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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를 벗어 던진 논어
자알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야. 유붕이자원방래면 불역낙호야. 이렇게 시작하는 공자님의 말씀을 담은 논어. 그동안 논어는 동양의 고전이었고, 단순한 고전을 넘어서서 동양인들에게 일생의 지표를 주는 책이었다. 학문이 높으신 어른들이 논어는 꼭 읽어보아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기에, 나는 그동안 사실 논어 읽기에 몇 번 도전해보았다. 그러나 한문 해독 능력이 볼품없는 나는 해석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더욱이 수없이 등장하는 낯선 사람 이름들과 나라 이름들 앞에서 책을 덮어 버리곤 했다. 그래서 늘 논어를 현대적인 문장으로, 이해하기 쉽게 해석해놓고, 그 뜻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은 없을까 아쉬워했다. 그러나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해석해놓은 책은 또 다른 짐을 언저줄 뿐이었다. 해석해 놓은 말 자체가 어렵고 생경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논어 해설 책들은, 학식이 깊은 다른 분들에게는 그렇지 않겠지만, 논어에 '學業'의 껍데기를 씌워 놓은 것 같았다.
이번에 이산에서 나온 논어는 그 갈증을 풀어주기 충분한 책이다. 책을 아무리 읽어보아도 어려운 말이 등장하지 않는다. 더욱이 논어를 역사적인 맥락에서 풀어놓았기 때문에, 자구 하나 하나의 사회적인 맥락도 잘 들어온다. 궁기시정이라는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참으로 대단한 학자다. 정확하게 알수록 그 말이 쉬워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다고 하느니, 바로 그가 그렇다. 이제 껍데기를 벗어던지 논어를 읽고, 나도 논어에 대해서 한마디 정도는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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