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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린 왕자의 영화 개봉과 함께 각 출판사에서 다양한 판본의 『어린 왕자』가 출간되고 있다.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팬들은 반갑기 그지 없는 소식이다. 다양한 판본으로 소장할 수 있고, 다양한 판본들로 『어린 왕자』 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 내가 오래전에 읽었던 문학동네판이나 허밍버드, 인디고 글담, 그리고 가장 최근에 읽은 열린책들 판본까지. 한 곳에 모아두고 『어린 왕자』를 추억하는 일도 굉장히 의미있는 일 같다.
이번에 내가 읽은 책은 숲에서 나온 『어린 왕자 : 필사다이어리 북』이다 출판사 숲에서는 다양한 고전들을 필사할 수 있는 노트겸 책이 나오고 있었다. 『어린 왕자 : 필사다이어리 북』 좀 보라, 샛노란 바탕의 양장본에 은빛으로 어린 왕자의 모습이 보이는 책이다. 책의 표지부터 어린 왕자에 이끌렸다.
좋아하는 책을 필사하는 붐이 최근에 일었다. 나 또한 몇 편의 단편을 필사한 적이 있는데, 필사한다는 건 그 책과의 깊은 만남인 것이다. 한 문장의 글을 읽고 필사를 하다보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문장속에 깃든 슬픔, 아픔, 다정함, 기쁨 등이 책을 읽고 쓰는 즐거움으로 발전하게 된다.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감정들도 느끼게 한다. 필사를 한다는 건 글을 쓴 작가와도 더 가까워지는 일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깨닫는 일이기도 하므로.
옆에서 보면 실없는 일처럼 여길지도 모른다. 얼마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으며 필사를 하고 있으니, 딸아이로 부터 ' 『어린 왕자』를 또 읽으세요?'는 말을 들었다. 곧이어 색색의 펜으로 『어린 왕자』의 문장들을 필사 다이어리 북에 쓰고 있으려니, '또 필사하게요?'라는 말까지 들었다. 내가 대답하기를 '좋아하는 작품이고, 필사하겠금 나온 책이니 쓰고 싶다' 말하며 다시 어린 날의 우리를 만날 수 있는 『어린 왕자』를 읽기 시작했다.
좋은 책은 읽어도 또 읽어도 왜 이렇게 좋은 걸까? 『어린 왕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한낱 동화로 여겨질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하지만 어른이 된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순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동화가 아닐까도 싶다. 어른이 된 어른 아이. 아이들의 순수를 잊고 있었던 어른 아이가 우리가 아니던가.
내가 좋아했던 문장들을 읽고 쓰다보니, 어느새 다시 어린 왕자에 대한 애틋함이 되살아났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니 그랬던 것일까. 지구에 온지 일 년이 된 어린 왕자가 다시 자신의 별로 돌아가려고 하는 장면에서는 울컥했다. 이대로 헤어져야 하나 하는, 책 속의 화자인 '나'와 비슷한 감정이 들었었나 보다.
저마다 별을 달리 보잖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별이 길잡이가 되어줄 거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희미하게 가물거리는 빛으로 보여. 학자라면 풀어야 할 숙제처럼 생각할 거고. 내가 만난 사업가에게 별은 금붙이로 보여. 하지만 별들은 아무 말 않고 잠자코 있잖아. 그리고 아저씨한테는 아저씨만의 별이 생길거야.... (13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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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요. (137페이지)
『어린 왕자』를 읽은지 얼마되지 않아 다시 읽어서인지 몰라도, 내가 이십 대 시절에 읽었던 문장들보다는 자꾸 다른 문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예를 들면 작별의 시간을 갖는 일 같은 거.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작별을 겪는다. 사랑하는 사람이든,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람이든, 직장에서 인사발령으로든. 수많은 이유로 작별을 하며 떠나가기도, 떠나보내기도 하는 우리. 이제는 작별에 대해 어느 정도 단련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도 다시 겪는 작별은 늘 가슴아프다.
그래서 책 속의 화자 '나'와 어린 왕자와의 작별이 슬펐는지도 모르겠다. 어린 왕자의 말처럼 서로에게 의미가 되어 별을 바라보며 저 별 어딘가에 어린 왕자가 살고 있으리라는 걸. 왕자의 미소가 별에서 비출 것이라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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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를 만나는 새벽시간 감사합니다. 필사도하고 그림도 그려보고 질문하고 답을 찾아보면서 몸과 마음을 챙겨봅니다. 어른인 나의 감성을 채워준 어린왕자 읽고쓰고그리기 모든분께 강추합니다. 새벽그음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과 소중한 인연을 다지는 좋은 시간 어린왕자그림 통해 성장하는 시간을 보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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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그음과 함께 나만의 어린왕자를 만나고 있다. 필사와 드로잉까지 . 질문을 한다. 특히 컬러링을 하며 나만의 어린왕자 다이어리북이 완성된듯해 성취감이 큰 도서출판숲의 구성에 감사하다. TMI- 동화가 아닌 바오밥나무가 위함하지 않다는 팩트 체크를 위해선 박남준의 '안녕 바오' 참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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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던가? 키우고 싶은 애완동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린 왕자가 떠올라서 ‘사막여우’를 키우고 싶다는 답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가 나는 대화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린 왕자가 되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환상적인 동화처럼 느껴지던 이야기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읽을 때마다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던 책이 바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 한 뼘씩 성장해나가는 어린 왕자를 보면서, 내 영혼은 왜 그렇게 성숙해지지 않는 것일까 하는 아쉬움을 갖기도 한다. 내가 어린 왕자가 되어, 그 모험을 함께하면 나도 세상을 바라보는 조금 더 깊은 눈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번에 만난 필사다이어리-북, <어린 왕자>를 만나 간접적으로나마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읽고, 쓰고, 내 것이 되다”라는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필사 다이어리 북’을 통해 어린 왕자를 필사하다 보니, 정말 나의 것이 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특별부록으로 ‘컬러링-북’이 수록되어 있어서, 라이팅 북(Writing Book)과 컬러링 북(Coloring Book)의 재미를 골고루 맛볼 수 있었다. 작년부터 필사의 즐거움에 빠져 있었는데, 왜 어린 왕자를 생각해내지 못했는지 말이다. 생각보다 분량도 많은 편이 아니라, 한 권을 필사해보기 좋은 책이니 말이다. 거기다 필사를 하지 않더라도 어린왕자를 읽으며 했던 생각들을 다이어리처럼 써놔도, 나중에 다시 읽을 때, 그 시절의 나를 다시 만나는 기분이 들 것만 같다. 나처럼 어린왕자를 좋아하고, 종종 읽는 사람에게는 정말 보석같은 선물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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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읽어왔던 어린 왕자...영한대역 판부터 시작해서 어린왕자 관련 책들은 모두 읽었던 기억이 난다...그래서인지 똑같은 내용이지만 뭔가 약간의 다른 느낌을 받게 하는 어린 왕자 속 이야기..그 어린왕자는 다양한 버전으로 우리곁으로 다가왔으며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를 알고 있음에도 다시 보게 읽게 만드는 것 같았다.. 이렇게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왕자> 는 우리 곁에서 항상 우리와 함께 하였던 동화였다..그리고 영어 버전으로 읽었던 나 자신은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셍텍쥐페리는 프랑스 소설가인데 영어가 아닌 불어판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그래야만 조금 더 그 의미를 깊이 알 수 있고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문득 하였다..그래서 <Le Petit Prince> 의 텍스트도 함께 구해서 읽어야겠다는 욕심도 가지게 된다.. 어린왕자를 읽고 또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그건 어쩌면 어린왕자가 가지는 순수함이라고 할 수 있다..그에 반하여 동화 속의 어른들의 모습은 어린왕자의 순수함에는 조금 벗어난 모습을 하고 있으며,우리들의 모습이라는 걸 알 수 있다..물론 어린왕자는 어른들의 그런 모습에 대해서 이상해 하거나 기이해할수 밖에 없는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허수룩한 옷을 입은 천문학자가 소행성을 발견했다고 하였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하지만 정장 차림으로 나와서 다시 발표하니까 모두들 믿었다..>> 이런 천문학자의 모습은 우리 주변의 실제 모습인 것이다...그리고 예전 슈퍼스타 K2에서 노래를 불렀던 김지수와 장재인이 생각났다..두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그들이 노래를 못할 거라는 생각과 기대감..그런 기대감은 반전 시켜 주었던 두 사람의 콜라보 신데렐라..그것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노래였다..물론 서인영의 신데렐라와 다른 반전 느낌도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어린 왕자는 어른들이 잊고 지냈던 것들을 일깨워주는 동화였으며 순수함이 무엇인지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는 동화였다...그래서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으며 읽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세상에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거라는 걸..그리고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것들이 없다면 그것들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낄 것이다...꽃과 물과 공기...그리고 우리 주변의 행복과 자유를 주는 많은 것들..그런 것들은 눈에 보이는 것도 있으며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하다는 걸 우리는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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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마스 이브에 시작된 어린 왕자와의 만남이 벌써 끝이 났다. 매번 행복 이었다. 즐거움 이었다. 여러번 읽고 영화도 보았지만 하루에 가끔씩 생각도 했지만 이렇게 글로 만나니 그 깊이는 몇배가 되는 것 같다. 오랫동안 내 가슴 속에 반짝 거릴 "어린왕자"와의 만남은 내게 소중하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2016년 새해는 감사함과 행복이 더 한층 내 안에 자리 잡을 것 같은 희망으로 가슴이 벅차다. 내 안에 "어린왕자"가 함께 하니 말이다. 잊지 않기 위해 오래 기억 하기 위해 난 늘 "어린왕자"를 그리며 밤하늘의 별을 바라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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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마스 이브에 시작된 어린 왕자와의 만남이 벌써 끝이 났다. 매번 행복 이었다. 즐거움 이었다. 여러번 읽고 영화도 보았지만 하루에 가끔씩 생각도 했지만 이렇게 글로 만나니 그 깊이는 몇배가 되는 것 같다. 오랫동안 내 가슴 속에 반짝 거릴 "어린왕자"와의 만남은 내게 소중하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며칠 남지 않은 2015년을 마주하고 있자니 그 새로움과 기대는 더 한층 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2016년 새해는 감사함과 행복이 더 한층 내 안에 자리 잡을 것 같은 희망으로 가슴이 벅차다. 내 안에 "어린왕자"가 함께 하니 말이다. 잊지 않기 위해 오래 기억 하기 위해 난 늘 "어린왕자"를 그리며 밤하늘의 별을 바라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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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온갖 종류의 책들을 섭렵했을 때 필사라는 걸 처음 해보게 되었는데, 좋아하는 작가의 아름다운 문장들과 예리한 표현들은 매 페이지마다 밑줄 긋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켰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에는 책을 사서 보는 게 아니라 책방이나 도서관에서 빌려보았기 때문에 차마 책에 밑줄을 긋지는 못하고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노트에 옮겨 적기 시작했던 것이다. 필사를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책이란 건 눈으로 읽을 때와, 한 글자 한 글자씩 직접 옮겨 적을 때 전달되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가슴을 철렁 내려 앉게 만드는 섬세한 어휘들과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그 문장들은 나의 감수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글들을 옮겨 적으며 문장과 문장을 이어 단락을 만들고, 그 단락들을 이어 하나의 글이 만들어 질 때마다, 시시해 보이는 나의 일상들이 근사해지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절 이후, 대학 때는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느라, 직장을 다닐 때는 일에 치여서, 결혼하고는 육아에 바빠서 필사라는 걸 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몇 개월 전부터 서점가에 필사 열풍이 불고 있다. 한때 컬러링 북이 힐링을 화두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것처럼, 한구석에 짤막하게 적혀있는 좋은 문장을 보고 책 여백에 직접 따라서 쓸 수 있는 필사책들이 새로운 힐링 수단으로 주목 받게 된 것이다. 디지털 시대라 컴퓨터로 타자 치는 건 익숙해도, 사실 손 글씨를 쓸 일은 거의 없는 우리들이기에, 필사 책은 일종의 '감성 놀이 문화'처럼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서 마음의 안정을 얻고, 좋은 문장으로부터 위안도 얻게 되니 말이다. 게다가 다양한 색연필 등의 채색 도구를 준비해야 하는 컬러링 북과 달리 필사 책은 펜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그러니까 카페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도 활용할 수 있기에 더욱 인기를 얻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기존 필사 책은 왼쪽 페이지에 텍스트를 제시하고 필사를 위해 오른쪽 페이지를 전부 비워두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에 만난 어린왕자 필사 다이어리-북은 매 페이지에 텍스트와 필사공간을 배치하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읽고, 필사하고, 게다가 부록으로 들어 있는 컬러링-북으로 어린 왕자를 만날 수 있어 더욱 다양한 재미를 주기도 하고 말이다. 독서와 필사, 그리고 다이어리나 노트로도 활용할 수 있는 기능까지 겸비하고 있어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 퀄리티 좋은 필사 북이 아닌가 싶다.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필사를 시작했다”, "정신 없이 일과를 보내다 필사를 하면 시간이 느려지는 것 같아 정서적으로 안정이 된다" 는 등의 필사 북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노라면, 지금이 얼마나 각박한 세상인지 새삼 깨닫게 되기도 한다. 언제부터 사람들이 이렇게 위로와 치유의 목적으로 책을 구입하게 되었을까. 덕분에 전례 없는 컬러링 북 열풍, 필사 북 열풍까지 일고 말이다. 사실 이름난 작가들은 문장력을 기르는 방법으로 필사를 선택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위대한 작품을 필사를 통해서 배웠다고들 말한다. 그리고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만해도 책이란 것을 만들고, 남기는 방법이 바로 필사였고 말이다. 부드러운 종이의 질감, 딱딱한 펜의 느낌, 글을 써내려 갈 때 사각거리는 소리, 그리고 잉크냄새... 손글씨를 쓰는 일은 일상에 지친 우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줄 거라고 생각한다. 부담 없이, 누구나, 손쉽게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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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나도 어른이 되고 만 것 같다. 어느덧 나도 나이가 들어가나보다. (30쪽)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이 문장이 눈에 들어온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 필사다이어리북 속 어린왕자 이야기에서는 유독 크게 다가온다. 이전에는 그냥 읽어나가면서 스쳐지나갔을지도 모르지만 이번에는 한 줄, 한 단어까지 직접 손으로 옮겨 써서 그런 듯 하다. 저자는 그저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흘려보내듯이 '어린왕자를 공감할 수 없어 나이가 들었는지도 모르겠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한 것이지만, 그걸 직접 손으로 적으면서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으니까. 손으로 쓰면서 책의 감동을 느끼는 '필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라이팅북이라고 필사책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해도 컬러링북과 커플로 묶여 어른들의 힐링 아이템이라며 소개되리라 누가 알았으랴. 이 두 종류의 책의 공통점은 모두 손으로 어느정도 시간을 들여서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디지털에 질려 아날로그로 회귀한다는 것도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인데, 나는 '어른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잊어버리기 위한 도구로써의 선택이라는 것에 더 공감이 된다. 관계에 대한 답답함은 가끔씩 혼자서 무언가를 함으로써 잊어버리게 되곤 한다. 복잡한 일은 단순한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잊어버리게 되고 말이다. 필사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린다. 뭐 그건 컬러링북도 마찬가지겠지만, 한 글자씩 책을 따라 써 내려가다 보면 이전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문장이나 단어들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많이 읽어도 눈치채지 못했던 단어 하나의 의미가 가슴 속에 콱 박힌다거나, 별로라고 생각했던 문장이 사실은 엄청나게 좋은 문장이었다거나. 시간도 많이 흘려보내지만, 그만큼 글을 쓴 사람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나 할까. 은희경 작가가 소설가가 되기 전 다른 소설가들의 글을 필사하면서 실력을 키웠다고 하던데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출판 숲에서 펴낸 <어린왕자:필사다이어리북>은 이 출판사에서 꾸준히 내고 있는 필사다이어리-북의 시리즈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는 <플라톤의 대화> <세네카의 행복론>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등의 고전이나 <성경>의 필사다이어리북을 출간했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대중적인 <어린왕자>로 필사다이어리북이 출간된 것이다.
책은 굉장히 잘 구성되어 있다. 뜬뜬한 양장커버와 밝은 색깔, 은박이 들어간 어린왕자 일러스트로 구성된 멋스러운 외관도 그렇고, 안쪽의 필사 공간이 따로 있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작은 글씨의 본문을 옮겨 쓸 수 있도록 바로 옆에 굉장히 많은 공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퍽 마음에 든다. 어떤 미학적인 기교라든가 일러스트가 화려하게 들어간 라이팅북은 아니지만, 그렇게 많은 것을 제외한 채 오로지 '필사'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 책이기 때문에 좀 더 필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필사다이어리북은 '따로 필사할 공책을 꺼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자랑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공책에 글귀를 붙여놓고 적는 느낌이 든다. 필사다이어리북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 자체가, 책장에 꽂아놓으면 이게 공책인지 책인지 구분이 안 될만큼 '뜬뜬한 다이어리'의 느낌도 강하게 들고 말이다.
그래서 글을 옮겨 쓰면서 책을 훑어보니, 이건 내가 쓴 책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는 좋은 책이 있다면 그것을 본인의 손으로 직접 필사를 해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읽지 않았나. 바로 그 느낌이 든다. 내 손글씨로 꽉 채워진 한 권의 책이 된 느낌. 익숙하지만 굉장히 새롭고 신선한느낌. 나처럼 다이어리를 사서 한 권을 다 못채우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내 손글씨로 꽉꽉 채워진 빈칸들을 보면 말이다.
<어린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이다. 서문에서 애초에 '우선 이 동화책을 아이들이 아니라 어느 어른에게 헌정하게 된 점에 대하여 어린이 여러분의 양해를 구하고 싶다'라고 밝히고 있으니까. 실제로 어렸을 때 읽었던 어린왕자와 '법적으로 어른'이라고 인정받는 나이 이후에 읽는 어린왕자의 느낌은 굉장히 다르다.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굉장히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도, 인물들이 나눈 대화들 속에 숨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모두 나중에 느꼈던 것들이다. 혹시 <어린왕자>를 읽고 공감하는 바가 있는 청소년이라면 그 청소년은 생각이 많은, 혹은 어른들보다 더 나은 청소년일지도 모르겠다. 어른이라는 것은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여러 행성들 속 어른들의 모습처럼 이상한 것들이 투성이인 세계니까, 그것들로 인해 스트레스도 겪어보지 않고서는 섣부르게 말할 수는 없다. 알겠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어른들 중에 '웃으면서 자신의 일을 즐기는' 이는 찾아볼 수 없는 것처럼. 그렇기에 어른들이 필사적으로 무언가에 매달리게 된다는 건 생각보다 그 마음 속이 복잡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필사를 할 때만큼은 어린왕자가 여행한 여러 행성들 속 어느 행성 속에 있다 생각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