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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도 마음이 있을까?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할까? 적어도 애완동물을 길러본 사람들이라면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많은 동물들이 사랑하고 질투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동물의 정서생활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와 분석을 보여준다. 현대 과학계에서 동물의 정서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왔고, 동물학과 행동학 분야에서 동물의 지적, 감정적 능력에 대한 언급이 터부시 되어왔다는 서두의 이야기는 놀랍게도, 인간이 동물들의 이러한 능력에 대해 제대로 알기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소 두껍고 많은 분량이지만 풍부한 사례 보고와 인용을 통해서 여러 동물들의 갖가지 감정적 측면에 대해 접근하고 있으며, 동물들도 우리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이제 인간은 편의적이고 자기중심주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동물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도살장의 벽을 유리로 만든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동물실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정말로 동물은 인간과 달리 그저 움직이는 기계적 존재, 하등한 생물에 불과할까?
저자의 책의 말미에서 이렇게 말한다. - 사람이 사람에게 고통을 가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상대방이 고통을 느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상대방의 신체영역을 존중하는 것은 그가 생각을 하고 이론을 전개하며 말을 하기 때문이 아니라 "느끼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고통, 굴욕감, 슬픔 등의 감정은 물론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감정까지도 느낀다. 동물도 인간과 같이 자기 삶의 주체이며, 수많은 경험과 감정들로 이루어진 자신만의 역사와 시간을 살아간다. 동물들이 단지 인간과 같은 언어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 못했다고 해서, 인간이 그들을 함부로 다루고 잔혹하게 대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놀랍고, 감동적이고, 수긍이 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저자들이 서두에 밝힌대로, 때로는 명백해 보이는 사실들 앞에서도 이를 금기시하고 숨기는 학계의 관행 때문에도, 이 부분에 대한 지속적이고 풍부한 연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는, 지금의 세계는 여전히 인간의 생명과 권리도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문득 성경에서 묘사되고 있는 천국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것은 젖과 꿀이 흐르며, 사자와 뱀과 어린아이가 함께 어울려 뛰노는 모습이 아니었던가? 이런 생각들을 하자니, 인간의 역사는 아직도 초기 단계에 있다는 생각도 들고,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며 도외시하고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는 두서없는 생각들이 피어오른다. 결국, 다양한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개개인 각자가 인식의 전환을 이루어나가는 것이 밑바탕이 될 것이지만. [인상깊은구절] 케냐의 한 새끼 코끼리 보호소에서는 밤마다, 어미 코끼리들이 무참하게 학살당하던 일을 악몽으로 꾸는 새끼 코끼리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는다. 어떤 곰은 지는 태양을 넋을 놓고 바라보며, 어떤 들소는 얼음 위에서 미끄럼을 타기도 한다. 수족관에서 묘기를 벌이던 한 돌고래는 묘기시간에 새가 날아와서 관중들의 시선을 빼앗아가자 묘기를 중단하고 새를 노려보았다. 그래도 새가 날아가지 않자 그 돌고래는 그 새를 향해서 물을 뿜었다. |