 부분입니다, 눈 한쪽에 구더기가 끓는 소년의 넋나간 모습... 이런 걸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자라가 아마 그런 최후의 발악을 시도한 거겠죠. 세번째로는 혼령으로 바다 위를 떠도는 OOO이, 자신의 시체를 부둥켜안고 오열하는 다나의 모습을 멀리서 내려다보는 장면입니다.



트로이에서 귀환하는 오디세우스는 객관적으로 성공적인 귀향을 할 가망이 없는 처지였습니다. 트로이의 원혼들이 끈질기게 그의 운명에 저주를 내린 탓인지, 바다의 괴물과 몹쓸 귀신들은 모조리 그의 항햇길에 들러붙어 영웅의 금의환향, 개선을 방해하고 있고, 설사 이타카로 돌아온다 한들 성질 사납고 불의한 토족들의 손에 그는 무사하지 못할 공산이 컸습니다. 신들의 가호로 그는 목숨을 건지고, 악한들을 토멸하는 데에 성공하지만, 기독교의 신은 편의를 위해 개종한 "조선남자"는 마뜩지 않게 보았는지, 도와줄 듯 말듯 하다 결국 무참히 운명의 바닥으로 내던져 버립니다. 하지만 조선 남자는 그 모든 것을 예상하고도 감연히 의(義)를 위해 목숨을 걸었기에, 그의 모험과 절조, 의기는 오디세우스의 그것보다 더 거룩한 면마저 풍기기도 합니다.

책 뒤의 연표를 보면 이미 작가님이 조선 남자와 다나 사이에 생긴 아이가 커서 루벤스를 만나는 장면 등을 구상하고 계신 듯합니다. 제가 기대하는 건, 유구의 고미(덕천 막부군이 침략한 와중에 죽지 않았다면)가 낳은 아들, 그리고 조선 고국에서 노모가 키운 본처 소생 아들, 이 셋이 힘을 합쳐 죽은 부친의 원수를 풀고 오대양에 정의가 회복되는 활약을 해 주었으면 하는 겁니다. 현실에서 역사가 그린 궤적이 엄연히 있기에 너무 무리를 하실 수는 없겠지만, 이로부터 백 년 안짝이면 영국이 공식적으로 노예 무역을 정부 차원에서 불법화합니다. 그 이면에 이 배다른 3형제의 숨은 활약이 있었다고 하면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v*****7 2015.04.11.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